스스로 가난하게 사는 사람들은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도 모든 사람에게 희망이 됩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있기에 이나마 깨끗한 하늘 아래 숨 쉬며 살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면, 모든 사람이 함부로 먹고 마시고 쓰고 버린다면, 이 지구는 벌써 사라졌을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함부로 먹고 마시고 쓰고 버리지 않습니다. 결국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이 있기에 깨끗한 하늘 아래에서 편안함을 누리는 것입니다.  (57쪽)

 

 

 

 

 

 

 

 

 

 

 

 

 

 

 

 

 

 

내가 가장 착해질 때

 

 

이랑을 만들고 

 

흙을 만지며

 

씨를 뿌릴 때

 

나는 저절로 착해진다.

 

 

 

 

 

 

 

 

 

 

 

 

 

 

 

 

 

 

 내가 가장 착해질 때

 

 

 

내 손으로

 

농사지은 쌀로

 

정성껏 밥을 지어

 

천천히 씹어 먹으면

 

나는 저절로 착해진다.

 

 

 

****(흉내)

 

내가 가장 착해질 때

 

 

 

시험 보는 날

 

내가 출제한 문제에 문제가 생겨

 

쩔쩔매다

 

식은땀으로 해결됐을 때

 

나는 저절로 착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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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가에 미루나무를 심고 길가에는 무궁화를 심어야 한다.'

 

미루나무는 병충해의 천적인 무당벌레, 거미류의 서식처로 이용되며, 미루나무에 서식하는 무당벌레는 성충이 되기 전에는 무궁화나무의 진딧물을 먹고 자란다고 한다. 이 진딧물을 먹고 자란 무당벌레는 벼멸구, 매미충 등 벼의 해충들을 왕성하게 잠식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기 때문에 미루나무와 무궁화를 심으면 평화로운 공생이 이루어지고 해충도 없애는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한다.

 

20여 년 전만해도 논가에 미루나무가 있었던 것을 본 기억이 있다. 경기도 안성에서 였다. 그리고 그전엔 길거리 곳곳마다 무궁화나무를 쉽게 볼 수 있었다는 것도. 다 이유가 있었는데 이제야 알게 되다니...

 

*대규모 산불이 나면, 자연을 하루라도 빨리 되살리기 위해서는 인공조림이 아니라 곡물 씨앗을 뿌려야 한다.

 

'식물의 특성을 적용시키면 자연 상태로 방치하거나 인공조림을 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복원'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두 꼭지만 읽었는데도 기존에 지니고 있던 상식을 되새겨보게 하는 책이다. 당장 귀농이나 귀촌을 할 처지가 아니라서 더 이상 읽지는 않지만, 나중에 혹여 시골에 가서 살게 된다면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그것도 매우. 뭔가 근본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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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요양원에 계신 엄마를 뵙고 왔다.

난감하다, 고 밖에 말할 수 없는 게 난감하다.

딸의 얼굴을 알아보시는지 어떤지도 모르겠다.

재밌는 건 그래도 사위 얼굴을 보곤 웃으셨다. 백년 손님이 맞나보다.

앞으로 얼마나 엄마의 육성을 듣겠나싶어 한마디한마디에 귀를 기울여본다.

 

"빨랑 와."

잠시 밖에 나갔다왔더니 간병도우미분들이 엄마의 말씀을 전한다. 마치 나를 찾으셨다는 듯이.

건너편 침대에서 점심을 잡수시는 어떤 할머니를 보시고는 "빨랑 와."를 외치시는 거였다. 배가 고프셨나보다.

 

"다 싫다."

점심을 드신 후, 간병인도우미분들이 '앉아계실 거예요, 누워계실 거예요?'라고 묻자 하신 말씀이다. 밤낮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계시는데 좋은 게 무엇이 있겠나 싶어 가슴이 저려온다.

 

"쌀은 있어?"

이북이 고향인 엄마는 월남 후 고생을 많이 하셨다. 보리밥으로 끼니를 때워야했던 시절이 고생스러우셨는지 잡곡밥을 싫어하시고 흰 쌀밥을 좋아하신다. 먹을 것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뼛속 깊이 사무치셨다.

 

"이제 가봐."

얼굴을 뵌 지 10분 정도 되면 하시는 말씀인데 어제는 1시간 쯤 지난 후에 말씀하셨다. 자식에  대한 원망인지 배려인지 모호하다. 새겨들어야 할 말씀으로 가슴을 늘 서늘하게 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 눈에는 온통 '노인요양원'만 눈에 띈다. 어떤 건물에는 심지어 요양원이 세 곳이나 들어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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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였을 때

아버지는 그러셨다.

'발이 안 보인다.'

사람도 안 보고 걸었다.

 

20대

낯선 곳을 무작정 걷곤 했다.

내 등을 보이며

수많은 사람들을 앞질렀다.

 

30대 중반에 만난 남편 왈,

'정보 요원 같다'나.

각도와 속도를

유지했다.

 

40대

추월하고 추월당하는 수가

엇비슷해졌지만

추월하는 맛이 좋았다.

 

50대

이젠 앞선 이의 등을 보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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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8-30 0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60대가 되면, 그저 걸을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게 될까요? ^^

nama 2015-08-30 07:03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그렇게 될 것 같아요.
70대는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되고요.

nama 2025-08-29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0대
당신 등도
내 등도 아닌
내 무릎만 보이네
 

 

 

 

 

 

 

 

 

 

 

 

 

 

 

파리에 있는 <셰익스피어 & 컴퍼니>라는 서점이 그렇게 유명한 줄 몰랐다. 도서관으로 배달되는 <책과 삶>이라는 독서관련 신문 기사를 보고서야 이 서점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그것도 아주 최근에.

 

다행히 도서관 서가에는 위의 책이 있었고, 책은 첫장부터 흥미진진했다. 왠만한 재미있는 소설 이상이었다. 특히 이 서점을 일으킨 조지 휘트먼이라는 사람에 대한 얘기나 에피소드를 읽다보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머문다. 이런 양반을 실제 만나보면 재밌겠구나 싶었는데, 알아보니 2011년에 작고하셨단다.

 

http://www.bbc.com/news/magazine-16200094

 

p. 142.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는 사회주의 유토피아임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이 서점을 일군 조지 휘트먼의 육성을 들어보면,

 

"사람들은 다들 일이 너무 많다고 불평해. 돈을 더 벌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요점이 뭐야? 가능한 한 적은 돈으로 살면서 남는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톨스토이를 읽거나 서점을 운영하면 왜 안 되는 거지? 전혀 말도 안 되는 불평이야." (149)

 

<책과 삶>의 기사에 따르면,

 

'게스트가 될 수 있는 자격은 오직 '한 편의 에세이' 심사를 통해 주어지며, 선택된 게스트들은 매일 한 권의 책을 읽고, 몇 시간 동안 서점 일을 돕고, 짧은 자서전을 쓰기만 하면 된다. 세 가지 조건만 지키면 누구나 서점에서 글을 쓰며 머무를 수 있단다.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에서 머물며 글을 썼던 헤밍웨이처럼 말이다.'

 

p. 165...이 기록물의 화룡정점은 40년 동안 서점에서 묵어간 사람들의 자서전이었다. 엘런 긴즈버그부터 존 덴버까지 그 모든 사람들이 갈겨쓴 인생 이야기가 서점 곳곳에 숨어 있었다. 그것만 보면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를 스쳐간 수천 명의 사람들을 일별할 수 있었다. 놀랍게도 주제는 계속 반복되었다. 주류 문화에 환멸을 느낀 사람, 상처를 어루만져줄 장소를 찾는 사람,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열망하는 사람.

 

이 책 덕분에 지난 일주일이 행복했다. 마치 내가 이 서점에 머물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그래서 할 말도 많았는데...

 

아침 시간은 늘 짧다. 이제 곧 일할 시간이다. 아쉬운 마음에 저자의 마지막 말을 옮긴다.

 

(317) 내게 있어 조지보다 더 존경하는 사람은 없다. 완벽과는 거리가 멀고 어리석은 모습도 많이 갖고 있지만, 어린아이 같은 희망과 낙관주의로 가득 찬 조지는 여전히 자신이 세상을 바꾸고 자기 서점에 들어온 인간의 영혼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시니컬하기 쉬운 나이에 이런 면을 여전히 지니고 있는 조지는 내 눈에 충분히 영웅으로 보였다.

 

흠, 오늘 만이라도 '어린아이 같은 희망과 낙관주의 가득 찬' 하루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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