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였을 때
아버지는 그러셨다.
'발이 안 보인다.'
사람도 안 보고 걸었다.
20대
낯선 곳을 무작정 걷곤 했다.
내 등을 보이며
수많은 사람들을 앞질렀다.
30대 중반에 만난 남편 왈,
'정보 요원 같다'나.
각도와 속도를
유지했다.
40대
추월하고 추월당하는 수가
엇비슷해졌지만
추월하는 맛이 좋았다.
50대
이젠 앞선 이의 등을 보며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