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을 주제로 쓴 두꺼운 책. 무례한 얘기가 되겠지만 이 책의 내용과 부피를 1/2이나 1/3로 줄였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 자신도 통증으로 고통스럽다면서 이렇게나 두꺼운 책을 쓰다니...서점에서 읽는 거라 페이지를 팔랑팔랑 넘기면서 보자니 더욱 이런 거친 생각이 들었다.

 

낚시에 걸린 월척 같은 구절에 오늘 하루치의 웃음을 터트렸으니...

 

통증 민감도는 사회적 지위를 정확히 반영한다고 생각되었기에 신분의 증거로 간주되었다. 이런 생각은 안데르센 동화 <공주님과 완두콩>에 노골적으로 표현되었으며 고대 인도와 동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문화권에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이들 이야기는 형식이 일정하기 때문에, 신화와 민담을 분류하는 표준 체계에서는 '공주님과 완두콩' 유형으로 부른다. 이탈리아 판인 <가장 민감한 여인>에서는 민감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세 여인이 왕자를 차지하려 다툰다. 첫 번째 여인은 구겨진 요에서 잘 때 통증을 느끼고, 두 번째 여인은 빗질하다 머리카락이 뽑히면 아파하지만, 가장 민감한 세 번째 여인은 재스민 꽃잎이 가녀린 발에 떨어지면 상처가 난다.

 

어렸을 때 읽은 동화중 가장 인상이 깊었던 동화가 바로 <공주님과 완두콩>이다. 매트리스 스무 장과 오리털 요 스무 장 밑에 있는 완두콩 때문에 잠을 설친다는 이 대단한 공주님 얘기는 재미는 있지만 뒷맛이 개운한 얘기는 결코 아니다. 생각이 덜 여문 아이들에게 읽혀야 할 책도 아닌 듯싶다. 이런 형태의 이야기가 여러 문화권에 존재한다는 것도 재밌다. 사람 사는 얘기야 비슷할 수 밖에 없긴 하지만.

 

과연  <가장 민감한 여인>에 나오는 왕자는 세 여인 중 누구랑 짝이 되었을까? 세 번째 여인?

 

키득키득 웃다보니 내 몸 아픈 걸 잊어버렸다. 나는 가만히 있어도 아픈 여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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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신혼여행
장강명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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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여행을 돋보이게 하는 글발. 가장 강렬한 문장 ‘한국 어머니들은 며느리를 질투한다. 우리 어머니의 경우에는, 내가 사귄 여자들을 모두 싫어했다.‘ 그건 자기 아들이 잘났다고 생각하는 경우. 아니, 그런가? (별 클릭은 무의미한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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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반, 나는 홍신자에 홀딱 빠져 있었다.

 

 

 

 

 

 

 

 

 

 

 

 

 

 

 

 

그 당시 <자유를 위한 변명>만큼 온몸으로 읽은 책도 거의 없을 정도였다. 강렬했다. 감히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라는 염원 같은 것도 마음 속 깊이 품었을 지도 모른다. 다 지나간 얘기지만. 홍신자의 모든 것을 알고자 했더니 자연스레 황병기의 가야금 소리도 알게 되었다.

 

 

 

 

 

 

 

 

 

 

 

밤 늦은 시간, 홀로, LP판으로 나온 <미궁>을 턴테이블에 올리면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숨이 막힐 지졍이었다. 이건 노래도 아니고 연주도 아닌 접신의 경지에 오른 사람의 넋두리라고 생각했다. 원초적인, 음악 이전의 소리였다. 그 후 cd가 나와서, 이국의 친구에게 선물로 주기도 했으나 글쎄, 제대로 감상했을라나 모르겠다.

 

 

 

 

 

 

 

 

 

 

 

 

 이것도 구입했으나 끝내 마음 속으로 들어오진 않았다.

 

 

 

 

 

 

 

 

 

 

 

 

 

 

이 책은 그냥 밋밋했다. 한 세상 자기 길을 잘 찾아간 사람의 소소한 얘기 같은 거여서 큰 울림 같은 것은 없었다. 손자 자랑 따위에 마음이 가지 않았다. 평생을 무탈하게 잘 살아온 사람의 얘기는 큰 감동을 주지 않는다고나 할까. 하여튼.

 

 

자신의 길을 오롯이 간 황병기 님, 고이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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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02-01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있어요 <미궁>
저 지금 <미궁>들으러 갑니다.

nama 2018-02-02 07:27   좋아요 0 | URL
저는 <미궁>이 너무 징그러워서 이젠 잘 안 들어요. 턴테이블도 고장이 났구요.ㅠㅠ
 
Coraline (Paperback)
Gaiman, Neil / Bloomsbury Childrens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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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 때 인도 뱅갈로르에서 구입한 책으로 당시 서점 입구에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인기가 있으면 재밌겠지 싶어 일단 사긴 했는데...드디어 읽었다. 그것도 아주 재밌게 읽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모처럼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도 들었다. 영화로도 나왔다는데 글쎄 영화까지 찾아보는 성의까지야.

 

줄거리는 Coraline(Caroline이 아님)이라는 꼬마아가씨가 유령으로부터 자신과 부모와 이웃들을 구해내는 이야기이다. 흥미롭게 읽긴 읽었는데 내용을 쓰고자 하니....잘 안 써진다. 판타지나 동화에서 얻는 게 있다면 한 순간의 몰입의 즐거움이 아닐까?

 

인상적인 부분을 옮기자면,

 

'And he said that wasn't brave of him, doing that, just standing there and being stung,' said Coraline to the cat. "It wasn't brave because he wasn't scared:it was the only thing he could do. But going back again to get his glasses, when he knew the wasps were there, when he was really scared. That was brave.

 

...when you're scared but you still do it anyway, that's brave.

 

 

용감하다는 건, 무섭고 두렵지만 어쨌든 그걸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이다. 말벌이 있는 곳에 있다가 말벌에 쏘이는 건 그 자체로 용감한 행위가 될 수 없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그러나 말벌이 있는 곳에 안경을 가지러 다시 간다면 그건 용감한 일이다. 무섭고 두려운데도 안경을 가지러 갔으니까.

 

서지현 검사님, 힘내십시오. 당신은 참 용감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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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8-02-01 0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리뷰가 꼭 길 필요가 없어요. 이렇게 핵심을 콕 집어주시니.
아이들에게도 용기에 대해 말할때 이 책 예를 들며 좋겠네요. 전 영화 봤는데 어른인 저도 재미있었어요.

nama 2018-02-01 11:22   좋아요 0 | URL
하, 그러면 영화도 봐야겠네요.^^

보슬비 2018-02-01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 재미있게 읽었는데, nama님의 리뷰가 책만큼 인상적예요. 저도 영화 찾아봐야겠어요.

nama 2018-02-02 07:28   좋아요 0 | URL
네이버에서 5,000원에 다운로드할 수 있어요. 저도 조만간 볼 것 같아요.

sabina 2019-02-03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영화 찾아 보고 싶네요.
환타지나 동화는 영화가 재미를 더해 줄 수도 있더라구요.
애들 어렸을때 종종 함께 보며 제가 더 재밌어하던 기억이 납니다.^^

nama 2019-02-04 14:41   좋아요 0 | URL
이 영화를 보겠다고 한 게 1년이 되었건만 아직 보지 못했어요.
조만간 볼 수 있을까 싶네요. ㅎ
 

 

 

 

 

 

 

 

 

 

 

 

 

 

낯선 도시에서 살아보기, 가 궁금해서 읽고 있는데 생각보다 그저 그렇다. 내가 직접 살아보지 않는 한 대리만족 따위로 만족할 수 없나보다.

 

때론 한 문장으로 배가 부른 날이 있는데, 이 책에 있는 다음의 문장이 그렇다. 

 

   파월 북스의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월트 휘트먼 Walt Whitman, 거투르드 스타인Gertrude Stein, 베아트릭스 포터Beatrix Potter 그리고 D.H. 로렌스David Herbert Lawrence, 이들의 공통점을 아십니까? 그들 모두 자가 출판을 했습니다. 다음은 당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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