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라는 인천의 자유공원에서 신포동 방향으로 내려오면, 우리나라의 최초의 호텔을 만날 수 있다. 정확하게는 호텔이 있던 자리이다. 몇 년 전 이민사박물관에서 연수 받을 때 답사왔던 곳으로 그 때는 그곳에 표지판만 생뚱맞고 초라하게 덩그러니 있었다.

 

어제 산책삼아 그곳을 지나치다가 전시관이 새롭게 들어선 것을 발견했다. 입장료 1,000원.

 

 

 

'대불호텔전시관'으로 예전 대불호텔의 외관이 이런 모습이었던 것 같다.

 

 

 

호텔 객실을 재현해놓았다.

 

 

 

객실이 아늑하고 예쁘다.

 

 

 

1887년에 건립되었을 것으로 추측.

 

 

 

역시 추측이지만, 대불호텔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커피가 제공되었던 호텔이기도 하단다.

 

 

 

커피메이커

 

 

 

커피주전자

 

 

 

여관 이름 같지만 경양식집라고 한다. '경양식집'...지금은 낯선 표현이지만 내가 대학생이었을 때만 하더라도 고급 식당을 일컫는 단어였다. 소위 날 잡아서 '칼 질'을 하는....

 

 

 

 

 

 

자, 이제 양탕국 나오세요.

 

 

 

 

양탕국 한 잔 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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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1 09:5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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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21 10:3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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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여성 첫 세계 일주기
나혜석 지음 / 가갸날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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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1896년~1948년)이 '1927년 6월 19일 열차를 타고 부산진을 출발하여 1929년 3월 12일 배로 부산항에 도착하기까지 1년 8개월 23일 동안의 세계일주기'를 담은 책이다. 가히 '조선 여성 첫 세계일주기'라고 명명할 만하다. 이 당시의 '여성'은 지금의 '여성'과 그 위상이 너무나 다르기에 '여성'이라는 단어가 함축하는 것은 시대를 앞서가면서도 시대와 불화할 수 밖에 없는 시대적인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그가 여행한 시기는,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우리 엄마와 이모들 이름에 여자의 책무를 강조하는 바늘 침(針)가 돌림자로 들어가 있을 정도로 이 나라의 여성에게는 가혹하고 공정하지 못한 시대였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그의 여행은(일생은) 시대를 한참이나 앞서갔고 세상은 앞서가는 '여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사회의 냉대' 속에서 1948년 무연고 행려병자로 삶을 마감했다고 하니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이 일주기를 읽다보면 쿡쿡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때로 표현이 직설적이면서 귀엽기까지 하다.

 

어린 남자아이가 아침저녁을 먹을 때면 테이블 위에 식기를 가져다놓고, 누나들이 설거지하면 행주질을 하고, 추운 아침에도 계단 걸레질을 한다. 남자아이라도 어렸을 때부터 차별 없이 자기 일을 스스로 하게 하는 것이다.

 

그 당시였다면 이런 모습이 각별하게 보였을 것이다.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며 안된다고 하던 시대였으니까.

 

우피치 미술관에는 그림만 4천 점이 전시되어 있는데 양으로 보든지 질로 보든지 세계 제일 가는 미술관이라 한다. 역대의 걸작이 많은 중에도 가장 유명한 것은 치마부에의 <마돈나>와 조토의 <마돈나>,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등이다. 과연 그들의 그림은 입으로는 말을 하는 듯하고, 눈으로는 웃는 듯 혹은 우는 듯하며, 살은 뛰는 듯하고, 피가 끓는 듯하였다. 너무 많아서 보고 나니 모두 그것이 그것 같다.......

 

' 그것이 그것 같다.'  나는 이럴 때 전시실 한가운에 서서 고개만 좌우로 돌리고 마는데, 혹시 나혜석도?

 

(런던의)공원은 전부 돈 덩어리다. 도로만 남겨놓고 잔디며 화초를 기르는 규모가 컸다. 하이트 파크는 런던 중앙에서 조그 서북쪽에 있다. 버킹엄 궁전 광장에 연속한 그린 파크와 피카딜리 거리에서부터 반대 방향 겐싱턴 가든으로 이어진다. 자작나무, 떡갈나무, 느티나무 등이 많고, 그 아래는 전부 잔디여서 남녀 청년들이 서로 끼고 드러누운 모습이 마치 누에가 잠자는 것 같다.....

 

'공원은 전부 돈 덩어리'라고. 내 눈엔 런던 전체가 돈 덩어리로 보였는데....

 

 

이 여행기만 보면 그 시대에 그런 여행을 할 수 있었다는 것만 봐도 그의 인생은 남달랐을 터. 분명 이 여행은 그의 삶에서 절정의 순간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이런 여행은 아무나 하지 못하니까.

 

 

 

 

*나혜석의 이혼고백서, 검색하면 나오는데, 역시 시대를 많이 앞서갔다.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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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런던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하마터면 빠뜨릴 뻔 했다.

 

인도를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예전에(2003년) 뉴질랜드에 갔다가 돌아올 때 공항에서 빠져나오니 우리나라 대기가 마치 인도의 대기처럼 뿌옇고 탁하고 답답하게 느껴졌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뉴질랜드는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만큼 물과 공기가 맑고 깨끗한 곳이다. 뉴질랜드에 사는 한인들이 '물과 공기만 좋은 심심한 천국'이라며 그곳 생활의 단순함과 무료함을 자조적으로 표현했던 게 기억난다.

 

다시 인도를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그러면 인도에서 돌아올 때는 어떤가. 만물이 뒤섞여 혼잡하고 탁하고 뿌연 인도에서 돌아올 때, 우리나라 공항을 나서는 순간, 대기는 뉴질랜드 만큼이나 상큼하고 맑고 쾌청하게 느껴진다. 안도감이라는 귀국 환영인사를 받는 듯하다.

 

1993년 여름에 런던에 갔을 때 내 몸이 처음으로 반응했던 무의식적인 동작은 코를 막는 행위였다. 하이드 파크 주변의 주택가를 거닐 때 코를 움켜쥐며 호흡을 조절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랬었는데 이번에는 매우 달랐다. 연일 미세먼지로 답답하고 우울했던 한국에서 런던에 도착한 순간 예전의 런던이 아님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눈이 시원하고 코가 뻥 뚫렸다. 하늘은 파랗고 공기도 맑고 깨끗했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변덕스러운 날엔 대기는 더 맑고 더 투명했다. 이런 투명한 공기의 질은 예상 밖이었으며 몹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런던이 분명 선진국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나 할까.

 

런던에서 돌아오며 인천공항을 나설 때 나는 다시 인도에 온 듯한 착각에 빠졌다. 저 공항을 나서면 길거리에서 배회하는 소들과 온갖 종류의 탈 것과 인파로 혼잡한 거리에 들어설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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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는 몇 마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곳이 많다. 그중 이번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런던탑,  웨스트민스터사원, 세인트 폴 대성당, 그리니치 천문대 등이다. 발품을 많이 들인 곳들이다. 대부분 예전에 다녀왔던 곳이지만 잘 안다고 할 수 없는, 지식이 필요한 곳들이다. 이곳에 관한 책을 읽는다면 정혜윤의 다음 책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여행 전에 읽었어야 할 이 책을 여행 후에 읽었는데 마치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제 때 공부했으면 성적이 좋았으련만.

 

이미 책에 나와있는 곳을 소개할 필요가 있을까. 게다가 시중에 나와있는 런던관련 여행안내서 내지 기행문은 차고 넘친다. 남들이 모르는 곳을 소개하는 건 신나는 일이지만 대부분 알고 있는 곳을 얘기한다는 건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다. 검증할 눈이 많기 때문이다. 런던여행은 신나게 했지만 그에 비해 여행후기가 잘 써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 여행이 기다리고 있으니 런던여행 기록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기로 한다. 사진으로 대신한다.

 

 

그리니치에서 바라본 풍경(카메라 사진)

 

 

 

그리니치에서 바라본 풍경(휴대폰 사진)

 

 

 

템즈강

 

 

 

 

English Breakfast

 

 

 

 호텔에서 바라본 동네

 

 

 

거리에서

 

 

 

거리에서

 

 

 

런던마라톤 대회

 

 

 

 

패딩턴 역...옥스포드 갈 때 이용함.

 

 

 

 

옥스포드의 쇼핑몰에서

 

 

 

 

노팅힐에서...금새 비 오고 금새 해 나고.

 

 

 

호텔에서

 

 

 

런던아이에서 내려다 본 템즈강.

 

 

 

하이드파크에서

 

 

 

이층버스에서

 

 

 

런던탑에서

 

 

 

버킹엄궁전의 근위병

 

 

 

 

런던탑의 근위병

 

 

 

밤거리

 

 

 

포토벨로 마켓에서

 

 

 

서머셋 하우스

 

 

 

 

코톨드 미술관....앙리 루소 그림

 

 

 

앙리 루소의 그림을 소재로 한 소설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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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산책 - 식물세밀화가가 식물을 보는 방법
이소영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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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서재님의 댓글 한 줄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고맙게 생각한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야 겨우 식물에 눈을 뜬 나같은 입장에서 보면 이 책을 쓴 저자는 대학을 진학할 때 이미 이쪽 분야의 전망을 내다보는 안목이 있었던 것 같다. 안목 이전에 식물에 대한 애정이 먼저였을지도 모른다. 분명한 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없이 부러운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식물과 함께 하는 저자의 글이라 그런가, 글이 식물을 닮았다. 뿌린 대로 거둔 듯한 정직함과 진솔함이 묻어나는 글이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사람의 사명감도 언뜻언뜻 행간에 드러나기도 한다. 몸을 써서 일한 사람의 부지런함도 배어있다. 더디지만 꾸준히 성장하는 나무를 연상시킨다.

 

읽다보면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어떤 사실들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옮겨본다.

 

 

세밀細密이란 단어는 식물학 그림에 어울리지 않는다. 내가 그리는 식물 그림은 식물의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특징은 확대하고 강조하되, 식물 개체의 환경 변이와 같이 종의 특징이 아닌 면은 축소하는 해부도로, 세밀화란 용어를 들었을 때 연상되는 극사실주의적 그림이 아니다. 영어의  botanical art, botanical illustration 은 직역하면 '식물학 미술'내지 '식물학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와 같은 한자 문화권이면서, 오래전부터 식물 문화가 발달했던 일본과 중국에서조차 '세밀'이란 단어를 쓰지 않는다. 보통 도해도, 도해화, 해부화, 식물화 등으로 불린다. 식물세밀화도 메디컬일러스트 등 다른 과학 일러스트처럼 보태니컬일러스트 혹은 식물학 그림이라고 불러야 한다.

 

..사람들은 허브가 주로 이국 식물들인 줄 알지만, 허브의 정확한 정의는 "향으로 이용하거나 약효가 있는 식물"이며, 우리가 매일 먹는 파, 마늘, 양파, 부추와 같은 채소도 모두 아우른다.

 

우리나라에는 원예식물의 식물세밀화 기록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사진이 이상적인 식물 기록은 아니라는 점이다. 사진으로는 식물의 종 특징을 정확히 표현해낼 수 없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담기는 사진에는 식물 개체 각각의 변이가 모두 드러나기 때문이다. 반면 식물세밀화에서는 그 종의 보편적이고 대표적인 특징은 드러내되, 개체의 환경 변이 등은 축소해 표현한다. 덕분에 식물을 더 쉽게 식별할 수 있고, 특징을 잡아내기도 용이하다. 식물 연구가 발달한 미국과 영국, 일본에서 여전히 새로운 식물을 소개할 때 사진이 아닌 그림으로 발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얼마전 도서관 갤러리에서 보았던 세밀화를 떠올리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하나같이 멋진 세밀화여서 관람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서야 식물세물화를 그렇게 멋지게 그릴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본질에 충실하면 된다는 것. 그렇다면 겁 먹지 않고 시도해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제는 한국의 식물을 연구하면서 이 땅의 오래된 나무를 모조리 베었다. 특히 한국을 상징하는 국화 무궁화나무의 경우, 일제강점기 이전에 식재된 개체은 거의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몰살됐다.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오래된 나무들의 수종이 대개 소나무, 느티나무, 은행나무 등으로 한정적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나는 신주쿠공원에 있는 이 오래되고 거대한 나무를 올려다보며 왠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련던 큐가든에서 구입한 티 타월(Tea Towel).

 

 

 

아참, 제일 멋진 말을 빠뜨렸다.

 

좋은 걸 많이 봐야 좋은 일을 할 수 있다.                        p. 174

 

"좋은 걸 많이 봐라."

좋은 걸 많이 봐야 좋은 걸 만들 수 있고 그릴 수 있다. 선생님이 늘 하던 말씀이다. 그러면서 선생님은 항상 런던의 큐왕립식물원 이야기를 했다. 세계에서 가장 식물 문화가 발달한 나라 영국, 그리고 그곳의 대표 식물원인 큐가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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