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박 9일 동안 미얀마 여행을 마치고 오늘 오전에 돌아왔다. 돌아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은 라면 끓여먹기, 그 다음은 미얀아에서 사들인 선물 및 기념품 사진 찍기. 여행이 끝나 집에 돌아오면 뭔가 쓸쓸하고 착잡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빨래는 산더미처럼 쌓이고, 통장의 잔고는 눈에 띄게 줄어들어 긴축재정에 들어가고, 남는 건 사진 몇 장과 여행한 나라에 대한 약간의 지식, 그리고 피곤.

 

생각없이 마구 찍어댄 사진 중에 우선 선물 및 기념품 사진 먼저 올린다. 여행의 기분을 좀 더 끌기 위해서니 너무 미워하시지 말기를...

 

 

스테인레스 도시락. 왼쪽이 알아주는 브랜드고 오른쪽은 짝퉁인 듯.

 

 

대나무를 잘게 쪼갠 후 이어붙여서 만든 것에 옻칠을 해서 마감한 래커웨어라는 제품.

 

 

멜론 씨앗으로 만든 팔찌 및 열쇠고리. 1달러에 3~4개씩 한다.

 

 

탁발승의 표정이 매우 맑은데 실제 사원에 안치된 오리지널보다 더 멋지다.

 

 

입 큰 개구리

 

 

미얀마의 국민 음료 러펫예. 인도의 짜이보다 순하고 부드럽다. 이건 선물 받은 거.

 

 

미얀마 서민들이 사용하는 병따개. 만들어 쓰는 병따개라...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사원에 들어갈 때 무릎이 보이는 반바지를 입고 들어갈 수 없어서 구입한 미얀마 여성의 치마.

 

 

새벽 길거리에는 탁발에 나선 스님들이 많다. 절에 가만히 앉아서 대접 받는 분들이 아니다. 탁발 자체가 고행으로 보여 존경심이 절로 생긴다.

 

 

플라스틱끈으로 만든 장바구니로 서민들이 많이 사용한다. 매우 실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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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6 2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1-27 14: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5-01-27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렇게 생긴 도시락, 인도에도 있지 않나요? TV에서 본 기억이 나요. 저런 도시락을 자전거에 싣고 배달을 하더라고요.

nama 2015-01-27 18:46   좋아요 0 | URL
인도에도 있어요. 인도 여행 때 사올까 말까 망설이다가 못 사고 말았는데 이번에는 눈 딱 감고 사봤어요. 딱히 쓸 일은 없을 듯하지만...
 

 

 

 

 

 

 

 

 

 

 

 

 

 

 

p.16   여행지에서 나는 외로울 때 해나 달이나 한 점 불빛과도 친구가 될 수 있다.

 

     여행지에서 나는 해의 뜨고 짐 같은 가장 단순한 풍경에서도 위대한 지구의 운동 법칙을 느낀다.

 

p.71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인가는 길을 찾을 때보다 길을 잃을 때 오히려 힘을 내게 되고, 두려움과 불안뿐만 아니라 희망도 극복하게 되고, 결국엔 나 자신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아무것도 바라지 않게 되길 예감했던 것은 아닐까?

 

p.72  살아야 할 삶이 있다면 헛된 것은 없다고 믿었던 할머니는 일찍이 내 앙큼한 배신을 알고 계셨기에 나에게 이렇게 말하곤 하셨다. "쓸데없는 짓이란 없다."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일주일 전에 나를 부르셨다. 그때 할머니의 유언도 "쓸데없는 짓이란 없다"였다.

 

p.99  "당신이 결코 두 번 보게 되지 않을 것을 사랑하시오."- 프랑스 철학자 바우디

 

p.114   인생이 여행에게 만약 '무엇을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보느냐'를 배울 수만 있다면 우리는 훨씬 덜 과시적이고 덜 속물적이고 덜 불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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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신은미의 책을 회수한다는 기사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73670.html

 

구입해놓고 몇 줄 읽다가 만 책이 희귀 도서가 될 모양이다. 굳이 읽다가 만 이유를 대라면, 별 재미도 별 내용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전 같았으면 북한에 발을 들여놓는 자체가 호기심을 자극할 정도로 궁금증을 일으켰으나 지금은 웬간해선 눈 길이 가지 않는다. 나만 그런 건 아닐 터.

 

이런 시대에 이런 책 한 권 읽었다고 해서 생각이 바뀐다? 고 여길 사람이 있을까?

 

이 책을 구매한 지 얼마 안돼 동네도서관에 이 책이 구비된 걸 보고 좀 아쉬웠던 생각이 난다. 조금만 기다리면 공짜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는데...하고. 이젠 동네도서관에서 이 책이 회수될 테고 그러면 이 책은 희귀 도서가 되는 셈이다.

 

그러면 귀해진 이 책이나 읽어볼까? 아직 학교도서관에서 빌려온 십 여 권의 책 중 손을 댄 책이 몇 권 안 된다. 읽을 책이 너무 많다.

 

완독도 하지 않은 책을 두고 이런 글을 올리는 것도 참 민망한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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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 신야 '...후지와라 신야를 인터뷰어인 김윤덕은 서슴없이 이렇게 부른다. 읽다보니 진짜 사부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간 후지와라 신야의 여러 책을 읽어왔지만 그의 개인사는 잘 알지 못했는데 이 책을 통해 이 '거물'의 개인적인 면모를 알게 되었다. 그래서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자기만의 길을 가는 사람은 역시 그만의 향기가 있고 그만의 매력이 있다.

 

특히 다음 구절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p. 196  후지와라: 우리 신체의 왼쪽은 오른쪽 뇌, 오른쪽은 왼쪽 뇌의 지배를 받습니다. 그래서 좌우는 서로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지요. 나는 죽을 때에도 사람에 따라 몸의 오른쪽 혹은 왼쪽이 먼저 죽을 거라고 생각해요. 내 경우 왼쪽이 약합니다. 여러분들도 왼쪽, 오른쪽 중에 어느 쪽이 좀 더 강하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양쪽의 생명력이 다른 거지요. 그래서 나는 생명력이 약한 왼쪽 눈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극단적으로 얘기하자면 죽음에 더 가까운 쪽으로 사진을 찍는다는 뜻입니다. 죽음에 가깝다는 말은 생에 가깝다는 뜻이에요. 모순된 이야기지만, 죽음을 의식하기 때문에 삶을 알게 되는 겁니다. 왼쪽 눈으로 사진을 찍으면 더욱더 냉철하게 사물을 바라볼 수 있다고 믿지요.

 

 

곰곰 따져보니 나는 여직껏 한번도 왼쪽 눈으로 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다. 그런 생각조차하지 못했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왼쪽 눈으로 뷰파인더를 들여다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후지와라 신야의 말씀도 들어보면,

 

p. 289  후지와라:....일본 사람들은 "인간은 반경 10미터의 공간에서 살아간다"라는 얘기를 자주합니다. 직경 20미터 밖에 있는 삶은 나와는 상관없다는 뜻이지요. 정치 문제에 귀를 막고, 이데올로기를 생각하지 않고 미니멀리즘 속에서 생활하는 데 그만큼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2011년 3월 대지진 이후 방사능 오염의 문제가 우리 삶의 반경 10미터 안으로 들어오고 말았습니다. 하루키처럼 재즈의 선율 속에 맥주 한 잔 들이키며 세상을 망각하려고 했는데, 이미 맥주 안에 방사능 물질이 들어와 있는 겁니다. 따라서 어떻게 해도 그런 방식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절박한 일본이 되어버린 것이죠. 일본 사람들은 현재 그렇게까지 막다른 골목에 놓여 있습니다. '정상성 바이어스'와 '인지성 바이어스'라는 게 있습니다. 방사능 오몀도를 측정해보니 얼마가 나왔고, 이건 굉장히 위험한 상태라고 인지하는 것이 '인지성 바이어스'....그런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은 별일 아니라고 자신을 속이고 위로하는 것이 '정상성 바이어스'이지요....나는 하루키의 마니아라는 독자들이 그런 정상성 바이어스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어요. 하루키의 삶은 실제로 70년대부터 정상성 바이어스에 의해 지속되고 있다는 게 나의 생각입니다.

 

 

 인터뷰어인 김윤덕의 다음과 같은 하소연. 누구나 공감하는 말이지만 누구도 감히 어쩌지 못하고 신음소리만 난무하는 세상에서 후지와라 산야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 크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p. 240  사부 신야의 말대로 일원화된 가치, 획일화된 삶의 방식은 악이라는 사실을 두 아이 키우면서 절감한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하나의 가치를 절체절명의 목표로 삼고 한길로 달려가기. 이 얼마나 소모적이고 비효율적인 경쟁인가. 수학은 왜 그리 어렵고, 영어는 왜 원어민처럼 잘해야 하는지, 왜 모든 아이를 성적만으로 줄 세우는지. 학벌사회, 물질만능주의의 구태는 여전히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어서 우리 아이들을 불행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래서 진정한 사부가 필요한 시대. 기존 노선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온 사람의 옹골찬 생각을 읽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이자 깨달음을 준다. 역시 후지와라 신야는 살아 있는 '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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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고 냉철하고 야무지고 당차고 꽉 찬 느낌의 책이다. 이제야 이런 책이 눈에 들어오다니...

 

정희진의 책 읽기 습관은 배울만하다.

p.24

1. 눈을 감아야 보인다.

2. 새로운 것을 얻으려면 기존의 인식을 잠시 유보하라.

3. 한계와 관점은 언어와 사유의 본질적인 속성이지, 결함이 아니다.

4. 인식이란 결국 자기 눈을 통해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제는 나의 시각을 객관화하는 것이다.

5. 본질적인 나는 없다. 내가 추구하는 것이 나다.

6. 선택 밖에서 선택하라.

7. 궤도 밖에서 사유해야 궤도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8. 대중적인 책은 나를 소외시킨다.

9. 독서는 읽기라기보다 생각하는 노동이다.

 

p.176  우리의 근본적 불행은 서구 강대국의 과거와 현재를 모델로 삼아 평생을 숨찬 추격자로 사는 삶이다.

 

p.177  5월과 8월은 민망한 계절이다. '감사의 달'의 상술과 '민족의 한'이, 때를 기다린다.

 

p.215  사회적 약자는 약한 사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부당한 질문을 받는 사람이다. "너 빨갱이지?" "폭력적이지?" "게으르지?" "더럽지?"....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신으로부터 면허라도 받았는가?

 

p.220  "혁명은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인정하는 것이다.....레볼루션에는 반란의 의미도 있지만 회전한다는 뜻도 있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 삼라만상은 항상 운동하고 있으니 사는 것이 혁명이다.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무수한 작은 변화가 세상을 흔들리게 하고 시대를 변화시킨다."....가토 도키코(일본 여가수, 71세)

 

p.241  미야코지마는 오키나와 본토에서 남서쪽으로 약 300킬로미터 떨어진 섬인데...'식민지의 식민지'다. 오키나와는 자신이 본토로부터 당한 차별을 미야코지마를 상대로 반복했다.

 

p.265  "내 행동만이 나의 진정한 소유물이다. 나는 내 행동의 결과를 피할 길이 없다. 내 행동만이 내가 이 세상에 서 있는 토대다."....틱 낫 한

 

아, 책을 그대로 통째로 베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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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5-01-11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으면 읽을수록 숨이 턱턱 막혀요. 내가 이렇게 갑갑한 사람이었구나, 생각하는 게 참 고루했구나 싶어서. 말씀하신대로 정말 책을 통째로 베끼고 싶어요.

nama 2015-01-11 16:52   좋아요 1 | URL
그동안 내가 너무나 쓸데없이, 생각없이 책만 읽었구나, 하는 한탄도 하게 되지요. 책을 제대로 읽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구요. 아픈 책입니다, 이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