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깊숙한 곳에 위치.
정확히 말하면 도서관 탐방이 되겠지만 글의 성격상 서점탐방이 어울리겠다 싶어 그대로 서점탐방이라는 시점에서 쓴다. 도서관내에 작은 책방도 있으니 아주 벗어난 시점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웬 그림책? 어린아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림책을 그리 좋아하지도 않는데 말이다. 산림청에서 발간하는 <숲>이라는 잡지에서 이 도서관 건물 사진을 접하고는 주말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특히 남편이 가고 싶어했다. 혼자 힘으로 집을 짓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는 남편이다.
가는 길에 잠깐 검색해보니 이곳은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단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 에이 모르겠다. 우리의 흰머리가 어떻게든 해결해주겠지.
초입에 주차하고 천천히 걸어올라가면 보이는 간판.
남편을 설레게했던 건물 전경.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사로잡는 계단. 산을 상징한 것이라고 한다.
산에 오르듯 저 계단을 하나하나 오른다. 쾌적하고 선선한 바람이 어디선가 불어오는 듯하다.
계단을 다 오르면 북쪽으로 난 창문이 보이고 그 창문으로 시골 풍경이 보인다.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정겨움.
계단 위에서 내려다본 공간(들을 상징)과 액자에 담긴 듯한 작은 카페.
계단 밑에 숨어 있는 작은 공간들. 숨어들어 조용히 책에 집중하고 싶은 곳. 숲을 상징하는 곳이다.
책을 읽다가 잠들어도 모를 듯.
구석구석에 예쁜 그림들이 많은데 모두 카메라에 담을 수는 없는 노릇. 마침 화장실도 갈겸해서 찰칵.
다시 바깥. 왼쪽에 보이는 작은 회색문이 출입문이다.
한 개인의 노력이 깃들인 곳....이라고 덤덤히 말하기에는 정말 대단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신 분이 계셨는데 알고보니 이 도서관을 설립하신 도서관장님이셨다. 어색한 인사 대신 대뜸 그림책 한 권을 읽어주신다. 직접 쓰신 책을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우리 부부에게 읽어주신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누군가가 내게 그림책을 읽어준 적이 있었던가? 묘한 감동이 일었다.
바느질 수녀님은 새내기 수녀님들이
바느질을 잘하든, 잘하지 못하든 칭찬도 야단도 치지 않아요.
그저 잘못됐을 때는 "다시 하세요."라고 말해요.
"다시 하세요."가 주는 조용한 위로가 마음에 쏙 들었다. 좀 틀리거나 잘 못하면 뭐 다시 하면 되지.
도서관장님의 바람대로 이 도서관이 백 년을 거뜬히 이겨내며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기를 기원하면서 그림책 두 권을 사들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