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기대하는 것 중 하나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는 거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박형규 선생이 번역한 총 4권의 책이 될 예정이다. 

범우사판으로 3권까지 읽다 뒀다.

4권은 문학동네판으로 읽어야지.

아주 오래전부터 왠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는 겨울에 읽어야만 할 것 같았다.

밖에 눈은 펑펑 내리고 사방은 고요한데 벌겋게 타고 있는 난로 앞에서 편한 의자에 쏙 파묻혀 장대한 드라마에 빠져드는 한나절 같은 이미지는 '책을 읽다'라는 말의 가장 낭만적 형태인 것만 같았다.

그러나 범우사판으로 읽을때도 겨울이 아니었고 이번에도 겨울은 아닐 것 같다.

가을도 아니고 5월에 읽게 될 줄은 몰랐다.

 

인명만 559명이고, 톨스토이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거의 도서관분량의 책을 보고 조사연구했다고 한다.

또한 결말 부분 등 전체를 8번인가 정도 고쳐쓰기도 했고,

작가란 그런 것이다.

 

설레발치는데 설마... 5월 29일 뭐 이따우 날짜에 나오는 건 아니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초반이 이전의 하루키 얘기의 반복이라는 말을 했는데,

나로서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얘기도 있었다.

자신할 수 없는게, 예전에 하루키가 말한 적이 있었는데 기억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건데, 어쨌든 이번에 새삼스럽게 알게 된 것이라고 믿고 싶다. '번역투'라고 얘기듣는 그의 문체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건지를 밝힌 대목이다.

그가 한번도 소설을 써본 적 없이 덜컥 그놈의 진구 구장에서 그놈의 하늘과 바람 어쩌구 때문에

"그래,나도 소설을 쓸 수 있을지 모른다" 고 문득 생각했다는 그 이후.

 

부엌 식탁에서 원고지에 만년필로 써가다가 몇 달 후 일단 완성은 했는데 읽어보니 너무 재미없었다고 한다.

원고지와 만년필을 내비두고 올리베티 영자타자기를 꺼내 영어로 소설을 친다. 

그러다보니 자신이 알고 있는 영어 어휘나 구문이라해봤자 빤한 거라 자연스레

 

내용을 가능한 심플한 단어로 바꾸고, 의도를 알기 쉽게 패러프레이즈 하고, 묘사에서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깎아내고, 전체를 콤팩트한 형태로 만들어 한정된 용기에 넣는 단계를 거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49)

 

내용은 조잡하더라도 나름의 리듬이 생기더라고.

결국 한정된 어휘 수를 가지고 '조합'해 내서 이뤄낸 '콤비내이션'을 구사하게 된 것.

 

하루키는 자신의 그와 같은 문장이 헝가리 태생으로 헝가리 혁명 때 망명해 스위스에서 프랑스어로 소설을 쓸 수밖에 없었던

아고타 크리스토프 작가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아고타 크리스토프...라, 누군가 했다. 바로 그 작가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의 바로 그 작가 말이다. 세상 참...)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문장을 말하면서 자신의 문장을 정의하는 식이다.

 

짧은 문장을 조합하는 리듬감, 번거롭게 배배 꼬지 않는 솔직한 말투, 자신의 감정이 담기지 않은 적확한 묘사. 그러면서도 뭔가 아주 중요한 것을 일부러 쓰지 않고 깊숙이 감춰둔 듯한 수수께끼 같은 분위기. 한참 나중에야 그녀의 소설을 처음으로 읽어보고 거기서 뭔가 그리움 같은 것을 느꼈던 게 또렷이 기억납니다. 물론 작품 경향은 크게 다르지만. (51)

 

이렇게 완성된 영어소설을 다시 원고지에 만년필로 이번엔, 일본어로 '번역'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번역투'라는 문장은 이렇게 탄생했다.

이렇게 완성된 그의 첫 소설이 바로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이다.

 

 

 

 

 

 

 

 

소설을 쓸 때 '문장을 쓴다'기 보다 오히려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에 가까운 감각이 있습니다. 나는 그 감각을 지금도 소중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요컨대 머리로 문장을 쓴다기 보다 오히려 체감으로 문장을 쓴다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리듬을 확보하고 멋진 화합을 찾아내고 즉흥연주의 힘을 믿는 것. (54)

 

'멋진 화합'.

챈들러의 특유의 직유 또한 이 '멋진 화합'일거란 생각을 했다.

전혀 엉뚱한 것에 비유하는 것을 통해 일종의 리듬도 생기고 그야말로 '케미'가 생긴다.

챈들러 책에서 그 '케미'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루키가 챈들러로부터 배웠다는 말은 솔직한 거다.

 

'아주 중요한 것을 일부러 쓰지 않고 깊숙이 감춰둔 듯한 수수께끼 같은 분위기'는 챈들러에게서는 말로가 추리해내는 과정을 결코 묘사하지 않는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말로의 추리과정은 생략되어 있다.

단지 사건의 현장에 대한 자세한 묘사, 사건을 풀어가면서 만나는 인물들에 대한 묘사들은 상당히 공들여 촘촘히 묘사한다.

굳이 꼭 읽지 않아도 될 정도로. 하드보일드하게 객관적인 장면묘사들.

그 묘사로부터 정서가 나온다. 하드보일드한 무게. 스릴.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서 말로가 어디서 단서를 얻고 추리를 어떻게 하게 됐는지 어렴풋이 알게 된다.

물론 제아무리 뛰어난 추리능력을 지녔다해도 챈들러가 준 단서만으로는 사건을 해결할 수 없다.

챈들러는 독자와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보는 미스터리작가가 아니다.

챈들러는 그쪽엔 관심없는 작가였는지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제 받은 책은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였다.

하루키가 자신의 글쓰기에 대해서 얘기한다는 말에 속아 덜컥 샀는데 초반 얘기는 이미 다 알고 있는 소설을 쓰기까지의 얘기들이 반복된다. 그놈의 진구 구장 말이다. 예전에 잡지에 발표한 글이기 때문이다.

후반쪽에는 그래도 새로 읽게 될 얘기가 있을 것 같지만 책이 너무 헐렁하다는 느낌이었다.

하루키 자신이 말한 하루키는 2010년도에 있었던 계간지 『생각하는 사람』(신초사) 여름호에 실렸던 2박3일에 걸쳐 이뤄진 인터뷰가 그나마 충실했던 것 같다. 우리는 문학동네 가을호(2010)에서 볼 수 있다. 

 

 

 

 

 

 

 

 

 

하루키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더이상 하고 싶어하지 않은 듯하다. 그러므로 아마도 다시 하루키 에세이를 사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보다는 [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 같은 인문학자로서 하루키의 작품을 좋아하면서도 그의 작품세계를 해석해본 팬의 글이 더 읽어볼만 할 것 같다.

 

 

 

 

 

 

 

 

 

 

 

 

 

 

 

우치다 타츠루라고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하류지향] [스승은 있다] 같은 책으로 알려진 사상가라는데 나는 그를 잘 모르고 그의 저서를 읽어본 적이 없어 어떤지 모른다.그런데 이번 책 [하루키 씨를 조심하세요]의 목차를 보면 이미 목차만으로 이책은 꼭 사야돼 라는 마음을 먹게 한다.

 

1. 하루키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밥 짓는 장면과 청소하는 장면
트라우마
해외 생활
‘학생운동’에 대하여
세계에 구조를 부여하는 힘
섹스 장면
시바 료타로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공정함’
하루키와 달리기: 갖고 있는 자원으로 꾸려 나가는 일_《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 관한 평

2. 《1Q84》를 낸 무라카미 하루키와 그가 예루살렘으로 떠난 해
벽과 알; 예루살렘 강연을 읽다
《1Q84》 독서 중
‘아버지’로부터 벗어나는 방향
‘아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
힘들 때 스승에게 기대기
하루키와 음악: ‘펫 사운즈’의 추억

3. 세계 속의 하루키를 쫓는 모험
‘노벨상 수상 축하 예정 글’ 2009년 버전
무라카미 하루키와 시바 료타로
‘아버지’의 존재

영적인 배전반에 대하여
한국 드라마 <겨울 연가>와 《양을 쫓는 모험》의 설화론적 구조
식욕을 돋우는 비평
‘심하게 결여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특별 대담: 무라카미 하루키를 몸으로 읽다_시바타 모토유키×우치다 타츠루

4. 세계의 소설과 번역가 하루키 랜드
무라카미 하루키의 번역을 이야기하다
번역이란 자기 몸에 남의 머리를 갖다 붙이는 것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다
‘너’는 홀든 자신이다
극동의 아바타, 《양을 쫓는 모험》과 《기나긴 이별》
하루키와 힐링북: 읽고 힘을 얻는 책_《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5. 하루키의 생각을 들어라
장어 군, 소설을 구하다
다자이 오사무와 무라카미 하루키
선택받은 수신자
100퍼센트 여자와 베버적 직감에 대하여
하루키와 평행세계:《양을 쫓는 모험》의 주인공과 우치다 타츠루

6.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소설을 읽는 것에 대하여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동철학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에 나오는 ‘아침밥’의 서사적 기능

청소하는 파수꾼
After dark till dawn; 해가 지고 새벽이 오기까지
무라카미 하루키와 하드보일드 이블 랜드
경계선과 죽은 자들과 여우
‘여자 없는 남자’의 한 사람으로서

맺음말: 무라카미 하루키를 논한다는 유혹적인 즐거움
에필로그: 앞으로도 계속 소설을 써주세요
옮긴이 후기: 무라카미 하루키를 새롭게 발견하다
부록: 이 책에 등장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들

 

시바 료타로와 다자이 오사무와 하루키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그 두 사람을 잘 알지 못하니 역시나 미지의 영역이다.

하루키에게 아버지란 어떤 존재인가, 실재 아버지와 '세계의 의미를 담보한다는 의미'로서 아버지와 하루키의 작품세계를 분석한다는 것 또한 흥미롭다.

아버지 없는 세계에서 아이로 홀로 선다는 것. 하루키의 인물들은 결국 애비없는 아이였다.(하루키의 아버지가 전쟁 당시 중국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 당시의 경험에 대해 일절 말하지 않고 매일 아침 전사자들을 향해 절을 하면서 평생을 자신 속에 잠근 채 죽었는지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  [1Q84]가 그러므로 그전의 하루키 세계와 어떻게 다른지도 얘기해주려나? 

그밖에도 하루키가 번역한 챈들러의 [기나긴 이별]을 읽으면서 그것이 [위대한 개츠비]와 닮았다는 걸 알게 되고 [양을 쫓는 모험]으로 이어진다는 것도 분석한다.

 

'베버적 직감'이란 무얼 말하는건가?

 

또한 '청소하고 밥짓는'행위가 하루키에게 왜 중요한가를 말한다.

나는 예전에 김훈의 글을 읽으면서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정연하다는 인상을 받았었다. 머리속은 복잡하더라도, 아니 그러면 그럴수록 인물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것을 하나씩 차례차례 붙잡고 정연하게 해치워 나간다. 하루키와 김훈이 닿아 있는 지점으로서 그 일종의 '정연함 추구'를 어렴풋이 연결한 적이 있었다.

그러고보니 하루키의 스파게티와 김훈의 라면은 어떤가?

 

 내가 그런 글을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고.

'파수꾼'(보초)로서 하루키에 대한 해석도 시도한다 .

 

우치다 타츠루가 하루키에게 빠지게 된 계기가 흥미롭다.

'어떤 글이 받아들여지는지'. '몸에 푹 스미는' 책. 이건 나를 떨리게 하는 책과 같은 거 아닐까.

나를 설레게 하는 책.

몸으로 스미는 책. 그런 책만 읽기에도 시간은 모자랄 것 같다.

 

우치다 타츠루는 [...] 철학과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깊은 통찰력을 보여주며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숨기지 않는 사상가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하루키에게 빠진 것은 1989년이다. 그는 이혼을 하고 정신적으로 피폐한 상태에서, 이럴 때는 어떤 글이 받아들여지는지 확인해보자는 생각에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때 몸에 푹 스며들어오는 느낌을 주었던 책이 바로 하루키의 작품들이었다. 그 일로 우치다 타츠루는 하루키의 완전한 팬이 되었다고 말한다.

 

팬이자 인문학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해주길 바란다. 

팬심 덕후질 이길 사람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의날 10문에 답하면서 나는 왜 책을 읽는가, 하필 이런 책들을,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을 생각해봤다.

도대체 왜 나는 책을 읽는가, 기를 쓰고 책을 읽으려 애쓰는가.

내 삶의 알리바이 같은 거?

 

가지고 있지만 언제 읽을지 알수 없는 책들을 생각했다.

여덟번째 질문에 다시 첨가한다.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필립 K. 딕 전집

 

 

 

 

 

 

 

 

 

이책들만 읽으려 해도 봄날은 다가고 아마 여름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 서거일 4월 23일을 책의 날로 기념한다고 로쟈님 글에서 얻어 들었다.

이런 거 한번도 해본 적 없는데 오늘은 그까이것 한번 해주지, 뭐 이런 마음으로 들어 앉아서 작성했다.

생각은 깊이 하지 않고 떠오르는대로, 나중에 더 깊이 생각해보면 또 다른 것들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이것이 오늘의 나.

 

Q1.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몸 컨디션 좋을 때가 책 읽기 좋은 때. 책 읽기 딱 좋은 장소는 적당히 소음이 있는 곳. 책 읽기 최악의 장소는 도서관. 너무 조용하고 공기 나쁨. 그 조용함에 기분 나빠짐.

Q2.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종이책만을 읽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포스트잇을 붙이고 밑줄도 긋고, 꺽쇠 표지도 해서 나중에 읽을 때 어떻게든 알아볼 수 있게 해놓음. 메모도 하고 글도 써놓고 하지만 절대로 책을 접거나 하지는 않음. 빳빳한 것이 좋아.


Q3. 지금 침대 머리 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읽지는 않아도 너저분하게 늘어놓은 책이 좀 됨. 파트릭 모디아노의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 존르 카레의 [나이트 매니저 1], 그리고 어제 도착한 최원호의 [혼자가 되는 책들], 양운덕의 [보르헤스의 지팡이], 보르헤스의 강연집 [보르헤스, 문학을 말하다] . 이 책을 전부 읽느냐... 하면, 그건 아니고 일단 둠. 최근 주문해 받은 책이나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일견하기 위해 가까운 곳에 둔 것일 뿐.

 

 

 

 

 

 

 

 


Q4.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이사를 한지 약 4개월가량 되었는데 개인 서재를 만들지는 못하고 상자째 그대로 있음. 좀 특수한 상황에 놓인지라 좁은 내 방에 그 중 100여 권만 작은 책꽂이에 꽂아둠. 작가별로 배열하고, 공통주제를 가진 분야로 배열함. 예전엔 책꽂이에 그득한 책들을 보고 안먹어도 배불러했음. 점점 읽지 못하는 책들이 늘어나면서, 저 책들이 내 죽은 뒤에도 나를 왜 안읽었냐고 원망하며 쫓아올 것 같은 악몽에 시달리자(믿거나 말거나) 간소하게 줄이려 애쓰는 편임, 그렇지만 잘 안됨. 계속 늘어남. 이건 아닌 것 같음.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어렸을 때? 꼬마 때면 동화 소공녀였던 것 같음. 급전직하하는 인생...을 뭐 알았겠냐마는 어린 마음에도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그것을 궁금해했던 것 같음. 더 커서는 헤세의 [데미안]. 친구들끼리 괜히 심각한 척 했었던 듯. 그리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고등학생 때였던 것 같음. 쉬는 시간만 되면 친구들에게 줄거리 얘기를 해줬는데, 거의 모노드라마 수준이었음. 몇주에 걸쳐 한장면 한장면 공들여 재연해줬다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바로 나였다는 생각이 듬. ......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글쎄.. 어떤 책이 놀랄만한 책이 될까? 그런 책 없음.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사람 만나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걸 감안하면, 발자크. 저녁 때쯤 일어나 커피를 사발로 들이키며 밤새 글을 썼다잖아. 빚장이가 앞문으로 들어오면 뒷문으로 도망가고. 그 코믹살벌한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 글 쓰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하루에 열 몇시간씩을 줄기차게 써대고 토나올 때까지 고치고 또 고치고, 그냥 그런 모습 보는 게 좋겠다.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

박경리 [토지]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이건 너무 많아서... 주로 철학자들의 책이 넘사벽이다. 니체, 들뢰즈의 책들...들뢰즈 입문서도 어려워 ㅆㅂ


Q10.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지금 같아선 챈들러의 [기나긴 이별], 하루키 단편집,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한 권만 더 가져가게 해줘. 김훈의 [칼의 노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