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 서거일 4월 23일을 책의 날로 기념한다고 로쟈님 글에서 얻어 들었다.

이런 거 한번도 해본 적 없는데 오늘은 그까이것 한번 해주지, 뭐 이런 마음으로 들어 앉아서 작성했다.

생각은 깊이 하지 않고 떠오르는대로, 나중에 더 깊이 생각해보면 또 다른 것들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오늘은 이것이 오늘의 나.

 

Q1.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몸 컨디션 좋을 때가 책 읽기 좋은 때. 책 읽기 딱 좋은 장소는 적당히 소음이 있는 곳. 책 읽기 최악의 장소는 도서관. 너무 조용하고 공기 나쁨. 그 조용함에 기분 나빠짐.

Q2.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종이책만을 읽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포스트잇을 붙이고 밑줄도 긋고, 꺽쇠 표지도 해서 나중에 읽을 때 어떻게든 알아볼 수 있게 해놓음. 메모도 하고 글도 써놓고 하지만 절대로 책을 접거나 하지는 않음. 빳빳한 것이 좋아.


Q3. 지금 침대 머리 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읽지는 않아도 너저분하게 늘어놓은 책이 좀 됨. 파트릭 모디아노의 [추억을 완성하기 위하여], 존르 카레의 [나이트 매니저 1], 그리고 어제 도착한 최원호의 [혼자가 되는 책들], 양운덕의 [보르헤스의 지팡이], 보르헤스의 강연집 [보르헤스, 문학을 말하다] . 이 책을 전부 읽느냐... 하면, 그건 아니고 일단 둠. 최근 주문해 받은 책이나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일견하기 위해 가까운 곳에 둔 것일 뿐.

 

 

 

 

 

 

 

 


Q4.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이사를 한지 약 4개월가량 되었는데 개인 서재를 만들지는 못하고 상자째 그대로 있음. 좀 특수한 상황에 놓인지라 좁은 내 방에 그 중 100여 권만 작은 책꽂이에 꽂아둠. 작가별로 배열하고, 공통주제를 가진 분야로 배열함. 예전엔 책꽂이에 그득한 책들을 보고 안먹어도 배불러했음. 점점 읽지 못하는 책들이 늘어나면서, 저 책들이 내 죽은 뒤에도 나를 왜 안읽었냐고 원망하며 쫓아올 것 같은 악몽에 시달리자(믿거나 말거나) 간소하게 줄이려 애쓰는 편임, 그렇지만 잘 안됨. 계속 늘어남. 이건 아닌 것 같음.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어렸을 때? 꼬마 때면 동화 소공녀였던 것 같음. 급전직하하는 인생...을 뭐 알았겠냐마는 어린 마음에도 어떻게 버틸 수 있었을까... 그것을 궁금해했던 것 같음. 더 커서는 헤세의 [데미안]. 친구들끼리 괜히 심각한 척 했었던 듯. 그리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고등학생 때였던 것 같음. 쉬는 시간만 되면 친구들에게 줄거리 얘기를 해줬는데, 거의 모노드라마 수준이었음. 몇주에 걸쳐 한장면 한장면 공들여 재연해줬다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이게 바로 나였다는 생각이 듬. ......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글쎄.. 어떤 책이 놀랄만한 책이 될까? 그런 책 없음.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사람 만나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걸 감안하면, 발자크. 저녁 때쯤 일어나 커피를 사발로 들이키며 밤새 글을 썼다잖아. 빚장이가 앞문으로 들어오면 뒷문으로 도망가고. 그 코믹살벌한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 글 쓰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 하루에 열 몇시간씩을 줄기차게 써대고 토나올 때까지 고치고 또 고치고, 그냥 그런 모습 보는 게 좋겠다.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

박경리 [토지]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이건 너무 많아서... 주로 철학자들의 책이 넘사벽이다. 니체, 들뢰즈의 책들...들뢰즈 입문서도 어려워 ㅆㅂ


Q10.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지금 같아선 챈들러의 [기나긴 이별], 하루키 단편집,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한 권만 더 가져가게 해줘. 김훈의 [칼의 노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