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달의 제단 - 개정판
심윤경 지음 / 문이당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2004, 12월의 어느날 .
또 여느때처럼 알라딘에서 책들 사이를 쏘다니다 보니 재미있는 소설 인기투표를 하고 있었다.
2004년에 빼 놓고 얘기할 수 없는 다빈치 코드를 비롯해서 우부메의 여름 달의 제단 등등.....
그런데 안타깝게도 나는 그중에서 읽어본 것이 '다빈치 코드'밖에 없었기에 - 약간 자존심 상해하면서도 - 고
민의 여지도 없이 다빈치 코드에 한 표를 툭 던지고 나서 나머지 후보작들에 대해 이미지들을 클릭하기 시작
했다.
이건 약간 호러라니 내 취향은 아니고 이건 음...빨리 읽히지는 않겠군......
이런 과정에서 내 눈길을 사로잡은 책표지 - 달의 제단!
이거 한 번 읽어봐야겠다하면서 보관함에 담아놓고 며칠 후 학교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더니 오마나!
거기 서가 1학기에 들어온 신간 코너에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게 아니던가.
너무 기뻐하면서 (& 책 살 돈 굳었다고 좋아하면서) 룰루랄라 읽기 시작했는데....
너무나 진지한 작가의 말을 넘어 본문으로 들어가니 속도가 막 붙기 시작하여 만 하루동안 나도 효계당의 일
부가 되어 살았다.
우선은 재미있었다.
가장 낡은 소재인 '전통'을 다루면서도 신선하게 읽힌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중간중간 끼워져 있는 오래된 언
찰들의 내용과 현재의 사건들이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정점으로 치닫는 소설의 짜임새가 대단하다고 느껴졌
다. 개인적으로 그 오래된 편지글 속의 김씨의 삶, 그리고 사람답지 못한 취급을 받던 정실이 결국에는 종
가의 핏줄을 잉태하고서도 짐승처럼 효계당에서 내쳐지는 모습 등이 너무나 팍팍하고 가슴 아파 기분이 언
짢기도 했고 간혹 소매끝에 삐죽 나와 눈에 거슬리는 실밥처럼 주인공의 생모(초콜릿 루나티크~?? 도대체
왜?)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좀 생뚱맞다고 느껴지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흡인력있게 읽히는 소설이어서
조만간 이 작가의 전작인 '나의 아름다운 정원' 또한 알라딘 적립금으로 사서 읽어보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
리고 있는 중이다.
덧붙여 : 참, 저는 우선 중간중간의 언간은 빼놓고 읽다가 본문 내용을 모두 읽은 후 편지글들을 나중에 모아
읽었답니다. 처음에는 문체가 생소해선지 진도가 잘 안나가더라구요. 현실을 다루는 본문 내용을 모두 읽고
다시 처음부터 책장을 펼쳐 편지글을 보니 내용도 살고 문체도 눈에 익어 나름대로 독자적으로 책의 내용을
소화했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중입니다. 그냥 제 생각이에요~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