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일까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공경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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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에 관련된 소설이라고 했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부터 최근의 ‘불안’까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리고 그의 책에는 리뷰도 겁나게 많이 달리는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의 책이라고 했다.

이상하게도 소설 쪽으로는 고개가 기울어지지 않고 게다가 천재적인 작가라는 사람들의 책은 꼭 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사람이 지나가고 난 뒤에야 읽어보곤 하는 내가 갑자기 읽고싶어져 버린 책.

참 내.

결혼도 했고 도대체 연애를 했었는지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한 내가 연애 소설은 읽어 뭘 해.

그러면서도 소설 속의 앨리스를 보며 감정이입이 되는 이유는 뭘까.

 

‘앨리스는 사랑을 이런 실용적인 의미로 생각하기 싫었다...........그녀는 시인들과 영화인들이 미학의 마법 공간에서 아릅답게 그려낸 영혼의 결합 같은 관계가 아니면 타협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맞아, 그랬던 적도 있어. 사랑은 현실적인 무엇인가를 다 초월하는 거라고 생각했었던 적.

첫 만남에서부터 상대방을 압도하는 레이저 광선같은 것이 눈에서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도저히 다른 사람에게는 눈 돌릴 수 조차 없는 그런 사랑.

앨리스, 그런 면에서 볼 때 당신도 철이 덜 들었군 그래.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이야기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24살 때의 나와 너무 똑같기 때문이야.


‘사람을 사랑하는 연인은 단순히 X가 멋지다고 여기지 않고, ’X'처럼 멋진 사람을 찾아냈다니 대단하지 않아?‘하는 생각을 먼저 한다’


‘앨리스가 에릭에게 연어 카르파초가 맛있다. 레스토랑이 근사하다고 감탄했기 때문에. 그녀의 쾌감은 음식과 분위기에서 나온 것처럼 보인다(욕망의 두 가지 형식 - 자율 판단) 하지만 첫 코스를 먹는 그녀를 지켜보면, 명백히 그녀는 그 주에만 영화 ․ 패션 ․ 음악계의 유명 인사들이 수십 명이 다녀갔으며 장안이 떠들썩하게 인구에 회자되는 레스토랑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음식을 먹고 있다는 생각(욕망의 두 가지 형식 - 모방 심리)에 열광한 것이었다...앨리스는 두 가지 형식 중 언제나 후자 쪽을 따르는 편이었다. 자율적인 욕망보다는 모방을 선호했다. 갖고 싶은 옷, 구두, 레스토랑, 애인에 대한 취향이 다른 사람들의 말과 인상에 맞춰지곤 했다.’


세상에, 사랑에 빠진 - 아니 ‘사랑’을 사랑하는 것에 빠져버린 이 복잡하고도 미묘한 심리를 어떻게 이리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사랑에 대한 환상에 사로잡혀 어리석어 보이기까지 하는 앨리스. 그에 비해 자신만만하고 이성적이고 완벽한 에릭.

그런데 이들을 설명하는 작가의 입장은 소설의 중반에 이르러 점점 변화한다. 사랑도, 삶도 자기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계획의 한 요소라고만 생각하는 그 자신만만한 남자 에릭은 그 균형이 파괴되는 것을 못 견뎌하며 그런 이유에서 자신의 나약함을 용납하지 못하는 미성숙한 인격의 소유자로, 그런 반면 자기애가 부족하고 최소한도 자기 중심적이지 못했던 앨리스는 서서히 스스로도 존재감있게 빛나는 영혼을 가진 독립적인 여성으로.

앨리스가 사랑의 과정을 통해 이 세상 어느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자존감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보며 단순히 장편 할리퀸 로맨스일거야 했던 생각이 점차 사라지고 하나의 철학 소설로 보아도 좋겠다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앨리스와 다를 바 없던 생각을 하던 나는....(이미 한참전에 지나가버렸지만) 그 ‘연애’라는 과정을 통해 어떤 존재로 변화하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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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1-21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를 통해 사람들이 변하나요?
연애 할 때 좀 흥청망청한 기분 드는 것 외엔 잘 모르겠던데.ㅎㅎ
워낙 신통치 않은 만남이었는지라.
오래 전 보통 책을 열광하며 읽었는데 요즘 너무 많이 나오는 거 보니
조금 시들해요. 그런 심리 있잖아요.^^;

서연사랑 2005-11-21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앨리스는 연애를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했지만, 저는...ㅎㅎ...그때나 지금이나 대책없고 유치하기는 마찬가지예요.(더 심해졌나?)
보통씨, 책은 첨인데 생각한 것 보다는 즐겁네요. 너무 기대를 안 하고 읽어서 그런가요?

필터 2005-11-27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는 늘 좋죠...^^

사랑을 사랑하는 것에 빠져요?
그럼 전 도리질 치면서 이 책 안읽을래요
전 그냥 사랑은 원초적인것이 좋아요
울고불고 눈물 콧물 짜면서
...좋다고 금방 표내고 헤헤거리면서
엊그제...애인한테 심통부렸습니다.
그랬더니 옴머...심통부리는 걸 그리 잘 알아보냐
그리고는 삐져서 도망갈까봐 ...헉? 애인이라꼬?
발설할걸 해야지 아줌마야...^^

제가 치명적인 사랑을 꿈꾸는 그 대상 잘 아시죠?
...^^
 
800만 가지 죽는 방법 밀리언셀러 클럽 13
로렌스 블록 지음, 김미옥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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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내린 뒤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던 10월 어느무렵에 이 책을 읽었다.  그때 나는 현실적으로도 무척 고민하는 일이 있어서 어떤일이든지 집중하기가 힘든 시기였다.  가슴이 이유없이 답답하고, 나도 모르게 가만히 눈물이 흐르는 날들.

그때 매트 스커더라는 사람을 알게 되었다,

전직 경찰이었던 알콜중독자. 이혼을 했고 알콜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금주모임에 나가는 것 이외에는 당장 해야할 일도, 앞으로의 삶의 계획도 불투명한, 수많은 낙오자 중의 하나.

 "내 이름은 매트고요, 알콜중독자입니다"

말을 마친 그가 불현듯 운다.

그를 따라 나도 운다.

지독한 절망 앞에서, 스치듯 가까이 선 죽음 앞에서도 결국 희망을 붙잡고 놓지 않은 그가 대견해서, 내 스스로를 절벽 아래로 밀어내리던 절망의 끝자락에서도 희망을 찾으려고 애쓰는 내 삶이 아니 우리들 모두의 삶이 절절하게 다가와서 운다.

추리소설, 범죄소설이라는 정보만 가지고 손에 잡았던 책인데 읽고 난 지금 내가 보기에 살인이나 범죄라는 소재는 인간의 다양한 군상을 돋보이게 하는 딱, 그 정도로만 이용되었을 뿐 이 소설은 결국 인간의 본성과 다양한 생존의 형태에 바치는 생의 찬가다.

- 죽음에 이르는 800만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에는 자기 손으로 목숨을 끊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지하철 자살이 그다지 좋지 않은 방법임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지하철에 몸을 던진다..................내 방 서랍에는 32구경 권총이 있다. 호텔 방 창문에서 뛰어내리기만 해도 간단히 죽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번도 그런 종류의 일을 시도해 본 적은 없다. 나의 지독한 절망이 생각만큼 절실했던 적은 없었던 모양이다. 여하튼 계속해서 살아가게 만드는 뭔가가 있는 모양이다 -

그래, 바로 이 문장이야.

우리는 절망이라고 말하지만 말하는 그 순간에도 잊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이겨낸다면 희망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고나서 며칠이 흘렀다. 내가 고민하던 문제는 짐짓 어느정도는 해결된 것처럼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또 어려움이 찾아올 것이고 예측하건대 그것이 어떤 종류의 문제이냐가 달라질 뿐 삶은 이러한 궤도를 되풀이하면서 전개되겠지.

그래도 살아버틸거야, 매트. 당신도 그러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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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5-11-04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독한 절망 앞에서, 스치듯 가까이 선 죽음 앞에서도 결국 희망을 붙잡고 놓지 않은 그가 대견해서-> 파이 이야기와 공통점인 것 같네요. ^-^ 저도 오늘 노인과 바다를 읽으면서 파이이야기와의 공통점을 생각해 보았는데.. 이 책도 그렇군요. 좋아요!

서연사랑 2005-11-04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쓰면서 '파이이야기' 생각을 좀 했었는데..^^
한밤중에 섰더니 감정이 넘쳐 흘러서 오바다. 이게 뭔 추리소설 리뷰냐.
그래도 좋게 읽어주니 고맙지. 이 책도 읽어보고 싶으면 말씀만 하시라구~

가시장미 2005-11-04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서워서 아무 말도 안하렵니다. 으흐흐흐 저 읽을 책이 많이 쌓여있어서요. ^-^;;;

로드무비 2005-11-04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를 따라 나도 운다
라는 문장을 읽는데 저도 눈물이......

서연사랑 2005-11-04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어..그게...로드무비님을 울릴 생각은 아니었는데 말이지요...(심란케 하여 송구합니다)

로드무비 2005-11-04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운 건 아니고요.
나오려다 쏙 들어갔답니다.
미안해 안하셔도......^^

서연사랑 2005-11-04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잇, 로드무비님은 개구쟁이!=3=3=3

필터 2005-11-08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00만가지 죽는 방법이라..정말 죽지 못하게 하는 책인가요?...^^
서연사랑님, 제가요..지금 기다리고 있는 책중에
<마약사용설명서>라는 책이 있는데
얼마나 기다려지는지...내일 올까 ...그리고 반가운 소식 전해줘서 고마워요
자주 오라고 꼬셔줘서 고맙구...^^

딸기 2005-12-24 0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서연사랑님, 뒤늦게 이 글을 읽었는데...
절절했던 마음이 전해져오는 기분.
 
이모의 결혼식 - 2004년 제10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비룡소 창작그림책 19
선현경 글 그림 / 비룡소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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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고르다  보면 그  중 50%는 지금 아이의 연령과 딱 맞게 떨어지는 책이라 자주 읽어주게 되는 책이 있고, 또 안타깝지만 50%는 너무 연령이 어린, 혹은 많은 아이들 대상이라 책꽂이 저 구석으로 밀리게 되는 책들이 된다.

우리 아이는 여섯 살인데 예를 들면 이 큰 아이에게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를 올해 사 주었더니 글자가 너무 크고 내용이 간단해서 별 흥미없어하고,  '화가 나는 건 당연해' 같은 책의 경우는 아이가 초등학교는 가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두 권 다 모두 아쉬웠던 책들.

그런 의미에서 며칠 전에 구입을 한 '이모의 결혼식'은 지금 딱이다 싶게 좋다.

물론 이렇게 마음에 들게된 이유 중의 하나는 아이가 작년에 직접 이모의 결혼식을 경험해 보았고 들러리도 섰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어쩐지 척~하니 이 책을 사 달라고 고르더라니^^

책을 읽으며 아이는 기억을 떠 올리나 보다.

"엄마, 나도 이모 결혼식 할 때 드레스 입었지이~"

"엄마,  드레스 입으니까 내가 결혼하는 거 같았어."

"엄마, 엄마도 이모 결혼할 때 기뻐서 눈물이 나왔어?"

선현경씨의 그림은 예상외로 그림책에 잘 어울린다.  '가족관찰기'를 본 기억때문에 그런 그림풍이 동화에 어울릴까....싶었는데 너무 곱게 둥글려진 그림들보다 삐죽 개성있고 현실감이 살아 있어서 읽어주는 나도 즐겁다.

우리 아이도 처음에 이모부란 존재, 너무 어색하게 받아들여서 도대체 마음에 안 들어하고(또 모르지. 속으로는 마음에 들어 했는지도^^) 옆에 가지도 않으려 했는데 이 책 읽으면서 살며시 "서연이도 이모부 있지. 이모부 좋아, 싫어?"하고 물어보니 말없이 고개를 끄덕끄덕. 말은 하지 않지만 '이제 이모부도 우리 가족이야. 그러니까 이젠 볼에 뽀뽀도 해 줄거야'하는 표정이다.

어딜가나 결혼식 공장같은 우리네 결혼식 모습과 달리 들꽃을 꺽어 직접 부케를 만드는 모습도, 소박하고 자유롭게 바닷가에서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을 조명삼아 피로연을 즐기는 풍경도 이국적이고 여유로운 결혼식 모습으로 아이에게 기억될 것 같아서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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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0-29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재밌죠? 그림도 좋고.
그리스의 결혼식 풍경 참 마음에 들어요.
들꽃 부케, 바닷가 피로연......
주하, 서연이도 나중에 그런 결혼식을 올렸으면 좋겠어요.^^

서연사랑 2005-10-29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그럼요.^^
우리 아이들은 아주아주 멋진 결혼식을 할 거예요.
그냥 이 책 보면서 저 결혼할 때도 생각나고 작년에 동생 결혼식 풍경도 생각나고 해서 잠시 추억에 잠길 수 있으니 더 좋던데요.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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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모든 살아숨쉬는 생명체들이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는 바로 '살아 숨쉬는 것!'  그 자체일 것이다. 그것을 목표로 인지할 수 있든, 본능으로 느껴지든간에.

하지만 인간에게 있어 이 단순한 진리는 매년 45만명의 사람들이 자살한다는 통계치 앞에 허무하게 무너지고 만다. 매년 노르웨이의 오슬로같은 도시 하나가 사라져버리게 만드는 숫자이며 , 베트남 전쟁이 일어났던 7년 동안 그곳에서 죽은 미군병사의 10배가 넘는 수이다.

지금도 이 순간에는 어떠한 이유로든 삶에 절망하고 도움의 손길을 매밀다가 지쳐 자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어쩌면 한 번쯤은 그런 생각을 해 봤을 수 있겠지..... 나 또한 그러하니까.

성적때문에, 사랑때문에, 가난때문에, 질병때문에, 그리고 천.만.가.지. 이유들.

 인간을 절망으로 끌고가 삶의 의지를 꺾어버리게 하는 그 무수한 이유들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이는 우리들에게 가족을 모두 잃고 구명보트 위에 하이에나와 뱅골 호랑이와 얼룩말과 함께 남겨진 파이라는 인도소년은 말한다.

- 난 죽지 않아. 죽음을 거부할 거야. 이 악몽을 헤쳐나갈 거야. 아무리 큰 난관이라도 물리칠 거야.

- 정말로 사랑해. 사랑한다. 리처드 파커. 지금 네가 없다면 난 어째야 좋을지 모를 거야. 난 버텨내지 못했을 거야. 그래. 못 견뎠을 거야. 희망이 없어서 죽을 거야. 포기하지 마. 리처드 파커. 포기하면 안 돼.

세계적인 힐튼 호텔의 어마어마한 재산을 물려받게 되어있는 상속녀도 복권을 산다고 했던가. 피식 웃고는 말았지만  누구나 내가 서 있는 바로 그 '자리'에는 만족하기 어려우며 그 불만족이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날 때 우리는 '절망'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하지만 파이는, 만약 측정이란 게 가능하다면, 절대 절망의 바닥점에서 외치는 것이다, " 난 죽지 않아. 살아낼거라고!" 

파이의 본능적인 의지였을 것이고, 호랑이 리차드 파커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결국 파이의 신념은 그를 살아남게 만들었다. 처철한 생존의 사투 속에서 신은 나타나지 않았고 파이를 극한의 상황 속에 내팽게쳐 두었지만 결국 인간의 희망이라는 것은 절망을 이겨낼 수 있게 해 주는 신의 도움이기도 하다는 것을 이 이야기를 통해서 본다.  믿음이란게 있다면 바로 이런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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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0-05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읽고 싶습니다. ^-^ 언니! 읽어볼까요? 저 주문하는거 되게 고민하는 편인데..
추천해주시면 읽겠습니다. 으흐흐흐흐

서연사랑 2005-10-05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가벼운 얘기는 아니다만 난 좋았다.
그럼, 어디 한 번 이 언니가 선물 보내줘볼까? 장미, 승진선물로....
주소 남겨주면 내가 이 책 보내줄께^^

비로그인 2005-10-05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요? 으흐흐흐흐 언니~~~~~~~~!!! 저는 거절 잘 못한답니다. 넙죽!! 얼씨구!!

2005-10-05 0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10-05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 전 어느 님께 저 책을 선물받았죠.
저 책이 읽고나면 누군가에게 선물 주고 싶어지는 그런 힘을 갖고 있나봐요.
그럼요, '절망'에 대해 함부로 말하면 안됩니다.
'고독'도요.^^

서연사랑 2005-10-05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야, 넙죽 받아주는 것이 선물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 아니겠니?^^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덥석 선물 주겠다 하는데, 이상타 하지 않고 친근하게 대해줘서 고마워~~
로드무비님, 사실 저는 '절망'이나 '고독'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기에 가짢은 인생이랍니다....남들이 해주는 것만 받을 줄 알았지 혼자 어려움을 이겨본 적이 없는 것 같네요. 그래서인지 파이 이야기가 더 맘에 다가오는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
니가 암흑 속의 절망을 알아? 함부로 힘들다 말하지 마라! 이렇게요. 이런 날은 자꾸 성경을 찾게 되네요..

비로그인 2005-10-07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오늘 책이 도착했답니다. 감사해요~~~~~~ ^-^)/ 근데, 저는 언니가 읽으신
책을 보내주신다는 줄 알고, 넙쭉! 받겠다고 한건데.. 새 책이 왔네요.. -_-;
정말 감사하게 읽겠습니다. 다음에 제 이벤트에 꼭 참석해주세요!! 으흐흐흐

서연사랑 2005-10-07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갔구나..
선물인데 새 책을 줘야지^^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 - 커피와 다방의 사회사, 인사 갈마들 총서 1 인사 갈마들 총서
강준만. 오두진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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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세 잔의 커피를 마셨다. 모두 커피 믹스이긴 하지만 아침에는 머그컵에 정량보다 두 배 가까이 물을 많이 넣어서, 점심 식사 후에는 정량보다 약간 적게 넣어서 진하게, 퇴근 시간이 가까워 오는 오후에는 빈츠나 고소미 크래커와 함께 여유있는 한 잔.

매일 이렇게 커피를 마시고, 거기에 가끔 커피 믹스가 떨어졌다며 구하러 다니는 동료들에게 인심좋게 5-6개씩 손에 쥐어주다보면 100개가 포장되어 있는 커피 믹스 한 봉지도 한 달정도면 바닥을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건 몰라도 커피를 나눠 마시는 것은 유독 아깝지 않아서 나는 곧잘 달라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사람좋게 인심을 쓰곤 한다. 그것은 곧 많은 노력과 돈을 들이지 않고서도 그 사람과 나와의 친밀함을 업그레이드시켜주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때문이다.

직장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커피는 이렇게 아침을 깨워주고 졸린 오후에 활력을 주며 투자 대비 효과 100%의 사교 수단이 되었지만 한편으로10여년전 내가 아직 대학생이었을 때의 커피는 그 자체가 성장의 징표였고(더이상 머리 나뻐질 것을 걱정하지 않으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되었으니까)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의 커피 한 잔은 자기 과시의 가장 좋은 수단이었으며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 시절을 선명하게 기억나게 해주는 타임캡슐같은 존재였다. 아무런 무늬도 없는 하얀 커피잔에 커피를 주고 하루종일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대학로에 있었던 '학림'이라는 카페는 지금도 그 자리에 있을까. '학림'을 생각하면 조용하면서도 풋풋함과 생기가 느껴지던 대학로 풍경이 그대로 오버랩되는데....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오두진의 '고종 스타벅스에 가다'는 바로 커피가 담고 있는 이러한 다양한 사회적 상징과 의미들을 엄청난 자료의 수집을 통하여 묶어낸 한 커피 예찬론자의 커피 이야기이다. 이 책에 달려있는 수많은 각주들을 보면 이이가 얼마나 공들여 자료를 수집하고 '커피'에 관심을 가졌는지가 확연히 드러나고 거기에다 더 의미있게 다가오는 부분은 아프리카 어디에선가 전래되기 시작한, 지독히고 이국적인  '커피'라는 소재를 통하여 바로 우리의 모습, 한국 근현대의 모습을 손에 잡힐듯이 그려내었다는 점이 아닐까. 

하기는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커피의 역사를 보면 그가 누구라 할지라도 사람을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분명 있는 것 같다. 고대와 중세에 악마의 열매로 터부시 되기도 하며 약재로 쓰였던 커피가 근대에 이르러서는 사회변화의 촉매 역할을 하는 신비의 묘약이 된 것 아닌가.

리뷰를 쓰기 위해 알라딘을 기웃기웃하다보니 여기저기 덧붙여 읽고 싶은 책들이 마구 눈에 띄인다. 바로 이런 재미에 내가 책을 읽는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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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5-09-23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쫌전에...뒤늦게 매너님의 커피예찬을 읽고왔는데, 서연사랑님 서재에서도 진한 커피향 가득. ^^ 섹시한 제목, 땡기는 스토리임다..흐흐.

서연사랑 2005-09-23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그렇게 느껴지신다니 의외의 효과네요...저도 흐흐...
매너님은 원두커피를 드시지만 저는 커피 믹스를 먹는다는, 엄연한 계급의 차이가...쿨럭..
미국으로 공수해 드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