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책 요새는 참 인기가 없나보다. <히피와 반문화>를 두고 하는 말인데, 사회과학서가 인기이던 8-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나오면 잘 읽혔을 책 같다. 미국을 중심으로 번성한 '히피즘'에 대한 프랑스 학자의 철저한 해부서. <장자>는 앵거스 찰스 그레이엄이라는 영국의 중국 고전 전문 번역자의 '장자' 번역이다. 중국어 본을 영역한 것을 다시 한국어로 옮긴 샘. 따지고 보면 번역에서 꺼려하는 중역인 셈인데, 이것은 그 케이스가 다른 것 같다. <롤랑 바르트, 마지막 강의>는 1978년부터 1980년 바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했던 강의와 세미나의 녹취록이다.
<구스타프 슈바브의 그리스 로마 신화>가 나왔다. 다른 출판사에서 작년에 이미 개정한 바 있지만 휴머니스트가 새로운 번역으로, 산뜻하게 다시 냈다. (사실 이쪽이 더 손이 가기는 하고..) '신과 영웅의 시대', '트로이야 전쟁', '오뒷세우스, 아이네아스' 편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리스 신화에 관한 어떤 책들보다 잘 쓰였고 잘 읽히는 책이다.
<평정심, 나를 지켜내는 힘>은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다. 요즘 세상은 평정심을 잃어서 그르치는 일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 <분노의 심리학> 또한 같은 맥락의 책. 분노가 빈번해지면 평정심은 지켜낼 수 없다. <평범했던 그는 왜 범죄자가 되었을까>는 분노 조절이 안되면 범죄의 길로 떨어지기 쉬운법. 두고 보니 세 권이 다 얼키고 설킨 책이로구나.
<글쓰기에 미래는 있는가>,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는 모두 글쓰기에 관한 최신간이다. 전자는 그 유명한 빌렘 플루서의 책인데, 원래 있던 책을 다시 복간한 것이다. <비판적 책읽기>는 뻔한 책읽기를 그만두고 비판적으로 책을 읽으라는 것인데, 책읽기라도 좀 편하게 하면 안되는지 한 번 질문해보고 싶다.
<관찰의 인문학>, <비즈니스 인문학>은 모두 인문학이 붙어있지만 인문서 답지 않은 인문서다. 전자는 뉴욕을 걸으며 한 '걷기의 철학'이고 후자는 비즈니스 단어에 읽힌 이야기로 인문학적 의미를 거의 '추출'해 내는 책이다. <인생을 묻는다>는 동서양의 현인들에게 인생을 답을 구해본 책인데, 저자가 글발이 꽤 있는 알렉산드라 호로비츠란다. <걷기, 사유의 철학>과 함께 읽어도 좋겠다.
다이앤 애커먼의 <새벽의 인문학>은 하루하루를 의미있게 살아가기 위해서 매 순간의 감각과 사고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과 내 몸과 내 몸이 일부를 이루고 있는 자연의 흐름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다양한 분야의 정보와 구체적인 묘사를 통해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책이다. <이산화탄소>는 이른바 '물질 시리즈'의 새 책인데 좋아하는 시리즈 중 하나다. 이번에는 이산화탄소를 골랐다. 카카오, 커피편등 음식들도 있다. 천병희 옹께서 또 하나의 번역 작업을 완수했다. 플라톤의 <뤼시스.라케스.카르미테스>를 번역했다.
<종교 유전자>는 진화론의 관점에서 인간의 종교적 행동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를 다루는 책이다. 흥미롭다. 종교의 과학화라니. <노자>는 창에서 낸 동명제목 책의 개정판이다. 개정이 훨 낫네. <한국의 전통과자>는 과자명장 김규흔씨의 책인데, 교보에서는 이거가지고 한과에 책담아서 팔더라. 기발하다.
<자발적 복종>은 에티엔 드 라 보에시의 책이다. "스스로 복종한 자는 독재자의 공범이다"라는 문구가 굉장히 시니컬하면서도 매섭게 꽂힌다. <심미주의 선언>은 문광훈 교수의 삶에 대한 탐색이다. 미학서인줄 알고 좋아했는데 아니었다. <칼 포퍼>는 오늘날 과학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칼 포퍼'에 관한 이야기다.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는 중국 최고 석학 장치청 교수의 건강 고전 명강의라고 한다. 사실 그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몰라서 내용을 신뢰하기는 힘들지만 들으면 혹할 내용도 많이 있는 것 같아 올려둔다. 인문쿠크지 <해시태그> 첫번째 호가 나왔다. 잘 될지는 알 수 없다. <내가 나를 치유한다>는 요즘 아들러 심리학으로 지친 분들을 위한 다른 심리학 책이다. 미움받을 용기 조차 없는 분들에게 추천하겠다.
꽤 괜찮은 역사서 <역사저널 그날>이 나왔다. 미디어를 등에 업고 있다는 이점도 있지만 다룬 주제들 자체가 신선한 주제들이라 더 공감을 산 듯. <사물로 본 조선>은 조선 사회와 사람들의 생활상을 살펴보고 사물에 담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의도로 기획된 책이라고.
<인도, 100년을 돌아보다>는 사단법인인도연구원에서 묶어낸 인도가이드다. 인도 유수의 석학들이 20세기 인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를 깊이 회고하며 정리한 기록을 모은 결과물이라고 소개한다. <세계사 속 팔레스타인 문제>와 <이슬람 불사조>는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IS를 직간접적으로 다루면서 중동정세를 살펴보기 알맞은 책이다.
<징비록>이 다른데서 두 권 더 나왔다. 미디어를 타고 출판계도 징비록 훈풍이 불어닥칠는지. <증언>은 외교를 통해 본 김대중 대통령을 다룬 책이다. 김대중의 외교 비망록(?)으로 읽어도 될는지. <조선의 지식계보학>은 조선시대 지식의 삶과 전통을 엿본다.
책에 관한 책이 두 권 나왔다. <책공장 베네치아>와 <책의 문화사>가 그것인데, 르네상스 시절 책의 탄생과 우리가 어떤 책을 읽어왔고 만들어 왔는지 밝히는 것은 후자쪽이다. <중국사 재발견>은 개정판이다. 중국 역사를 뒤흔든 108장면을 선정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다.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이슬람을 만나다>,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포르투갈을 만나다>는 베르나르 올리비에와 파울로 코엘료의 글을 읽고 막연한 호기심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른 저자 김효선의 산타아고 순례기다. 세 권의 에세이가 한꺼번에 나오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가능한 꿈의 공간들>은 SF작가이자, 영화평론가인 듀나의 에세이다.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는 책. <AROUND TRAVEL>은 어라운드 매거진에서 기획한 해외판 단행본으로, 여행에 관한 스무 개의 에피소드와 동시에 여행기 공모를 통해 보내온 13편의 여행기에 어라운드 에디터와 필진들의 이야기를 더한 책이다. <소설 때때로 맑음> 1권은 번역가 이재룡의 비평 에세이다. 밀란 쿤데라 하면 이 분 생각이 나는데 어떤 책일지 궁금하다.
<시 읽어주는 예수>는 예수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시선집이라고 한다. 예수 목소리 누가 들어봤냐. 이런 뻥은 치지 말자. <나를 흔든 시 한 줄>은 고은 시인이 스타트를 끊어 2014년부터 중앙일보 오피니언 면을 통해 매주 두 차례 독자들을 찾아간 코너를 책으로 엮은 것. <서정적 게으름>은 시인 신동욱의 문학일기라는 부제가 붙은 책이다. 글 쓴 소재며 날짜 표기한 것까지 두루 마음에 드는 책이다. 겟잇!
<박원순이 걷는 길>은 조금 시기가 빨리 나온 책 같다. 대선 나오기 전에 밑밥을 벌써 까는건지 궁금하다. <현재는 이상한 짐승이다>는 평론가 전성욱이 첫 번째 산문집이다. "자학도 자만도 밀려가는" 어느 저녁, 주관의 늪과 냉소의 권위로 고뇌하던 작가가 그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쓴 일종의 망명 기록이다. <반걸음을 위한 현존의 요구>는 평론가 염무웅의 산문집이다. 이 바닥에서 유명한 사람들 에세이나 산문집이 유독 많이 보이는 3월이다.
<자동차 그리는 여자>는 벤츠 최초의 여성 디자이너인 조진영의 책이다. 자랑스러운 한국인 이런데 나올만한 스토리. <어쩌다 어른>은 뭐 자기계발서 이런거 아니다. 저자의 대중문화에 대한 주관적이 시각이 많이 담긴 에세이다. <서촌 오후 4시>는 한번쯤 느껴보고 싶은 시간과 공간이다. 평일 서촌 4시에 있으면 어떤 기분일까. 시간을 내어 한번 가봐야겠다.
<조지프 앤턴>은 살만 루슈디의 자서전이다. 뭐 이분은 삶 자체가 드라마이자 소설인 거 같다. 대필도 안했을테니 이건 순전히 저자의 글발 탓이다! <지구에서 여자로 산다는 것>은 1년 넘게 여자로 살아본 한 남자의 '여자사람' 보고서. 저자 크리스티안 자이델이 1년 넘게 여자로 직접 살아보면서 경험한 모든 것을 생생하게 담아낸 책. <시린 아픔>은 소담출판사에 나온 선물하기 좋은 아주 예쁜 책이다. 내용은 제쳐두고 만듦새와 디자인적으로 꽤 괜찮은 책이다. 내용이 이별 극복기라 좀 뭐시기 하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