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2014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렸다. 오늘 다녀왔고 매해 도서전을 관람해 온 열혈 관람자로서 간략하고 가감없는 출판사별 후기를 남긴다. 관람한 출판사에 억하심정은 없다. 독자와 소비자의 입장에서 쓴 것임 밝힌다. 모든 출판사를 다룰수는 없고 관심도 없기에, 안 다뤘다고 서운해하는 관계자분은 없었으면 한다. (출판사순은 가나다 순으로 하려다 내가 선관위도 아니고해서 그냥 생각나는대로 올린다. 그냥 올리면 심심하니까 출판사별 도서 세 권 꼽아본다.)
- 문학동네
별 메리트가 없다. 카페콤마에서 50%에 살 수있는 세계문학전집을 굳이 30%주고 살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문학전집 30%는 메리트가 있다. 그리고 문학동네 임프린트랑 계열사가 몇 개인데 책을 그것밖에 안가지고 나오나 싶다. 올해는 시집에 중점을 둔 것 같은데 난 큰 관심은 없기에 패스했다. 그래도 요새 나오는 시집 중 때깔은 가장 좋다.
- 민음사
부스가 제일 컸던걸로 기억한다. 황금가지, 판미동, 세미콜론 등 민음사 출판그룹내 계열사들도 다 참여했다. 단연 세계문학전집코너가 인기가 많았는데, 장소가 협소해서인지 몰라도 세트 전권이 구비가 안된듯한 모양새다. 대기하는 직원들도 책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사람은 많고 우왕좌왕. 다음에는 좀 널찍하고 시원하게 세계문학코너를 만들었으면 한다. 그 외는 작년과 다를바 없었다.
- 돌베개
신간도 30%할인을 해준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이 자주 나오는 출판사 중 하나다. 작은 부스에 돌베개가 내는 책들의 정체성을 잘 살렸다. 돌베개 파주본사를 직접 간 적이 있는데 책 좀 더 가지고 나와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예술의 역설>, <예술의 조건> 이런 책들. 인기없지만 나는 가지고 있기 때문에...
- RHK 코리아
여기도 책 출간종수 엄청많은 곳이다. 그간 안보이던 출판사인데 올해는 참가를 했다. 장르문학과 실용서 위주로 전시를 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책이 나오는 출판사인만큼 독자층도 넓다. 나쁘지도 그렇다고 엄청 좋지도 않았던 부스.
- 을유문화사
세계문학전집 40%, 현대예술의 거장시리즈 40% 해준다. 건질게 많은 부스인데 매년 같은 포지셔닝으로 보수적인 느낌마저 풍기는 부스중 하나다. 몰랐는데 <문창극 칼럼>이란 책을 2008년 출판했었다. 이 책. 안가지고 나오는게 더 나았을 뻔 했다. 출판사 이미지에 별로 안좋을 듯 하다. 작년까지 30%하던 세계문학전집이 40%가 되어 그건 좋았다.
- 자음과 모음
황석영의 <여울물 소리> 사재기로 한바탕 홍역을 치뤘던 출판사다. <가라타니 고진이라는 고유명>이 30%하길래 냉큼샀다. 사실 여기서는 청소년책을 더 많이 내기 때문에 일반서는 그리 많지 않다. 박범신의 <소소한 풍경>이 새로나와서 좀 밀어주고 있는 정도? 작녀보다 문위기가 많이 축소된 느낌.
- 책세상
여기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부류의 책을 많이 내는 출판사고, 니체전집이나 릴케전집, 카뮈전집등을 내서 인지도가 있는 출판사다. 여기서 사고싶은건 사실 니체전집이다. 허나 주머니가 곤궁한 관계로 몇년째 침만 삼키는 중. 신간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을 대대적으로 밀고 있다. 어디 언론에 노출될 모양이다. (나는 이미 읽어버렸다.) 비타악티바와 책세상 문고가 꾸준한 수입원이다. 그나저나 책세상문고 세계문학좀 계속 내주면 안되남요?
- 열린책들
책 디자인 하나로는 진짜 끝나는 출판사. 근데 종이질은 늘 아쉬움이 남는 출판사. 구간 40%를 하고 있었으며 세계문학전집은 5천원에 균일가 판매하고 있었는데 리퍼도서이니 구매에 참고해야한다. 솔직히 최신쇄로 저렴하게 구매하는 걸 독자들은 원할텐데 매년 리퍼도서로 균일가를 때리니 그냥 인터넷으로 살 수 밖에 없다. 그간 세일폭이 크지 않던 프로이트 전집도 40%나 할인해주고 있으니 세트구입도 노려볼만 하다. 그외 미메시스, 별천지 책도 모두모두 나와있으니 들러보자.
그외 은행나무, 해냄, 김영사, 살림출판사 등이 생각나지만 별 감흥이 없던 부스여서 생략한다. 그리고 펭귄클래식북스 3천원 균일가라고 좋아하는 분들 많던데.. 책 별로없다. (레미제라블 전권을 만 오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은 메리트다.) 평년과 비교해 대체적으로 행사 규모가 많이 축소됐고, 특히 아동서적부문의 경우 작년까지 B홀을 따로 할애한 것과 달리 올해는 그런게 없었다. 그리고 작년까지 꾸준히 참가했던 창비가 빠졌다.
외국주빈국은 오만이 참가했는데 말린대추와 향신료 냄새가득나는 오만식 양갱(?)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관에서는 아랍어로 이름써주기와 헤나문신 이벤트도 열고있으니 가봐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 외 독일관이 조금 더 확장을 했고 프랑스관은 올해도 어김없이 들어섰다.
근데 도서전이 일반 관람객에게는 책 바겐세일 이상이하도 아닌 것 같다. 그 출판사에서 무슨 책을 내고 어떤 책이 새로 나왔고 하는 것은 나중문제. 일단 싸니까 가서 지르고 보는거다. 올해 도서정가제가 이루어지고 나면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지켜 볼 일이다. 좋은책을 내는 출판사는 너무나도 많고 도서전에 올 수 있는 출판사는 한정돼 있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가을에 열릴 홍대 와우북 페스티벌을 기다리며 이만 접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