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한 마리 길 잃은 양이 되라 - 이정배 교수의 신학적 설교집
이정배 지음 / 동연출판사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0년 신학에 천착하다가 교단신학교의 불의와 싸우다 결국 신학교를 떠나야만 했던 거리의 신학자, 그가 마지막 선물로 전해준 설교집, 신학과 교회와 사회의 뜨거운 소통을 치열히 참구한 흔적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 결국 한 사람이다 - 이정배 교수의 신앙 에세이집
이정배 지음 / 동연출판사 / 201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0년 신학에 천착하다가 교단신학교의 불의와 싸우다 결국 신학교를 떠나야만 했던 거리의 신학자, 그가 마지막 선물로 전해준 에세이집, 신학과 교회와 사회의 뜨거운 소통을 치열히 참구한 흔적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상처받지 않는 영혼 - 내면의 자유를 위한 놓아 보내기 연습
마이클 싱어 지음, 이균형 옮김, 성해영 감수 / 라이팅하우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청명한 햇살과 담백한 물줄기가 생명을 살리듯, 일상의 맑은 언어로 깨달음의 세계에 젖어들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침묵 속에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 - 트라피스트 수도생활 분도소책 60
토마스 머튼 지음, 오무수 옮김 / 분도출판사 / 1998년 8월
평점 :
품절


20160102~04

 

고등학교 때 친구 하나가 사랑하는 여자 친구와 헤어져야만 하는 문제로 고민을 털어놨다. 그렇게 아파하면서 왜 헤어지려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얼마 후 알게 되었다, 그 녀석이 신부가 되려 한다는 사실을. 그 아픔을 견디며 결국 신부가 되는 길을 떠났던 녀석을 몇 년 후 우연히 만났다. 동네 호프집에서 마주친 그 친구는 그 호프집 사장이었다. 신부가 되려는 뜻을 접고 친구들과 호프집을 차렸던 것이다. 어떻게 된 건지 듣지 못하고 헤어진 몇 년 후 지하철에서 또 우연히 만났다. 벌목공 일을 하다가 사회복지사 자격증 시험을 보러가는 길이라 했다. 조용한 말투와 차분한 겉모습 밑으로 쉬 식지않는 목마름이 용암처럼 흐르고 있었나 보다. 십수 년이 지난 지금 수도생활에 대한 책을 읽고나서 문득 그 친구가 떠오른다. 다시 한번 우연히 만날 수 있다면 그 사연들을 물어보고 싶다. 그 목마름들을 통과하며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사랑하는 연인도, 가족도, 미래의 가정도 다 포기하고 속세를 떠나는 마음, 그 간절함이 무척 궁금했던 적이 있다. 나 자신 십대 때부터 절절히도 찾아헤매던 삶의 의미가 어느 한 순간 무의미해진 그 무렵부터다. 아무 일도 없었다. 그냥 문득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왜 그렇게 찾아야 하나 싶어졌다. 그냥 평범하게 남들처럼 취직하고 가정을 일구고 살아가고 싶어졌다. 어떻게든 찾아야만 한다고, 그 대답 없이는 삶이 무의미하다고, 그렇게도 아파하며 목말라했던 마음이 일순간 사라져버린 당혹스라움이라니. 일 년 여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회복되었지만,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 간절한 구도의 마음이 무엇일지 궁금해졌다. 마음 한 편 자리를 잡은 그 궁금증이 이 책 제목을 보자마자 집어들게 했다. 그렇게 서재에 꽂혔지만 또 오랜 세월이 흐르고야 그 내용을 읽었다.

 

이 얇은 책은 트라피스트 수도회의 수도생활을 안내해준다. 그러나 단순한 가이북이 아니었다. 수도생활의 본질이 무엇인지 간략하지만 결코 얕지 않게 전해주고 있다. 아니 한 구절 한 구절 깊은 울림이 담긴 문장들에 빨려들고 말았다. 왜 속세를 떠나 침묵과 고독 속에서 자신을 지워가며 살아가는지, 그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지 전해준다. 여기엔 수도생활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를 풀어주려는 뜻도 담겨 있다. 가족이고 친구고 다 등지고 자기 마음의 평화만을 향하는 삶이란 너무 이기적인 것은 아닐까? 이 세상의 절박한 수많은 문제들이 있는데 산 속에서 혼자 기도만 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려는 구도의 염이 무엇인지 아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그 마음을 모르는 이의 눈에는 수도사의 길을 가는 이들이 이상해 보이기 쉽다.

 

토마스 머튼은 사람들의 눈에 비치는 수도생활의 무의미함, 무용함이 오히려 수도생활의 존재이유라고 한다. 쓸모 있는 것, 쓸모 많은 것만을 추구하는 세상의 거대한 격류 속에서 오히려 쓸모없는 것을 지켜려는 것이다. 기도만 해도 그렇다. 신비한 기적을 일으키고 문제를 해결하며 감동을 주는 능력있는 기도를 원한다. 사회 봉사와 사회 운동도 마찬가지다. 더 많은 사람, 더 큰 개혁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에 쏠린다. 기도도, 섬김도 쓸모라는 게임의 룰 안에서만 작동한다. 쓸모 없는 기도와 섬김은 패자의 낙인이 찍혀 추방당할 뿐이다. 하지만 토마스 머튼은 정말 "중요한 것은 헤아리지 않고 헤아려지지 않는 데 있다"(9)고 한다. 아무 쓸모 없어 보이지만 실은 그래서 너무나 중요한 삶이 있고 수도생활은 그것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는 삶이라는 것이다.

 

아무 쓸모 없어도 모든 것을 포기해 지켜내야할 삶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가족도, 연인도, 꿈도, 미래도 다 포기할 만큼 그렇게 간절하게 지켜내고픈 삶이란 무엇일까? 그 대답은 노코멘트하려 한다. 그것이 속세를 살아가는 나 같은 범인의 몫일까 싶고, 괜히 이 얇은 책 한 권 읽고 아는 척하는 우를 범하고 싶지 않다. 그 삶을 지켜내며 살아가고 있는 저자의 글로, 그 깊이와 진실을 직접 만나는 게 좋을 듯하다. 게다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얇은 책이지 않은가. 대답보다 실은 궁금증이고 속도보다 기다림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몇 가지가 있다. 수도생활이 지켜내려는 삶의 가치들이 오히려 속세에 더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다. 깊은 산 속의 이름 모를 풀은 정말 쓸모 없어보지만, 세상을 맑히고 생명을 살리고 있다. 야수와 같은 삶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풀과 꽃과 나무와 같은 삶 역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수도자들이 가족을 버리고 세상을 버림도 오히려 가족과 세상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길임 또한 긍정하게 되었다. 가장 쓸모 없어 보일 그 삶이 오히려 세상 무엇보다 필요한 삶이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가족과 제자와 따르는 무리들의 간절한 바람들을 저버렸다. 그 간절하고 당연한 필요들에서 볼 때 무용하고 무력해 보였던 예수 그리스도의 길도 그랬다. 무력하고 무용해 보이기만 했던 그 길이, 죽어 산 그 길이 실은 그 모두를 가장 사랑한 길이었다.

 

일상의 분주한 발걸음이 그 생명의 길에서 너무 멀어진 것은 아닐까? 아무 쓸모 없다고, 아무 의미 없다고 등지며 잡초만 무성해진 게 아닐까? 실은 생명처럼 지켜내야할 그 좁은 길이 희미해져만 가고 있다. 그 길을 이름도 없이 지켜내는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상의 한 귀퉁이라도 그 길을 향해 열어둬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침묵 속에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 - 트라피스트 수도생활 분도소책 60
토마스 머튼 지음, 오무수 옮김 / 분도출판사 / 1998년 8월
평점 :
품절


가장 무기력하고 가장 무의미해보이는 삶을 지켜내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삶, 그 아름다운 사랑을 엿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