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약 1
할런 코벤 지음, 한혁 옮김 / 멘톨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신혼 초에 아내를 연쇄살인마에게 살해당한 남자가 있다. 8년 뒤 그는 한통의 메일을 받는다. 그것은 그들만의 기념일에 누군가 보내온 아내의 영상이었다. 남자는 깜짝 놀라며 아내의 죽음을 다시 생각하게 되고 때맞춰 FBI가 그를 8년 전 아내 살인의 진범으로 쫓기 시작한다. 그리고 드러나는 사실들은 점점 남자를 조여오고 다시 살인이 시작된다...

Tell No One...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된다는 것... 이것은 사실이지만 진실은 아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일, 잘못, 과거, 부끄러움 등을 감추려고 해서 사실을 왜곡시킨다. 사실은 그럼으로써 진실에서 점점 멀어진다. 어쩌면 세상 누구도 진짜 사실, 진짜 진실을 바라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까지 만의 사실이나 진실을 우리는 바라는 지도...

마지막 장이 끝날 때까지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작품이다. 하지만 마지막의 허무함이라니... 나는 읽는 내내 왜? 라고 물으며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그 왜? 가 마지막 장에서 밝혀지는 순간 아, 인간은 아무도 사실이나 진실에 관심이 없구나 하는 생각에 서글픔이 밀려왔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이기도 한 이 작품은 사랑은, 인생은 반쯤 눈을 감고 바라봐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일깨워줬다.

서스펜스를 원하는 독자, 미스터리 추리물을 원하는 독자, 러브스토리를 원하는 독자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작품이다. <마지막 기회>에서 혹 실망한 분이 있다면 작가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시기를... 그 작품보다 더 재미있기 때문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ayonara 2005-05-14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24의 독자서평에 미심쩍은 리뷰가 있어서 구매를 망설이는 중인데... 물만두님이 만점을 주셨다면 뭐...
근데 이 코딱지만한 책이 권당 8천원이라니.. ”? -_-;

2005-12-09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5-12-09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속삭이신님 빨리 출판되기를 기도하겠어요!!! 성공!!!
 
초고층 호텔 살인사건 - Mystery Best 10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김정우 옮김 / 해문출판사 / 200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리무라 세이이치는 호텔을 주 무대로 사건을 만들기로 유명한 작가이다. 그가 일본의 부흥기라고도 말할 수 있는 동경 올림픽 후를 시기로 작품을 썼다. 그 당시의 일본을 찾는 관광객과 동양 최고라는 느낌이 드는 호텔을 건설하는 가운데 기업 간의 알력과 내부의 세력다툼, 거기에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미국에 대한 의존과 그 2세들의 삶까지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처음 일어난 살인은 일본이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은 미국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아닌가 싶다, 미국인 총지배인의 타살이라는 것으로. 두 번째 살인은 물론 추리 소설을 위한 살인이고... 작가의 전작 <고층의 사각>보다는 트릭이 교묘하지만 사건이 너무 풀어진 느낌을 주고 그렇다고 <인간의 증명>처럼 사람 냄새나는 얘기도 아닌 것이 추리 소설을 위한 추리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도 <고층의 사각>의 인기에 편승한 또 다른 호텔 살인사건이라는 쌍둥이로...

이 작가는 시리즈도, 같은 소재도 하나가 나으면 다른 하나는 더 못하고 해서 작품의 편차가 좀 심한 것이 독자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래도 김성종의 <최후의 밀서>가 이 정도만 되었어도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작품이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서기를 쓰지 않고 소화라는 일본식 연도 표현을 그대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옛날 번역 재판본이라고는 해도 이 정도는 교정을 보고 출판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틀 시스터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5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하우스 / 200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필립 말로에게 어울리지 않는 마지막까지 늘어지는 작품이다. 배경이 헐리우드라서 그런지 마치 늘어진 필름 돌아가듯 끝날 듯 끝나지 않고 이어진다. 마지막까지. 조금 지루한 작품이다. 아마도 말로가 가장 말을 많이 하고 머리를 많이 쓴 작품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도 왜 지루했냐면 글쎄...

나는 필립 말로를 싫어한다. 그가 기사 탐정을 자처하는 모습이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 탐정이 되어 늙어가는 말로는 더욱 못 봐주겠다. 인간은 젊어서는 정의의 사도인 냥 행동하기 마련이다. 그러다 늙어버리면 그렇게 산다는 것이 부질없는 일이었음을 깨닫고 자신의 얼굴에 문신을 새기듯이 주름살을 스스로 채워 나가게 된다. 젊음의 객기가 더 찬란했던 사람일수록, 산타가 있다고 너무 오랫동안 믿었던 늙은 아이일수록, 그리고 그래도 세상에 정의는 존재한다고 마지막까지 믿는 사람일수록 방황과 인생의 환멸은 깊다. 말로는 인생의 환멸을 표현하는 중이다.

하지만 그것도 너무 장황하면 질척거리게 마련이다. 이 책은 진흙탕에 빠진 말로를 보여주고 있다. 그 모습이 좀 더 솔직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아직 말로는 마초적 냄새를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

<호수의 여인>에서 탐정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줄 알았더니 또 자기 넋두리만 하고 있다. 그것도 조그만 계집애를 상대로. 하지만 이것이 <기나긴 이별>로 가는 길이기에 참는다. <기나긴 이별>이 레이먼드 챈들러의 작품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의 사무실에 필립 말로가 아닌 루 아처와 매트 스커더가 있는 상상을 한다. 그는 좋아하지 않지만 그가 남긴 사무실속에는 여전히 탐정들이 세 들어 살고 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긴 그림자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대단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헐리우드를 배경으로 쓴 다른 추리 소설 가운데에서는 가장 짜임새 있고 효과적으로 헐리우드를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다만 내 맘에 들지 않을 뿐... 아마도 읽어보면 말로에게서 포와로나 엘러리 퀸의 느낌을 받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두 4권짜리로 나왔던 책을 한 권으로 묶은 양장판. 책을 읽으면서 함께 볼 수 있도록 지도와 토끼어 사전을 카드 형식으로 만들었다. 토끼가 주인공이기에 이야기가 유치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접는 게 좋다. 동물 이야기가 어린이 용이라는 것은 편견이다. <워터십 다운의 열한 마리 토끼>는 재앙이 닥친 고향 마을을 탈출해 이상향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전형적인 모험담이다.

1부에서는 택지 개발로 위험해진 고향을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에 정착하기까지의 이야기를, 2부에서는 토끼들의 이상향 워터십 다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3부에서는 에프라파 잠입 작전과 탈출담을 4부에서는 에프라파 토끼들에게 맞서 마을을 지킨 무용담을 담았다.

긴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하는 것은 개성 넘치는 토끼들의 덕이다. 앞일을 예지하는 능력을 가진 파이버,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하는 헤이즐, 용맹스러운 빅윅, 잔머리의 대가 블랙베리, 뛰어난 이야기꾼 댄더 라이언, 소심한 에이콘 등 열한 마리의 토끼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1972년 영국에서 출간된 이래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널리 읽힌 작품이다. 1978년에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고, 영미권에서는 고등학교의 교재로도 사용되고 있다. 리처드 애덤스는 이 작픔으로 카네기 상과 가디언 상을 수상했다.

주제의 깊이, 스토리의 재미, 인물 형상화, 간결하지만 핵심을 전하는 문체, 소소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치밀한 묘사, 전형적인 옛이야기를 따라가는 튼튼한 구성, 스릴과 서스펜스 등 좋은 이야기가 갖추어야 할 조건을 모두 갖췄다. 좋은 이야기가 그렇듯, 어느 연령대라도 즐겁게 읽을 수 있다. C.S. 루이스의 말처럼 "예순 살 때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은 여섯 살 때도 읽을 가치가 없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eylontea 2005-03-10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도 이 책을 보고 싶어요.

물만두 2005-03-10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청소년용도 있더군요. 저도 읽을려구요^^
 
800만 가지 죽는 방법 밀리언셀러 클럽 13
로렌스 블록 지음, 김미옥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에는, 아니 적어도 뉴욕에는 800만 가지 죽는 방법이 있다. 자살, 사고사, 알코올에 의한 병사, 객사 등등. 그리고 피살이 있다. 누군가에게 살해당할 위협도 있는 것이다.

여기 알코올 중독자에 전직 경관이었던 무면허 탐정이 있다. 그의 이름은 매트 스커더고 이혼을 했다. 돈이 생기면 전처에게 보내고 방값을 내야 한다. 그의 하루하루는 보통 사람들의 하루처럼 힘들고 위험하다.

그에게 한 창녀가 와서 매춘을 그만두고 싶으니 포주와 해결을 해달하고 한다. 그리고 그녀는 포주에게 벗어나자마자 살해당한다. 이번에는 그 포주가 의뢰를 한다. 살인범을 찾아달라고...

이 작품을 범인 찾기의 정교한 퍼즐 맞추기 형 추리 소설로 생각한다면 재미없는 넋두리만 접하게 될 것이다. 또한 지능적인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범죄 스릴러로 생각한다면 정말 재미없을 것이다.

이 작품을 볼때 영화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를 연상하기 바란다.

내가 로렌스 블록의 매트 스커더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진정한 탐정이기 때문이다. 정의를 외치며 바바리코트를 입고 멋을 부리며 상류층의 고객만 상대하는 필립 말로나 잘난척 대장인 엘러리 퀸, 잘 차려진 밥상에서 범인만 찾으면 되는 에큘 포와로와는 다른 진짜배기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탐정의뢰는 그의 생존이 달린 문제다. 그래서 탐정으로서 범인을 찾는 것보다 더 많이 금주단체에 참가하는 얘기가 나온다. 경찰시절 오발로 한 어린 소녀를 죽게 만들고 알코올 중독자가 된 남자... 끊으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하고 병원에서 필름이 끊긴 체 깨어나는 삶을 사는 남자... 그래도 800만 가지의 죽음가운데 한 가지에서 벗어나려 애를 쓰는 남자...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을 그에게서 보게 되기 때문이다.

‘내 이름은 매트 스커더고요. 저는 알코올 중독자입니다.’ 우리가 얼마나 자신에 대해 솔직한 모습으로 남 앞에 설 수 있을까. 나는 그에게서 그 방법을 배운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연 2005-03-09 17: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로렌스 블록의 소설이 최근에 나왔군요...^^ 사서 봐야겠당~

물만두 2005-03-09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꼭 보세요^^

sayonara 2005-03-09 2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 차려진 밥상에서 범인만 찾으면 되는' 원츄~! ^_^

물만두 2005-03-09 21: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범인 찾는 거 아닙니다 ㅠ.ㅠ

sayonara 2005-03-09 2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현이 원츄라는 뜻이었는뎅... -_-+

물만두 2005-03-10 0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예 ㅜ.ㅜ 형광등...

panda78 2005-04-05 2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저도 매트 스커더,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요! 아우----

물만두 2005-04-06 1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싸^^

야간비행 2005-08-01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이 책 사고 싶어요ㅋㅋ제목부터 왠지 끌려요ㅋㅋ

물만두 2005-08-01 21: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