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대 서사시라 불리는 《일리아드》, 《오디세이》의 8배 분량인 산스크리트 운문의 거작. 원문이 운문체이고 중심 축이 되는 이야기인 바라타 가문의 전쟁 이야기 말고도 당대의 법률, 도덕, 문화 등에 대한 백과사전적 지식이 4/5를 차지하는지라 산문체의 읽기 쉬운 번역이 더 편할 수 있다.
시바, 비슈누, 칼리, 인드라 등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본 인도의 신들, 힌두교와 불교의 근본사상, 카스트 계급의 발생, 방대한 스케일의 전쟁과 사랑 이야기 등 세계 최대의 대 서사시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들을 모두 갖춘 책. 인도 배낭여행을 준비하거나 힌두교, 인도, 불교 등의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지나치기 어려운 책.《마하바라타》는 오랜 옛날부터 인도에 전해내려오던 사건들을 중심으로 신화와 전설을 포함해 만들어진 총 18편으로 된 고대 인도의 대 서사시이다. "바라타족의 대정쟁"이라는 뜻으로 B.C 10세기 경 북인도로 넘어온 판두족과 쿠루족 사이의 왕위 쟁탈전을 배경으로 한 역사가 구술로 전해지며 정리, 수정, 보완된 것으로 보이며, 현재의 모습이 갖추어 진 것은 대략 B.C 4세기 경으로 짐작된다.

 일상의 이야기로 읽는 <바가바드 기타>
인도 철학의 꽃이라 불리어지는 <바가바드 기타>는 이제 인도뿐 아니라 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정신적 지침서가 되고 있다. 줄여서 <기타>라고도 부르는 이 작품은 ‘신이 부르는 노래 또는 가르침’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산스크리트어로 쓰여진 고대 인도의 대서사 <마하바라타> 가운데 깊은 철학과 영성, 신성성을 체현한 시 부분을 마하바라타의 편찬자로 알려진 비아사가 가려 뽑은 것이다. 기타의 외형적 골격은 크리슈나와 그의 자제인 전사 아르주나 사이에 이루어진 대화 형식이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인간 안에 있는 두 가지 본성, 즉 선과 악 사이에 벌어지는 전쟁을 서술한다. 700여 구의 시로 표현된 기타는 형식적 특성상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이 책은 인도의 성자로 일컬어지는 비노바 바베가 1932년 둘리아 감옥에서 수감 중인 죄수들에게 <바가바드 기타> 강의를 기록한 것이다. 따라서 여타의 <바가바드 기타>가 지닌 해석적이고 학술적인 면보다는 일상을 통해 깨닫고 실천할 수 있는 내용으로 엮어져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특히, 이 책은 인도인의 정신적 지도자이자 걸어다니는 성자로 추앙받고 있는 비노바 바베의 깊은 영성적 통찰과 어우러져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바가바드 기타>를 들려주는 성자, 비노바 바베
무엇보다도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는 위대한 성자의 내면적 깊이를 통해 <바가바드 기타>를 만난다는 것이다. 서문에서 밝혔듯 비노바 바베는 정치가도, 철학자도, 사회개혁가도, 혁명가도 아니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신의 사람이다. 인간을 섬긴다는 것, 그것은 그에게는 신과 하나가 되고자 노력했으며, 삶의 매 순간에 자신의 과오를 지워내기 위해 애쓰고 신이 자신을 가득 채우도록 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을 신의 도구로 만들기 위해서 진력했던 사람이다. 간디도 ‘인도가 독립하면 처음으로 국기를 게양할 사람’이라고 말한 바 있는 그는 브라만으로 태어났으나 청소하는 일, 똥 치우는 일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13년 동안 인도 전역을 걸어다니며 ‘부단’운동을 벌였고, 오직 사랑의 힘으로 부자들을 설득시켜 스코틀랜드 크기의 땅을 헌납받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주게 함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했다. 그것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사랑의 방법을 통하여 사회혁명과 재건을 실현시킨 것이었다. 비노바 바베는 가장 훌륭하게 자기 실현을 이루어낸 인물이다. 인도인은 물론 세계인의 성자가 된 그의 목소리를 통해, 모든 시대를 초월하여 인류가 가지고 있는 가장 심오한 영적인 저작으로 손꼽히는 <바가바드 기타>를 듣는 것은 인종이나 종교, 국적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소중한 가치로 다가올 것이다. 그래서 그는 “<바가바드 기타>를 읽어가노라면, 우리는 자연의 성전 안에 있다는 느낌, 많은 아름다운 광경들을 보면서 거대한 숲을 거닐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700구나 되는 [바가바드 기타]의 시편 중에서 꼭 기억해야 할 진수를 묻는 한 헌신자의 요청에 의해, 슈리 라마나 마하리쉬가 [바가바드 기타]의 지혜를 42구의 노래로 선별하여, 그것을 특정한 순서로 배열한 것이다.
이 책의 한 구절 구절 속에는 700구의 [바가바드 기타]의 고귀한 가르침들이 모두 녹아있다. 그래서 한 구절 구절마다 특별한 의미를 두어, 그 속에서 소중한 것들을 가질 수 있도록 각 구절마다 원전을 함께 싣고 있다. 책을 계속 읽어가다 보면 각 구절들이 예사롭지 않음을 느끼게 되고, 그것들이 하나하나 그대의 가슴속에 계속 남아 맴도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진리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진리를 깨달을 수 있는가?’ 이 책의 첫 노래에서 암시하는 이러한 의문들에 답하여, 슈리 크리슈나는 “너 자신을 알라.”고 하는 영원한 지혜의 가르침을 전한다. 바가반 슈리 라마나 마하리쉬의 가르침의 진수이기도 한 이 구절, 구절들 속에서 진지한 구도자들은 참나를 알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으로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이 과연 옳은 지식일까? 우리는 다만 자신이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만 열을 올리며 지식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 따위의 말들을 늘어놓는 건 아닐까?
가령 누군가, 아메리카대륙을 발견한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물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콜럼버스’라고 답할 것이다. 특별히 삐딱한 인간이 아니라면 말이다. 하지만 아메리카대륙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콜럼버스가 아니라 인디언이었다. 우리는 ‘신대륙발견’이라는 호사스러운 타이틀 속에는 서구 문명인의 오만과 반인륜적인 사고가 교묘히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지식이 비단 이 하나뿐일까? 우리는 과연 이 불완전하고 모순에 가득찬 지식들을 아무 비판 없이 수용해도 괜찮을까? 《지식은 쾌락, 즐겨라》는 이 같은 자아비판적인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알려거든 제대로 알자, 그런 다음 맘껏 웃자’가 이 책의 슬로건이다.
100만부 초베스트셀러를 자랑하는 《책속의 책》 저자 폴 임 박사가 21세기에 들어 새롭게 쓴 이 지식블랙박스는 Q and A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역사, 과학, 예술, 성경, 미래, 성, 건강 등 인간의 총체적인 문화를 이루는 각각의 범주들을 이해하기 쉽게 분류하여 접근하기 쉽도록 구성하였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거나 대수롭지 않게 흘러보낸 지식들에 대한 답변이, 크고 작은 에피소드와 함께 유쾌하게 서술되어 있다. 자, 그럼 당신이 알고 있는 지식이 과연 옳은 지식인지, 그른 지식인지 지금부터 체크해보라.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질문은 평이하다. 그러나 답변이 자못 드라마틱하다. 반전드라마는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책 속에도 있다는 것을 알고서 놀라지 말기를!

 세계 4대 문명의 하나인 인더스 문명이 발생한 나라, 불교가 처음 생겨난 나라, 카스트라는 계급제도와 힌두이즘의 나라, 마하트마 간디가 비폭력 무저항운동으로 영국 지배에 맞섰던 나라, 성자와 거지떼가 더불어 살고 핵실험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는 나라. 우리가 알고 있는 인도는 이처럼 단편적이지만 세계사에서 차지하는 인도사의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즉 인도의 역사는 인도인의 민족사인 동시에 동서양의 다양한 이민족들의 문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세계이다.

 

 방대한 분량의 백과사전적 문고 '한길 크세주' 시리즈 20번.
지난 41년 프랑스의 폴 앙굴방이 기획한 이 시리즈는 지금까지 3천6백권이나 출간됐으며 세계 30여개국 언어로 번역돼 1억6천만부 이상 팔린 시리즈이다.
인도철학은 그 깊이와 폭에 있어서 아주 광범위하다. 일반적으로 서양철학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논리적이고 이론적인 담화들과 달리 인도철학은 근본적으로 문학적 토대를 벗어날 수 없는 신비로운 개념들로 점철되어 있다. 그 이유는 인도철학은 역사적으로 기원전 2,3천 년부터 신화적 주제들에서부터 서서히 그 개념들이 발전되어왔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단지 논리적 사고들만을 통해 인도철학을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인 듯하다. 인도철학은 신화적 개념들에서 발전해나온 종교적 사변들과 다양한 신비주의적 경험론들을 그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성과 인본성의 두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인도철학은 수많은 작가들에 의해 고대 문헌들을 통한 사고의 정리 및 개념들의 정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힌두교 경전과 인도의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과 마족, 정령들의 캐릭터를 소개한 책. 서구의 신들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개성,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수백 수천의 환상적인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신이지만 인간과 마찬가지로 욕망과 번뇌를 가지고 있는 모습은 우리를 미소짓게 만들며, 친근감마저 느끼게 한다.
인도의 신들과 마족, 정령은 인도인의 사상이 그러한 것처럼 커다란 스케일과 역동적인 이미지로 모습을 드러낸다. 즉 인간의 사고를 초월할 만큼 힌두교의 우주관과 종말관이 장대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러한 요소들은 인간적인 냄새를 풍기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불가사의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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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02-13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한테 바가바드기타 있어요.
저건 아니구요, 인도 사람이 쓴거요. 동생이 어느 공공 도서관 책 정리 판매하는 데서 단돈 3000원에 낚아왔드라구요.
읽느다 읽는다 하면서 아직 몇 페이지 못읽었지만., 함 날 잡아서 읽고 싶어요..
그리고 마하바라타와 이야기 인도사는 전 안읽었지만 제 동생 책장에 꽂혀있군요.

물만두 2006-02-13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인도 신화가 제일 싫어. 뭔 신들이 그렇게 많은지 원 ㅠ.ㅠ

토토랑 2006-02-13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하바라타 보렸으면 라마야나도 보셔요 물만두님
마하바라타보담 라마야나가 좀더 이야기 구조가 뚜렷하고 바가바드 기타 처럼 중간에 딴길로 빠지는 것이 없어서 재미나요 ^^;;
(저는 그 신들을 3x3 eyes 나 아수라가 나오는 만화책이나 옛날의 수라왕 수라토 라고 하는 비디오들을 보면서 외우고 마하바라타 읽으면서 정리를 다시 했답니다 ^^)

물만두 2006-02-14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토랑님 안 읽을겁니다 ㅠ.ㅠ
 

  신화를 낳은 신화, 그 주인공의 영웅적 이야기
19~20세기에 걸쳐 인류가 이루어낸 최대의 업적으로 꼽히는 사건이 ‘수메르의 발견과 부활’이다. 19세기 중엽 무렵부터 가속화된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대한 고고학적 발굴 작업은 신화와 종교의 뿌리, 문명의 처음,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수메르’라는 최고·최초의 국가가 고스란히 부활하는 쾌거를 부르게 했다. 5천 여 년 전, 지구상에 그 어떤 문명도 존재하지 않았던 선사시대에 수메르인들이 이룩한 위대하고도 찬란했던 초고대(超古代) 문명이 2천 여 년 동안 인간의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가 하나하나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최초의 성숙한 문명이었던 수메르는 오랜 세월의 폐허 속으로 사라져 인간의 뇌리에서 잊혀졌다. 그러나 최초로 문자를 발명하여 언어를 사용했던 수메르인들이 남긴 놀라운 흔적은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화된 거의 모든 것의 처음이었다. 유사 이래 인류가 그 동안 쌓았던 정신문명과 물질문명의 곳곳에 불과 150년 전까지도 전혀 몰랐던 ‘수메르의 염색체’가 숨어 있었다. 서구인들로부터 ‘최초’라는 타이틀을 잘못 움켜쥔 그리스 신화와 히브리 신화는 수메르 신화로부터 출발하였다. 신화뿐만 아니라 문명과 역사를 비롯한 모든 것이 다 그랬다. 인간이 그토록 영생불멸을 갈구하면서 믿어왔던 종교와 철학의 원뿌리가 수메르에 있었다. 수메르에 정의를 확립하기 위해 제정된 우르-남무 법전은 ‘최초의 법전’이라는 함무라비 법전보다 350년 전인 약 41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었다. 다시 그 보다 250년 전인 약 4350년 전 수메르의 도시국가였던 라가쉬의 통치자 우르카기나는 당시 부패한 사회를 돌이켜 정의를 구현하려는 사회칙령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인류에게 가장 강렬하고 깊숙이 뿌리내린 ‘수메르의 염색체’는 수메르의 거대한 도시국가였던 우루크의 영웅 길가메쉬였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Odysseia)보다 1700년이나 앞서 쓰이기 시작한 〈길가메쉬 서사시〉는 지금으로부터 4816년(BC 2812년) 전부터 126년 동안 지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위대했던 우루크를 통치했던 영웅 길가메쉬 왕의 이야기다. 신화와 역사 양쪽 모두에 속해 있는 존재, 전설상의 인물로만 여겼던 길가메쉬는 그에 대한 기록물들, 즉 수메르인들과 그 후손들이 만들어 놓은 점토서판(粘土書板)에 문자로 기억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문자들이 해독되면서 그가 역사의 수레바퀴 속으로 등장하게 된다. 인류의 최초의 영웅은 이렇게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다. 길가메쉬는 오디세우스, 페르세우스, 헤라클레스, 알렉산드로스 대왕 같은 영웅의 원형이었다.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는 오디세이아뿐만 아니라 고대 영국의 영웅 서사시며 게르만 민족 최고의 서사시인 〈베어울프(Beowulf)〉로부터 톨킨의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에 이르기까지 영웅 문학의 출발점이요, 최고(最古) 정점(頂點)에 우뚝 서 있다. 또한 수메르의 영웅 길가메쉬 서사시는 유대교를 비롯한 기독교, 천주교, 이슬람교에서 동일하게 믿고 있는 창세기 신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수메르어 판본과 악카드어 판본으로 구성된 점토서판 원문 모두를 음역하고 한역하여 소개하는 작품이다. 이 책의 2부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가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두 판본을 깊이 연구하여 한국의 독자들이 읽기 쉽도록 독특하게 재구성했으며 흥미만점의 해설도 추가되어 있다. 이에 덧붙여 길가메쉬 서사시가 빛을 발하기까지의 과정을 묶은 1부〈최초의 신화, 그 탄생의 비밀>, 죽음의 공포를 최초로 사유한 수메르인과 길가메쉬 서사시를 음역하여 써 내려가면서 느꼈던 ‘죽음의 공포에 대한 가장 위대한 서사시’에 대한 저자 김산해의 감상문(3부), 오랜 세월 동안 길가메쉬 이전의 황금시대에 일어난 수메르 신화를 기록한 수많은 점토서판을 공부한 저자가 고대 수메르 필경사들을 떠올리며 288행으로 압축해놓은 수메르 신화의 귀중한 결정판과 대홍수 이후의 수메르 도시국가 키쉬의 왕으로부터 우루크의 길가메쉬까지 이어지는 왕명록이 소개되어 있으며, 길가메쉬 이후 수메르를 뒤이어 등장한 최초의 셈족 국가 악카드의 시조 싸르곤 1세까지의 연대기(4부)를 정리한 책이《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이다.

 
 이 서적은 처음 기록된 연대를 역사적으로 정확하게 지적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오래 된 것이다. 학자들은 유명한 호메로스(Homeros)의 서사시보다 약 1천 5백 년 정도 앞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그렇지만 고전(古典)을 읽는 마음은 일종의 회귀본능(回歸本能)이라고 생각된다. 원초(原初)의 세계로 달리는 마음은 인류 생존이 시작된 이래 한결같이 인간의 내부 깊은 곳에서 작용하였고, 그것의 표현이 제의(祭儀)요, 신화(神話)인 것이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기원전 3000년경 메소포타미아의 도시 국가 우룩을 다스린 위대한 왕 길가메시의 이야기이다. 그 안에는 인간의 문명에 항거하는 투쟁과 우정, 사랑, 모험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무릇 모든 "이야기"가 다 그렇지만 이<길가메시 서사시>도 읽는 이의 입장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것이 "인간"의 이야기이며, 생명, 죽음, 연애, 투쟁 등 궁극적인 문제를 테마로 하여 엮어졌다는 사실, 그리고 아마도 인간 최고(最古)의 기록일지도 모른다는 점에 기인하는 신비스러움이 행간(行間)에 연면히 흐른다는 점이다. 사랑하던 친구의 죽음으로 인한 인간적 한계의 자각과 그로 인해 절망하며 "영원한 생명"을 찾아 광야를 방황하는 인간적 고뇌는 바로 인간의 내면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비극 그것이다. 몇 개의 에피소드로 나뉘어 전개되는 만남과 연애, 우정, 죽음, 모험의 작품 세계는 바로 우리 인간이 갈망하는 원초적인 신화의 세계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텍스트로는 1960년 펭귄판 고전 문고를 사용했다. N.K.샌다즈 가 영문으로 판독한 이 책은 초판이 나온 이래 계속 중판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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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02-13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교 다닐때 길가메시 서사시 사서 반쯤 읽다가 아직 다 못읽었어요. ;;;
다른 신화류이 책에 비해서 좀 제비가 없는듯...제건 두번째 책의 초기 판본에 들어갈거에요.

물만두 2006-02-13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처음 듣는다네 ㅠ.ㅠ;;;

페일레스 2006-02-14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참 쓸쓸한 책이죠. 끝내 영생을 얻지 못하지 않습니까? -ㅅ-

물만두 2006-02-14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일레스님 물어보셔도 모릅니다. 안 읽어봤어요 ㅠ,ㅠ;;;
 
로즈 레드 - 엘렌 림바우어의 일기
조이스 리어든 엮음, 최필원 옮김 / 문학세계사 / 2005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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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 림바우어의 일기로만 이루어진 이 작품은 편집자가 고서점에서 그녀의 일기를 발견하여 빛을 보게 된 것이라고 한다. 실화인 이 이야기는 한 여인이 결혼과 동시에 거대한 저택을 짓고 그 안에 살게 되면서 겪게 되는 것을 담고 있다.

일기를 읽어감에 따라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그녀의 환상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사람들의 까닭모를 실종이라던가 죽음, 사고는 사실이겠지만 그녀가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얻은 병이 그녀의 정신에 어떤 망상을 심어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이 크면 화를 부른다는 말이 사실이고 정의라면 적어도 림바우어에게는 해당되는 일이라 생각된다. 비단 꼭 그와 그녀만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처음 도입부분은 <여자의 일생>을 읽는 느낌도 주었다. 한 여자가 한 남자의 장식품처럼 여겨지는 것, 그녀가 그렇게 느끼는 것이 예전에 읽었던 그 작품에서의 혐오처럼 밀려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자의 일생에 등장하는 쟌과 다르게 엘렌은 강했다. 그녀 곁에는 그녀를 지켜주고 함께 아픔을 나누는 친구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렌의 시련은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과연 이 작품을 미스터리 호러물로 읽을 것인가, 아니면 한 여자의 기구한 운명으로 읽을 것인가는 독자의 몫이지만 강령술이라던가 영혼의 소리, 집 자체가 살아 있다는 느낌, 계속되는 사람들의 실종 - 심지어 엘렌의 딸까지 - 등을 빼고 보면 한 여성이 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일기가 그렇게 작은 자신만의 방 하나만을 갈구했던 버지니아 울프의 방처럼 느껴진다. 엘렌에게 이 일기장은 삶의 고통에서의 도피처였고 그녀의 친구이자 말벗이었다. 왜 그녀는 일기를 통해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려 했던 것일까. 그것은 그 시대, 아니 어쩜 지금도 우리는 고통을 자신 안에서 삭히는 버릇이 남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여성이라는 존재가 사회적으로 억압받으며 생겨난 것, 아무리 참정권을 획득하고 페미니즘을 외쳐대도 동등해지지 않는 여자의 삶이 자꾸만 자기 안으로 숨기를 유도하는 것 아닐까...

편집자이자 이 일기를 발견한 조이스 리어든 박사는 이 저택 탐사를 나설 거라고 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엘렌과 여성성을 가진 로즈 레드라는 저택의 고통을 이해하고 기꺼이 나누는 것 아닐까. 누가 아는가. 로즈 레드가 원한 것은 그것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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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6-02-13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벌써 다 읽고 리뷰까정! @@

물만두 2006-02-13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쓸까 하다 어제 후다닥 썼습니다^^
 

* 과부산(寡婦産)이란 망부의 유산 가운데 미망인이 받는 몫, 과부의 재산을 뜻한다.

 부부재산관계법의 연혁을 통해 부부재산제의 변천과정을 알아본다. 또한 주요 국가의 부부재산관계법을 비교법적으로 고찰하여 우리나라 부부재산제의 제도상 미비점을 발견하고 이를 보완하고자 하였으며, 현행 민법상 부부재산관계법에 관한 해석론과 함께 새로운 입법론을 제안하였다.

 

 

 19세기 전세계를 뒤흔든 새무얼 스마일즈의 역작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인격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충전하고 싶을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보라. 1분도 좋고 5분도 좋다. 어느새 세상과 맞설 수 있는 힘이 솟아날 것이다. _ 공병호(해제 중에서)
19세기 전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에서도 번역되었던 《자조론(Self-Help)》의 저자 새무얼 스마일즈의 또 하나의 역작! 저자 스마일즈는 당시 영국의 정치 개혁을 위해 저널리스트로 힘들게 투쟁한 개혁가였다. 하지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은 ‘자조(Self-help)’의 힘이며 개개인의 인격의 힘이라는 진실을 깨닫고, 이후 ‘자조’ 정신에 입각한 ‘개인 개혁’에 전념하였다. 《자조론》에서 자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스마일즈는 이후 자신의 생각을 더욱 구체화해 《인격론(Character)》(1871년) 《검약론(Thrift)》(1875년) 《의무론(Duty)》(1880년)을 계속해서 집필하였다. 사람들은 이를 ‘스마일즈의 4대 복음’이라 불렀다.
이번에 출간된 《인격론》은 이 ‘4대 복음’ 중 《자조론》에 이은 두 번째 책으로, 인격의 힘을 다각도에서 살펴보고 있다. 스마일즈는 이 책에서 인격의 힘을 통해 성공의 길을 걸어간 수많은 인물들의 삶을 소개하면서, 결국 승리는 인격적인 삶에 있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즉 지금까지 세상을 움직여 온 것은 지성이나 육체적 강함이 아닌 양심의 힘에서 나오는 인격의 힘이었다는 것을 저자는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결국 인생을 최고로 살기 위해서는 내면의 양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는 데 전력해야 한다. “천재는 감탄의 대상이지만, 인격자는 신봉의 대상이다.”

 12세기 영국 사회를 중심으로 사회경제적 측면과 당시 정신적 지주였던 기독교 사상적 측면 등 두 분야를 중심으로 여성 문제에 접근했다. 당시 사회의 기본 구조로 자리잡기 시작한 장자 상속제와 혼인 지참금 등 남성 위주의 사회를 지탱하기 위해 마련된 사회 제도들을 살펴본다. 여성의 재산권 행사, 혼인에 대한 기독교적 시각, 이혼과 성범죄 등도 조명했다.

 

 

 * 근대(modern)의 의미, '바로 지금(just now)'
18·19세기 영국사에 나타난 근대의 형상을 조명한 이영석 교수의 《역사가가 그린 근대의 풍경》은 근대 자체에 대한 회의가 증폭된 지금, 근대에 대한 논의를 다른 각도에서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우선 저자는 근대(modern)와 근대성(modernity)의 개념을 분명히 구분한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근대이지 근대성이 아니라는 것이다. 근대성이란 근대적 주체·시장주의·자본 축적·산업주의·국민 정체성·합리성 등 '분명한' 근대를 설정하기에 애초부터 이 책의 주제와 거리가 있다. 《역사가가 그린 근대의 풍경》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한 모습의 근대란 없다 는 것이기 때문이다.
* 근대성, 진보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
이러한 생각은 지금까지 우리가 근대에 대해 품었던 여러 가지 환상과 정면으로 배치된다.우선 우리의 근대화 과정을 서양의 그것과 비교하며 콤플렉스를 느낄 필요가 없어진다. 기존 서양사 연구의 주요 주제는 근대화·산업화·노동계급·사회주의와 같은 '역사의 진보성'과 관련한 것들이었다. 이런 진보주의 역사관은 우리의 근대가 '미완'의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서유럽과 달리 자생적이지 못했다는 자괴감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근대와 전근대의 구분이 모호하고, 근대의 모습도 분명하지 않고 흐릿하다면 이런 자괴감과 콤플렉스의 성립 근거 자체가 사라진다.
* 변화는 서서히, 지속적으로 왔다
저자는 젊었을 적 믿었던 서유럽의 '자생적인 근대'라는 환상, 내면에 각인된 진보로서의 역사상을 쉽게 버리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실제로 우리는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에서 근대적 주체와 개인을, 17세기 과학혁명에서 기술 문명의 단초와 합리적 경향을, 영국혁명과 프랑스혁명에서 부르주아 지배 구조의 출현을, 산업혁명에서 근대 산업 사회의 원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진보로서의 역사에 심각한 회의를 표명하며 기존의 역사상을 해체하고 있는 수정주의 해석은 영국의 근대사 발전을 주도한 사건들의 혁명성을 부정하고 나섰고, 이 책의 저자 또한 영국 근대사의 전개 과정에서 근대성의 분명한 흔적들을 발견할 수 없었노라고 고백하고 있는 것이다.
* 근대의 '풍경'을 스케치한다는 것
이제 저자는 '근대' 그 자체에 깊숙이 들어가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한 발 물러선다. 다만 근대가 낳은 여러 역사적 현상들을 통해 근대의 모습을 어렴풋이 그려낼 수 있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 저자가 주목하는 대상도 바뀐다. 이를 위해 《역사가가 그린 근대의 풍경》의 저자는 인과관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특정한 사회의 겉모습을 그림처럼 재현하는 새로운 형식의 서술을 시도했다. 인과관계나 세밀한 논증보다는 원사료와 2차 자료에 대한 광범위한 검토를 거쳐서 특정한 시대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그 삶을 둘러싼 풍경을 스케치하는 것이 다양하고 흐릿한 근대를 드러내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215년 영국에서 만들어진 ‘대헌장’ 마그나카르타는 귀족들이 자신들만의 이익만을 추구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반 백성들의 이익까지 고려한 ‘자유헌장’이다. 이 책은 마그나카르타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그 내용을 통해 당시 영국인의 삶을 살펴본다. 궁정, 도시, 시골에서의 생활과 교육, 종교, 문학, 형벌과 법 제도는 물론이고 마상 시합과 사냥까지 마그나카르타의 관련 내용과 연관지여 설명한다.‘왕’보다 ‘법’이 앞선다는 인류 최초의 선언!
폭군에의 반란이 서구 최초의 성문법을 탄생시키다
1215년 6월 15일, 잉글랜드의 존 왕은 러니미드 초원에서 자신의 폭정에 맞서 반란을 일으킨 신하들과 마주앉아야 했다. 그들은 왕에게 자신들이 작성한 '자유헌장'을 들이밀며 옥새를 찍으라고 요구했다. 이것이 바로 마그나카르타, 대헌장이었다.
총 63절로 이루어진 대헌장은 전제 왕권에 대한 역사상 최초의 근본적인 도전이었으며, 전 세계 어떤 국가 의회에서도 거론되는 서구 최초의 성문법이다. 마그나카르타는 이전에 발표된 유사한 헌장들과는 전혀 달랐다. 당시는 반란이라는 위기 상황이었으며 존 왕과 귀족들은 대중의 정치적 지지를 위해 경쟁했다. 때문에 귀족들은 자신의 이익만을 쫓을 수 없었고, 일반 백성의 이익까지 아우른 길고 상세한 내용의 헌장을 요구했던 것이다. 마그나카르타는 왕이 귀족을 대했던 방식을 비판하는 식이 아니라 국가 지배 체제전반에 대한 논평 형식으로 방향을 잡았으며, 반란군은 존과 끝까지 치열하게 싸워 가능한 한 많은 양보를 이끌어 내서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게 했다.
왕과 귀족간 정치권력의 투쟁은 중세 영국에서의 삶을 바꾸어 놓았으며, 패션, 음식, 교육, 의료, 종교, 성생활에 이르는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이 책에서는 마그나카르타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그 내용을 통해 이 시기를 살던 영국인의 삶에 대해 상세히 살펴본다. 저자는 궁정, 도시, 시골에서의 생활과 교육, 종교, 문학, 형벌과 법 제도는 물론 마상 시합과 사냥까지 헌장의 관련내용과 엮어 구체적으로 재현해내고 있다.

 역사상 가장 완벽한 통치자 살라딘, 그의 위대한 생애
이 책은 이슬람 역사상 가장 위대한 통치자로 추앙받고 있는 살라딘(Saladin)의 전기이다. 살라딘은 지금의 이라크 티크리트의 명망 있는 쿠르드 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는 열네 살의 나이에 처음 군인의 길로 들어선 이후 수십 년간에 걸쳐 그만의 탁월한 지략과 지혜 그리고 무엇보다 따뜻한 인간애로 명실 공히 이슬람의 최고 통치자 술탄의 자리에까지 오른 전설적 인물이다. 이 책에서는 살라딘의 출생에서부터 시작하여 그가 전사로서 첫 명성을 얻게 된 이집트 정복과 그 이후 시리아 원정에도 나서 당시 여러 종족과 종파로 분열된 이슬람 세력을 하나의 대제국으로 통합시킨 과정, 그리고 프랑크 족에 맞서 예루살렘 탈환에 성공하고 3차 십자군의 수장 사자왕 리처드 1세와의 대전에서도 성도를 수호했던 그의 파란만장한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의 저자 스탠리 레인 풀은 영국의 저명한 중세사가로 특히 아랍의 역사에 관한 저술을 많이 남겼다.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그가 살라딘에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그의 전기를 쓰게 된 동기는, 서양의 고전 문학작품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매력적인 인물(살라딘)의 전기가 영어권에서 단 한 권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서구 중심적 시각에 가려 살라딘이라는 아랍의 인물이 그들의 관심에서 소외되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저자는 서양 학자로서 그 어떤 편견 없이 살라딘을 온전히 드러내고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그에 관한 수많은 사료들을 일일이 찾아내 연구하고 여기에 풍부한 일러스트까지 첨가하여 마침내 영어로 쓴 최초의 살라딘 전기를 내놓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저자의 섣부른 상상력이나 사적인 의견 개입을 되도록 억제하면서 사료의 출전을 낱낱이 밝히고 기독교와 이슬람 측 자료를 골고루 안배하여 객관적이고도 균형 잡힌 시각으로 살라딘과 십자군 전쟁을 조명하고 있는 데 있다. 그러면서도 딱딱함이나 무미건조함 없이 당대 최고의 아랍 역사가와 연대기 저술가들의 생생한 묘사와 증언을 통해 한층 생동감과 신뢰성 있는 내용으로 이 책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또한 옮긴이도 밝혔듯이 이 책은 살라딘뿐만 아니라 십자군과 이슬람의 또 다른 일면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다. 12세기의 이슬람 세계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고 살라딘이 창도한 지하드의 개념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기독교도의 성전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었고 십자군 전쟁에 대한 양측의 시각은 어떻게 달랐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가 그 당시의 역사를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기술되어 있다. 그리고 여러 면에서 대조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두 영웅, 살라딘과 리처드가 각자의 종교적 열정과 명예를 걸고 펼치는 박진감 넘치는 대결은 이 책에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한 국가의 군주로서 꿋꿋한 용맹과 기상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적인 관대함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찬탄을 받았던 살라딘, 그의 고결한 이상과 열정으로 가득 찬 생애를 통해 과연 진정한 지도자란 어떤 모습인지 되새겨보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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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의 확장을 잘 포착한 소설
이 소설의 두 주인공은 술수로 왕이 되고 마침내 신적인 대우를 받게 된다. 하지만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는 법! 왕을 자처한 드라보트는 자신이 선택한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려 하지만 왕비를 삼으려는 단순한 사고로 인해 사기행각과 욕망이 드러나 원주민에게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에 이르러서도 왕이었던 사실을 인정받으며 죽음에 이르는 태도는 씁쓸함을 남긴다. 해골 위의 왕관의 모습에서 인간적 욕망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은 인간의 모습을 노골적으로 볼 수 있다.
술수와 함께 우연의 일치로 신의 자리까지 오르게 해 준 주민들에 의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아이러니이다. 결국 왕을 만드는 것과 왕을 죽이는 권한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평범한 인간을 왕으로 만든 주민들이 결국 자신과 동일한 인간임을 알고 분개한 것은 타당성이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품게 한다.
키플링 특유의 냉소적이고 유머러스한 생각을 구어체로 풀어나가기 때문에 읽기에 부담이 없다. 주인공에 대한 어떠한 동정이나 야유 없이 차분하게 전개해 나가며, 독자의 시선을 유도한다. 또한 왕이라 추대했다가 자신과 동일한 인간임을 알았을 때 여지없이 배반하는 주민들의 모습에도 어떠한 감정이 묻어나지 않는다.
키플링은 100여 년이 지난 오늘, 드라보트와 카네한 두 인물을 통해 인간 내면의 욕망과 그 결과에 대한 모든 판단을 독자에게 남긴다.

  늑대 소년, 모글리의 모험담이 전부는 아니다!
《정글 이야기》 하면 많은 사람들이 늑대 소년, 모글리의 이야기를 떠올린다. 모글리의 모험담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데다, 전세계적으로 연극, 영화, 뮤지컬로 만들어져 인기를 모았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러나 1884년에 발표된 원작 《정글 이야기》는 모글리의 모험담만 있는 건 아니다. 모글리의 이야기 외에 각각 독립적으로 구성된 네 개의 단편들도 함께 실려 있다. 새끼바다표범 코틱이 낙원을 찾아 나서며 인간 사회의 폭력을 비난하는 <하얀 바다표범>, 각각 선과 악을 상징하는 몽구스와 검은 코브라의 대결 <리키티키타비>, 인도의 정글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코끼리들의 조련사 이야기 <코끼리들의 투마이>, 한밤중 동물들의 대소동 <여왕 폐하의 신하들>이 그것. 《정글 이야기》는 이 모든 이야기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실어, 영국 최초 노벨 문학상에 빛나는 작가 키플링의 문학 작품을 온전히 소개한다. 여기에 키플링의 아버지 존 록우드 키플링이 직접 그린 그림을 비롯하여 세 명의 다른 그림 작가들이 참여한 고풍스럽고 멋진 삽화로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전한다. 인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작품임을 감안, 인도 문화를 설명해 주고, 작가 소개 및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주는 화보는 독자들의 작품 이해를 돕는다.
영국 최초 노벨 문학상 작가, 키플링의 뛰어난 언어를 만나다
키플링은 워낙 시인으로 알려진 작가이다. 그의 뛰어난 문학적 감수성은 《정글 이야기》에도 어김없다. 활활 타오르는 불을 ‘빨간 꽃’이라 표현하고, 한밤중에 정적을 깨는 소리를 ‘거대한 침묵에 바늘로 구멍을 낸 듯하다’는 등의 섬세한 묘사들은 문학 작품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일곱 개의 단편들은 모두 시로 시작해서 시로 끝나고, 본문 중간중간 시의 형식을 빌려 내용을 전하며 시적인 분위기를 유지한다. 평단에서는 키플링의 언어 기술과 기교는 작품이 통속적으로, 작위적으로 빠지는 것을 막아 준다고 하며, 그의 언어 감각을 높이 사고 있다. 원문 한 줄 한 줄 충실히 옮긴 완역본으로 키플링만의 매력 넘치는 언어를 느껴 보자!
벅찬 감동으로 다시 돌아온 모글리!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끼며 살고 있는 아이든, 도시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든, 정글은 기껏해야 텔레비전에서 보는 게 고작일 터. 키플링은 인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청년이 되어서도 인도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인도의 모습을 직접 보아온 작가이다. 《정글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인도의 정글과 정글 동물들이 생생하게 다가오는데, 이는 작가의 직접적인 체험과 문학적 상상력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독자들은 사파리를 타고 정글을 탐험하듯 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정글 세계로 빠져든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정글 이야기》가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정글 동물들의 대장처럼 보이는 ‘모글리’이다. 늑대 손에서 자라나는 모글리의 종횡무진 활약상을 보면 아이들은 자신도 정글 숲의 대장이 된 양 상상 속의 정글을 활보하고, 한껏 긴장하며 스릴을 만끽한다. 여기에 모글리가 자신의 뿌리를 찾기까지 모글리를 따뜻하게 보살피는 동물들의 사랑과 정의로움 앞에서는 훈훈한 감동도 느낀다. 모든 이의 반대를 무릅쓰고 홀로 낙원을 찾아 나서는 새끼바다표범, 무시무시한 코브라를 제압하는 몽구스, 한밤중에 혼자 언덕지대 한복판에 뛰어드는 작은 투마이 등 <늑대 소년, 모글리> 외의 단편 속 주인공들의 눈부신 용기 또한 즐거움과 커다란 감동을 전한다.
정글로 들어간 인간 세상
《정글 이야기》는 자칼, 곰, 늑대, 호랑이, 코끼리 들이 펼치는 정글 세계가 가슴 뛰는 스릴감을 안겨 주다가도 정글 법칙의 엄격함과 약육강식의 생존 법칙 앞에서는 숙연해지기도 한다. 키플링은 단순히 동물들을 의인화한 것이 아니라, 각각의 동물들을 여러 인간들의 군상에 빗대어 날카로운 풍자와 교훈을 담아 놓은 것이다. 이를테면 힘 있는 자의 횡포와 폭력, 법을 어기고 싶어하는 충동, 탐욕, 자기만의 방식을 고집하는 행동 등 인간의 행동 양식을 꼬집고, 동시에 세상에서 가장 약하고 자기를 지킬 힘이 없는 사람을 건드리는 것은 비겁하다든가, 사냥 구역을 바꿀 땐 상대방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는 정글 법칙 들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갈 때 기억해야 할 지침을 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글 법칙 속에서 삶의 철학을 배우는 건 바로 이런 따끔한 충고와 교훈 때문일 것이다.
<늑대 소년, 모글리>
한밤중에 늑대 동굴 앞에 사람의 아이가 벌거벗고 굶주린 채 버려진다. 아빠늑대와 엄마늑대는 아이를 잡아먹으려는 호랑이 ‘시어 칸’과 늑대 무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아이에게 ‘모글리’라는 이름을 지어 주며 정성껏 키운다. 모글리는 갈색 곰 발루와, 검은 표범 바기라 덕분에 정글에서 살아가기 위한 방법들을 알아간다. 한편 동물들 사이에서 무시당하며 살고 있는 원숭이들은 지혜로운 모글리를 우두머리삼아 가장 현명한 종족이 되려는 속셈에 모글리를 납치한다. 위험에 빠진 모글리를 발루와 바기라가 구해 주지만, 모글리를 적대시하는 정글 동물들 때문에, 모글리는 어쩔 수 없이 인간의 마을로 들어간다. 사람들의 이상한 눈초리 속에서 쉽게 어울리지 못한 모글리는 물소 떼를 이용해 시어 칸을 물리친 뒤 다시 정글로 돌아간다.
하얀 바다표범
어느 날 새끼바다표범 코틱은 친구들이 사람들 손에 이끌려 도살장에서 끔찍하게 죽어가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 뒤 사람들이 찾지 못하는 낙원을 찾아 나선다. 수많은 모험과 험난한 여정, 그 끝에는 평화롭고 안전한 낙원이 코틱을 기다리고 있다.
리키티키타비
몽구스 ‘리키티키’는 검은 코브라 나그와 용감하게 맞서 싸운다. 재봉새 다르지와 사향뒤쥐 추춘드라가 도와 주지만 몸으로 싸우는 건 혼자의 몫! 리키티키는 물어뜯기 실력으로 나그를 제압한다.
코끼리들의 투마이
코끼리들의 조련사 가문에서 태어난 작은 투마이는 어느 날 밤, 사람들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코끼리들의 춤’을 본다. 그 뒤 코끼리들의 진정한 조련사가 된다.
여왕 폐하의 신하들
인도의 한 야영지. 한밤중에 낙타 한 마리가 천막으로 잘못 들어와 부대가 아수라장이 된다. 그 바람에 짐을 실어 나르는 낙타, 스크루 대포 부대의 노새, 기병대 말, 대포를 운반하는 소, 포대의 코끼리가 모여 이야기를 나눈다, 동물들은 제대로 싸우는 방법에 대해 저마다의 방식을 고집하지만, 부대 사열식 행사에서는 각자의 임무에 충실하며 조화롭게 진행한다.

p110

루드야드 키플링의 작품 여섯권이 꽂혀있다. (로즈 레드)

그런데 품절된 작품빼고는 두권만이 남는다. 우리나라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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