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세계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3년 4월
평점 :
품절


코넌 도일이 SF 작품도 발표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놀랍다. 그가 SF 작품을 썼다는 사실도, 내가 지금까지 그것도 몰랐다는 것도. 부끄럽다. 그래도 이제라도 이렇게 좋은 작품을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아마도 셜록 홈즈의 너무도 강렬한 인상이 이 챌린저 교수 시리즈를 빛 바라게 한 것 같다.   

아서 코난 도일의 SF 작품 중 가장 유명한 챌린저 교수 시리즈 장편이다. <마라코트 심해>에서는 마라코트 교수도 등장하지만 역시 챌린저 교수의 시리즈가 가장 대표적이라 말할 수 있다. 코넌 도일은 홈즈로 대변되는 추리 소설 작가로 더 유명하지만 고전 SF에 한 족적을 남긴 작가이기도 하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홈즈와 같은 논리적인 명탐정과 과학자인 챌린저 교수를 창조한 그가 만년에 심령술에 빠졌다는 점은 어쩌면 그에게도 되찾고 싶은 잃어버린 세계에 대한 근원적인 욕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은 1912년에 발표한 챌린저 교수 시리즈 첫 작품이다. 챌린저 교수가 아마존에 살고 있는 이미 멸종한 공룡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것보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멸종한 공룡에 대한 아쉬움과 그것을 찾고 보존하고 발표하려는 고고학자가 아무리 생존을 위해서라도 어떻게 한 원시 종족, 인간의 진화를 밝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는 발달한 유인원, 즉 잃어버린 고리를 그렇게 매정하게 말살할 수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책으로 썼는지 하는 점이다.  

여기서 나는 아무 곳에나 닻을 내리고 자신들의 깃발을 꽂아 원주민을 말살했던 영국인의 무식함을 엿봤다. 그리고 우리 땅인 거문도에도 그들이 그랬었다는 생각이 났다. 코넌 도일이 아무리 자신은 아닌 척 했더라도 피는 속일 수 없는 것 같다.

아마존 깊은 곳에 지금 - 이 책이 쓰여진 당시 - 존재하지 않는다고, 멸종했다고 생각했던 공룡의 세계가 있다. 아무도 믿지 않지만 챌린저 교수는 그 사실을 믿고 탐험대를 만들어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 떠나고 그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작품은 동명의 소설인 마이클 크라이튼이 쓴 쥬라기 공원 2편에 해당되는 작품과 비슷하지만 아주 다른 작품이고 그 작품에 비해 이 작품이 훨씬 낫다. 물론 더 잔인하기도 하고.  

이 작품은 우리가 알지 못하고 잃어버린 공룡의 시대가 남미 아마존에 고립되어 보존되어 있다는 생각에 그 세계를 탐험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미래적 장비만 없다 뿐이지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남미 원주민과 원인의 싸움에 가담해서 원인을 전멸시킨 장면이 조금 그랬지만 코넌 도일에 대해 다시 한번 놀란 작품이었다.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된다. 그리고 챌린저 교수 시리즈 전작을 출판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출판사에 가져 본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 보면 두 작품의 공통점을 알 수 있다. 이기적이고, 자기 욕심만 차린다는 점이 두 작품 모두 공통된 점이고 그것이 서양 물질 문명의 대표적 발상이 아닌가 생각된다. 논리와 합리적 사고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그들의 가식을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래도 그 시대를 생각한다면,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의 탐욕을 생각하고 내 편견을 버린다면 대단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쥐라기 공원 속편과 제목이 같아 놀랐고 이 작품을 코넌 도일이 썼다는데 놀랐다. 그리고 작품 내용이 마이클 크라이튼이 쓴 작품에 비해 전혀 손색없는 느낌을 주어 더욱 놀랐다. 사실 코넌 도일이라는 작가의 명성 때문에 읽기가 망설여진 작품이었다. 셜록 홈즈의 창시자 코넌 도일에게 실망할까 봐서 말이다.  

정말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추리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모두 거쳐가는 작품이 코넌 도일의 셜록 홈즈 작품인 것과 마찬가지로 SF 독자들에게 이 작품은 필수가 되는 고전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우리가 알지 못하고 잃어버린 공룡의 시대가 남미 아마존에 고립되어 보존되어 있다는 생각에 그 세계를 탐험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미래적 장비만 없다 뿐이지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코넌 도일에 대해 다시 한번 놀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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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5-24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클 크라이톤 소설과 이름도 소재도 같다는게 참 이상하군요..^^ 재미있어 보여요..

물만두 2005-05-24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는 마이클 크라이튼 보다 낫습니다... 원제가 같은지는 모르겠네요^^:;;

sayonara 2005-05-24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클 크라이튼이 코넌 도일의 원작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같은 제목을 썼다고 합디다. 리메이크는 아니었지만 기본적인 설정이 비슷했죠.. ㅎㅎㅎ

물만두 2005-05-2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읽었는데 그 사실은 몰랐네요^^:;;

모1 2005-05-27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어렸을때 읽었는데..당시에 홈즈를 그리도 많이 읽어놓고 작가이름을 확인안해서 이 잃어버린 세계가 그의 작품인줄 이번에 알았어요. 저도...코난도일이 말년에 신비주의인가에 빠져들었다던데...그 영향인지도..

물만두 2005-05-27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근데 이상하게 홈즈보다는 이 시리즈가 맘에는 듭니다. 내용은 그렇지만요...

이매지 2005-06-02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까먹고 있었다는.
조만간 읽어야겠어요!
이러다가 또 까먹을 것 같은데 -_ ㅠ

물만두 2005-06-02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