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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리스 브루클린 ㅣ 밀리언셀러 클럽 72
조나단 레덤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영국추리작가협회 골드대거상 수상작품인 이 작품은 묘한 하드보일드 작품이다. 제목에서처럼 모성애를 자극한다고 할까 아무튼 난 라이어넬의 투렛어에 반해버렸다.
투렛 증후군이란 말은 들어봤을 것이다. 투렛 증후군이란 틱증과 함께 반복되는 무의식적 행동에 의해 특성화된 신경장애가 나타나는 유전병이라고 백과사건에 나와 있다. 일반적으로 코의 경련과 얼굴을 찡그리는 현상을 포함한 안면경련, 머리경련, 발을 구르거나 몸을 꼬거나 구부리는 증세 등이 나타난다. 이상하게 말하거나 부적절한 소리·단어·문장 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드물게 나타난다. 대개 18세 이전에 발병한다고 하며 대개의 경우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지 않는 가벼운 증상이라고 쓰여 있다.
이것이 라이어넬이 지니고 있는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이다. 이로 인해 그는 고아원에서 한 번도 입양된 적이 없는 아이였다. 그런 그를 프랭크가 받아주었다. 그와 3명의 아이들과 함께.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프랭크가 시키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프랭크맨으로 불렀고 그들이 하는 일을 탐정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20년이 그렇게 흘렀다. 그들은 나이를 먹었고 프랭크는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다. 라이어넬은 누구도 믿을 수가 없어서 독자적으로 프랭크를 살해한 살인범을 찾아 브루클린을 돌아다니고 위험에 빠지고 조사하고 알아내고 브루클린 밖까지 나가게 된다.
책을 처음 읽을 때 왜 제목을 ‘엄마 없는 브루클린’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머더리스라는 단어는 내가 라이어넬은 아니지만 라이어넬이라면 여러 가지로 바꿔 부를 것 같고 누구든 제목이 쉽게 각인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들 브루클린의 고아소년들은 엄마 없이 브루클린에서 성장한다. 그들에게 프랭크는 어쩌면 부모고 형이고 의지할 가족이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홀로 서기를 한다. 엄마가 있든 없든 자라면 누구나 둥지를 떠날 준비를 하듯이. 그들에게 그런 일이 자란 환경이 달랐듯이 다르게 닥쳤을 뿐이다.
한편에서는 사건을 추적하고 이야기를 종합해서 아귀를 맞추는 똑똑한 라이어넬이 있고 그 반대편에는 계속 랩처럼 언어를 일그러트리고 변형시키고 욕을 해대는 라이어넬이 있다. 그 사이에서 음악과 책을 동시에 즐기듯이 이야기는 빠르게 전개되고 넘어간다. 아주 간단한 이야기를 작가는 라이어넬이라는 독특한 인물을 통해 전혀 다르게 보여주고 있다. 그는 세상을 투렛 증후군에 빠졌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니 라이어넬의 행동쯤은 별거 아니라고. 듣다보면 맞는 말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 작품을 읽는 독자들은 아마도 라이어넬이 만들어내는 아름답고도 파괴적인 언어의 향연에 빠질 거라 생각한다.
처음 이 작품을 접하기 전에는 <스탠 바이 미>와 같은 어린 아이들의 성장 소설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제 이 작품을 다 읽은 뒤 <스탠 바이 미>는 잊기로 했다. 이제 내게는 엄마 없는 브루클린의 라이어넬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가 가기 전에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작품이다. 필립 말로가 와서 울고 갈 작품이라는 말은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필립 말로와 비교할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라이어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