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문제는 타자를 이해할 수 있느냐에 앞서 인식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타자성, 즉 타자와의 차이를 인정하고 소중히 여긴다는 것은.
나는 그것에 익숙해져야 한다. 우리 모두 익숙해져야 한다. 타자성은 위협도 아니고 우리에게 해가 되는 것도 아니다. 타자성은 우리를 풍요롭게 해준다. 그렇다. 진실은 그렇게 간단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나와 타자의 인식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와 거리는 교환을 통한 풍요로움을 가능하게 만든다. 동일성은 교환되지 않는다. 차이만이 교환 가능하다.
남을 알고 싶지 않다. 남이 나를 아는 것에도 관심이 없다. 단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할 뿐이다.
- 코페르니쿠스 신드롬, 474쪽 -
간단하다는 이 진실이 우리에게는 왜 이렇게 받아들이기 힘든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