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매니지먼트
피터 드러커 지음, 남상진 옮김 / 청림출판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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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9
기업의 목적은 단 한 가지, 고객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업은 두세 가지의 기본적인 기능을 가진다. 바로 마케팅과 이노베이션이다. (중략) 진정한 마케팅은 고객으로부터, 즉 현실, 욕구, 가치로부터 출발한다. ‘고객에게 무엇을 팔고 싶은가’가 아니라 ‘고객이 무엇을 사고 싶어 하는가’를 따지는 것이다. ‘생산된 제품이나 서비스로 가능한 것이 이것이다’가 아니라 ‘고객이 가치를 느끼고 필요로 하며 간절히 찾고 있는 만족이 이것이다’라고 말해야 한다. (중략) 기업의 두 번째 기능은 이노베이션, 즉 새로운 만족을 낳는 것이다.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여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36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기업을 외부, 즉 고객과 시장의 관점에서 바라봄으로써 비로소 대답할 수 있다. 고객의 관심은 언제나 자신의 가치, 욕구, 현실에 존재한다. (중략) 고객의 가치, 기대, 현실, 상황, 행동을 파악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에 대한 정답을 찾는 첫 걸음이다.

101
일하는 보람을 느끼도록 만들려면 일 그 자체에 책임을 지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업무 구성, 피드백 정보, 지속적인 학습이 필수적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업무 구성) 일을 분석하고 프로세스를 종합하고 관리 수단과 기준을 검토하고 도구와 정보를 설계하는 일련의 과정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일에 책임을 지우려는 행위는 소용없는 것이다. 이는 독창성이라는 슬로건과 정반대다. 인간이 속박에서 해방될 때 전문가를 뛰어넘는 창의력과 생산성을 보일 것이라는 생각은 18세기 루소 이전부터 존재했다. 그러나 그것이 옳다는 사실을 지지할 만한 명백한 근거는 없다. 독창성도 기초적인 도구가 있어야만 비로소 힘을 발휘한다. 업무의 올바른 구성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피드백 정보)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부여하기 위한 두 번째 조건은 성과에 대한 피드백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다. 이는 노동자들로 하여금 자기 관리를 가능케 하고 스스로의 성과에 대한 정보를 알게 하기 위해서다. (지속적인 학습) 지속적인 학습은 육체노동은 물론 사무노동에도 필요하다. 지식노동에는 말할 것도 없다. 지식노동이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전문화되어야만 한다. 다른 전문 분야의 경험과 문제, 니즈를 접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지식과 정보를 다른 문야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형태의 지식노동이든지 간에 여기에 종사하는 집단은 지속적으로 학습해야만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들 세 가지 조건, 즉 생산적인 업무 구성, 피드백 정보, 지속적인 학습은 노동자가 그들의 일, 집단, 성과에 관해 책임을 갖도록 만들기 위한 기반이다. 따라서 이 모든 것들은 매니지먼트의 책임이자 과제다.

168
매니저는 사람이라고 하는 특수한 자원과 함께 일한다. 사람과 함께 일하는 자에게는 특별한 자질이 요구된다. 먼저 사람을 관리하는 능력을 배워야 한다. 관리 체제, 승진 제도, 보수와 장려 제도를 통해 인재 개발에 유효한 방책을 강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근본적인 자질이 필요하다. 바로 성실함이다. 최근에는 접대를 잘하고 다른 사람을 잘 도와주며 교제에 능한 사람이 매니저의 자질을 갖춘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활발하게 돌아가는 조직을 운영하는 매니저 중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잘 도움을 주지 못하고 다른 이들과의 교제에 서툰 인물도 많다. 이런 이들은 대개 첫인상이 좋지 않고 까다로우며 제멋대로인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누구보다 많은 사람을 육성하고 인기 있는 사람보다 더 존경받는다. 조직원들에게 업무 처리를 일류로 해 낼 것을 요구하며 똑같이 엄격한 기준을 스스로에게도 적용한다. 기준을 높이 설정하고 그것을 지킬 것이라 기대한다. ‘무엇’이 옳은지만 생각할 뿐 ‘누가’ 옳은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성실함보다 지적 능력을 평가하는 일도 없다. 이러한 자질이 부족한 사람은 아무리 붙임성이 있고 사람을 잘 사귀더라도 그리고 아무리 유능하고 총명하더라도 위험하다. 그러한 사람은 매니저로서도 신사로서도 실격이다.

175
조직이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엘리트를 육성하려다가 나머지 사람들마저 방치하는 것이다. 10년 후 업무의 8할은 그 방치했던 사람들이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그들은 자신이 가볍게 취급 받았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187
조직의 목적은 평범한 사람으로 하여금 비범한 일을 하도록 만드는 데 있다. 천재는 드물기 때문에 이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결국 보통 사람이 자신의 강점을 살려 다른 이에게 도움이 되도록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좋은 조직인지 나쁜 조직인지가 가려진다. 나아가 조직은 사람의 약점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조직의 좋고 나쁨은 그곳에 성과 중심의 정신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190
‘성실함’을 정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매니저로서 실격 기준인 ‘성실함의 결여’를 정의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강점보다도 약점에 눈이 가는 사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은 조직의 정신을 해친다.
무엇이 바른가보다 누가 바른가에 관심을 갖는 사람. 일보다 사람을 중시하는 것은 일종의 타락이다. 이는 결국 조직 전체를 위험하게 한다.
성실함보다 영리함을 중시하는 사람. 이런 사람은 미숙한 인간이라 할 수 있는데 그러한 미숙함은 보통 고쳐지지 않는다.
부하 직원에게 위협을 느끼는 사람. 이런 사람은 매우 나약한 인간이어서 리더의 자격이 전혀 없다.
자신의 일에 높은 기준을 설정하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을 매니저로 삼게 되면 매니지먼트와 일에 대한 모멸감이 팽배해질 것이다.

195-196
유럽과 미국에서는 의사결정의 역점을 해답에 둔다. 의사결정에 관한 문헌도 마찬가지다. 해답을 얻기 위한 접근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일본에서 중요한 것은 문제를 분명히 밝히는 것이다. 애초부터 의사결정이 꼭 필요한 것인지, 무엇에 관한 의사결정인지 밝히려 하면서 이 단계에서 합의를 형성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그들은 이 단계에 의사결정의 핵심이 있다고 여긴다. 결국 일본에서는 문제가 명확해진 다음에야 해답이 나오게 된다. (중략) 일본에서는 계약의 필요성을 검토하는 단계에서부터 계약 체결 후를 맡을 사람들을 개입시킨다. 관계자 전원이 의사결정의 필요성을 인정해야만 비로소 결정이 이루어진다. 그제서야 겨우 교섭이 시작되는데 그 다음부터는 매우 신속하게 일을 진행한다. 우리가 ‘결정’이라고 부르는 단계에 도달했을 때를 일본에서는 ‘행동’의 단계에 도달했다고 말한다. 일본에서는 이 단계에서 의사결정의 책임을 적임자에게 맡겨버린다. (중략) 일본식 의사결정 방법은 독자적이다. 일본 사회 특유의 구조나 조직의 성격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아무 데서나 사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본적인 부분은 어디에서나 충분히 통한다.

242-243
완벽한 조직 구조란 있을 수 없다. 할 수 있는 일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조직의 기본 단위를 설계하고 조립할 때 어떤 오류가 보이는가? 조직에 중대한 결함이 있을 때 가장 자주 나타나는 증상은 무엇인가?
맨 처음 보이는 것은 매니지먼트 계층이 증가하는 현상이다. 조직의 원칙은 계층 수를 적게 하고 지휘 계통을 짧게 하는 것이다. 계층 증가는 조직 내의 상호 이해와 협동의 보폭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주며 목표를 혼란하게 하여 잘못된 방향으로 주의를 끌게 만든다. (중략) 계층의 수에 관해서는 서구 사회에서 가장 오래되고 성공한 대조직인 가톨릭 교회가 참고가 된다. 교황과 최하층의 교회 사제 사이에는 권한과 책임에 관한 계층이 단 하나, 바로 주교만 존재한다.

355
조직이란 개인으로서의 인간에게, 나아가 사회를 구성하는 한 사람의 인간에게 어떤 식으로든 공헌을 해야 하며 자기실현을 이루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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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D현경 시리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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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페이지째, 경찰의 홍보담당관이 기자들에게 하게체를 쓰는 장면에서 허탈해졌다. 이 번역가를 믿고 계속 읽어도 될까?;;; 덧붙여 일본 경찰의 계급을 한국 계급으로 바꿔놓는 것도 안 했으면 좋겠다. 아는 독자는 머릿속으로 변환하는 작업이 번거롭고, 모르는 독자라면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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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1 니노미야 시리즈
구로카와 히로유키 지음, 민경욱 옮김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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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시선으로 북한을 보는 글은 신선하다. 국민 교육으로 세뇌된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일 때가 있다. 


참 재미있는 소설인데, 구와바라의 칸사이 사투리를 번역자가 엉터리 전라도 사투리로 번역해 놓는 바람에 두 번은 읽기 싫다. 서울놈들 중에는 이런 식으로 타인이 쓰는 말을 웃음거리로 삼는 자들이 있다. 언어에 대한 예의는 인간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들은 전혀 모른다. 원작의 칸사이벤이 매력적이니 번역자로서 욕심이 날 법도 했겠지만 능력도 없으면서 과욕을 부렸다. 그냥 거친 말투로 표현하면 충분했을 것이다. 




441-442

"국경이라는 게 도대체 뭘까요?"
니노미야가 구와바라에게 말했다.
"나라와 나라라는 조직이 관리하는 경계제. 지도에 선으로 그어 놓잖여."
"달랑 강 하나를 끼고 이쪽은 돼지 사료를 먹고, 다른 쪽은 돼지고기를 먹어요. 뭐라고 할 순 없지만 어쩐지 저는 이해가 되질 않아요."
"고기어 세력권이라는 거여. 조장이 자기 세력권을 제대로 관리하믄 괜찮은 일이 생기고야, 세력권을 제대로 못 지키믄 다른 조직에 멕히는 법이여."
"하지만 이 나라는 중국이나 러시아에 먹히지 않았잖아요."
"잘못 묵었다간 복통을 일으키니께. 묵어서 좋은 것이 있고 안 되는 것이 있제."
"간단하네요."
"조선 반도의 지도를 보랑께. 국경은 38도선을 끼고 적당히 선을 그은 것이 다여. 그래서 북조선과 한국은 같은 민족임시롱 하늘과 땅이 되었제. 국경이란 거이 지형이나 민족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여. 그때그때 싸움에서 누가 더 세냐로 결정하는 것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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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다시 벚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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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출판사끼리 경쟁이 붙어서 판권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들었는데, 좋은 작품 가져다가 이렇게 번역할 거면 안 하는 게 낫다. `사쿠라호사라`를 `벚꽃박죽`이라고 한 건 최악의 센스. 소리내서 발음해 보라. `벚꽃박죽`이 얼마나 듣기 싫은 발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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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 제4판 개역본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강정인.김경희 옮김 / 까치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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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여기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인간들이란 다정하게 안아주거나 아니면 아주 짓밟아 뭉개버려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사소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복하려고 들지만 엄청난 피해에 대해서는 감히 복수할 엄두도 못 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려면 복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아예 크게 입혀야 한다.

117-118
인간이란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위선자인 데다 기만에 능하며, 위험을 피하고 이득에 눈이 어둡다는 것이다. 당신이 은혜를 베푸는 동안 사람들은 모두 당신에게 온갖 충성을 바친다. 이미 말한 것처럼, 막상 그럴 필요가 별로 없을 때, 사람들은 당신을 위해서 피를 흘리고, 자신의 소유물, 생명 그리고 자식마저도 바칠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당신이 정작 궁지에 몰리게 되면 그들은 등을 돌린다. 따라서 전적으로 그들의 약속을 믿고 다른 방비책을 소홀히 한 군주는 몰락을 자초할 뿐이다. 위대하고 고상한 성격을 통하지 않고 돈으로 얻게 된 우정은 대가는 지불했지만 아직 확보된 것은 아니며, 정작 필요할 때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는 것이 판명된다.
인간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자보다 사랑을 받는 자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덜 주저한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일종의 의무감에 의해서 유지되는데 인간은 지나치게 이해타산적이어서 자신들의 이익을 취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나 자신을 사랑한 자를 팽개쳐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려움은 처벌에 대한 공포로써 유지되며 항상 효과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명한 군주는 자신을 두려운

123-124
군주는 짐승처럼 행동하는 법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여우와 사자의 기질을 모방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자는 함정에 빠지기 쉽고 여우는 늑대를 물리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함정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여우가 되어야 하고 늑대를 혼내주려면 사자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사자의 힘에만 의지하는 자는 사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따라서 현명한 군주는 신의를 지키는 것이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때 그리고 약속을 맺은 이유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 약속을 지킬 수 없으며 지켜서도 안 된다. 이 조언은 모든 인간이 정직하다면 온당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란 신의가 없고 당신과 맺은 약속을 지키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당신 자신이 그들과 맺은 약속에 구속되어서는 안 된다.
게다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그럴듯한 이유는 항상 둘러댈 수 있기 마련이다. 이 점에 관해서 근래의 무수한 예를 들 수 있으며 얼마나 많은 평화조약과 협정이 신의 없는 군주들에 의해서 파기되고 무효화되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 여우의 기질을 가장 잘 모방한 자들이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여우다운 기질은 잘 위장하여 숨겨야 한다. 인간은 능숙한 기만자이며 위장자이어야 한다. 또한 인간은 매우 단순하고 목전의 필요에 따라 쉽게 움직이기 때문에, 능란한 기만자는 속고자 하는 사람들을 항상 쉽게 발견할 수 있다.

132
군주는 미움을 받는 일은 타인에게 떠넘기고 인기를 얻는 일은 자신이 친히 해야 한다. 다시 한번, 군주는 귀족을 존중해야 하지만 인민들로부터 미움을 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133-134
첫째로 지적할 점은 다른 군주국에서는 귀족의 야심과 인민의 무례함만을 염두에 두면 되었지만, 로마 황제들은 세 번째 문제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곧 그들은 군인의 잔악함과 탐욕스러움에 대처해야 했다. 그것은 매우 커다란 문제로서 많은 황제의 몰락을 초래했다. 군인과 인민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일이란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인민은 평화로운 삶을 좋아하고 그 결과 온건한 군주를 원하는 데 반해, 군인은 호전적인, 곧 오만하고 잔인하며 탐욕스러운 군주를 좋아하기 때문이었다. 군인들은 군주가 인민을 거칠게 다루어서, 그 결과 그들의 급료가 올라가고 그들의 탐욕성과 잔인성을 만족시킬 배출구를 원했다.
그 결과 (천부적인 재질이나 경험이 부족하여) 군인과 인민을 동시에 누를 수 있는 명성을 얻지 못한 황제들은 항상 몰락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황제들은 (특히 새로 제위에 오른 황제들은) 상반되는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깨달았을 때, 군인들을 만족시키고자 애를 썼지, 인민이 박해를 당하는 일에 대해서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들은 이러한 정책을 따르도록 강요당했다. 군주는 어느 한편으로부터 미움을 받는 것을 피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가 해야 할 일은 모든 사람들에 의해서 미움을 받는 일만큼은 피하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이것을 성취할 수 없으면,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가장 강력한 집단으로부터 미움을 받는 일은 피하는 것이다.

149-150
옛 통치에 불만을 품은 자들은 새로운 통치에 대해서도 불만을 품는다.
게다가 신생 군주라면 누구에게나 상기시킬 필요가 있는 중대한 문제가 있다. 즉 주민들의 지원으로 권력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군주라면, 누구나 자신이 권력을 장악할 수 있또록 도와준 사람들이 그를 지원한 이유를 잘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군주에 대한 자연스러운 호감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전 정부에 품었던 불만 때문이라면, 그들을 자기 편으로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고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그 역시 그들을 만족시킬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고대와 근래 역사로부터 끌어낸 사례들에 비추어) 이에 대한 이유를 고려해보면, 이전의 정권에서 만족했기 때문에 새 군주에게 적대적이었던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일이 이전 정권에 불만을 품고서 그에게 호의를 느끼고 그를 도운 사람들을 자기 편으로 계속 유지하는 일보다 훨씬 더 쉽다는 점은 명백하다.

151
만약 군주가 외세보다도 신민을 더 두려워한다면 그는 요새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신민보다 외세를 더 두려워한다면 요새를 구축해서는 안 된다. 프란체스코 스포르차가 세운 밀라노의 성벽은 그 나라의 어떤 분란보다도 스포르차 가문에게 분쟁의 근원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따라서 군주가 가질 수 있는 최선의 요새는 인민에게 미움을 받지 않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요새를 가지고 있더라도 인민이 당신을 미워하면, 요새가 당신을 구출하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인민이 봉기하면 그들을 지원할 태세가 되어 있는 외세가 반드시 출현하기 때문이다.

158
차악을 선으로 받아들여라.
어떤 정부도 안전한 정책을 따르는 것이 항상 가능하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모든 행위는 위험을 수반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사물의 도리상 하나의 위험을 피하고자 하면 으레 다른 위험이 직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려 깊은 사람은 위험을 평가하는 방법을 알고, 가장 해악이 적은 대안을, 따라야 할 올바른 대안으로 선택한다.

161
군주가 대신의 사람됨을 살피는 데에는 아주 확실한 방법이 있다. 만약 그가 당신의 일보다 자신의 일에 마음을 더 쓰고 있고 그의 모든 행동이 자신의 이익을 추진하기 위해서 의도된 것이라는 점이 밝혀지면, 그는 결코 좋은 대신이 될 수 없고, 당신은 결코 그를 신뢰할 수 없다.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은 절대로 자신과 자신의 일이 아니라 군주에 관해서 생각을 쏟아야 하고 군주의 일에 몰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반면에 대신의 충성심을 확보하기 위해서 군주는 그를 우대하고, 부유하게 만들며, 그를 가까이 두고 명예와 관직을 수여하는 등 그를 잘 보살펴주어야 할 것이다. 요컨대 군주는 대신으로 하여금 그 자신이 오직 군주에게만 의존한다는 점을 깨닫게 하고, 이미 얻은 많은 명예와 재부로 인해서 더 많은 명예와 재부를 원하지 않도록 하며, 자신이 맡은 많은 관직들을 잃을까 염려하여 변화를 두려워하도록 대우해야만 한다.

163-164
인간이란 너무 자기 자신과 자신의 활동에 만족하고 자기 기만에 쉽게 빠지기 때문에, 아첨이라는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란 지극히 어렵기 마련이다. 더욱이 아첨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모종의 방법들은 경멸을 받게 되는 위험을 수반한다.
당신 자신을 아첨으로부터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진실을 듣더라도 당신이 결코 화를 내지 않는 다는 것을 널리 알리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든지 당신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면, 당신에 대한 존경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 것이다.
따라서 현명한 군주는 다른 방도를 따르는데, 사려 깊은 사람을 선발하여 그들에게만 솔직하게 말할 수 있도록 허용하되, 그것도 당신이 요청할 때만 하는 것이지 아무 때나 허용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그는 그들에게 모든 일에 관해서 묻고, 주의 깊게 그들의 견해에 귀를 기울이고, 그리고 나서 자신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 나아가서 군주는 그의 조언자들로 하여금 말하는 바가 솔직하면 할수록 더욱더 그들의 말이 받아들여진다고 믿도록 처신해야 한다. 군주는 그가 선임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다른 누구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서는 안 되고, 그의 목표를 확고하게 추구하며, 그가 내린 결정에 관해서 동요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식으로 처신하지 않는 군주는 아첨꾼들 사이에서 몰락하거나 아니면 그가 받는 상반된 조언 때문에 결정을 자주 바꾸게 된다. 그 결과 그는 존경을 받지 못하게 된다.

175
나는 신중한 것보다는 과감한 것이 더 좋다고 분명히 생각한다. 왜냐하면 운명의 신은 여신이고 만약 당신이 그 여자를 손아귀에 넣고자 한다면, 그녀를 거칠게 다루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녀가 계산적인 사람보다는 과단성 있게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매력을 느낀다는 점은 명백하다. 운명은 여신이므로 그녀는 항상 젊은 사람들에게 이끌린다. 왜나하면 젊은 사람들은 덜 신중하고, 보다 공격적이며, 그녀를 더욱 대담하게 다루기 때문이다.

117-118
인간이란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위선자인 데다 기만에 능하며, 위험을 피하고 이득에 눈이 어둡다는 것이다. 당신이 은혜를 베푸는 동안 사람들은 모두 당신에게 온갖 충성을 바친다. 이미 말한 것처럼, 막상 그럴 필요가 별로 없을 때, 사람들은 당신을 위해서 피를 흘리고, 자신의 소유물, 생명 그리고 자식마저도 바칠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당신이 정작 궁지에 몰리게 되면 그들은 등을 돌린다. 따라서 전적으로 그들의 약속을 믿고 다른 방비책을 소홀히 한 군주는 몰락을 자초할 뿐이다. 위대하고 고상한 성격을 통하지 않고 돈으로 얻게 된 우정은 대가는 지불했지만 아직 확보된 것은 아니며, 정작 필요할 때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는 것이 판명된다.
인간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자보다 사랑을 받는 자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덜 주저한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일종의 의무감에 의해서 유지되는데 인간은 지나치게 이해타산적이어서 자신들의 이익을 취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나 자신을 사랑한 자를 팽개쳐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려움은 처벌에 대한 공포로써 유지되며 항상 효과적이다. (뒤에 계속)


(앞에서 계속)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명한 군주는 자신을 두려운 존재로 만들되, 비록 사랑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미움을 받는 일은 피하도록 해야 한다. 미움을 받지 않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전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그가 인민들의 재산과 부녀자에게 손을 대는 일을 삼가면 항상 성취할 수 있다. 만약 누군가를 처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도 적절한 명분과 명백한 이유가 있을 때로 국한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는 타인의 재산에 손을 대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어버이의 죽음은 쉽게 잊어도 재산의 상실은 좀처럼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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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zuaki 2015-09-25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업상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느낌이다. 저자는 아주 똑똑하고, 그러면서도 말을 쉽게 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의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놓치면 안 된다.

그렇지만, 운명의 신은 여신이어서 자신을 거칠게 다루는 남자를 좋아한다. 운명은 항상 젊은이들을 좋아한다는 말은 중년의 나이에 정치적으로 몰락하여 실의에 빠진 마키아벨리의 탄식으로 들려서 좀 웃었다. 자신이 더 이상 젊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중년 남자가 젊고 힘이 있는 야심가 군주에게 매력을 느끼는 상황은 좀 모에하지 않나?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