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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1 ㅣ 니노미야 시리즈
구로카와 히로유키 지음, 민경욱 옮김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외국인의 시선으로 북한을 보는 글은 신선하다. 국민 교육으로 세뇌된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일 때가 있다.
참 재미있는 소설인데, 구와바라의 칸사이 사투리를 번역자가 엉터리 전라도 사투리로 번역해 놓는 바람에 두 번은 읽기 싫다. 서울놈들 중에는 이런 식으로 타인이 쓰는 말을 웃음거리로 삼는 자들이 있다. 언어에 대한 예의는 인간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들은 전혀 모른다. 원작의 칸사이벤이 매력적이니 번역자로서 욕심이 날 법도 했겠지만 능력도 없으면서 과욕을 부렸다. 그냥 거친 말투로 표현하면 충분했을 것이다.
441-442
"국경이라는 게 도대체 뭘까요?" 니노미야가 구와바라에게 말했다. "나라와 나라라는 조직이 관리하는 경계제. 지도에 선으로 그어 놓잖여." "달랑 강 하나를 끼고 이쪽은 돼지 사료를 먹고, 다른 쪽은 돼지고기를 먹어요. 뭐라고 할 순 없지만 어쩐지 저는 이해가 되질 않아요." "고기어 세력권이라는 거여. 조장이 자기 세력권을 제대로 관리하믄 괜찮은 일이 생기고야, 세력권을 제대로 못 지키믄 다른 조직에 멕히는 법이여." "하지만 이 나라는 중국이나 러시아에 먹히지 않았잖아요." "잘못 묵었다간 복통을 일으키니께. 묵어서 좋은 것이 있고 안 되는 것이 있제." "간단하네요." "조선 반도의 지도를 보랑께. 국경은 38도선을 끼고 적당히 선을 그은 것이 다여. 그래서 북조선과 한국은 같은 민족임시롱 하늘과 땅이 되었제. 국경이란 거이 지형이나 민족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여. 그때그때 싸움에서 누가 더 세냐로 결정하는 것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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