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추천하는 장르소설은 작년 가을에서 올 여름까지 나온 미스터리, SF 물 중에서 골라보았습니다.   

장르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지난 리뷰와 페이퍼들을 보니, 읽었는데 생각 안 나는 책, 읽었는지도 생각 안 나는 책 -_-;; 들도 많고, 참, 한 권의 재미난 장르 소설을 고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장르 소설들을 읽어왔단 말입니까. ^^ 읽을 때는 재미있었는데, 리뷰 보면 막 감탄하고 있는데, 다시 보니, 응? 이거 무슨 얘기더라 갸우뚱 하는 책들은 뺐으니, 남고 남은 책은 그야말로 알짜배기! 라고 자부해봅니다.  

 존 카첸바크 <하트의 전쟁>  

 이 재미난 소설이! 왜 안 팔린단 말인가! (표지가 칙칙해서? 막 누드에 꽃 든 여자 표지 같은거 하란말야!) 절대 널널하지 않은 편집에 700페이지가 넘는 어마무시한 분량..으로 보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조금도 지루하지 않아. 라고 약간 장담할 수 있어.  

이 장르는 .. 전쟁법정물.입니다만, 전쟁시의 포로수용소에서 인종차별에 맞서는 법정물.이요. 아.. 재미 없게 들리지요? 저도 전쟁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잭 히긴스 독수리 빼구요) 전쟁물이 별로라면, 법정물로 읽어도 되구요. 장르 소설이지만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만큼이나, 전쟁 포로들의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구요.  

소설은 1944년 전쟁의 막바지에 이른 시점에서 독일 포로수용소와 포로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1944년 5월 어느 날, 미군 포로 사이에서 전쟁 영웅이자 '장사꾼'으로 통하는 빈센트 베드포드가 목이 베인 채 화장실에서 발견된다. 이 사건으로 독일군과 미군 포로 집단은 일대 혼란에 빠지고, 미군 장교 루이스 맥나마라 대령은 독일군 측에 사건의 공정한 해결을 위하여 미군 법정을 열 수 있도록 요청한다.   

 

카첸바크의 소설로는 이 외에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과 <애널리스트>가 나와 있는데,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도 정말 재미납니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수용소 생활을 한 정신과의사가 수용소 생활을 학문적으로 관조하듯 이야기하고 있고, 전쟁소설 중에서 가장 재미나게 읽었다고 꼽는 책은 잭 히긴스의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렸다> 입니다. 찾아보면 더 있겠지만..

 

  

 

 

 

 기리노 나쓰오 <물의 잠 재의 꿈>  

미로 시리즈의 외전격인 미로 아버지 무라젠 이야기입니다. 미로 시리즈에서는 미로가 주인공이고, 아빠인 무라노 젠지는 미로를 도와주는 역할로 잠깐 잠깐 나오는데, 이 책은 거의 스타워즈 프리퀄급으로 본편보다 재미난 외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63년 9월, 도쿄 올림픽을 한 해 앞두고 한껏 들떠 있는 격동의 도쿄! 변사체로 발견된 여고생, 연쇄폭파, 협박문… 미래에 대한 확고한 기대감으로 충만한 도시에 불편한 진실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특종전문기자 무라젠은 현실을 질주하며 범죄의 실체에 다가서는데……. 전후 대표적인 미해결사건으로 일본 범죄사에 오명을 남긴 ‘소카 지로 사건’을 모티프로 청년 무라젠의 신화가 펼쳐진다. 여성 하드보일드의 신화 ‘미로 시리즈’의 빛나는 외전!
 

 

  

 미로 시리즈는 가장 마지막인 <다크>가 가장 먼저 나왔습니다. 순서대로 읽는 것이 좋아요. <물의 잠 재의 꿈>은 따로 읽어도 좋지만, 이 세 권을 다 읽고 읽으면, 더 재미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완전 부지런히 나와주고 있는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시리즈'  한 달에 두 권씩, 75권 완간 목표라지요.
75권을 다 사버리겠어. 하는 독자는 얼마나 될까 싶지만, 시리즈 다 읽어야 하는게 아닌가 손 못 대고 있다면, 그건 역시 손해.

07,08은 아직 못 읽었지만, <갈레 씨, 홀로 죽다>, <생폴리앵에 지다>는 두고두고 생각나는 맘에 남는 작품이고, <수상한 라트비아인>은 두 번째 읽으니, 더 재미있었구요, <교차로의 밤>은 가장 먼저 영화화된, 스팩타클한(?!) 작품입니다. 골라서 읽어도 전혀 연결 안되니 -_-;; 상관 없을듯요.  하지만, 한 권, 두 권 읽다 버릇되서, 다 읽어버릴 수 없게 되버려도 책임 못 지구요.  손에 착착 감기는 사이즈와 휘어지는 양장, 길지 않은 분량과 멋지구리한 표지에 조르주 심농의 네임벨류.라는건, 휴가철 이 책을 읽고 있는건 좀 .. 멋지다!  

 

 오토 펜즐러가 편집한 22명 미스터리/스릴러 작가들의 주인공과 작품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라인업>  

미스터리 매니아들에게라면, 그야말로 최강 라인업!  

좋았던건, 비하인드 스토리도, 기존에 알던 작가와 히어로들의 몰랐던 이야기를 알게 된 것, 새로 읽을 작가들을 발견하게 된 것,  

왜 추리소설을 읽나, 를 왜 추리소설을 쓰나.를 통해 발견할 수 있게 된 것.  

나름 취미는 사랑.. 아니, 추리소설인 저에게, 개인적으로 마지막은 꽤 의미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내가 추리소설을 좋아했던 것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첫번째 이유와 두번째 이유 또한 좋지요. 이 책은 올 상반기의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는 책이었어요. 두고두고 펴 볼 책이기도 하구요.   

  

 렌조 미키히코 <회귀천 정사>  

 일본 미스터리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명화(名花)로 불리는 연작단편집. 수록된 다섯 편의 이야기는 모두 각각의 꽃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꽃으로 장사 지내다'라는 의미인 '화장(花葬) 시리즈'라 불리는 단편들이다. 작가 렌조 미키히코는 표제작 '회귀천 정사'로 제3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다.

 
<회귀천 정사>의 분위기는 정말 독특합니다. 다이쇼 배경.이라는 점, 작품마다 꽃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 '죽음' 의 비극, '사랑'의 애절함이 행간에 절절히 묻어 있다는 점. 이 어우러져 전체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어요. <저녁싸리 정사>는 전편만 못해서 아쉽고,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회귀천 정사>만은 추천!

  

  

 타냐 프렌치 <살인의 숲>  

 이 책이 나왔던 해에 아마존에서는 이 책 이야기가 가실 날이 없었..다고나 할까요. 추리문학 신인상을 휩쓴건 물론이고, 베스트셀러에서도 내려갈 생각을 안 하고, 아마존 올해의 책에도 뽑혔으며, 표지 또한 북커버 사이트에서 끊임없이 회자되었더랬지요.   

아일랜드의 전형적인 여름날, 열두 살 된 한 남자아이가 가장 친한 친구 두 명과 숲 속에서 뛰어놀고 있었다. 끔직한 사건이 발생하고, 다른 두 명의 친구들은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숲에서 살아 돌아온 소년, 로브 라이언은 20년이 지난 후 형사가 되었다. 그는 어린 시절 이름을 바꾸었다. 누구도 그의 과거를 알지 못한다. 심지어 그 자신도 그 날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 소녀의 시체가 그 옛날, 비극이 일어났던 숲에서 발견되고 로브 라이언은 미스터리 속으로 휘말려 들어간다. 불길함이 가득한 단서들이 하나둘 그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죽은 소녀의 가족은 평범해 보이지만 겹겹이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리고 모든 단서들은 가차 없이 숲 속으로 향하고 있었다. 

 

책 아래의 금색 동글뱅이가 이 책의 작품성을 어느 정도 보장해준다면, 재미 또한 있음을 각종 베스트셀러 차트가 보장해줄테고, 대단히 섬세한 묘사들에 반해버리고, 다만, 쉬이 읽히지는 않는다는 거. 내맘대로 '포레스트누아르'라고 이름 붙여 버렸는데, 이야기, 캐릭터, 섬세한 문체와 호불호 갈리는 파격적인 결말까지 멋진 소설입니다.  

    

 

 

 요네자와 호노부 <추상오단장>시마다 소지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추상오단장>을 뒤에 읽었는데, 책 속의 책.이라는 액자식 구성때문인지 시마다 소지 책도 자꾸 생각나더군요.  

요네자와 호노부의 책은 읽을수록 좋아지네요. 단편연작에 강한 작가에요. <추상오단장>은 고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인공에게 어느 날 찾아와 아버지의 글 다섯 편을 찾아주기를 의뢰하는 이야기입니다. 전체적인 이야기도, 책 속 이야기도, 그 모든 것이 어우러지는 이야기와 결말도 디게 멋졌거든요.  

시마다 소지의 책은 사회파에 본격에 판타지까지 곁들였는데, 그 세가지가 어째어째 잘 어우러져서 기가막힌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정말 간만에 재미난 시마다 소지의 책이었어요. 기발한 발상이 .. 하늘을 움직이지요.  이 책 속에 나왔던 하얀거인이며, 삐에로며, 그 이미지들이 무척 강렬해서, 오래오래 남는 이야기.입니다.  

 

 

 

 

 

 

하타케나카 메구미 <샤바케> 시리즈  

진짜진짜 사랑스러운 에도시대 미스터리 요괴물!

부유한 약재상의 병약한 도련님, 그 도련님을 돌보는 두 명의 행수를 가장한 요괴형님들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요괴들! 시리즈가 갈수록 재미없어질 수도 있는데, 재밌다가 재미없다가 재미있어질 수 있는데, 샤바케 시리즈는 4권까지 자꾸 더 재미있어지고, 사랑스러워지고, 귀여워지고, 막 그렇습니다.   

 

발 맥더미드 <인어의 노래> 토니 힐 시리즈  

영드로도 인기 있는 토니 힐 시리즈가 올 여름 첫 선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프로파일러 이야기도 미스터리 스릴러 범죄물도 읽을만큼 읽었는데, 드라마도, 책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요!  

치명적인 내면의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범죄자와의 진정한 유대감을 통해 프로파일러로서는 최고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토니 힐.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 피해자들을 분석하여 숨겨진 연쇄 살인마의 프로파일을 작성하고 다섯 번째 피해자를 막아야만 하는 힐은 프로파일링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경찰 사이에서 그를 믿는 단 한 명의 여형사 캐롤 조던과 함께 변태적 살인마의 머릿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들어가기 시작한다. 

올 여름은 토니 힐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  

뭔가 거칠지만 적나라한 이야기들이 있어서, 토니 힐도, 캐롤 조던도 그 외 등장인물들도 모두 인상적입니다. 올 12월에 2편이 나온다니, 부지런히 나와주세요! 하는 마음.  

 

 사사키 조 <폐허에 바라다>  

142회 나오키상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단편집인데, 아.. 이 포스는, 작가가 신내렸다. 할 때 그 포스.

과거 자신의 실수에서 기인한 끔찍한 사건으로 정신적 외상을 입고 현재 휴직 중인 형사 센도 타카시. 하지만 그가 유능한 형사라는 걸 아는 지인들의 도움을 요청받고 홋카이도 각지를 찾아다니며 사건의 진상에 접근해 간다. 오스트리아인이 급격히 늘어난 니세코, 이제 폐허가 되어 버린 옛 탄광촌, 어업이 성황을 이루는 어촌 마을, 경주마 생산 목장이 있는 바쿠로자와 등.
  

작가의 출신지라서인지, 이 책에서도 <제복수사>에서도 겨울이 잔뜩 묻어나는 글들을 쓰는 사사키 조. 경찰소설하면 생각나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각각의 단편에 대단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캐릭터나 재미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맘에 쏙 들었던 책입니다.  

리뷰 링크를 옮겨둡니다. http://blog.aladin.co.kr/misshide/4250952 

 

이 외에 아직 안 읽었지만, 시리즈물로 정말 재미있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 책 두 권은  

아직까지 쿄고쿠 나츠히코.의 이름으로는 서울시내 전화번호부가 나오더라도 넙죽 돈 내고 사버릴 꺼라는 거.   

따끈따끈한 속 항설백물어.가 나왔는데, 페이지며 가격이며 어마어마하합니다만, 어우, 왜 이렇게 비싸! 페이지 장난 아니네! 막  투덜거리면서 좋아서 입이 찢어지고 있다는.  

에도시대 백가지 신기한 이야기.  

나츠히코의 시대물보다는 현대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원체 시대물을 좋아하는지라 거기에 나츠히코의 이름이 붙었는데,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존 스칼지 시리즈  

연결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유령여단>과 <마지막 행성>의 등장인물이 겹치긴 하는 것 같지만.
<노인의 전쟁>은 그냥 재미만 있었고, 이 작품이 영향 받은 <영원한 전쟁>이나 <스타쉽 트루퍼스>에 비해 아류라는 느낌이 없지 않았지요. <유령여단>은 재미라도 있으면, 하고 가볍게 들었던 기대치를 확 올려주는 재미도 있고 철학적인 SF 수작  

그러다보니 이번에 나온 <마지막 행성>도 기대  

 

탑10에는 안 들어갔지만, 어느 책을 빼고 넣어도 이상하지 않을 재미있었던 책 몇 권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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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난 5년간 여름 미스터리 추천 소설을 모아 봤어요
    from 책과 고양이와 이대호 2011-07-18 20:26 
    햇수로 6년째 여름 장르소설 추천하고 있어요. 아..장르소설이라는 것이 신간만 맛은 아니지요. 구간들도 모아봅니다.2010년부터 시간여행, 함께 해요 ^^2010 - 07 - 03 '여름 추리소설을 읽자 TOP10 by 하이드'이 중에서 왜 했나 싶은 작품도 한 두 개쯤 보이네요. 지금 생각해도 엄청난 작품은 <마크스의 산>그리고 역시 재미난 <가다라의 돼지>,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 <드림 마스터>, &l
 
 
moonnight 2011-07-18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_+
탑텐 중에 읽은 책 네 권, 아직 안 읽었지만 갖고 있는;; 책 다섯권이에요. 왠지 뿌듯 ^^;
올려주신 책, 죄다 읽고 말겠어!!! 라고 전의를 불태우게 됩니다. ;;

울보 2011-07-18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은 책 보다는 구입해두고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몇권보이고 읽고 싶었던 책들도 보이는데 올 여름에는 부지런히 읽어야 겠어요,

하이드 2011-07-18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5년 돌아보니, 올해는 꽤 알차군요 ^^
 

넬레 노이하우스의 <너무 친한 친구들>을 읽고 있다.  

어떻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꽤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1인 

<너무 친한 친구들>은 반쯤 읽을때까지 지루하다. 앞으로 재미있어 지긴 하려나.  

 

무튼, 이 장면만은 좋았다. 피아가 (백설공주 읽으신 분들은 기억하시죠? 여형사 피아와 수사반장 보덴슈타인) 사건을 쫓던 중에 루카스라는 초잘생긴 젊은이와 함께 중세의 성에서 열리는 롹콘서트에 가게 된다. (여러분, 저 이번에 1박으로 지산가요!)  

사흘간 열리는 성 축제 중에 있는 콘서트인데, 중세의 성에서 열리는 롹콘서트가 배경인 것도 뭔가 운치 있는데, 거기에 더해 등장인물들의 대화  

"티셔츠에 뭐라고 써 있는 거야?" 피아는 티셔츠의 문구를 읽고 피식 웃었다. "유혹자? 이게 뭐야?"  
"헤르만 헤세의 시예요." 루카스는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오늘 연주하는 그룹 중에  '살타치오 모르티스'라는 밴드가 있는데 이 시로 노래를 만들었어요. 등에 시구절도 있어요."
루카스는 티셔츠 뒷면을 보여주기 위해 뒤로 돌았다. 앞모습만큼이나 뒷모습도 멋졌다.  

마음 깊이 기다렸던 입맞춤도, 오랫동안 뜨겁게 갈구했던 밤도 내 것이 되었네. 그러나 이미 떨어진 꽃잎일 뿐.  

"너무 슬픈걸." 피아가 시를 소리 내어 읽은 후 말했다.
"실제로 그럴 때가 많잖아요." 루카스가 대꾸했다. "오랫동안 마음속으로 원하며 기다렸던 일도 정작 현실이 되면 상상했던 것과 많이 다르죠."
"그래, 맞아. 현실은 대부분 실망스럽지."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루카스의 목소리가 갑자기 진지해지며 얼굴에도 고뇌하는 표정이 나타났다. "뭔가 끊임없이 원하고 머릿속에서 상상하며 마음 설레는 게 실제 그것을 갖는 것보다 훨씬 좋아요. 목표를 이루고 나면 그 모든 노력이 헛된 것임을 알게 되죠. 남는 건 ... 공허뿐이에요."  (중략)  

"나는 모든 유혹을 멀리하려 했네." 그는 말하는 내내 피아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꿈과 그리움, 그리고 외로움만이 나의 벗. 오, 저주! 소유로 인해 불행하리니. 실재하는 모든 것이 나의 꿈을 짓밟는구나."  

(중략)  

피아와 루카스는 빠르게 지나치는 사람들 속에서 성벽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사람들은 그들을 스쳐 지나갔다. 피아는 오래된 성벽을 손으로 짚고 붉은 저녁노을에 잠긴 쾨니히슈타인 시를 내려다보았다.  

뭔가 이런 장면들은 EBS '세계의 문화기행' 같은데 나올법한 장면이 아닌가. ㅎ 이 소설의 시작은 동물원의 코끼리 우리에서 사람 손. 이 나타나는, '추리소설' 인데 말이다.  

여튼, 헤르만 헤세의 이름이 반가워서 '유혹자'란 시의 전문을 찾아보고 싶었다. 네이버, 구글, 구글 독일 차례로 구글링하다 실패. 살타치오 모르치스를 찾았다.  

이렇게 생겼다.  

 

 

오, 티셔츠도 찾았다.  

 

아침부터 잉여잉여 하시군요. 넹~ ^^  

잉여 돋는 김에 노래도 찾았다.

 

 

 

 

헤르만 헤세 시의 원문은 이렇다.  

Gewartet habe ich vor vielen Türen,
In manches Mädchenohr mein Lied gesungen,
Viel schöne Frauen sucht ich zu verführen,
Bei der und jener ist es mir gelungen.
Und immer, wenn ein Mund sich mir ergab,
Und immer, wenn die Gier Erfüllung fand,
Sank eine selige Phantasie ins Grab,
Hielt ich nur Fleisch in der enttäuschten Hand.
Der Kuß, um den ich innigst mich bemühte,
Die Nacht, um die ich lang voll Glut geworben,
Ward endlich mein - und war gebrochene Blüte,
Der Duft war hin, das Beste war verdorben.
Von manchem Lager stand ich auf voll Leid,
Und jede Sättigung ward Überdruß;
Ich sehnte glühend fort mich vom Genuß
Nach Traum, nach Sehnsucht und nach Einsamkeit.
O Fluch, daß kein Besitz mich kann beglücken,
Daß jede Wirklichkeit den Traum vernichtet,
Den ich von ihr im Werben mir gedichtet
Und der so selig klang, so voll Entzücken!
Nach neuen Blumen zögernd greift die Hand,
Zu neuer Werbung stimm ich mein Gedicht ...
Wehr dich, du schöne Frau, straff dein Gewand!
Entzücke, quäle - doch erhör mich nicht!
 

번역도 해버리고 싶지만, '마침' 나갈 시간이네. 효효효 ^^  

낭독은 해드릴께요.  

게바르테트 하베 이히 포ㅓ 필렌 튀렌,  
인 만쉐 메드헨 노어 마인 리트 게중엔, ....  

이번 주말엔 매그레 두번째 기사도 써야 하고 (매그레 글은 일부고, 경찰 소설에 대한 글이 될꺼에요. 시작의 엄두가 안 나지만, 시작하면, 또 잉여력 발산하겠지요 ^^ 그동안 쭉 누가 해주기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_-;) 장르소설 추천 페이퍼도 쓸 예정입니다. 아이스커피!! 백잔!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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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etabolisch kochen
    from metabolisch kochen 2014-02-16 00:44 
    [앜라딘서재]독일 추리솜설에 나올 수 있뚔 이��� 분위기가 좋아
 
 
카스피 2011-07-15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이런걸 다 찾으시는 하이드님이 넘 대단하세요^^
 

 티에르 종케 <독거미>  

"이제 너는 아무것도 아니었어. 목마르고, 배고프고, 다친, 한 마리 짐승일 뿐 아무것도 아니었어." 한 성형외과 의사가 벌이는, 상식과 금기를 뛰어넘는 복수극. 얽히고설킨 거미줄이 하나로 수렴되는 서사 구조로 극적 쾌감을 안겨준다. 2011년 칸 국제영화제 장편경쟁부문 진출작,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내가 사는 피부The Skin I Live in](2011) 원작 소설. 

책소개도 아직 안 뜬 신간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몇 가지가 이 책에 있다.  

마음산책. 마음산책의 표지. 마음산책의 사진표지를 좋아한다. 멋져.  

페드로 알모도바르 영화의 원작소설이라는 것도 좋고 (영화를 볼 기회가 된다면, 얼른)  

번역이 조동섭씨인건 좋기도 하고, 고개 갸우뚱하기도 하고. 영어 원서인가? 저자 이름은 꼭 프랑스 사람 같아서..  

 

 쿄고쿠 나츠히코 <항설백물어>, (속)<항설백물어>  

에도시대 신기한 백가지 이야기   

책이 이..이만이천원! 776페이지!   

거나 말거나 고마워요, 여름이군요.  

지구가 아파서 비가 끝도 없이 오느라, 지금이 여름인지 뭔지 몰랐었는데, 여름인걸 알려줘서.  

분발해서 여름 우기 특집 미스터리 추천 페이퍼 같은거 써보겠습니다.  

 

 미야베 미유키 <미인>  

미미여사 시대물 대환영!  

초판한정 엽서세트 증정. 아, 이 분, 일러스트 올리는거 봤는데, 이렇게 엽서도 제작하셨구나.  

귀여운 일러스트에요. 이전 책갈피 같은 엽서도 좀 보고 싶긴 하지만, 북스피어니만큼 퀄러티는 좋거나 과하게 좋을 것이 틀림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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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1-07-15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음양사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여름이로군요~^^
미스테리 추천 페이퍼 기대할게요~~~~

무해한모리군 2011-07-15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인 장바구니에 담았는데 출시전 상품이네요 ㅎㅎㅎ

moonnight 2011-07-15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여름이군요. +_+
속 항설백물어, 당연히 사야지! 하고 보관함에 넣었는데 그러고보니 전편도 덜 읽은 상태라는 거 ;;
티에르 종케의 소설 아주 흥미로워요. 표지도 예쁘고.
 
날고 싶어! 꿈공작소 7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이승숙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1년 6월
품절


파닥파닥파닥 - 펭귄과 올리버 제프스 특유의 머리카락 없는 소년

올리버 제프스 책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책중 하나이다. <날고 싶어> 그림도 예쁘고, 귀엽고, 이야기도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럽다.

펭귄가 남자 아이는 친구

언제나 무슨 일이든 함께 하는 친구

(첫번째 그림 진짜 귀엽다!)

그러던 중에 혼자 하고 싶은 일이 생긴 펭귄!

펭귄은 .. 날고 싶었던 것이다.

날지 못하는 날개였지만, 열심히 움직여보는 펭귄
친구는 옆에서 물심양면 도와준다. 하지만..

날 수 없는 펭귄

소년은 비행기를 타 보라고 권했지만, 펭귄은 혼자 날고 싶었던 것이다.

소년과 펭귄은 펭귄이 날 수 있게 도와줄 곳을 찾아보기로 한다.

나는 올리버 제퍼스의 이런 '이어주는 그림' 이 좋다. 이 그림은 정말 예뻐, 클라이막스야, 하는 그림도 좋고,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늘어져 있는 것도 좋은데, 이렇게 뒷모습 나오고, 등장인물,등장동물들이 움직이는 모습 나오는 장면이 좋다!

소년 모르게 서커스단 벽보를 발견한 펭귄

친구를 잃어버린 소년은 다른 펭귄들과 놀며 소년의 친구인 펭귄을 기다렸다.
다른 펭귄들은 소년이 좋아하는 놀이를 하지 못했다.

서커스단에 일자리를 구한 펭귄은 그날 밤 친구를 생각한다.

친구가 정말정말 보고 싶었다.

소년 역시 친구가 걱정 되어 잠을 이룰 수가 없었고..

다음날, 소년은 펭귄친구가 갈만한 곳을 돌아다니다 친구가 나와 있는 포스터 발견,
서커스장으로 달려간다.

겁이 난 펭귄.. 하지만, 너무 늦었다!

펭귄은 너무 무서웠고, 어떻게 내려가야할지도 몰랐다.

그 때 저 아래 보이는 ..

친구

소년이 물었다. 하늘은 어땠어?
펭귄이 대답했다. 괜찮았어. 하지만 내가 날 수 없었던 것은
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었어.

두 친구는 함께 집으로 가서

둘이서 가장 좋아하는 놀이를 했다. .. 는 이야기.

아이들에게도 좋은 이야기일꺼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어른들에게도 좋은 이야기다.
포기하지 않는 펭귄, 믿고 도와주는 친구, 실행하는 펭귄, 실패했을 때 옆에 있어주는 친구,

내가 할 수 없어 괴로워하는 그 일은, 어쩌면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일지도 모르고, 괴로워할 필요도 없었던 일일지도 모르고, 행복은 내 옆에 안전하고, 다정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그런 이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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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도 찬찬히 써보려고 노력하겠지만,  

 요시나가 나오 <고운초 이야기>  ★★★★★ 

정말 노인이 주인공인 것 같은 노인 이야기. 노인이 소재이고, 노인이 주인공이라는 느낌 아니라, 실감 나는 이야기. 늙음에 대해, 로맨스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수작이다. 재미는 사람에 따라 없을 수도 있겠다. 일본 미스터리. 라는 장르로 읽으려고 하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마냥 따뜻하고, 해피엔딩에 희망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더 와닿았다.  

 

 발 맥더미드 <인어의 노래> ★★★★★ 

 나 요즘 이 소설에 반했다. 토니 힐에, 캐롤 조던에. 그리고, 드라마에선 못 느꼈던 브랜든 부서장한테까지도 막 좋음. 드라마로 보고 보는데도, 어쩜 이렇게 재미있을까. 프로파일 이야기, 시리즈물, 범죄물 한 두 권 본 것도 아닌데, 패턴 이상의 신선함을 느끼고 있다. 이제 시리즈의 시작이라니, 아, 기뻐라!!  

  

 

기리노 나쓰오 <도쿄섬> ★★★

 뭐랄까, 예상보다 경쾌하게 시작해서, 기리노 나쓰오 특유의 역겨운 여주인공 캐릭터가 만들어져감에 따라 밥맛 떨어짐. 무인도에 표류한 남자들 사이의 유일한 여자. 무인도에서의 썸씽이나 무인도에  표류된 사람들에게 있을법한 이야기들을 생각하고 읽는다면, 홀딱 깰 이야기.

  

 미야베 미유키 <홀로 남겨져> ★★★★
.. 쓰다 보니, <미인> 나왔구나!  

 중간에 얼척없는 재미도 없고, 어이도 없는 단편이 하나 끼어 있지만, 나머지는 대충 미야베 미유키 스러운 판타지였고, 첫 단편과 마지막 단편이 무지 재밌었다. 첫과 끝이 좋으니, 좋은 기억. 하나씩 돌이켜보며, 역시 첫 단편과 마지막 단편 건진 정도.  

 

 야쿠마루 가쿠 <어둠 아래> ★★★★ 

아동 성범죄가 주제. 주인공은 어릴적 성범죄로 여동생을 잃은 형사. 아동 성범죄자를 쫓는 특별수사반과 아동성범죄자를 죽이는 연쇄살인마를 쫓는 특별수사반이 만들어진다. 예상 가능한 결말이지만, 완벽하게 이야기되지 않은 인간 관계들이 인상적이다. 마지막장까지 손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던 이야기  

 

 아야츠지 유키토 <살인 방정식> ★★★ 

관시리즈의 작가 아야츠지 유키토. 신흥종교의 교주가 죽고, 새로운 교주까지 죽는다. 아야츠지 유키토스러운 점(글자 위에 막 점찍어서 강조하는거)의 디따 많고, 아야츠지 유키토스러운 억지설정(주인공이 쌍둥이로 쌍둥이가 약간 먼치킨 캐릭터로 문제 해결) 이 나오긴 하지만, 재미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명탐정의 저주> ★★★★

히가시노 게이고는 싫지만, 이 시리즈의 얼토당토함은 좀 맘에 든다.  
도서관에서 이상한 나라에 빠져버린 앨리스.. 아니, 미스터리 작가.. 아니, 명탐정  

전작이 대놓고 유머코드였다면, <명탐정의 저주>는 진지하게 웃겨준다.  

 

 히가시가와 도쿠야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 

추리는 제대로인데, 그러니깐, 본격이라면 본격인데, 인물설정의 허황함까지는 그렇다쳐도, 인물간의 대화가 말장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 처음 단편 한 두개는 재미난데, 급식상해짐.

추리는 재미있는데, 대도 않은 질리는 유머로 포장해서 이도 저도 아닌 것 같아 아쉽다.  

 

컴퓨터 고장나면, 여러분도 주말에 여덟권 쯤은 가뿐하게 자면서도 읽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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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07-14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꽥 저도 주말에 책 읽었어요! 달랑 도쿄섬 한 권 ^^;
컴퓨터랑 상관없이 잠 안 자고 밥 안 먹어도 저는 저렇게 못 읽습니다. (한숨;)
그나저나, 도쿄섬은 진짜 홀딱 깨더군요. 역시 기리노 나쓰오 여사님. -_-;
'기리노 나쓰오 특유의 역겨운 여주인공 캐릭터가 만들어져감에 따라 밥맛 떨어짐' 푸하하 웃었어요. 꼭 찌르는 말씀 ^^

하이드 2011-07-14 09:12   좋아요 0 | URL
ㅎㅎ 제가 그동안 컴 앞에 너무 붙어 있었나봐요;;

도쿄섬, 책소개로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기리노 나쓰온데, 방심했어요.
잘 쓴 이야기라고 늘 재미있고, 추천하고 싶은건 아니라는거죠.

무해한모리군 2011-07-14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는 저도 별로였어요.
저는 토니 힐 보다 캐롤 조던에 관심이 가던데요 ㅎㅎㅎ
고운초 이야기를 읽고 교토에 너무 여행이 가고 싶었는데, 주변에 거센 반대에 부딪혀서 좌절...
그놈의 소 방사능 뉴스만 아니었어도 가는건데~

알로하 2011-07-14 1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살인방정식에 점 얘기 진짜 공감되네요. 인어의 노래는 저도 관심작이예요. 드라마를 먼저 봤는데 드라마 보고 책 봐도 괜찮을까요? 흠. 참고로 드라마 안보셨으면 추천이요. wire in the blood인데 영드 특유의 칙칙함이 한가득!ㅋㅋ 토니힐은 초 귀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