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추천하는 장르소설은 작년 가을에서 올 여름까지 나온 미스터리, SF 물 중에서 골라보았습니다.   

장르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지난 리뷰와 페이퍼들을 보니, 읽었는데 생각 안 나는 책, 읽었는지도 생각 안 나는 책 -_-;; 들도 많고, 참, 한 권의 재미난 장르 소설을 고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장르 소설들을 읽어왔단 말입니까. ^^ 읽을 때는 재미있었는데, 리뷰 보면 막 감탄하고 있는데, 다시 보니, 응? 이거 무슨 얘기더라 갸우뚱 하는 책들은 뺐으니, 남고 남은 책은 그야말로 알짜배기! 라고 자부해봅니다.  

 존 카첸바크 <하트의 전쟁>  

 이 재미난 소설이! 왜 안 팔린단 말인가! (표지가 칙칙해서? 막 누드에 꽃 든 여자 표지 같은거 하란말야!) 절대 널널하지 않은 편집에 700페이지가 넘는 어마무시한 분량..으로 보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조금도 지루하지 않아. 라고 약간 장담할 수 있어.  

이 장르는 .. 전쟁법정물.입니다만, 전쟁시의 포로수용소에서 인종차별에 맞서는 법정물.이요. 아.. 재미 없게 들리지요? 저도 전쟁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잭 히긴스 독수리 빼구요) 전쟁물이 별로라면, 법정물로 읽어도 되구요. 장르 소설이지만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만큼이나, 전쟁 포로들의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구요.  

소설은 1944년 전쟁의 막바지에 이른 시점에서 독일 포로수용소와 포로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1944년 5월 어느 날, 미군 포로 사이에서 전쟁 영웅이자 '장사꾼'으로 통하는 빈센트 베드포드가 목이 베인 채 화장실에서 발견된다. 이 사건으로 독일군과 미군 포로 집단은 일대 혼란에 빠지고, 미군 장교 루이스 맥나마라 대령은 독일군 측에 사건의 공정한 해결을 위하여 미군 법정을 열 수 있도록 요청한다.   

 

카첸바크의 소설로는 이 외에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과 <애널리스트>가 나와 있는데,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도 정말 재미납니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수용소 생활을 한 정신과의사가 수용소 생활을 학문적으로 관조하듯 이야기하고 있고, 전쟁소설 중에서 가장 재미나게 읽었다고 꼽는 책은 잭 히긴스의 <독수리는 날개치며 내렸다> 입니다. 찾아보면 더 있겠지만..

 

  

 

 

 

 기리노 나쓰오 <물의 잠 재의 꿈>  

미로 시리즈의 외전격인 미로 아버지 무라젠 이야기입니다. 미로 시리즈에서는 미로가 주인공이고, 아빠인 무라노 젠지는 미로를 도와주는 역할로 잠깐 잠깐 나오는데, 이 책은 거의 스타워즈 프리퀄급으로 본편보다 재미난 외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63년 9월, 도쿄 올림픽을 한 해 앞두고 한껏 들떠 있는 격동의 도쿄! 변사체로 발견된 여고생, 연쇄폭파, 협박문… 미래에 대한 확고한 기대감으로 충만한 도시에 불편한 진실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특종전문기자 무라젠은 현실을 질주하며 범죄의 실체에 다가서는데……. 전후 대표적인 미해결사건으로 일본 범죄사에 오명을 남긴 ‘소카 지로 사건’을 모티프로 청년 무라젠의 신화가 펼쳐진다. 여성 하드보일드의 신화 ‘미로 시리즈’의 빛나는 외전!
 

 

  

 미로 시리즈는 가장 마지막인 <다크>가 가장 먼저 나왔습니다. 순서대로 읽는 것이 좋아요. <물의 잠 재의 꿈>은 따로 읽어도 좋지만, 이 세 권을 다 읽고 읽으면, 더 재미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완전 부지런히 나와주고 있는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시리즈'  한 달에 두 권씩, 75권 완간 목표라지요.
75권을 다 사버리겠어. 하는 독자는 얼마나 될까 싶지만, 시리즈 다 읽어야 하는게 아닌가 손 못 대고 있다면, 그건 역시 손해.

07,08은 아직 못 읽었지만, <갈레 씨, 홀로 죽다>, <생폴리앵에 지다>는 두고두고 생각나는 맘에 남는 작품이고, <수상한 라트비아인>은 두 번째 읽으니, 더 재미있었구요, <교차로의 밤>은 가장 먼저 영화화된, 스팩타클한(?!) 작품입니다. 골라서 읽어도 전혀 연결 안되니 -_-;; 상관 없을듯요.  하지만, 한 권, 두 권 읽다 버릇되서, 다 읽어버릴 수 없게 되버려도 책임 못 지구요.  손에 착착 감기는 사이즈와 휘어지는 양장, 길지 않은 분량과 멋지구리한 표지에 조르주 심농의 네임벨류.라는건, 휴가철 이 책을 읽고 있는건 좀 .. 멋지다!  

 

 오토 펜즐러가 편집한 22명 미스터리/스릴러 작가들의 주인공과 작품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라인업>  

미스터리 매니아들에게라면, 그야말로 최강 라인업!  

좋았던건, 비하인드 스토리도, 기존에 알던 작가와 히어로들의 몰랐던 이야기를 알게 된 것, 새로 읽을 작가들을 발견하게 된 것,  

왜 추리소설을 읽나, 를 왜 추리소설을 쓰나.를 통해 발견할 수 있게 된 것.  

나름 취미는 사랑.. 아니, 추리소설인 저에게, 개인적으로 마지막은 꽤 의미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내가 추리소설을 좋아했던 것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고나 할까요.  

첫번째 이유와 두번째 이유 또한 좋지요. 이 책은 올 상반기의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는 책이었어요. 두고두고 펴 볼 책이기도 하구요.   

  

 렌조 미키히코 <회귀천 정사>  

 일본 미스터리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명화(名花)로 불리는 연작단편집. 수록된 다섯 편의 이야기는 모두 각각의 꽃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꽃으로 장사 지내다'라는 의미인 '화장(花葬) 시리즈'라 불리는 단편들이다. 작가 렌조 미키히코는 표제작 '회귀천 정사'로 제34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다.

 
<회귀천 정사>의 분위기는 정말 독특합니다. 다이쇼 배경.이라는 점, 작품마다 꽃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 '죽음' 의 비극, '사랑'의 애절함이 행간에 절절히 묻어 있다는 점. 이 어우러져 전체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어요. <저녁싸리 정사>는 전편만 못해서 아쉽고,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회귀천 정사>만은 추천!

  

  

 타냐 프렌치 <살인의 숲>  

 이 책이 나왔던 해에 아마존에서는 이 책 이야기가 가실 날이 없었..다고나 할까요. 추리문학 신인상을 휩쓴건 물론이고, 베스트셀러에서도 내려갈 생각을 안 하고, 아마존 올해의 책에도 뽑혔으며, 표지 또한 북커버 사이트에서 끊임없이 회자되었더랬지요.   

아일랜드의 전형적인 여름날, 열두 살 된 한 남자아이가 가장 친한 친구 두 명과 숲 속에서 뛰어놀고 있었다. 끔직한 사건이 발생하고, 다른 두 명의 친구들은 영원히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숲에서 살아 돌아온 소년, 로브 라이언은 20년이 지난 후 형사가 되었다. 그는 어린 시절 이름을 바꾸었다. 누구도 그의 과거를 알지 못한다. 심지어 그 자신도 그 날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린 소녀의 시체가 그 옛날, 비극이 일어났던 숲에서 발견되고 로브 라이언은 미스터리 속으로 휘말려 들어간다. 불길함이 가득한 단서들이 하나둘 그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죽은 소녀의 가족은 평범해 보이지만 겹겹이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하다. 그리고 모든 단서들은 가차 없이 숲 속으로 향하고 있었다. 

 

책 아래의 금색 동글뱅이가 이 책의 작품성을 어느 정도 보장해준다면, 재미 또한 있음을 각종 베스트셀러 차트가 보장해줄테고, 대단히 섬세한 묘사들에 반해버리고, 다만, 쉬이 읽히지는 않는다는 거. 내맘대로 '포레스트누아르'라고 이름 붙여 버렸는데, 이야기, 캐릭터, 섬세한 문체와 호불호 갈리는 파격적인 결말까지 멋진 소설입니다.  

    

 

 

 요네자와 호노부 <추상오단장>시마다 소지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추상오단장>을 뒤에 읽었는데, 책 속의 책.이라는 액자식 구성때문인지 시마다 소지 책도 자꾸 생각나더군요.  

요네자와 호노부의 책은 읽을수록 좋아지네요. 단편연작에 강한 작가에요. <추상오단장>은 고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주인공에게 어느 날 찾아와 아버지의 글 다섯 편을 찾아주기를 의뢰하는 이야기입니다. 전체적인 이야기도, 책 속 이야기도, 그 모든 것이 어우러지는 이야기와 결말도 디게 멋졌거든요.  

시마다 소지의 책은 사회파에 본격에 판타지까지 곁들였는데, 그 세가지가 어째어째 잘 어우러져서 기가막힌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정말 간만에 재미난 시마다 소지의 책이었어요. 기발한 발상이 .. 하늘을 움직이지요.  이 책 속에 나왔던 하얀거인이며, 삐에로며, 그 이미지들이 무척 강렬해서, 오래오래 남는 이야기.입니다.  

 

 

 

 

 

 

하타케나카 메구미 <샤바케> 시리즈  

진짜진짜 사랑스러운 에도시대 미스터리 요괴물!

부유한 약재상의 병약한 도련님, 그 도련님을 돌보는 두 명의 행수를 가장한 요괴형님들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요괴들! 시리즈가 갈수록 재미없어질 수도 있는데, 재밌다가 재미없다가 재미있어질 수 있는데, 샤바케 시리즈는 4권까지 자꾸 더 재미있어지고, 사랑스러워지고, 귀여워지고, 막 그렇습니다.   

 

발 맥더미드 <인어의 노래> 토니 힐 시리즈  

영드로도 인기 있는 토니 힐 시리즈가 올 여름 첫 선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프로파일러 이야기도 미스터리 스릴러 범죄물도 읽을만큼 읽었는데, 드라마도, 책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요!  

치명적인 내면의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범죄자와의 진정한 유대감을 통해 프로파일러로서는 최고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토니 힐.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 피해자들을 분석하여 숨겨진 연쇄 살인마의 프로파일을 작성하고 다섯 번째 피해자를 막아야만 하는 힐은 프로파일링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경찰 사이에서 그를 믿는 단 한 명의 여형사 캐롤 조던과 함께 변태적 살인마의 머릿속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들어가기 시작한다. 

올 여름은 토니 힐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  

뭔가 거칠지만 적나라한 이야기들이 있어서, 토니 힐도, 캐롤 조던도 그 외 등장인물들도 모두 인상적입니다. 올 12월에 2편이 나온다니, 부지런히 나와주세요! 하는 마음.  

 

 사사키 조 <폐허에 바라다>  

142회 나오키상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단편집인데, 아.. 이 포스는, 작가가 신내렸다. 할 때 그 포스.

과거 자신의 실수에서 기인한 끔찍한 사건으로 정신적 외상을 입고 현재 휴직 중인 형사 센도 타카시. 하지만 그가 유능한 형사라는 걸 아는 지인들의 도움을 요청받고 홋카이도 각지를 찾아다니며 사건의 진상에 접근해 간다. 오스트리아인이 급격히 늘어난 니세코, 이제 폐허가 되어 버린 옛 탄광촌, 어업이 성황을 이루는 어촌 마을, 경주마 생산 목장이 있는 바쿠로자와 등.
  

작가의 출신지라서인지, 이 책에서도 <제복수사>에서도 겨울이 잔뜩 묻어나는 글들을 쓰는 사사키 조. 경찰소설하면 생각나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각각의 단편에 대단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캐릭터나 재미난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맘에 쏙 들었던 책입니다.  

리뷰 링크를 옮겨둡니다. http://blog.aladin.co.kr/misshide/4250952 

 

이 외에 아직 안 읽었지만, 시리즈물로 정말 재미있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 책 두 권은  

아직까지 쿄고쿠 나츠히코.의 이름으로는 서울시내 전화번호부가 나오더라도 넙죽 돈 내고 사버릴 꺼라는 거.   

따끈따끈한 속 항설백물어.가 나왔는데, 페이지며 가격이며 어마어마하합니다만, 어우, 왜 이렇게 비싸! 페이지 장난 아니네! 막  투덜거리면서 좋아서 입이 찢어지고 있다는.  

에도시대 백가지 신기한 이야기.  

나츠히코의 시대물보다는 현대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원체 시대물을 좋아하는지라 거기에 나츠히코의 이름이 붙었는데,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존 스칼지 시리즈  

연결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유령여단>과 <마지막 행성>의 등장인물이 겹치긴 하는 것 같지만.
<노인의 전쟁>은 그냥 재미만 있었고, 이 작품이 영향 받은 <영원한 전쟁>이나 <스타쉽 트루퍼스>에 비해 아류라는 느낌이 없지 않았지요. <유령여단>은 재미라도 있으면, 하고 가볍게 들었던 기대치를 확 올려주는 재미도 있고 철학적인 SF 수작  

그러다보니 이번에 나온 <마지막 행성>도 기대  

 

탑10에는 안 들어갔지만, 어느 책을 빼고 넣어도 이상하지 않을 재미있었던 책 몇 권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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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난 5년간 여름 미스터리 추천 소설을 모아 봤어요
    from 책과 고양이와 이대호 2011-07-18 20:26 
    햇수로 6년째 여름 장르소설 추천하고 있어요. 아..장르소설이라는 것이 신간만 맛은 아니지요. 구간들도 모아봅니다.2010년부터 시간여행, 함께 해요 ^^2010 - 07 - 03 '여름 추리소설을 읽자 TOP10 by 하이드'이 중에서 왜 했나 싶은 작품도 한 두 개쯤 보이네요. 지금 생각해도 엄청난 작품은 <마크스의 산>그리고 역시 재미난 <가다라의 돼지>,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 <드림 마스터>, &l
 
 
moonnight 2011-07-18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_+
탑텐 중에 읽은 책 네 권, 아직 안 읽었지만 갖고 있는;; 책 다섯권이에요. 왠지 뿌듯 ^^;
올려주신 책, 죄다 읽고 말겠어!!! 라고 전의를 불태우게 됩니다. ;;

울보 2011-07-18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은 책 보다는 구입해두고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몇권보이고 읽고 싶었던 책들도 보이는데 올 여름에는 부지런히 읽어야 겠어요,

하이드 2011-07-18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5년 돌아보니, 올해는 꽤 알차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