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레 노이하우스의 <너무 친한 친구들>을 읽고 있다.  

어떻게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 꽤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1인 

<너무 친한 친구들>은 반쯤 읽을때까지 지루하다. 앞으로 재미있어 지긴 하려나.  

 

무튼, 이 장면만은 좋았다. 피아가 (백설공주 읽으신 분들은 기억하시죠? 여형사 피아와 수사반장 보덴슈타인) 사건을 쫓던 중에 루카스라는 초잘생긴 젊은이와 함께 중세의 성에서 열리는 롹콘서트에 가게 된다. (여러분, 저 이번에 1박으로 지산가요!)  

사흘간 열리는 성 축제 중에 있는 콘서트인데, 중세의 성에서 열리는 롹콘서트가 배경인 것도 뭔가 운치 있는데, 거기에 더해 등장인물들의 대화  

"티셔츠에 뭐라고 써 있는 거야?" 피아는 티셔츠의 문구를 읽고 피식 웃었다. "유혹자? 이게 뭐야?"  
"헤르만 헤세의 시예요." 루카스는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오늘 연주하는 그룹 중에  '살타치오 모르티스'라는 밴드가 있는데 이 시로 노래를 만들었어요. 등에 시구절도 있어요."
루카스는 티셔츠 뒷면을 보여주기 위해 뒤로 돌았다. 앞모습만큼이나 뒷모습도 멋졌다.  

마음 깊이 기다렸던 입맞춤도, 오랫동안 뜨겁게 갈구했던 밤도 내 것이 되었네. 그러나 이미 떨어진 꽃잎일 뿐.  

"너무 슬픈걸." 피아가 시를 소리 내어 읽은 후 말했다.
"실제로 그럴 때가 많잖아요." 루카스가 대꾸했다. "오랫동안 마음속으로 원하며 기다렸던 일도 정작 현실이 되면 상상했던 것과 많이 다르죠."
"그래, 맞아. 현실은 대부분 실망스럽지."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루카스의 목소리가 갑자기 진지해지며 얼굴에도 고뇌하는 표정이 나타났다. "뭔가 끊임없이 원하고 머릿속에서 상상하며 마음 설레는 게 실제 그것을 갖는 것보다 훨씬 좋아요. 목표를 이루고 나면 그 모든 노력이 헛된 것임을 알게 되죠. 남는 건 ... 공허뿐이에요."  (중략)  

"나는 모든 유혹을 멀리하려 했네." 그는 말하는 내내 피아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꿈과 그리움, 그리고 외로움만이 나의 벗. 오, 저주! 소유로 인해 불행하리니. 실재하는 모든 것이 나의 꿈을 짓밟는구나."  

(중략)  

피아와 루카스는 빠르게 지나치는 사람들 속에서 성벽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사람들은 그들을 스쳐 지나갔다. 피아는 오래된 성벽을 손으로 짚고 붉은 저녁노을에 잠긴 쾨니히슈타인 시를 내려다보았다.  

뭔가 이런 장면들은 EBS '세계의 문화기행' 같은데 나올법한 장면이 아닌가. ㅎ 이 소설의 시작은 동물원의 코끼리 우리에서 사람 손. 이 나타나는, '추리소설' 인데 말이다.  

여튼, 헤르만 헤세의 이름이 반가워서 '유혹자'란 시의 전문을 찾아보고 싶었다. 네이버, 구글, 구글 독일 차례로 구글링하다 실패. 살타치오 모르치스를 찾았다.  

이렇게 생겼다.  

 

 

오, 티셔츠도 찾았다.  

 

아침부터 잉여잉여 하시군요. 넹~ ^^  

잉여 돋는 김에 노래도 찾았다.

 

 

 

 

헤르만 헤세 시의 원문은 이렇다.  

Gewartet habe ich vor vielen Türen,
In manches Mädchenohr mein Lied gesungen,
Viel schöne Frauen sucht ich zu verführen,
Bei der und jener ist es mir gelungen.
Und immer, wenn ein Mund sich mir ergab,
Und immer, wenn die Gier Erfüllung fand,
Sank eine selige Phantasie ins Grab,
Hielt ich nur Fleisch in der enttäuschten Hand.
Der Kuß, um den ich innigst mich bemühte,
Die Nacht, um die ich lang voll Glut geworben,
Ward endlich mein - und war gebrochene Blüte,
Der Duft war hin, das Beste war verdorben.
Von manchem Lager stand ich auf voll Leid,
Und jede Sättigung ward Überdruß;
Ich sehnte glühend fort mich vom Genuß
Nach Traum, nach Sehnsucht und nach Einsamkeit.
O Fluch, daß kein Besitz mich kann beglücken,
Daß jede Wirklichkeit den Traum vernichtet,
Den ich von ihr im Werben mir gedichtet
Und der so selig klang, so voll Entzücken!
Nach neuen Blumen zögernd greift die Hand,
Zu neuer Werbung stimm ich mein Gedicht ...
Wehr dich, du schöne Frau, straff dein Gewand!
Entzücke, quäle - doch erhör mich nicht!
 

번역도 해버리고 싶지만, '마침' 나갈 시간이네. 효효효 ^^  

낭독은 해드릴께요.  

게바르테트 하베 이히 포ㅓ 필렌 튀렌,  
인 만쉐 메드헨 노어 마인 리트 게중엔, ....  

이번 주말엔 매그레 두번째 기사도 써야 하고 (매그레 글은 일부고, 경찰 소설에 대한 글이 될꺼에요. 시작의 엄두가 안 나지만, 시작하면, 또 잉여력 발산하겠지요 ^^ 그동안 쭉 누가 해주기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_-;) 장르소설 추천 페이퍼도 쓸 예정입니다. 아이스커피!! 백잔!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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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etabolisch kochen
    from metabolisch kochen 2014-02-16 00:44 
    [앜라딘서재]독일 추리솜설에 나올 수 있뚔 이��� 분위기가 좋아
 
 
카스피 2011-07-15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이런걸 다 찾으시는 하이드님이 넘 대단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