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샵이 시작한지도 두 계절이 지났고, 어느 정도의 안정적인 시스템이 생각보다 빠르게 정착되었다고 생각한다. 알라딘에서는 20여만권의 책이 거래되고 있고, 그 중 1만6천권에서 1만7천권이 알라딘 직배송으로 거래되고 있다.
책 읽는 것/사는 것은 좋아하나, 발품팔기는 귀찮고, 손품팔기는 자신 있는 사람들이라면, 중고샵을 120%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부작용으로는 중고샵책 지름신에 파산으로 갈 수도 있다는거.

알라딘 직배송 중고의 경우 '품질 무보증'을 제외하고, 어느 정도 알라딘의 검수를 거친 일정 판매지수 이상의 책들이어서. 좋은 책이 나오면, 잽싸게, 즉시, 바로, 주저없이 구매에서 결제까지를 눌러야 한다. 사직에서 롯데야구 주말 지정석을 구하는 클릭전쟁만큼 어렵다고 하겠다

신간의 경우, 올라오자마자 바로 장바구니에 담아서 결재를 한다고 하더라도, 사용하는 인터넷 속도에 따라(대밋!) 금새 판매완료된 것을 확인하고 아쉬워하는 수밖에 없다. 눈이 좋아 올라오자마자 바로 장바구니에 넣기까지 성공한 후, 결제에 실패한다면, 사탕 줬다 뺏긴 아이의 심정으로 누군지 모를 인터넷 상의 구매성공자를 모니터너머로 째려볼밖에..

2만원 이상이 무료배송이고, 사고 싶은 신간까지 5만원을 채우려 한다면, 구간마일리지로 고민할 것 없이 중고샵 제품을 하나 넣으면 된다. 그러니, 원하는 중고샵 제품이 나왔을때, 배송비니 뭐니 고민 안하고 클릭질에 성공하려면, 장바구니에 항상 책 몇권이 담겨 있어야 할 것이다.

알라딘 중고샵 직배송에 신간이나 원하는 책이 안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올라오자마자 눈빠른 사람들이 휘리릭 사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꼭 사고 싶은 신간은 순식간, 사고 싶은 책들도 경우에 따라 한두시간에서 반나절을 넘기지 않는다. 하루가 지나가면, 직배송 중고샵에는 내나 참고서나 마법천자문같은 책들밖에 안 남았을 것이다.

알라딘 직배송에 올라오는 책들은 특정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도 구매에 도움이 될 것이다.
중고샵에 책을 올리는 것은 알라딘 직원들이고, 그 직원들이 일하는 시간에 책이 올라온다. 10시경부터 올라오는 책은 오후 4시에서 5시반경에 가장 많이 올라온다. 그 시간에 알라딘 직배송 버튼을 계속 리프레쉬한다면, 좋은 책들을 좋은 가격에 최소한 '발견'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회원에게 사는 경우는 직배송처럼 빨리 없어지지는 않지만, 좋은 판매자를 찾는 어려움이 있다. 
회원에게 사는 경우, 구하고 싶었던 절판된 책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3만원에서 5만원 이상인 경우만 무료배송이고, 책값도 직배송 중고샵에 비해 높은 편이고,  원하는 책이 있더라도 판매자가 파는 책들이 그닥 많지 않다면, 2,500원에서 3,000원까지의 배송비에 각종 마일리지도 없이, 중고샵에서 구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중고샵은 알라딘에서 사는 경우도 그렇겠지만, 회원에게 사는 경우, 그 리스크가 좀 더 높아서, 몇백원에서 돈 천원 아끼자고 어떤 퀄러티의 책이 올 것인지를 의심하며, 알라딘의 당일배송을 포기하고 이제나 저제나 책을 기다리는 일은 그닥 현명한 일이 아닐 것이다.

좋은 가격에 좋은 책들을 파는 좋은 판매자, 나의 책취향과 궁합이 맞는 판매자를 찾는 것이 좋은 책을 찾는 첫걸음이다. 알라딘 중고샵에는 헌책방들도 많이 있는데, 그 중에 '집현전' 이 가장 나의 취향과 맞다. <독신의 역사>, <로마공화정>, <그리스 성풍속사> 등을 구매했고, 정말 신기할정도로 배송이 빠르다. 주문을 밤에 했는데, 어떻게 그 다음날 책이 오냐,
최고 -_-b 3만원 이상 무료배송인데, 내가 사고 싶은 책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와 궁합이 맞는 판매자이다. 개인 회원에게 사는 경우는 내가 원하는 책들을 최소한 두권에서 세권 이상을 착한 가격으로 팔고 있는 경우면 배송비를 감수하고 주문하는 보람이 있다. 지금까지의 경우 알라딘 회원에게 산 것, 중고샵에서 산 것 모두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그럼, 알라딘 중고샵에서 구매한 책자랑으로 페이퍼를 마무리.   



<조폭 연대기> 꼭 사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할인율을 적용해도 2만원이 넘는 책이다. 만원에 겟
<제국에 반대하고 야만인을 예찬하다>는 언젠가 사고 싶었던 책, 촘스키가 2007년에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고 하고, 이런저런 입소문이 대단한 책이었다. <머니>의 경우 분권을 워낙 싫어해서 망설였는데, 중고샵에서 한권 가격으로 살 수 있었다. 
절판된 <로마 공화정>을 좋은 가격에 가져온 것도 만족스러웠고,
<그리스 성풍속사> 두권, <위대한 독신>,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에도 일본>등도 오랜동안 보관함에 들어있었다.
<냉장고에도 쇼핑몰에도 없는 것>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보고 궁금해서 사려고 들어왔다가 마침 중고샵에 나와 있어서 좋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 이태준의 <문장강화>, 김용준의 <새 근원수필>은 열화당 책이어서 가격이 높은데, 중고샵에서 좋은 가격에 살 수 있었다. 

<영화처럼 사랑을 요리하다>, <얼음꽃>, <느림의 발견> 같은 책들은
위에 얘기한 눈 빠르고, 손 빠르게 잽싸게 산 신간들이다. 딱히 내 취향은 아니지만, 읽고나서 바로 판매도 할 수 있으니
결코 손해되지 않는 구매다.


- 다음 중고샵 이야기는 판매자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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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앤홍 2008-12-22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알라딘 중고샵 이용을 한번 해볼만하겠군요...
TTB, 중고샵...알라딘이 대성한 만한 요소들이 많네요.^^
yes24이용하다가 저는 블로그를 하면서 알라딘으로 옮겨왔습니다.

하이드 2008-12-22 10:13   좋아요 0 | URL
넵, TTB 덕분에 좋은 책블로그 많이 알게 되었구요, 중고샵은 이제 막 시작했다고 봐도 좋으니,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 땡스투도 알라딘에만 있는 좋은 혜택이고, 서재 곳곳에 숨어 있는 고수들의 서재 구경하면서 책을 고르는데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순오기 2008-12-22 11:29   좋아요 0 | URL
땡스투는 00공원에도 있어요.
거기는 누가 내게 '고맙습니다'를 했는지 쪽지까지 온답니다.^^

하이드 2008-12-22 11:35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공원에는 안 좋았던 기억이 워낙 많아서;; 한 세번 주문했는데, 세번 다 전화해서 싸웠다는;; 열외로 쳤네요. 의외로 인터공원에서 주문하시는 분들이 꽤 있으신듯 합니다. 땡스투와 적립금도 쏠쏠하다지요?

2008-12-22 0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12-22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님과 같은 이유로 개인판매자보단 알라딘 직배송을 이용합니다.
중고샵 덕분에 엄청 질렀는데~ 우린 좋지만 출판사는 타격이 좀 있지 않을까 걱정되더군요.

하이드 2008-12-22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샵으로 책이 돌고 돌아 책 사고/읽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윈윈이 아닌가 싶어요. ^^
개인판매자는 아직까지는 만족스럽지만, 앞으로 실망할 일도 있기야 하겠지요. 직배송에서 도저히 못 구하는 좋은 책들을 개인판매자에게 많이 구했던지라 아직까지는 열심히 손품 팔아서 좋은 판매자 찾고 있습니다.

ahj7917 2008-12-22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중고샵때문에 파산하겠어요. 하이드님도 저랑 너무 비슷. 전 결제 마지막단계까지 갔다가 실패한 경우도 있어요. 그래도 새책 두권값이면 산더미같은 책이 오는 재미에 날새는줄 모르고 클릭질이예요.

BRINY 2008-12-22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도 방학 때 집중적으로 중고샵을 공략해봐야겠어요.

하이드 2008-12-22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브라이니님, 손품과 눈품으로 좋은책 많이 건지시길!
ahj7917님, 진짜요. 결제 마지막단계에서 실패하면 정말 억울 ㅡㅜ 하고 화나죠. 그니깐, 기껏 몇천원 이득 못 보는건데, 몇천원어치보다 훨 화나요.

사랑 2008-12-23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방금 중고샵에서 그람시의 옥중수고를 마지막 결제에서 놓쳐서 땅을 치고 왔어요. 그래도 좋은 책 또 찾아서 결제까지 하고 오는 길입니다ㅎㅎ책 잘 사셨네요. 저 책을 다 새책으로 샀으면 책값이... 오후 4시~5시가 좋군요.좋은 정보 감사해요~^^

몽당연필 2008-12-23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중고샵 애용자...
알라딘 직배송 상품 중엔 '최상'이라고 했는데도 본문에 낙서가 찢어져서 배송되는게 마음에 걸리더군요.
회원배송 상품 중엔 중고인데도 너무 비싸게 내놓고...
어쨌든 저역시 중고샵 덕분에 거의 파산직전까지 갈 것 같습니다.
매일 한두번씩은 꼭 출근도장 찍는 기분이 들기도 해요. ^^;;
 
이와사키 치히로 아트북 시리즈 세트 - 전6권 - 0세부터 100세까지 함께 읽는 그림책
이와사키 치히로 글·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이렇게 훌륭한 퀄러티의 그림책은 정말 보다보다 처음본다.
아와사키 치히로를 알게 된 것은 긴자의 어느 백화점, 찻잔을 구경하러 갔을때였다.

한참 버닝하던 나루미 브랜드에서 이와사키 치히로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컵들을 팔고 있었다.
몇번을 망설이다가 놓고 왔는데, 이와사키 치히로의 아트북을 보고 나니 다시금 아쉬워진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창가의 토토>라는 책이 인기를 끌면서 그녀의 일러스트들이 알려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제 처음으로 사게 된 이와사키 치히로의 책에는 두가지 흥미로운 타이틀이 붙어 있다.
하나는 '아트북'이고, 다른 하나는 '0세에서 100세까지 읽는 그림책' 이다.
이 시리즈는 이와사키 치히로가 1968년부터 매년 한 권씩 지광사에서 펴낸 6편의 그림동화책을 일본과 홍콩에서 특별제작한 것이다. 일본의 책만듬새와 인쇄쪽으로 명성이 높은 홍콩에서 함께 제작되었다고 하니, 그 노고와 정성을 짐작해볼 수 있다.
표지와 내부 종이질이 최고의 퀄러티이고,  이와사키 치히로 특유의 수채물감 같은, 때로는 수묵화 같은 굵고 투명한 필치와 아름답고 몽롱하기까지한 색감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녀의 그림도 아트고, 책만듬새도 아트다.

'0세부터 100세까지 읽는 그림책'이란 타이틀은 어린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추억에 빠지게 하고, 생각에 잠기게 하는 그림과 여백들.. 때문일 것이다. 어린아이의 눈으로 보는 일상이야기에도 흡사 꿈결과도 같은 여백들이 있다.
그런 글과 그림의 여백들이 보는이들에게 여러가지 생각과 기억들을 비집고 들어오게 만드는듯하다.

<아기 오는 날>은 남동생이 새로 생기는 가슴 콩콩 뛰는 기대감 이야기 <눈 오는 날의 생일>은 생일선물로 눈을 받고 싶은 토토의 이야기. 표지부터 너무 예쁘다. <비오는 날 집보기>는 비 오는 날 혼자 집을 보며 엄마를 기다리는 이야기. '비'가 너무도 아름답게 보여진다. 표지의 아기는 왠지 얼굴이 까맣지만, 안의 그림만은 가장 화려하다.<작은 새가 온날> 은 작은 새와의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다시 만남을 그린 아름다운 심상, 아름다운 수채그림이 있는 이야기다. 

그림책 가격이 만원이면, 비싼편에 속하는데, 이 책이 이 가격이라는건 말도 안되게 착한 것이다! 사진과 이미지, 글로는 절대 표현될 수 없는 이 책의 사랑스러움은 0세부터 100세까지 누구에게도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다음번 일본여행때는 도쿄의 치히로 미술관에 꼭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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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2 06: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8-12-22 07:03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정말 실물이 훨씬 낫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으네요. 제가 가지고 있는 그림책들 중에서도 특별해요!
 
아기 오는 날 - 치히로 아트북 4, 0세부터 100세까지 함께 읽는 그림책
이와사키 치히로 글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이와사키 치히로의 아트북 시리즈중 <아기 오는 날>
표지의 소녀는 아기 모자를 쓰고 까만 눈으로 책밖을 바라보고 있다.


인쇄기술로 최고인 홍콩과 책만듬새 하면 알아주는 일본에서 공동제작된 이 책은 종이와 인쇄의 퀄러티가 특A급인 것은 물론이고, 제본 역시 튼튼하고 신경쓴 티가 팍팍 난다. 감동


아기 오는 날 (원서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문장부호들이 생략된다.)
이와사키 치히로의 그림 배경들은 상상속의 배경들같다. 때로는 강렬하고, 때로는 꿈만같고, 때로는 환상적이다.


아기때 탔던 유모차

아기한테 줄 선물을 찾는 소녀. 
이렇게 밝고 예쁜 검정색은 본 적이 없다.



아끼는 곰돌이 인형을 아기에게 줄까.



내가 어릴때 사용하던 요람
소녀가 왼쪽 귀퉁이에 실제로 앉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큰 새는 나
작은 새는 아기
함께 노래도 부르고

나뭇잎 던지기 놀이도 하고

아기의 모자를 써 보기도 한다.



똑 똑 똑

바람소리인가
아 아기다

어떡하지

살금살금 아기를 만날 시간이다.
동생이 생긴 소녀가 동생에게 물려줄 자신의 아기적 물건들을 보고,자신이 아끼는 곰인형 선물을 준비하고
두근두근 아기를 만나기를 기다리는 이야기. 귀여운 내동생, 아기를 만나는 이야기다. 

감동적인 퀄러티의 책과 더 감동적인 이사와키 치히로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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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김어준<건투를 빈다>
김훈<바다의 기별>
강미영<혼자 놀기>
... 이상은 서평단 도서
Sherlock Holmes complete - 올해의 마지막 주문을 위해 달려~
A Brief History of the Smile
Devil in a Blue dress
키리아코스 마르키데스<영혼의 마법사 다스칼로스>
세노 갓파<세노 갓파의 인도 스케치 여행>
요네자와 호노부 <인사이트 밀>
G.K. 체스터틑<결백>
온다 리쿠 <초콜릿 코스모스>
미야베 미유키<흔들리는 바위>
스텐 나들니<느림의 발견>
아멜리 노통브<아담도 이브도 없는>
송정림<영화처럼 사랑을 요리하다>
하라 료<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
레드클리프 홀<고독의 우물>
이탈로 칼비노 <나무 위의 남작>
윤광준 <잘 찍은 사진 한장>

12월 세째주 읽으려고 했던 책들

이영도<그림자 자국> 표지는 예뻤지만,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인터넷말씨같은 가벼운 문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적응되지 않았고, 결말을 쓸데없이 꼬아 놓은 것도 이해가지 않고, 등장인물들은 작위적이거나 구태의연했다.
어슐러 르 귄 '헤인 시리즈' <로캐넌의 세계>,<유배행성>,<환영의 도시> <빼앗긴 자들>이 지루했던 기억이 있는데, 초창기의 헤인시리즈 세권은 모두 재미있었다. 짧지만 거대한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북유럽 신화같기도 한 <로캐넌의 세계>에서 시작하고 <환영의 도시>에서 끝나는 헤인시리즈 1기. 소통과 적응, 통합, 정체성 찾기와 같은 문제들이 끊임없이 수면으로 떠올랐다 가라앉았다..
<존 싱어 사전트와 마담 X의 추락>  간만에 재미난 미술 이야기. 19세기 후반 파리의 사교계와 미술계 이야기. 존 싱어 사전트와 그의 그림 '마담 X'에 대해 잘 알게 된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 이와 같은 미술교양서들이 많이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19세기 파리에 대해 더 알고 싶어져버림.
시라이시 가즈후미 <서른 다섯, 사랑> 오래간만에 읽는 연애소설. 너무 소설같은데, 의외로 술술 잘 읽히고, 등장인물들은 죄다 너무 잘나서 비현실적인데, 의외로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 
아야츠지 유키토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 의외로 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들중 가장 재미있다. 기괴한 분위기의 호숫가 저택. 연극반 학생들의 고립. 엄청난 수집품이 가득한 저택에서 짙게 배어나오는 일본문화의 소품들 이야기(이런거 너무 좋다!)   

이번주의 마지막 이틀을 술로 보내고 나니, 의욕상실, 무기력, 술은 책의 적이다. (.. 응?)


남은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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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8-12-22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월 들어 책 1권 읽었습니다. 그것도 애들 선물로 주려고 산 청소년용 책 1권 달랑... 하이드님이 갑자기 급 부러워지는 순간입니다. 그래도 저는 2주만 있으면 방학이라고요. ㅎㅎ

하이드 2008-12-22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주 일요일 다음주 읽을 책들을 책장 여기저기서 꺼내어 모아 놓고 나면, 이번주에는 이마~안큼 읽어야지. 하는데, 항상 한주에 무슨일인가가 생겨서 책을 생각만큼 못읽게 되어버려요(라고 말하면 배부른 소리겠지요? ^^)

2008-12-22 05: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2-22 0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Forgettable. 2008-12-22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콜레라시대의 사랑]이 ㅎㅎ 마르케스의 책을 거의 다 읽어버려서 슬픈 요즘이에요 ㅠㅠ [키리고에저택살인사건]은 잔뜩 벼르고 있었는데 알사탕천개 이벤트를 놓치고나니 왠지 시무룩해져셔..ㅎㅎ

하이드 2008-12-22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어요, [키리고에저택살인사건] 저도 알사탕 이벤트는 놓치고... 그래도 머그컵은 받았;;

비로그인 2008-12-2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송정림<영화처럼 사랑을 요리하다>,저는 일러스트에 이끌려 구입했는데 아직 읽지를 않아 어떤지를 모르겠어요. 종종 일러스트에 이끌리기도 하거든요. 콜레라 시대의 사랑, 그 마지막 한마디에 거의 혼절할 뻔 했던 기억.(너무 좋아서요)
 

"책은?"
"저쪽 도서실에 있는 물건입니다. 보신대로 케이스에 넣는두꺼운 책이고 제법 무게도 있으니까 생각하건데 범인은 저것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때린 게 아닐까 합니다."
"그렇습니까? 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중략)
"책이 흉기라는 것은 다소 이상하지만, 책등 부분으로 세게 때리면 상당히 큰 타격이 됩니다. 게다가  OOO는 저런 갸냘픈 체격이니까. 여성이라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겠지요."
그 말을 듣고, 세 사람이 식탁 너머로 슬쩍 눈빛을 교환한다. 정도는 다르겠지만 놀람과 낭패를 감출 수 없는모습이었다.

아야츠치 유키토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中

책등으로 맞아 죽는 것이 로망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럴리가. 어느 허접한 작가는 그녀의 에세이에서 비극적인 드레스덴 사건을 이야기하며, 자신은 죽을때 책에 깔려 죽겠다고 철딱서니를 떨었는데, 나 역시 책을 아무리 좋아한다고해도 책등에 찍혀 죽는 것이 로망일 수는 없다.

딱히 로망이라기보다는 집착에 가깝겠지만,
■ 나는 분권을 증오한다. (좋아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강력하게 싫은 감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미워하고, 나홀로 불매운동까지 한다. ) 하지만, 상,하권으로 나뉘어 각각 400페이지 정도라면,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다. 이해는 해도 싫은건 마찬가지.
■ 나는 책값과 책의 두께 사이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을 경박하다고 생각하지만, (책이 이렇게 얇은데 만원이나 해! 이런 불평들말이다.) 두꺼운 책을 선호한다.

500페이지에서 70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을 좋아하고, 그보다 더 많이 두꺼운 천페이지 가량의 책이 한권으로 나온다면, 읽는데 어려움을 느낄 것 같아, 그 수준은 나에게 '두꺼운 책'을 넘어서 '무지막지한 책'이다. 예를 들면

 이런 책들. (둘다 표지는 꽤 이쁘군)
 한권이 아닌 책들을 한권으로 합본해서 나온 것은 팬서비스 차원이였으려나 모르겠는데, 책이 너무 두껍고, 제본과 표지는 허약해서 둘 다 한정판이라던가, 팬서비스로써의 합본의 목적에 부합하지 못했다.
저런 두꺼운 책이 너덜너덜해지면, 어따 쓰란 말인가. 막말로 무겁기만 하고, 무기로도 쓰기 어렵다.

 

 

 

 이런 책들도 있다.
확실히 인문서적을 만드는 곳에서 두꺼운 양장본을 짜임새 있게 만들 줄 아는 것일까. 다치나바 다카시의 이 책은 각각 1100페이지가 넘는다. 고양이 빌딩이라는 책빌딩을 가지고 있는 저자 자신만큼이나 무지막지하다. 혹자의 말을 빌리자면, 점점 정육면체에 가까워지고 있는 책들;; 인 것이다. 정육면체에 가까워지는 정육면체의 책이라.. (먼산)

 

 

 

허술하다는 이유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와 <나니아 연대기>는 일찌감치 방출크리를 탔고,
내가 가지고 있는 두꺼운 책들은 주로 컴플리트 버전들이다.
제인 오스틴 컴플리트, 셜록 홈즈 컴플리트

뱀발 : 내 책장 속에 무기로 쓰기 좋은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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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12-20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이런 분이...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가 무거워 못들고 다니겠다고 하니까
책을 찢으라고 하셨죠!!!

하이드 2008-12-20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것도 안 들려요 도리도리 d(-_-)b

근데, 책이 제본이 문제인지, 내껏만 그랬는지, 별로 손도 안 댔는데, 너덜너덜 나풀나풀 그러던걸요; 놔둬도 찢어지니깐, 수동적으로 당하느니 적극적으로 찢느 것도.. =3=3=3

무해한모리군 2008-12-20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시 함께 분노
아 두꺼워도 나니아 좋아요 호호

hnine 2008-12-20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책 읽으시면서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시는군요 ^^
저도 살아있는 생물체를 죽이는데 책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어요.
대상이 그리 크지 않다보니, 책의 두께보다는 앞으로 더 이상 안봐도 되는 책을 사용하게 되더군요.

Apple 2008-12-21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케케케케케^^;;적극적으로 찢는다는 것에서 빵터지네요^^;;크크크크
저도 경박하다고 생각하지만, 얇은데 만원이나되는 책은 좀 아깝게 느껴져서 잘 사지 않게 되요..=_=;칼라페이지가 많다면 모를까...동화책 글씨만한 것들만 딱딱 박혀서 하드커버라고 만원이나 한다니...ㅠ ㅠ너무해....두껍고 재밌는 책도 많으니까 괜찮아요.ㅠ ㅠ

비로자나 2009-04-04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젤라즈니의 앰버 연대기를 한 권 짜리 전집판으로 가지고 계시는군요!
전 10권 중에서 달랑 5권까지 밖에 안 나온 한국어판 소장자로서, 너무 부럽다는.... OTL
(김상훈 씨는 다른 책들 이것저것 벌리지 말고 앰버 나머지 책들 좀 번역해 주시지...)

근데 히치하이커 제본이 많이 약한가요? 실제본을 안 하고 풀제본으로 처리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