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샵이 시작한지도 두 계절이 지났고, 어느 정도의 안정적인 시스템이 생각보다 빠르게 정착되었다고 생각한다. 알라딘에서는 20여만권의 책이 거래되고 있고, 그 중 1만6천권에서 1만7천권이 알라딘 직배송으로 거래되고 있다.
책 읽는 것/사는 것은 좋아하나, 발품팔기는 귀찮고, 손품팔기는 자신 있는 사람들이라면, 중고샵을 120%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부작용으로는 중고샵책 지름신에 파산으로 갈 수도 있다는거.
알라딘 직배송 중고의 경우 '품질 무보증'을 제외하고, 어느 정도 알라딘의 검수를 거친 일정 판매지수 이상의 책들이어서. 좋은 책이 나오면, 잽싸게, 즉시, 바로, 주저없이 구매에서 결제까지를 눌러야 한다. 사직에서 롯데야구 주말 지정석을 구하는 클릭전쟁만큼 어렵다고 하겠다
신간의 경우, 올라오자마자 바로 장바구니에 담아서 결재를 한다고 하더라도, 사용하는 인터넷 속도에 따라(대밋!) 금새 판매완료된 것을 확인하고 아쉬워하는 수밖에 없다. 눈이 좋아 올라오자마자 바로 장바구니에 넣기까지 성공한 후, 결제에 실패한다면, 사탕 줬다 뺏긴 아이의 심정으로 누군지 모를 인터넷 상의 구매성공자를 모니터너머로 째려볼밖에..
2만원 이상이 무료배송이고, 사고 싶은 신간까지 5만원을 채우려 한다면, 구간마일리지로 고민할 것 없이 중고샵 제품을 하나 넣으면 된다. 그러니, 원하는 중고샵 제품이 나왔을때, 배송비니 뭐니 고민 안하고 클릭질에 성공하려면, 장바구니에 항상 책 몇권이 담겨 있어야 할 것이다.
알라딘 중고샵 직배송에 신간이나 원하는 책이 안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올라오자마자 눈빠른 사람들이 휘리릭 사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꼭 사고 싶은 신간은 순식간, 사고 싶은 책들도 경우에 따라 한두시간에서 반나절을 넘기지 않는다. 하루가 지나가면, 직배송 중고샵에는 내나 참고서나 마법천자문같은 책들밖에 안 남았을 것이다.
알라딘 직배송에 올라오는 책들은 특정 '시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도 구매에 도움이 될 것이다.
중고샵에 책을 올리는 것은 알라딘 직원들이고, 그 직원들이 일하는 시간에 책이 올라온다. 10시경부터 올라오는 책은 오후 4시에서 5시반경에 가장 많이 올라온다. 그 시간에 알라딘 직배송 버튼을 계속 리프레쉬한다면, 좋은 책들을 좋은 가격에 최소한 '발견'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회원에게 사는 경우는 직배송처럼 빨리 없어지지는 않지만, 좋은 판매자를 찾는 어려움이 있다.
회원에게 사는 경우, 구하고 싶었던 절판된 책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3만원에서 5만원 이상인 경우만 무료배송이고, 책값도 직배송 중고샵에 비해 높은 편이고, 원하는 책이 있더라도 판매자가 파는 책들이 그닥 많지 않다면, 2,500원에서 3,000원까지의 배송비에 각종 마일리지도 없이, 중고샵에서 구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중고샵은 알라딘에서 사는 경우도 그렇겠지만, 회원에게 사는 경우, 그 리스크가 좀 더 높아서, 몇백원에서 돈 천원 아끼자고 어떤 퀄러티의 책이 올 것인지를 의심하며, 알라딘의 당일배송을 포기하고 이제나 저제나 책을 기다리는 일은 그닥 현명한 일이 아닐 것이다.
좋은 가격에 좋은 책들을 파는 좋은 판매자, 나의 책취향과 궁합이 맞는 판매자를 찾는 것이 좋은 책을 찾는 첫걸음이다. 알라딘 중고샵에는 헌책방들도 많이 있는데, 그 중에 '집현전' 이 가장 나의 취향과 맞다. <독신의 역사>, <로마공화정>, <그리스 성풍속사> 등을 구매했고, 정말 신기할정도로 배송이 빠르다. 주문을 밤에 했는데, 어떻게 그 다음날 책이 오냐,
최고 -_-b 3만원 이상 무료배송인데, 내가 사고 싶은 책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나와 궁합이 맞는 판매자이다. 개인 회원에게 사는 경우는 내가 원하는 책들을 최소한 두권에서 세권 이상을 착한 가격으로 팔고 있는 경우면 배송비를 감수하고 주문하는 보람이 있다. 지금까지의 경우 알라딘 회원에게 산 것, 중고샵에서 산 것 모두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그럼, 알라딘 중고샵에서 구매한 책자랑으로 페이퍼를 마무리.

<조폭 연대기> 꼭 사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할인율을 적용해도 2만원이 넘는 책이다. 만원에 겟
<제국에 반대하고 야만인을 예찬하다>는 언젠가 사고 싶었던 책, 촘스키가 2007년에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고 하고, 이런저런 입소문이 대단한 책이었다. <머니>의 경우 분권을 워낙 싫어해서 망설였는데, 중고샵에서 한권 가격으로 살 수 있었다.
절판된 <로마 공화정>을 좋은 가격에 가져온 것도 만족스러웠고,
<그리스 성풍속사> 두권, <위대한 독신>,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에도 일본>등도 오랜동안 보관함에 들어있었다.
<냉장고에도 쇼핑몰에도 없는 것>은 네이버 블로그에서 보고 궁금해서 사려고 들어왔다가 마침 중고샵에 나와 있어서 좋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 이태준의 <문장강화>, 김용준의 <새 근원수필>은 열화당 책이어서 가격이 높은데, 중고샵에서 좋은 가격에 살 수 있었다.
<영화처럼 사랑을 요리하다>, <얼음꽃>, <느림의 발견> 같은 책들은
위에 얘기한 눈 빠르고, 손 빠르게 잽싸게 산 신간들이다. 딱히 내 취향은 아니지만, 읽고나서 바로 판매도 할 수 있으니
결코 손해되지 않는 구매다.
- 다음 중고샵 이야기는 판매자편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