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중 - 마쓰오카 세이고!!!
책을 많이 읽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만나지도 못했고, 마쓰오카 세이고도 모르고 지나갈뻔 했으니, 다독술이 답 맞다.
마쓰오카 세이고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
를 읽고 있다. '책 읽는 중' 카테고리에 올리는 글들, '신간마실'에 올리는 글들, 그리고 최종 '리뷰'나 다 읽고 올리는 추천글들.. 그 중에서 '책읽는중'에 올리는 글들은 읽다보면 실망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버뜨, 이 책은 앞에 딱 3페이지 보고 느낌이 왔는데, 야구보며 술렁술렁 100페이지까지 읽어 보고 나니, 끝까지 읽고, 실망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일단 100페이지 정도까지를 읽으면서 두서 없이 떠오른 생각들을 적어보면 :
- 책읽기의 여러가지 방법. 뭐, 이름 짓는 것에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지만, 막연하게 해 오던 여러가지 독서방식의 카테고리를 나눠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듯. 아래의 독서방법은 마쓰오카 세이고가 만들어낸 조어인 경우(이 경우에는 *로 표시) 역주를 참조했고, 그 외에는 아는대로 씀.
다독多讀 : 책을 많이 읽는 것.
소독小讀 : 책을 적게 읽는 것.
* 조독組讀 : 2권 이상의 책을 조합해서 번갈아 읽는 것.
* 정독精讀 : 한 권의 책을 깊이 있게 읽는 것.
협독狹讀 : 찔끔찔끔 읽는 것.
광독廣讀 : 저변을 넓혀 가면서 읽는 것.
- 이 세상에는 '술꾼' 도 많고, 마찬가지로 독서가나 다독가도 아주 많은데, 이들은 '책꾼'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세상에는 독서가들이 많고, 술꾼의 주량은 짐작할 수 있어도, 책꾼의 독서량은 짐작하기 힘듬.
- 센야센사쓰千夜千冊 : 마쓰오카 세이고가 온라인에 매일 밤 한 권씩 도서 감상문을 올리고 있는 프로젝트. 1,000권을 목표로 시작했으나 초과 달성되어 전 7권의 방대한 저술로 출간되었으며 현재진행형 www.isis.ne.jp/mnn/senya/toc.html
- 센야센사쓰는 '서평'은 아니기 때문에 책에 대한 비평을 할 까닭이 없음. 지금까지 읽어 온 책이나 새로 읽은 책에 대한 공감 체험을 안내한 기록이다. 여행 도중 겨험과 일정을 기록한 일종의 여행 감상문 같은 것.
- 독서는 패션이다. 매일 일상생활에서 하는 다른 행동들, 예를 들면 어떤 옷을 골라 입는 것과 비슷. 매일 갈아입는 옷에 가깝다.
- 센야센사쓰의 규칙은 토,일요일은 쉬기로 하고, 한 저자당 한권씩만 선택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같은 장르와 같은 출판사의 책은 연달아 쓰지 않는 등의 규칙을 덧붙임. 원고양은 조금씩 늘어나 현재는 4,000~ 6,000자로 정착.
- 책은 두 번 읽는 것이 좋다. 이 부분의 이야기가 좋은데 조금만 옮겨 보면 '옛날에 먹었던 과자나 계란말이 맛으로 느껴지는 지를 다시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대체로 거기에 '틈'이 생깁니다. 그것도 상당한 '틈'입니다. 다시 읽으면 전혀 인상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아요. 그렇지만 그 '틈'은 무척 소중한 것으로 경험에 의하면 독서의 본질에 연관된 것이 적지 않습니다. 앞에서 말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시선이 중요하다는 점도 이 틈을 통해 느꼈었지요.'
- 애써 그 책을 <센야센사쓰>에 선택했으니, 비판하거나 트집 잡을 이유도 없겠지요. 사실, 책에 꼬투리를 달기는 의외로 쉽습니다. 그런 짓은 절대 하지 않기로 미리 정한 것입니다. -> 이부분은 나도 많이 생각하는 부분이어서 더 관심이 갔다. 흠잡을 곳 없는 책이란 아마 거의 찾기 힘들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들은 완벽하게 보이는 것보다 '강력한 흠'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책'을 사고, '책'에 대한 리뷰를 온라인에 올리면서, 이 공간의 성격상, 그것은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혹평을 하는 이유는 내심 '이런 거지같은 책을 사고 나처럼 돈 아까워하는 사람이 없어야겠다' 는 어줍짢은 사명감일 때도 있고, 책을 구매할 때 출판사의 '책소개' 와 균형을 맞추는 '독자의 시각'이라는 면에서 독자리뷰가 굳이 칭찬일색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있고. 이러이러한 게 좋고, 이러이러한 게 싫다. 는 이야기를 하는 것에 자유로와야 한다는 생각. 이야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일단 마무리 짓자면, 좋은 건 좋다, 싫은 건 싫다. 다만, 왜 좋고, 왜 좋은지에 대해서는 최대한 이야기하도록 한다. 는 것이 나의 기준이었고, 싫은 것을 싫다고 하는데, 왜 난리야. 라고 생각했던 것. 에 생각의 변화가 있었다. 뒤에 나오는데 '책 뒤에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 이것과 관련한 따뜻한 이야기들이 책에 나오는데, 후에 다른 포스팅에서 기회가 되면 하도록 하겠다.
- 다시 읽어보고 깜짝 놀라 방향을 튼 경우가 있었는데 <센야센사쓰>에서 시마자키 도손의 책을 쓰려고 했을 때에는 <파계>로 정했지만 왠지 마음이 끌리지 않고, 처음의 신선미가 없어서 <새벽이 오기 전>을 제대로 읽고 나니 <파계>가 다르게 보이더라.는 이야기. -> 시마자키 도손이라 어디서 들었는데 .. 어제 포스팅한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에 <파계>가 있었고,

창비 세계문학 전집 일본편에 시마자키 토오손의 <클 준비>가 있다. 창비는 집에 있고, <파계>는 읽어봐야지.
- 다독은 한 가지 방법으로 많은 책을 그냥 집어 삼키듯이 읽는 것이 아님. '책 많이 먹기 대회'를 하자는 것은 아니잖아요? (웃음)' 여기서 생각나는 책들 ^^;

역시 어제 포스팅한 올리버 제퍼스의 <책먹는 아이>와 <책먹는 여우>
.. 뻘생각이긴 한데,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솔직히 저자의 내공에 대한 이야기를 줄줄 찾아 읽고, 이 책을 읽으려니, 혹시 너무 머리아픈 책은 아닐까 싶었더랬다.
이 책은 흔한 '책읽기 방법'에 대한 '실용서'도 아닐뿐더러, 어려운 책도 아닌, 너무나 쉽고, 재미있는 다양한 예를 들어 '책읽기'를 친숙하게 하는 그런 책이다. 저자의 예들이 무척 재미나다. 야구비유도 많이 나오는데, 이것도 야구 모르는 사람들에게 와닿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 2000년 2월 23일 나카야 우키치로의 <눈>을 시작으로 2004년 7월7일 료칸까지가 <센야센사쓰> 2008년 11월 26일(인터뷰 하던 날) 1,274회였다. 이 것이 그 사이에 엄청난 편집과 가필을 거쳐 전 7권(별권1)에 이르는 무지막지한 전집으로 출판. 이 전집은 10만엔이라는 가격에도 350질 이상 팔렸다고 함!! 이 질문에 대한 마쓰오카 세이고의 답은 다음과 같다.
'저도 깜짝 놀랐어요. 한 권이 1,000쪽 정도 되는 엄청나게 무거운 책인데 말입니다. 혹시 어디서 기념품으로 사용한 것이 아닐까요.(웃음)'
처음 책날개에 저자의 사진을 보고 흠칫. 했는데, (알라딘 책소개에도 아마 나와있으니 궁금하면 보시길. 근데, 굳이 안 찾아보셔도 될 것도 같고 ...) 유머러스하고, 편안하고, 쉽게쉽게 이야기한다.
- 의욕이 너무 강하면 책이 몸에 스며들지 않음.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음식이 있어서 먹어 보지 않으면 그 맛을 모르는 것처럼, 책도 먹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매일매일 서점에는 엄청난 양의 책이 쏟아져 나오고, 도서관에도 엄청난 양의 책이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식재료나 요리의 종류를 보고 단지 그 수에 놀라 먹기를 포기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책을 접하는 것은 정신적인 동시에 육체적인 문제. 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 시식 코너에서 조금씩 맛보는 것처럼 책의 맛을 조금씩 확인하며 시작함. 이렇게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이 챕터의 마지막 문장은 이거다. '한 권의 책은 참치 마요네즈 삼각 주먹밥이에요. (웃음)'
여기까지가 1장까지의 메모다. 나는 2장까지 읽었고, 책은 전체 7장까지 있다.
2장에서는 '독서의 신神' 마쓰오카 세이고의 독서 편력기' 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부분도 인상깊다. 마쓰오카 세이고의 어린시절부터 그가 책과 인연을 맺으며 지금에 이르기까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흡사 '해리가 샐리를 만날때처럼'의 해리와 샐리처럼 어린시절, 초등학교, 중학교, 대학교까지 책과의 인연 이야기가 뜨문뜨문 나오는데, 어릴적부터 책벌레라던가, 책을 좋아하는 문학소년이라던가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처음으로 크게 영향을 받은 건 친한 친구가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중 '대심판관'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라는 질문이었다. '그걸 읽고 난 생각에 빠져 있어' 라는 친구말의 의미를 전혀 알 수 없어서 당황스러웠던 기억. 아주 친한 친구였기에 책을 찾아서 3-4개월에 걸쳐 겨우 읽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었다고.
아, 그리고 그 전에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시코쿠에 갔는데 우코우 연락선을 타고 본 세토 내해의 시와쿠 제도가 너무나 아름다웠고, 인간이 이런 아름다움에 감동한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해 보았다고 한다. 후에 "참 멋있었지"라고 이야기해도 "응, 그래" 정도의 반응이고, 그 감동의 현상이나 근거를 설명할 수 없어 답답했다고 한다.
내가 지금 그렇다. 나, 지금 이 책의 장점을 제대로 이야기하고 있나요? (어이, 일단 다 읽고,, )
아, 시코쿠. 나도 시코쿠 안다. <남자한테 차여서 시코쿠라니> 라는 엄한 제목의 책이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이 책도 찾아서 냉큼 장바구니에 담았다.
지난번 페이퍼에서 언급했듯이 요즘 책에 관한 책들 쏟아지는데,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라는 흔한 느낌의 제목도 그렇고, 그에 반해 표지는 트랜디하고. 그렇게 이 책은 잊혀져 갔는데.. . 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책 표지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건 아마도 마쓰오카 세이고의 책장) ... 이건, 독서가의 서재다.
각각 다른 판형의 책들이 꽉꽉 꽂혀 있고, 그 앞에 쌓여 있고, 위에도 쌓여 있고.

이것이 책에 나온 마쓰오카 세이고의 서가.
알라딘에서 아니 사가와에서 새벽 5시 38분에 상큼하게 문자 보내면서 '오늘 15:00- 18:00 ' 배송 예정이라고 그러더니,
왜 안오누. 교보가서 책 받아와야 하는데 .
알라딘 말고 텐텐에서도 어제 잽싸게 출고완료는 되더니,SC강동에서 또 막혔다. 망할 SC강동
책이나 마저 읽으면서 진정- 진정-
그러나 막상 온 택배는 텐텐이고, 알라딘은 감감무소식. 내가 주문한게 아니라 확인이 안 되네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