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장 안 읽었지만, 느낌이 팍 오는 책이 있다. 이 경우엔, 책도, 저자도.
신간으로 봤을 때는 그저그랬고, 서점에서 보니, 괜찮은데 싶었는데,
딱 맘 먹고 읽기 시작하니, '우어어- 장난이 아닌걸!'

그래서 저자이름으로 더 찾아보니 <만들어진 나라 일본>, <知의 편집공학> 이란 책이 있다. 
 
   

알고 보니 얼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나루케 마코토의 <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에서 저자가 '지의 거인'으로 칭송했던 3인중에 한 명이기도 하다.  

 

 

<만들어진 나라 일본>과 <知의 편집공학>의 책소개를 봤는데, 대단히 특이하고 재미난 책인듯하다.
다독술 책부터 읽고 나머지 두 권도 읽어볼 예정인데, <만들어진 나라 일본>'세상을 편집하려한 일본이라는 방법'이라는 아리송한 제목을 다록 있다. 소개인즉슨 '일본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말, 이이도코토리’는 좋은 것은 기꺼이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알프스의 풍광을 자기네 산에다 옮겨 놓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독일 중세 성의 손상된 흠집마저 똑같이 만들어 세워두고, 이탈리아의 스파게티보다 더 정통적인 맛의 스파게티를 만들어 내는 나라. 여기에 더해 명란젖 스파게티에 잘게 썬 김을 잔뜩 뿌려 젓가락으로 먹는 일본풍 스파게티를 만들어 내는 나라.' 서양의 것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되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서양을 동경한다. 는 것. 그것으로 일본의 정체성을 파악하는 '신일본론' 을 쓴 책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주제이지 않은가. 일단 이 책은 찜하고,

<지의 편집공학>에는 부제가 '지식세상을 움직이는 아름다운 사고혁명' 으로 달려 있다. 역시 아리송.. 책소개를 보면
''편집'의 개념을 통해 이 세상과 인간을 바라본 책. 편집을 책이나 영화 제작에 제한된 것에서 '생명을 지닌 모든 것들의 지적 활동'으로 확장시켜 미디어와 역사, 놀이, 신화와 이야기, 문명과 문화, 현대 사회와 기술 등 세계 곳곳에 나타나는 편집의 힘과 의미에 대해 탐구한다.
지은이는 가깝게는 장편소설을 짧게 축약해버리는 문고판에서부터 예술작품의 장르 간 이동, 주부의 집안일, 아이들의 놀이 등에서 인간에게 주변 정보를 끊임없이 편집하는 '편집력'이 갖춰져 있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이러한 끊임없는 수정, 번안, 요약 등 편집 행위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들의 본질을 '에디토리얼리티'라고 부르고, 그 가운데서 문화와 정보가 각 인간들 사이에 공유되고 미디어와 시간 사이를 교류해 가는 광경을 보여준다.'
  

저자의 엄청난 독서량과 많은 날고 기는 독서가들의 멘토인 저자의 내공을 짐작해보았을 때 위의 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기대된다.  

저자와 이 책들을 찾아보게 만든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의 첫페이지는 이렇다.  이 책은 일본 편집자가 질문하고 마쓰오카 세이고가 답한 것을 정리한 방식으로 되어 있다.  

독서는 패션이다  

많은 사람이 독서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혹자는 '독서입국'이라는 말까지 합니다. 그래서 세이고 선생님께 독서방법으로서 '다독술'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다독多讀'과 '소독少讀'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결국 그 본질은 다르지 않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소독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독으로 발전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독에 의해 소독의 의미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바로 독서의 재미있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조독組讀'(저자가 만든 조어로 2권 이상의 책을 조합해서 번갈아 읽는 것)과 '정독精讀'(한 권의 책을 깊게 읽는 것)을 비교해도 그렇습니다. 정독이 반드시 조독보다 독서의 깊이가 더 깊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찔끔찔끔 있는 '협독狹讀'이 저변을 넓혀 가면서 읽는 '광독廣讀'을 방해하는 것도 아닙니다. 독서란 이런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그런데 독서가 이뤄지는 과정은 밖에서 들여다볼 수 업기에 전혀 판단할 수가 없습니다. 마르셀 뒤샹은 '그 사람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는 보이지만, 그 사람이 무엇을 듣고 있는지는 드리지 않는다'라는 말을 남겼지요. 독서는 '그 사람이 무엇을 읽고 있는지는 알 수 있지만, 그 사람이 어떻게 읽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이 독서하는 양과 그 장르의 다양함, 깊이가 놀랍습니다.

이 세상에는 '술꾼'으로 불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독서가나 다독가도 아주 많은데, 이들은 '책꾼'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이노우에 히사시는 좀 별종이라고 치더라도, 저술가 가운데는 놀랄 정도로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실 제 주변에도 저보다 더한 독서가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 그들의 직업이 독서가는 아닙니다. 평소에는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있지요. 역시 책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주부 가운데도 많습니다. 제가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그런 독서 체험을 <센야센야쓰>등의 방식으로 웹사이트에 쓰기 시작하면서 알려졌기 때문이겠지요. 보통의 경우라면 어떤 사람이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그 사람이 얼마나 읽는지 다른 사람은 알 수가 없어요. 술꾼의 주량은 짐작할 수 있어도 책꾼의 독서량은 전혀 짐작할 수 없는 법이지요.  

나중에 자세히 들려주시겠지만, <센야센사쓰>(千夜千冊)는 일종의 독서 체험기입니까?

네, 서평은 아니지요. 그렇기 때문에 책에 대한 비평을 할 까닭이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읽어 온 책이나 새로 읽은 책에 대한 공감체험을 안내한 기록입니다. 그러니까 여행 도중에 경험한 것과 앞으로 일정을 함께 기록한 일종의 여행감상문 같은 것입니다. 도널드 킹의 <백대과객百代過客>이라는 책이 있는데, 독서야말로 백대의 과객이 아닐까요.  

 

 딱 여기까지 읽고 저자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좋은, 흥미로운 저자를 만났다는 느낌이 오면 두 가지 생각이 든다. 가슴이 막 콩닥콩닥 뛰면서 재미있겠다. 눈이 빤짝빤짝 빛나며, 전작을 사고 싶어서 근질거리는 거, 또 하나는 왜 이제야 알았나 내심 억울한거. 누가 좀 이 저자의 책 좋다고 막막 얘기해주지. 싶은 말도 안되는 원망이 들어서, 말도 안되게, 당분간 서재 방문자들에게 마쓰오카 세이고 노래를 부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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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말이다. 다독술이 답이다.
    from 커피와 책과 고양이 2010-03-17 17:21 
      책을 많이 읽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만나지도 못했고, 마쓰오카 세이고도 모르고 지나갈뻔 했으니, 다독술이 답 맞다.      마쓰오카 세이고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 를 읽고 있다. '책 읽는 중' 카테고리에 올리는 글들, '신간마실'에 올리는 글들, 그리고 최종 '리뷰'나 다 읽고 올리는 추천글들.. 그 중에서 '책읽는중'에 올리는 글들은 읽다보면 실망하는 경우
 
 
마녀고양이 2010-03-17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블랑카 님의 서재를 거쳐 처음으로 와보네요.
책을 워낙 좋아하지만, 일본의 <~술> 이라는 타이틀의 책은 뭔가 상업적인 냄새가 나서 안 좋아했거든요.
그런데 리뷰를 보니.. 어째 사고 싶어 손이 근질거리기 시작하네요.
꼭~ 읽은 후 리뷰도 부탁드려여~

하이드 2010-03-17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 ~술, ~력 컨셉 맞춰서 가벼운 책이 많지요. 저도 첨엔 눈에 안 들어왔는데, 저자가 상당히 유명한 저자에 .. 저자라고 하니깐 좀 안 맞는 것 같지만 (인터뷰 집이니깐요) 아주 재밌습니다!

pjy 2010-03-17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뷰집이라고 하시니, 목소리좋은 누군가? 남자^^가 읽어줬으면 더 좋겠습니다.. 친구가 남친에게 화이트데이선물로 빈폴빽을 챙겼다해서 괜히 좌절중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