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해링 저널  

키스 해링이 열아홉부터 죽기 전 서른 한살까지  쓴 일기. 사후 20주기 기념으로 재출간된 이 책에는 그의 작품과 폴라로이드 사진 90여종이 실려 있다.

당신은 지금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지만 앞으로도 영원히 모를 것이다. (1978년 10월 14일) - 키스 해링 저널 中 

해링은 자신의 일기가 언젠가 다른 사람에게 읽힐 거라고 예상했고, 일기에는 '드로잉, 진행중인 작품에 대한 노트, 스케치, 인용 구절, 도서 목록' 등의 다양한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작품 이야기 외에 인간관계와 일상사를 다룬 글도 있다고 하니 이 책을 읽는다고 '키스 해링'에 대해 알 수는 없겠지만, (키스 해링이 이야기했듯이)
그와 그의 작품에 대해 그가 애정하던 대중의 1人으로써 새로운 이해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스무 살에서 서른 한살까지라니.. 이것은 에이즈와 관련한 합병증으로 죽기 직전까지 쓰인, 치열하게 살았던 어느 예술가의 굵고 짧고 빛나는 저널이다.  

  이기영 <민화에 홀리다> - 조선 민화, 현대의 옷을 입다 

 '민화는 참으로 미스터리한 그림이다. 언제 처음 그려졌는지 아무도 모른다. 누가 그렸는지, 어떤 의도로 그렸는지도 알 수 없다. 민화가 무엇이라는 명확한 정의도 내리지 못한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민화인지 규정할 수 있는 전문가도 사실 없다. 얼마나 많은 그림이 그려졌는지도 추정할 수 없다. ' - 서문 中 -  

이전 시대의 키치한 그림으로써의 민화에 관심이 있는데, 270여페이지의 책에 민화의 역사, 그림, 시대상 등을 얼마나 담았는지 모르겠다.  

민화 작가인 서공임의 그림이 곁들여져 있다. 민화라면 '조선민화'만 떠올렸는데, 현대의 민화를 삽입했다는건지, 과거의 민화스러운 그림을 복원/ 카피, 혹은 현대에 그린 조선민화 풍의 조선민화라는 건지.  

사사키 도시나오 <전자책의 충격>  

책을 가장 많이 읽고, 많이 사는 직업은 뭘까? 아마 공부하는 학생일 것이다. 혹은 책 만드는 사람들, 출판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트위터에 가장 활발한 직종은 홍보가 생명인 정치가를 제외하고(혹은 정치가보다 더!), 출판업계의 사람들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트위터에는 출판 업계 이야기가 넘쳐난다.   
 
관심분야이기도 하고, 과거부터 미래까지의 깨알같이 많은 독자의 한명으로써, 변화하는 책읽기에는 늘 관심이 간다.  

강건너 불구경하듯이 구경하고 있는데, 미국이건, 우리나라건 e-book, 아이패드와 킨들 등으로 변화하는 '독서'의 패러다임에 대해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을 구경하는 건 좀 재미나다. 종이책과 전자책에 대한 여러가지 좋은 글을 접하면서, 개인적으로는 디바이스가 다양화 되는건, 독서의 저변을 넓히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도기가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책' 보다는 하루가 멀다하고 뜨는 기사 찾아 읽는 것이 재미있긴 하지만, 이슈에 대해 잘 정리되어 있는 이런 책들을 읽는 것도 의미 있을 듯하다.  

전자책을 둘러싼 미국과 일본의 현황과 이슈를 정리하고 미래를 점검한 책이다. 전자책으로 바뀔 수 밖에 없는 책과 출판, 출판사, 서점, 저자의 생존 여부와 역학관계를 날카롭게 통찰하였고, 과거에 안주하고 있는 일본의 출판, 유통업계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지적하여 출간과 동시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책을 읽어보면 과연, 출판계 입장에서는 등골이 오싹할 정도의 미래 전망이 펼쳐지고 있다. 책을 준비하던 편집부에서도 '이 책의 프로모션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도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언젠가 오겠지'라던 우물 안 개구리의 안이한 생각에 뒤통수를 치는 책이다.

오리하라 이치 <원죄자>  

 도착 시리즈로 유명한 오리하라 이치의 신간이다.

'이 작품은 『행방불명자』에 이어 국내에 두 번째로 소개되는 저자의 대표적 시리즈인 ‘○○者 시리즈’이다. 『원죄자』 외에도 『실종자』, 『도망자』 등이 국내에 번역 출판될 예정이다.'  

도착시리즈만 눈여겨 보고 있었지 무슨무슨者 시리즈까지는 챙겨보지 못했는데, 예약판매는 아니지만 7월말에야 받아볼 수 있는 이 책 기다리면서 <행방불명자>나 읽어볼까 싶다.

<원죄자>는 640여페이지의 묵직한 분량이고,  

'『원죄자』는 억울한 누명을 썼다며 ‘원죄(?罪)’를 주장하는 무기징역수와 그 사건으로 인해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논픽션 작가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숨 막히는 공방전을 그리고 있는 본격 미스터리 소설'  이런 내용.  

오리하라 이치의 도착 시리즈는 그 괴상망측한 서술트릭 덕분에(? 서술트릭인데, 반전을 말해도 아무 영향이 없엉;) 추천하긴 뭐해도, 개인적으로 꽤 재미나게 읽었던 작품들이다. 올해 안에 세번째 도착 시리즈도 나온다고 들은 것 같은데, 기다림은 길지만, '자'시리즈로 새로운 오리하라월드에 빠질 수 있다니, 기대된다.  

아케노 데루하 <너의 이름>  

국내에 처음 소개 되는 아케노 데루하의 작품이다.  

37회 올요미모노 추리소설 신인상 수상, 제7회 마쓰모토 세이초 상 수상에 빛나는 아케노 데루하의 국내 첫 출간 스릴러. 아마존 재팬 베스트셀러인 이 책은 '여자의 심리와 광기'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저자만의 작풍이 여실히 나타난다.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두 여자 주인공의 뒤틀린 애증관계를 세밀하고 매혹적인 문장으로 다듬었다. 
 
미스터리 소설의 여자 주인공은 남자 주인공에 비해 희귀하기도 하고, 그 중에서도 좋은 작품은 손꼽을 정도이다. 이 작품, 기대된다! 

여자 탐정/경찰이 나오는 재미난 일본 미스터리 (서양 미스터리는 한 번 정리한 적 있는데,
일본 미스터리로는 일단 생각나는 것이 아래 세 권이다. )

 

 

 

 

 

세계문학전집 신간  

열린책들의 <부활> 표지가 아주 예쁘다. '열린책들 119 이벤트' 중에 5권 사면 주는 '북북 노트'

탄탄하니 무척 좋다. 이벤트로 풀기에는 아까운 퀄러티  

이벤트는 기간 전 '북북노트' 소진 예정이라, '선착순'으로 배너가 바뀔 것이고, (알라딘),  

세계문학전집 다섯권은 필요없고, 북북노트를 원해! 하는 사람들은 좀 기다리면, 열린책들에서 판매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책 잘만드는 열린책들에서, 독서노트도 책만들듯이 참 잘만들었다. 북북노트 외에도 책관련 상품들이 더 출시될꺼라고 하니, 열린책들 덕후는 그저 손가락만 빨며 목이 빠져라 기다릴뿐  

 그 외 관심 도서 ;  

푸른숲에서 나온 소설 세 권
표지의 네모와 동그라미를 보니, 이거 무슨 시리즈인가 싶다.

새로운 외국 소설 많이 소개해주는( 많이.라고 썼지만, 신간 외국소설 사 보면 죄다 문학동네;) 문학동네에 이어, 푸른숲 출판사의 외국 소설들을 기대해보아도 될까?

일단 첫 세 권의 레파토리는 마음에 든다. 표지도 실물 봐야겠지만, 각각 개성있고, 멋있는데? 

 

 

 

 

 

 

 

 

 

ㅇ님을 위한 맞춤 신간 마실  

 나 다음달 생일인데,
 
닭같이 생긴 팝업을 비둘기나 봉황이라고 우겨도 끄덕끄덕 해 줄 수 있음 
집같이 생긴 팝업을 케이크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라고 우겨도 박수 쳐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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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죠 2010-07-27 0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옥 당일배송 때문에 주문취소도 안 되는데 이런 주옥같은 정보를 이제야 주시면!!!!!!!!!!!
저는 우짜라고!
우짜긴 또 주문해야죠 머. 그렇죠 머. 저야 책 만들어 책 팔아 다시 책 사는 뫼비우스의 띠를 걷는 한마리 하이에나니깐요.

그나저나 닭같고 집같은 팝업밖에 못 만드는 ㅇ씨는 지금쯤 똥줄이 바짝바짝 타겠군요.

무해한모리군 2010-07-27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ㅇ님을 위한 맞춤 신간 마실
→ 쪽집개 맞춤인게 바로 증명되는군요 ㅎㅎㅎ
아 근데 저는 왜 솔깃하지..

2010-07-27 0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7 08: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tty 2010-07-27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간마실 배너는 매번 바뀌나요? +_+ 아니면 계속 정체성 찾기 중? ㅋㅋ
배너 보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첫 번째 미녀도 예뻤고 ㅋㅋㅋ
민화에 홀리다 담아가용~

하이드 2010-07-28 0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뭔가 쏙 맘에 드는게 안 나오네요 ㅎ
민화에 홀리다는 자꾸 만화에 홀리다로 보인다능
 

 

카테고리 보면 알겠지만, '표지홀릭'
책 받아보고, 앞태, 뒷태, 안태(?) 보는 페이퍼다. 

 

 지식의 거인 다치바나 다카시와 지식의 괴물 사토 마사루의 대담집이다.
 지식의 거인과 괴물의 대담집! 

 표지의 원서 제목 옆이 살짝 잘려 있는 것이 제목을 강조하고, 긴장감을 준다.
 대담자들의 사진을 조그맣게 동그라미로 넣어 놓은 것은 일본 문예지 같은 느낌을 준다.  

   

내부의 책날개와 더스트 자켓을 벗긴 표지의 색상이 진한 빨간색으로 맞췄다.  

 면지와 흰색 책끈의 조화  

이 부분을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는데, 처음 제목 나오는 부분, 제목을 깨알같이 써 놓았다. 돋보기 들어야할 판 ㅎㅎ  

 

내부는 이렇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 몇 권 있는데, 이렇게 얼굴 사진을 많이 보기는 처음이다. 급 새롭게 다가옴  

 

다치바나 다카시와 사토 마사루가 각각 100권씩을 뽑아둔 리스트가 쏠쏠하다. 서재 책장에서 100권, 문고와 신서 중 100권이니 총 400권의 리스트가 있는 셈이다.  

 

각각 코멘트가 달려 있는데, 다치바나 다카시 막 이런 식
15. <칼 융 자서전> 융이 쓴 책 중에서 가장 재미있다.  

그닥 쉬이 읽히지 않는 책인데, 리스트 코멘트 쏙쏠 들어오네. 헤헤  

 

 

 

 

 

사토 마사루의 코멘트는 좀 빡빡.. 추천하는 책들은 둘 다 박빡  

 

앞부분의 색깔 있는 부분이 '서재 책장에서 100권' 뒷부분의 색깔 있는 부분이 '문고 신서중 100권' 이렇게 구성되어 있고
책날개는 앞은 진빨강, 뒤는 녹색이다. 이래저래 맘에 드는 색조합  

 

와카타케 나나미의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  

생각보다 묵직한 양장본이다. (그러니깐, 생각보다, 이전에 나온 와카타케 나나미의 책들이 작고 얇았어서 말이다.)   

 

 

 

 

 

 책 맨 앞 제목 나오는 부분에 제목 말고 집 있음. 아마 빌라 매그놀리아.. 겠지요?  

 

 

궁금한 목차  

 

등장인물과 빌라 매그놀리아 정리되어 있어서 좋다.  

하자키 시리즈 근간 소식! 면지는 더스트 재킷 벗겼을 때의 표지와 맞춘 하늘 색  

아기자기하니 맘에 들긴 하는데 ...

 

책끈이 없엉! 양장본에 왜 책끈도 안 만든 거임??  

 

더스트재킷 이따위야, 대밋, 바꾸까?  

 

빌라 매그놀리아는 '바다가 보이는, 사치스러운 당신만의 빌라' 라고 합니다.  
책은 재미나겠죠? 빌라 매그놀리아 입주자로는 추리소설 작가, 공무원 싱글맘, 게이 냄새가 나는 학원 강사 이인조, 독서광 번역가, 일중독 서점주인 모녀, 호기심 많은 호텔리어, 밉상 아줌마와 소심한 남편 등등등  

 

퍼트리샤 콘웰 <약탈자>  

 

지금까지 나온 랜덤의 서스펜스 시리즈 표지들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책등도, 표지도.

노블에서 랜덤으로 가면서 순서가 좀 그런데,
노블 책이 소진되면 랜덤에서 나온다고 한다. 새로 시작하는 사람들 책 사기도 그렇겠다. 랜덤 그냥 새로 다 내주지 쳇  

 

 

 

이번 호에는 미녀 작가, 퍼트리샤 콘웰의 사진이 뒤에 실렸다!
디게 여자같이 생겨서, 늘 수트 정장이다.  

 

내가 좋아라 하는 오카오 미요코, 그녀의 책 중 Land Land Land 여행 A to Z가 번역본으로 나왔다.  

번역본의 퀄러티는 괜츈한데,
일본 여자 사람 귀여운 말을 번역해 놓으면 좀 오글오글해지는 거가 좀 신경쓰인다.  

 

귀여운 내지로 포토리뷰 맛뵈기  

 

아 아이치로의 닝패  

 괴상한 제목에, 희한한 표지 그림에, 책 앞표지의 그림은 맨들맨들한 느낌이고, 뒷부분은 무광 느낌이라 독특한 책이다.  


 
더스트재킷을 벗기면 파란색 커버가 나오는데, 제목과 아 아이치로가 홀로그램으로 나와 있다.  

 

내부 제목을 봐도 여전히 뜬금없는 제목 아 아이치로의 낭패  

  

다음에 나오는 제목에는 아 아이치로씨가 뒤집어진 우산을 쓰고 비를 맞고 있다? (사진은 클릭하면 커짐)  

 

차례 아기자기하니 귀여운 일러스트들  

 

이런..  

 

저런...  

 

책 뒷날개  

 

 

책 뒷표지  

 

부..부지런히 .. 책을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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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10-07-24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무더기 ㅋㅋㅋ
근데 저 아 아이이치로 책 표지를 보면 이상하게 프리다 칼로의 그림이 떠오른단 말이죠.
소재는 전혀 다른데 묘하게 비슷한 느낌이 나요.

하이드 2010-07-25 12:47   좋아요 0 | URL
일러스트는 우리나라 사람인데, 저도 그런 생각 했어요. 프리다 칼로의 '꿈'인가 '잠'인가 그런 그림들 ^^

에이프릴 2010-07-24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니!! Land Land Land 번역본이 나오다니 -ㅂ- 다시 한권 사야겠네요 ㅎㅎ

하이드 2010-07-25 12:46   좋아요 0 | URL
원서 샀다가 선물하는 바람에 없었는데, 번역본으로 일단 만족 ^^

2010-07-25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5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0-07-25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트리샤 콘웰, 어쩐지 스카페타랑 이미지 겹치는데요.

하이드 2010-07-26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닮았어요 ^^ 스카페타는 작가의 분신같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지요.
 
그로칼랭
로맹 가리 지음, 이주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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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 칼랭의 뜻은 big hug, 파리의 서른 일곱 미혼남 쿠쟁이 기르는 2미터 20센티인 비단뱀의 이름이다.  
이 책은 로맹 가리가 에밀 아자르의 이름으로 낸(희대의 문학적 사기를 친) 첫번째 책인데, 왜 저자의 이름에 로맹 가리를 썼을까?  

프랑스 문학계의 유명한 상인 공쿠르상은 한 작가에게 한 번만 주어진다. 로맹가리는 로맹가리의 이름으로, 그리고 에밀 아자르의 이름으로 두 번의 공쿠르상을 받는 유일한 작가가 된다.  

에밀 아자르는 로맹 가리라는 유명한 작가가 빠지게 된 매너리즘의 탈출구였을까, 평단과 독자에게 향하는 장난질이었을까,  
에밀 아자르 이름으로 공쿠르 상을 받은 <자기 앞의 생>과 같은 착한 책도 좋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가리의 <새들은 페루에서 죽는다> ) 하지만, 아자르의 이름으로 낸 첫번째 책인 이 책은 여러모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말장난이 많아, 처음에는 오타인가 싶었을 정도이고( 같은 출판사의 바로 전에 읽은 책에 오타가 있어서 생각이 글로 튀었음) 읽다보니 나오는 단어의 치환에.. 예를 들면, '밥한테 인사하고, 아빠 먹어' 이런식의 단어 치환과 한 챕터가 멀다하고, 삼천포로 빠지는 것.을 '그로 칼랭' 식, '비단뱀'식 이야기라고 우기고 있는데, 신선하다고 해줘야 하나? 

에밀 아자르라는 생소한 이름으로 이 작품을 접한 출판사에서는 대단히 기발하고, 대단히 재치 있으며, 대단히 지적이어서,마음속의 뱀을 꿈틀거리게 하는 이 작품을 알아보았다. 눈 좋은 출판사의 편집자가 아니라, 평범한 소설 독자라도 이 작품의 가치를 계급장(?), 유명한 성공 작가의 이름, 떼고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작품이다.

다만, 너무 난해하다 싶은 뒷부분의 결말을 훅 덜어내었고, 이번에 나온 <그로칼랭>에는 덜어내었던 결말도 함께 부록으로 실려 있다. (잘 덜어내었다 싶다.)  

파리에서 비단뱀을 기르는 쿠쟁은 관심을 바라고, 그 관심을 얻기 위해, 그리고, 외로움을 끌어 안기 위해 비단뱀을 기른다.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아프리카에서 온 드레퓌스씨를 짝사랑하고, '경의와 감사를 담아 귀하게' 여기는 '창녀'를 정기적으로 찾아간다. 흑인과 창녀에 대한 반복되는 문장들은 좀 거슬린다.  

이래저래 좋은 작품인듯 하나, 뭔가 작가에게 농락당하는 듯한 찜찜함이 있는 (그러나, 이 작품이 로맹가리의 에밀 아자르로서의 첫 작품이란 걸 모르고 읽었다면, 없었을 찜찜함일 수도 있는) 그런 작품이다.  

그래서, 이 작품을 추천하는냐. 묻는다면, 에밀 아자르/ 로맹 가리 좋은 다른 작품들 많습니다. 라고 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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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7-24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괴이쩍은 소설에 저 어따 가져다 붙여도 끄덕거릴만한 평범한 표지는 뭐지?? 크라프트 책띠는 좋았다.
다른 나라 판본 표지들 모아 두었는데, 후에 표지홀릭 카테고리에 업데이트 예정

stella.K 2010-07-2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작가를 좋아해서 읽어볼까 하다 마지막 선택의 기로에서 주춤하게 되더라구요.
평점은 대체로 높은 편이긴한데 하이드님 리뷰 읽으니 왠지 더 확신이 듭니다.
읽지 않는 쪽으로...^^

2010-07-24 1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anca 2010-07-24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추천하냐고 묻는다면 ㅋㅋㅋ 다른 좋은 작품 많습니다...그로칼랭으로 갈 지도 모를 마음을 다잡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왕벌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두 번의 영화화, 다섯번의 드라마화로 가장 많이 리메이크 되었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인 <여왕벌>
사람을 홀리는 마성의 미모와 색기를 지닌 '여자 등장인물'은 긴다이치 코스케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그 중에서도 이 작품 <여왕벌>은 아예 그 미녀를 주인공이자 중심인물로 내세우고 있다.  

드라마의 인상이 너무 강하여, 책으로 다시 읽는 것이 어떨까 싶었지만, 긴다이치는 긴다이치. 여름이면 나오는 습관 같은 미스터리인지라.. 드라마에 비해 책으로 읽을 때 그 강렬함이 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의 평은 그닥 좋지 않은듯 하지만..  

미녀는 나오지만, 이전 작품들에 비해 기괴성이 덜한 것은 흥미를 반감시킨다. 더 현대적이라고 해야할까, 그러나 현대적인 것이 요코미조 세이시의 매력은 아닌지라.  

알라딘에서 '여름맞이 추리소설 10문10답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 질문 중에 '당신이 살해당했다고 가정했을 때, 사건해결을 맡아줬으면 하는 탐정은? 반대로 절대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탐정이 있다면?' 이란 질문이 있다. '절대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탐정'에 세아려 보지는 않았지만, '긴다이치 코스케' 답변이 가장 많이 나온듯하다.  

안 그래도 이 책 읽으면서, 위의 이벤트가 생각나서 한참 웃었다.  

월금 모양으로 생긴 섬, 월금도 (월금은 표지에 나온 쟁반에 막대기 달아놓은 듯한 악기다) 에서 태어나 자란 도모코는 18세 되던 해 양아버지 긴조가 살고 있는 도쿄로 가게 된다. 이 도모코가 바로 절세 미인. 도모코를 섬에서 나오지 않게 하라. 는 협박장이 전달되고, 긴다이치는 도모코를 도쿄로 호송하게 된다.  

도쿄의 대저택에 도모코, 도모코의 어머니때부터 유모이자 가정교사였던 히데코, 양아버지 긴조, 도모코에게 구혼하기 위해 모인 신랑감들, 도모코네 하녀였다 양아버지 긴조의 부인으로 들어간 쓰타요, 아들 후미히코 등등이 모이게 된다.  

그리고 한 명씩 죽어나가고 ..   
긴다이치 코스케는 여전히 '왠지 가슴이 두근거리고' , '왠지 예감이 좋지 않고' 그러기만 하고, 사람은 계속 죽고, 결말에 가서야 '사실은 그 사람이 처음부터 의심스러웠는데..' 이러고 있으니, 절대 가까이 하고 싶지 않은 탐정답다.  

여전히 재미 있는 요코미조 세이시이고, 드라마로 본 작품을 책으로 읽는 것도 재미 있었지만, 기괴한 면이 덜해진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을 읽는 것은 약간 지루한 감도 없지 않았다.  

그 아가씨 앞으로 많은 남자의 피가 흐를 것이다.
그녀는 여왕벌이다.
접근하는 남자들을 차례차례 죽음에 이르게 할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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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칼랭에서 주인공 쿠쟁이 '이상한 사례의 전문가'인 파리지씨의 모임에 처음 나가 수강생들을 만나게 된다.  

수강생 중에 뒤누아예 뒤센이라는 남자가 있었는데 노르망디에서 직접 버터를 받아오는 식료품점 주인으로, 우리 사이에 모든 오해의 소지를 피하려는 듯이 즉시 내게 그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 사람이 왜 나와 악수를 할 때내 눈을 뚫어지게 보면서 그렇게 단호하게 "뒤누아예 뒤센입니다. 우리 버터는 노르망디에서 직접 가져옵니다"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중략) 자기를 기억시킬 만한 별다른 특징은 없지만, 그래도 보잘것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밖으로 나오기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곧바로 그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쿠쟁입니다. 비단뱀 한 마리를 기르고 있습니다."  

그 자리의 또 다른 수강생, 치과의사 뷔라크는
"뷔라크입니다. 폴란드 사람이지요. 치과의사이지만 사실은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라고 소개한다.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나는 어떻게 나를 소개할까 생각해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쿠쟁만큼 임팩트 있는 소개를 할 수는 없다. 퍼뜩 떠오른 것들은 ;   

"하이드입니다. 밤에 잠을 자지 않습니다."  

"하이드입니다. 오드아이 페르시안 고양이를 모시고 있습니다."  

"하이드입니다. 98% 커피홀릭입니다."  

"하이드입니다. 서재질 6년차입니다 ... 응?"  

"하이드입니다. 롯데에 울고 웃습니다."  

"하이드입니다. 춥고,비오고, 우중충한 날씨에 신이 납니다."   

"하이드입니다. 배고프거나, 잠에서 덜 깨거나, 커피가 없을 때면 악당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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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10-07-23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플입니다. 저는 아침에 자는 몹쓸 어린이입니다.

하이드 2010-07-23 09:03   좋아요 0 | URL
애플님, 확실해요? 몹쓸 '어린이' 인거? ㅎㅎ

2010-07-23 0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23 0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0-07-23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밤입니다. 알코홀릭입니다? ^^;

알케 2010-07-23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케입니다. 니코틴중독자입니다.

mannerist 2010-07-23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입니다. (장래 개처럼 부려먹을)임원 하나 데리고 있습니다."

sweetmagic 2010-07-24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직입니다. 애보기 지겨운 엄마입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