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칼랭에서 주인공 쿠쟁이 '이상한 사례의 전문가'인 파리지씨의 모임에 처음 나가 수강생들을 만나게 된다.
수강생 중에 뒤누아예 뒤센이라는 남자가 있었는데 노르망디에서 직접 버터를 받아오는 식료품점 주인으로, 우리 사이에 모든 오해의 소지를 피하려는 듯이 즉시 내게 그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 사람이 왜 나와 악수를 할 때내 눈을 뚫어지게 보면서 그렇게 단호하게 "뒤누아예 뒤센입니다. 우리 버터는 노르망디에서 직접 가져옵니다"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중략) 자기를 기억시킬 만한 별다른 특징은 없지만, 그래도 보잘것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밖으로 나오기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곧바로 그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쿠쟁입니다. 비단뱀 한 마리를 기르고 있습니다."
그 자리의 또 다른 수강생, 치과의사 뷔라크는
"뷔라크입니다. 폴란드 사람이지요. 치과의사이지만 사실은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라고 소개한다.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나는 어떻게 나를 소개할까 생각해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쿠쟁만큼 임팩트 있는 소개를 할 수는 없다. 퍼뜩 떠오른 것들은 ;
"하이드입니다. 밤에 잠을 자지 않습니다."
"하이드입니다. 오드아이 페르시안 고양이를 모시고 있습니다."
"하이드입니다. 98% 커피홀릭입니다."
"하이드입니다. 서재질 6년차입니다 ... 응?"
"하이드입니다. 롯데에 울고 웃습니다."
"하이드입니다. 춥고,비오고, 우중충한 날씨에 신이 납니다."
"하이드입니다. 배고프거나, 잠에서 덜 깨거나, 커피가 없을 때면 악당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