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바꾸러 교보 가야함. 어제는 참으로 파란만장한 하루였는데,
그 중간에 이 책이 있었다.

이 책 사신 분 제본 확인하세요. 표지를 밥풀로 붙였나봐요

교보에서 바로드림 하시는 분, 안내에서 티켓 안 준다고 해도, 그래서 지점까지 전화해서 예술코너 담당자 찾아서 재확인 하며, 정말 안 주는 거 맞냐고 세 번 진심으로 물어봐도 '안 줘요' 라고 해도, 

바로드림 할 때 줍니다. 평일티켓. 확인하세요. 어쩌면 네 번 물어봐야할지도.  
교보 예술코너 담당자 전문성 쩝니다.  

 

 데지레 클럽에서는 벨라의 볼레로를 들을 수 있습니다.

 볼레로가 뭐야? 라틴의 느린 템포 음악이에요. (라벨의 볼레로 아니구요)
 쿠바가 원조라고 하고, 스페인, 멕시코 등지로 퍼져나갑니다. 
 

아침부터 끈적끈적 볼레로 플라맹고 하나 감상하시라고 걸어두고 서점 다녀오겠습니다. 
이 핑계로 어제도, 오늘도 바로드림..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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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08-03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운데 고생하셨네요. 도록은 끝내 맘에 안 드셨을테고. 수고하셨어요. ㅠ_ㅠ;

blanca 2010-08-03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문성 쩝니다 ㅋㅋ 웃어서 죄송해요...이 더운데 고생하셨네요.
 
아는 만큼 읽는다


이 책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다치바나 다카시와 사토 마사루의 독서와 교양에 관한 대담과 400권의 북리스트가 코멘트와 함께 달려 있는 책  

독서에 대한, 교양을 쌓기 위한 독서에 대한 교양의 거장들이 추천하는 책들 중 강력하게 땡기는 책들을 꼽아보았다.

거장 답게 낚는 실력도 훌륭하다.  

 

 

 

  다치바나 다카시 <나는 이런 책들을 읽어 왔다>  

 사토 : (...) 참, 다치바나 씨에게 감사할 일이 있는데요, 외무서에 근무할 떄 정보분석팀을 이끌었던 적이 있습니다. 맡고 보니 문제점이 보이더군요. 외무고시를 통과하고 곧바로 현장에 투입된 외교관들의 교양 수준이 기대 이하였던 것입니다. 그들이 러시아를 상대하려면 적어도 러시아의 지적 엘리트와 겨룰 수 잇는 교양은 갖추어야 했죠. 그래서 다치바나 씨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를 교과서로 지정하고 교육을 시켰습니다. 거기에는 책을 구매하는 방법에서부터 메모하는 법 등 유익하고도 다양한 독서 기법들이 들어있었지요. 읽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싶더라도 일단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넘겨보라는 지시도 했습니다. 그런데 놀랐던 건 그 책에서 말한 독서 방식이나 책 구매 방법이 이스라엘 첩보특무청인 모사드나(지바!)  KGB 등에서 가르치는 방법과 유사하다는 점이었어요.  

 

매리언 울프 <책 읽는 뇌>    

 
다치바나 : 인간의 두뇌 회로는 글자나 책을 읽으면서 급격히 변화하게 됩니다. 인간이 어떤 언어 세계에서 양육되고 어떤 문자를 읽느냐에 따라 뇌 회로가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은 지금 읽고 있는 <책 읽는 뇌 ; 원제 '프루스트와 오징어'>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일본어로 양육되는가, 중국어로 양육되는가, 영어로 양육되는가에 따라 뇌가 다르게 변한다는 것이지요.   

다치바나 : 이전에 미치코 황후가 아이들에게 그림책 읽어 주기를 장려햇던 적이 있었죠. 또 책을 읽어서 들려주는 행위가 뇌 발달에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은 <책 읽는 뇌>에도 나와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아직 독서와 관련된 유전자가 없다고 합니다.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볼 때 말의 역사보다는 글의 역사가 엄청나게 짧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고요. 따라서 부모와 교사가 아이들의 책읽기 활동을 적극적으로 도와 뇌 회로를 열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은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뇌를 단련하다>, <우주로부터의 귀환>, <청춘표류>, <사색기행>, <에게 영원회귀의 바다>를 읽었다. 이번에 보관함에 담은 <천황과 도쿄대>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은 별로 구매할 생각 없는 묵직하고 지루해보이는 책들이었는데, 이번 대담 이후로 새삼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들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 못 읽은 책은 더 읽어보고 싶고. 마침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 되는 100권>이 알라딘 반값 행사중이라 냉큼 장바구니  

 

다치바나 다카시 <천황과 도쿄대>  

사토 : 이번에 책을 선정하면서 단 한 권만 골라야 한다면 다치바나 씨의 <중핵 vs 혁명 마르크스>를 꼽고 싶었습니다. (...) 만약 한 권 더 고르라고 한다면 역시나 다치바나 씨의 <천황과 도쿄대>를 고르겠습니다. 교양의 문제를 쇼와의 역사와 결합시켜 풀어간 훌륭한 책이지요. 미노다 무네키라는 우익적인 인물에 초점을 맞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지금은 거의 잊혀 가지만, 태평양전쟁 당시의 이데올로그,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이데올로그보다는 선동가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지요.  

 

 

아돌프 히틀러 <나의 투쟁>  

 

 

 

다치바나 : 테러리스트적 혁명 운동의 원점은 네차예프에게 있습니다. 인간은 아무것도 분간할 수 없는 이해불능의 상태까지 미쳐갈 때가 있지요. 그런 광기의 본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책들을 꼽아봤습니다. 히틀러의 <나의 투쟁>과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다룬 <SHOAH(쇼아)>,<뉘른베르크 인터뷰>그리고 일본 우익사상의 문헌을 넣었습니다.  

 

막스 베버 <직업으로서의 정치>   

 다치바나 : 현재 일본의 정치는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막스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리스트에 넣었습니다. 이 책은 번역서에 따라 가장 중요한 부분의 번역이 다릅니다. 어느 부분인가 하면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눈으로 거리를 재는 것, 즉 목측(目測, 눈대중) 능력이다. 라고 하는 지점이지요. '목측'이라는 단어가 원문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한 것인데 그렇게 번역되어 있지 않은 책이 많습니다.
 
사토 : 저도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리스트에 넣었는데 확실히 동감합니다. 러시아인들이 하시모토 류타로 전 수상의 거리감각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거든요. 하시모토는 검도를 하는 사람이라서 거리감각이 독특하다고요. 상당히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에 만나면 다시 멀어진 느낌이 든다고요. 그 자신만의 '인간관계에서의 거리두기'가 독특했던 것이지요. 일본 국내에 친구가 적었던 까닭도 그의 거리감각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토 : 그에 비해 푸틴은 유도를 좋아해서 정치가로서는 달라붙어 겨루는 타입이지요. 결국은 이쪽도 상대 논리에 따라서 함께 달라붙어야 하지요.    
 

토머스 말로리 <아서 왕의 죽음>
오비디우스 <변신 이야기>  

다치바나 : <아서왕의 죽음>은 유럽문화를 관통하는 하나의 문화원류로 읽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변신이야기>도 그리스 신화 전체를 아는 데 가장 많은 정보를 담고 있어 그 가치가 크다고 봐요. 

    

 


하야마 요시키 <시멘트 포대 속의 편지>

사토 : (..) 얼마 전에 읽엇던 고바야시 다키지의 <게 공선> 붐에는 이의를 제기하고 싶어요. 프롤레타리아문학이라고 하면 고바야시 다키지보다 하야마 요시키의 작품이 낫습니다. <게 공선>은 하야마 요시키의 <바다에 사는 사람들>을 차용한 겁니다. 요즘 같으면 표절 문제로 소송이 걸렸을지도 모르죠. <게 공선>은 근대문학 이전의 정치선동적인 문장일 뿐, 하나의 작품으로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현대인들의 독서능력이 갈수록 떨어지니까 이런 책이 팔리는 게 아닐까요. 하야마 요시키의 <시멘트 포대 속의 편지>, <매음부> 이 두 작품은 프롤레타리아문학의 재미와 공리성을 도잇에 갖추고 있습니다. 노동문제를 희화화해 버리는 <게 공선> 붐에는 화가 납니다. (웃음)  

골즈워디 <사과나무>  

사토 : 골즈워디의 <사과나무>는 잔혹한 연애이야기입니다. 한 영국인 엘리트가 여행 도중 알게 된 웨일스계 여성과 결혼을 하려고 했지요. 하지만 그녀와는 출신계급이 달라 결혼할 수 없다며 헤어지고 결국 다른 여자와 가정을 꾸립니다. 그로부터 25년이 흘러 은혼식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부인과 함께 산책하다가 어느 자살한 사람의 묘를 발견합니다. 바로 예전에 헤어졌던 여자의 묘였죠. 그는 에우리피데스의 <히폴리투스>를 인용하며 "나는 왜 이리 비극적인 남자일까?"라며 지난 날을 회상합니다. 자신이 지난 날 그녀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었는지는 전혀 자각하지 않은 채 말이죠. 정형적인 영국인 엘리트의 발상 아닌가요. (웃음)  

 고미카와 준페이 <인간의 조건>  

no image의 압박;;  

 

 

사토 : 외무성에는 정말 인재가 풍부합니다 .그런데 외무성을 비롯한 일본의 관료조직은 위계질서가 명확하기 때문에 위에서 쥐어짜기라도 하면 군대처럼 돼 버리죠. 고마카와 준페이의 <인간의 조건>은 육군관료세계의 단면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재미있는 점은 주인공의 성이 '가지'인데 이름은 끝까지 안 나온다는 것입니다.
다치바나 : 왜 그렇죠?

사토 : 군대, 관료, 국가는 성만 존재하는 세계라는 것이죠. 저도 관료 시절에 경험햇습니다만, 일상적으로 만나는 사람인데도 이름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 친구 이름이 뭐였지' 하면서요. 또 이 작품은 관료는 두 종류뿐이라는 걸 재미있게 묘사합니다. 상급공무원과 하급공무원. 다시 말해 괴롭히는 쪽과 괴롭힘을 당하는 쪽. 이렇게요. 그 세계에서는 이 둘밖에 없다는 것이죠.(웃음)  

다치바나 : <인간의 조건>이 발간되었을 때 저는 이미 소설을 멀리하고 있어서 고바야시 마사키 감독이 만든 영화를 보았는데, 잘 만들었던데요.
사토 : 그 영화 저도 봤습니다. 부분적으론 소설보다 잘된 곳도 있었죠,  

 미야자키 하야오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

다치바나 : 영상을 통해서도 교양을 얻을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은 뛰어나죠.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는 애니메이션도 좋지만 만화 완전판 (전 7권)을 꼭 보셨으면 합니다. <ㅡ모노노케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동일한 노선에 있는 것이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입니다.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 중에서도 단연 발군이지요. 광장합니다. 만화 나우시카에 비하면 애니메이션 나우시카는 새끼손가락 끝마디 정도에 불과합니다. 특히 만화의 마지막 에피소드에는 이제까지의 미야자키 하야오의 이미지를 격파해 버리는 묵직한 사상이 드러납니다. 미야자키 감독에게 그 장면을 왜 애니메이션에는 넣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불가능했다고 말하더군요.  

사노 요코의 <100만 번 산 고양이>는 그림책인데, 이 책에도 그림이 아니었다면 전해질 수 없는 부분이 있지요.  

첫번째 북리스트 중에서
* 북리스트에 국내 번역본을 볼드체로 표시해 두었고, 제목이 바뀐 경우, 바뀐 제목까지 친절하게 적어 두어서 더욱 유용하다.  

 

 

 

 

 

 

 

 

 

 

 

 

 윌리엄 제임스 <실용주의>  

사토 :  미국을 생각할 때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이 프래그머티즘(pragmatism)입니다. 그래서 프래그머티스트의 대표자 중 한 사람인 위릴엄 제임스의 <프래그머티즘>을 리스트에 넣었습니다.

다치바나 :개인적으로 윌리엄 제임스를 좋아해서 그의 저작집은 모두 읽었습니다. 프래그머티즘은 미국적인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중요개념 중 하나지만, 일본에서는 원전을 제대로 소화한 사람이 없어서 그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요. 어떤 관념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는 그것이 현실화되엇을 때의 결과만 가지고 판단할 수 있다는 주의가 프래그머티즘입니다. '나무는 그 열매로 아나니'라는 사고방식인 거죠. 그것은 예수의 가르침이었고 키에르케고르 철학의 기본이기도 합니다.  

  
 후이지 다다토시 <국방부인회 - 일장기와 요리복>

사토 : <국방부인회 - 일장기와 요리복>에 나오는 국방부인회란 어떤 단체인가요?

다치바나 : 아주 흥미로운 단체인데요. 전쟁 중에 국방부인회와 애국부인회라는 두 개의 단체가 있었습니다. 국방부인회는 전장에 나가는 병사들을 환송하거나 귀환하는 병사들을 환영하는 일을 주로 했습니다. 애국부인회는 군인을 지지하는 엘리트 집단으로, 상류층 부인이나 유산계급 부인이 많았지요. 하지만 두 단체는 서로 사이가 틀어지게 되고, 그 뒤 애국부인회는 국방부인회에 흡수됩니다. 일본에서 여서잉 본격적으로 공적 영역에 진출한 것은 국방부인회가 처음입니다. '국방'이라는 명칭 때문에 오해를 받긴 했지만 이 단체는 전쟁 기간에도 상당히 반체제적인 권리 요구 운동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다치바나 : 국가 체제에 편입되지는 않았나요?

사토 : 총력적이라는 명목으로 국가가 부인회를 포섭하려 했지만 그렇게 되진 않았지요. 무서운 단체입니다.(웃음) 어떤 의미에서는 일본에서 성공한 유일한 반파쇼운동이 아닐까요? 그래서 이 운동을 상당히 흥미롭게 봅니다.  


두번째 북리스트 중에서  

 

 

 

 

  

 

 

 

 

 

 

 

책에는 요네하라 마리의 책이 두 권 포함되어 있는 등 낯익은 책이나 고전들이 많이 나와 있으나, 개인적으로 관심 가고, 사고 싶었던 책, 지금 내게 없는 책들 위주로 골라 보았다.

 

* 일일히 수정하지만, 또 에러 나겠지? 훌륭한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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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8-01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박스 지 맘대로 붙는건 여전하군 욕나온다 알라딘

내가 앞으로 한번만 더 글박스 쓰면 알라딘 탈퇴한다

moonnight 2010-08-02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덜덜;;; 어지러워요. =_=;;;;
읽은 책은 <만들어진 신> 밖에... ㅠ_ㅠ;;;
<피가되고 살이되는 500권..>은 사서 책장에 꽂아만 놨는데 벌써 반값행사한단 말입니까. 여러모로 좌절 -_-;;;;;
 
지의 정원
다치바나 다카시.사토 마사루 지음, 박연정 옮김 / 예문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근데 다행히 몰라도 재미있다.
이유인즉슨, 이 책이 대담집 형식이어서, 그리고, 리스트덕후인 내게 무려 400개의 독서리스트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대단히 뻔뻔한 호평도 재미나지만, (대단히 뻔뻔해야한다.) 혹평을 읽는 은밀한 재미를 따라오지 못할 것이다.  

인물, 책, 시대에 대한 호평과 혹평을 오가는 두 知의 거장.   

다치바나 다카시는 워낙 다양한 분야의 저서로 한국 독자들을 찾았지만, 사토 마사루의 이름은 낯설기만 하다. 카피에는 '지의 거장' 다치바나와 '지의 괴물' 사토로 부르고 있다. 사토의 경우 외무성에서의 경험, 감옥경험, 신학 전공이라는 과거가 있어서 그의 이야기에는 심도 깊은 신학 이야기, 외무성 직원, 첩보 이야기 들이 있고, 간간히 나온 감옥 이야기 (카렐 차페크의 '도롱뇽의 전쟁'이 언급된 의사체험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 재미있었다.)가 무척 실감났고, 의외로 (적어도 내게는 의외) 러시아의 교육, 엘리트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와서 일정부분 러시아를 다시 보게 되는, 더 알고 싶게 된 계기도 되어 주었다.  

이 책이 아주 두껍고 큰 양장본의 책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작고 300페이지 정도밖에 안 되는 책이라 그나마 이마이 시간들여 읽고 또 읽었으니 말이다.  

각각의 대담자가 서재에서 뽑아낸 100권의 리스트, 그리고 코멘트 들이 간단하게 때로는 길게길게 나오 있고, 뒷편에는 '문고/신서 중에서 골라낸 100권의 리스트'가 나와 있다. 앞의 리스트가 '서재에서 뽑아낸 리스트'라서 고서나 절판된 책이 많다고 하면, 뒤의 리스트는 '서점의 책장에서 뽑아낸 리스트'로 접근성이 더 좋다고 하겠다.  다치바나는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문고와 신서를 고르려고 했는데, '새 책이 계속해서 밀고 들어와 양질의 책이 금세 절판 되는 출판계의 현 상황'을 깨닫고 서점을 둘러보며 책을 골랐다고 한다.   

* 책의 인테리어는 '7.24 도착한 책무더기' 에서 볼 수 있습니다.

사토가 고른 '문고/신서 리스트'는 2-30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이제 막 사회인이 되어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의욕이 남다른 연령대에 책이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도록 실용적인 책'을 많이 골랐다고 한다. '이걸 읽으면 도움이 된다', '서점에서 지금 즉시 살 수 있다' 는 점을 강조한 책이라고 하는데, 왠지 서점 가서 즉시 사고 도움을 받아야 할 것만 같다.  

들어가는 1장' 독서가 인류의 뇌를 진화시켰다' 에서 말하길  

다치바나 : (...) 21C는 인터넷 시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찾아낸 최첨단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기본이 되는 책을 먼저 읽어두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검색엔진에 어떤 키워드를 입력해야할지 몰라 머뭇거리게 되죠'

다치바나 : 인간의 두뇌 회로는 글자나 책을 읽으면서 급격히 변화하게 됩니다. 인간이 어떤 언어 세계에서 양육되고 어떤 문자를 읽느냐에 따라 뇌회로가 크게 달라진다는 사실을 지금 읽고 있는 <
책읽는 뇌 : 원제 '프루스트와 오징어'(메리언 울프)>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일본어로 양육되는가, 중국어로 양육되는가, 영어로 양육되는가에 따라 뇌가 다르게 변한다는 것이지요. (...) 뇌이 발달이 책읽기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은 뇌과학에서는 상식입니다. 일본어에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와 한자가 있습니다. 결국 음과 문자의 의미가 미묘하게 틀어지게 되는데 뇌는 이런 비틀림이 존재할수록 그 복잡성에 순응하기 위해 고차원적인 발달을 이루어 냅니다.   

먼저 인용한 '인터넷과 책'에 대해서는 뒤에 좀 더 나오는데, '인풋과 아웃풋, 그리고 스루풋'에 대한 이야기 역시 흥미롭다.  

그렇게 독서에 관한 잡담(수준 높은.. 가끔 알아들을 수도 없는;;) 을 하다가

첫번째 북리스트인 '서재 책장에서 꺼낸 100권' 의 리스트가 나온다. 제목도 거창하게 '우리의 뇌를 단련하기 위하여'  
각각의 짤막한 코멘트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리스트에 나온 대부분의 책들에 달린 짤막한 코멘트도 종종, 아니 자주 버거웠다는 것은 이야기해둔다.  

그리고 2장 '지(知)의 전체상을 파악하자' , 3장 '20세기는 과연 무엇이었나', 4장 '가짜에 속지 않는 법', 5장 '진정한 교양은 해독제가 된다' 이 나오고 두 번째 북리스트가 나온다.  

각각의 챕터와 소챕터를 달아두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이 내어 놓은 리스트에 관한 수다라고 보면 된다. 수다, 잡담 노xx 등으로 표현하고 싶은데, 그러니깐 '대담'보다는 말이다. 그마만큼 몰라도 눈에 들어오는, 계속 읽게 만드는 흡입력을 지니고 있다.

독서리스트와 그 리스트에 대한 심도 깊은 한 판 대담. 그것도 '괴물'하고, '거인'하고 (여기서 연상되는 사람과 팀이 있다는 건 굳이 이야기할 필요 없겠지만 ^^;;) 재미있고, 유익한 기획이다. 당연히 보관함은 빵빵해졌다.  교양에 대한 책들은 서점에 가면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대체로 두껍고, 크고, 묵직해서 책 외의 다른 용도로도 너끈히 쓸 수 있는 분량이다. 그렇게 쌓아나가는 교양도 있고, 요즘 젊은이들 교양의 부재에 치를 떠는 두 교양의 거장의 이야기를 훔쳐보고 자극 받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리스트에 넣어둔 내가 쥐약인 과학분야 도서들을 이번에는 내가 읽을 수 있을까? 과연?)  

부록으로 달린 '다치바나 다카시의 선택 - 섹스의 신비를 탐구하는 책 10권' '다치바나 다카시의 '실전'에 도움이 되는 독서기술 14개조' 는 무슨 이유로 부록으로 달아놓았는지 모르겠다. 책의 컨셉이나 톤과 맞지 않는데, (특히 전자;;) 뭔가요? 독자서비스인가요??

읽는 내내 한계를 느끼게 해 준 독서이긴 하지만, 역시 재미있었다. 시간이 지난 후, 재독했을 때는 부지런히 쌓은 교양으로 그들의 이야기에 좀 더 끼어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결심이 결론.     

이런 저자들, (마쓰오카 세이고도 포함하여) 이 이야기하는 '독서'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듯하다.
얼마전에 '일본인의 독서'에 대한 책들이 여러권 한꺼번에 나왔는데, 뭐가 그렇게 특별한지 힌트라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찾아봐야겠다는 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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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知의 정원을 읽고 담아둔 책들
    from 커피와 책과 고양이 2010-08-01 13:42 
    이 책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다치바나 다카시와 사토 마사루의 독서와 교양에 관한 대담과 400권의 북리스트가 코멘트와 함께 달려 있는 책   독서에 대한, 교양을 쌓기 위한 독서에 대한 교양의 거장들이 추천하는 책들 중 강력하게 땡기는 책들을 꼽아보았다. 거장 답게 낚는 실력도 훌륭하다.           다치바나 다카시 <나는 이런 책들을
 
 
moonnight 2010-08-02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0페이지라는 말씀에 일단 보관함으로 넣습니다만, 두려움이 엄습하네요. 후덜덜 ;;;;
그치만 읽어보고 싶어욧! >.< 용기가 필요한 책일 듯. ;;;
그런데 부록1은 정말 뜬금없네요. 독자서비스인가요? 라는 말씀에 큭큭 ^^;;;;

하이드 2010-08-02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딱 아는 부분밖에 안 읽혀서 의외로 술술 넘어갔어요. ^^ 부록1의 책들은 번역본이 없었다는 것이 아쉽;; ㅎㅎ
 

 

 

신간이 많이 나오긴 했는데, 딱히 땡기는 책들이 없어서 두고보다 오늘 발견한 이 책들  

 

 

 오경아 <영국 정원 산책>

가든 디자이너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오경아의 '영국 정원 산책'이다. 
저자의 이력이 눈에 들어온다.  

'16년간의 방송작가 일을 접고, 2005년 두 딸과 함께 가든 디자인을 공부하겠다고 영국으로 향했다. 6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학부 과정으로 시작했던 공부가 석사 과정으로 이어졌고, 이제는 유니버시티 오브 에식스(University of Essex)의 리틀 칼리지(Writtle College)에서 조경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2007년에는 영국 왕립 식물원 큐(Kew Gardens)에서 인턴 정원사로 일하기도 했고, 2008년에는 『소박한 정원』을 펴냈다. 가끔 내게 가든 디자인 분야의 전망이 밝은지 묻는 분도 있다. 6년간 열심히 공부했고, 그걸 찾으려고 했지만 아직 모르겠고, 어쩌면 영원히 그 답을 못 찾을 것도 같다. 그러나 그 어떤 일보다 이 일을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적어도 정원에서라면 나의 늙어감이 서럽거나, 무섭지 않을 것 같아서.'  


 고정희의 <바로크 정원 이야기>, 오경아의 첫번째 책 <소박한 정원>

 <영국 정원 산책>은 글도, 사진도 맛깔스러워 보인다. 
 
* 몇 달 전 나온 책 중에 영국 마을, 정원 영국 외각 뭐 이런 책 있었는데, 일본 작가였던것 같구요, 제목이 죽어도 기억 안 나네요. 아시는 부운~  (브라이니님 감사합니다!)

또 하나의 반가운 영국책  

전원경의 <런던 미술관 산책>  

 영국에 관한 책들 중 스테디셀러인 <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의 저자 전원경의 런던 미술관 책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런던 미술관과 그 곳의 유명한 그림들에 대한 사연' 이라는 건 그렇게 땡기는 소개는 아니지만, 저자의 이름에 믿음이 간다.  

 

 

 

추리소설 몇 권  

 

 

 

 

 

 

 

쿠지라 도이치로 <루비앙의 비밀>
"작가 쿠지라 도이치로 소설. 미스터리 소설은 재밌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엄연히 한계가 존재한다.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다보니 재미 그 이상의 무엇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루비앙의 비밀’은 재미에 감동까지 더하고 있다 "

책소개에서 대놓고 재미만 있다는건 뭐임 ㅎㅎ 이 책은 재미에 감동까지 더하고 있다고 하니, 기대해 보아도 좋을까? 식물학자 아버지가 나온다는 점도 보고 싶은 포인트. 미스터리 야! 시리즈 여덟번째인데, '미스터리 야!' 라인업은 아래와 같다.
좀 가벼워 보이는 레파토리와 걸맞는(?) 표지 덕분에 아직 한 권도 못 읽어 봤는데, 소세키 오마주라던가, 오리하라 이치라던가 읽어볼만한 책들이 몇 권 보인다.

 

 

 

 

마커스 세이키 <칼날은 스스로 상처입힌다>  
' 시카고의 빛과 어둠을 농밀하게 그려낸 서스펜스 스릴러 소설. 손을 씻고 새 삶을 살던 남자가 과거에 저지른 범죄로 인해 또 다른 범죄에 발을 담그게 되면서 인생이 꼬여가는 과정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냈다.'  

누아르 스릴러인가?  작가의 데뷔작.  

그리고 말이 필요 없는 (여러가지 의미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다잉 아이> 

 

 

 

 

 

 

 

아카가와 지로 <악처에게 바치는 레퀴엠>, 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리>, <괴담>, <추적>  
삼색고양이 시리즈의 표지가 인상적이다. 멋진 고양이 표지. 같은거 하면 순위에 넣어도 될듯  
 

 시바타 요시키 '고양이 탐정 쇼타로 시리즈'  

 

 

아카가와 지로의 삼색 고양이는 해문에서 나온 책으로 읽었는데 전혀 기억이 안 난다 'ㅅ'
책은 재미없었고, 작가는 재미있었던걸로만 기억나고 있는 중

<악처에게 바치는 레퀴엠>은 '마누라 죽이기라는 테마로 네 명이 모여 쓴 옴니버스 이야기로 결혼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백 퍼센트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로 그려져 있다. 결혼의 끔찍한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그리면서도 몸을 부대끼고 살면서 켜켜이 쌓이는 정 또한 무시할 수 없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환기시킨다.' 라는 책소개. 왠지 전혀 공감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팍팍  

우드스탁에 관한 책 두 권...  
이안 감독의 영화 '테이킹 우드스탁' 에 맞춘듯  <테이킹 우드스탁>에 대한 선전과 <우드스탁 센세이션> 이 나왔다.

 마침 지산 롹 페스티발로 어디에선 롹을 불태우고 있으니
책으로라도 동참해볼 법 하다.  

엘리엇 타이버 <테이킹 우드스탁>
' 1960년대 카운터컬처와 반전운동을 상징하는, 20세기의 가장 큰 문화적 사건이었던 우드스탁 페스티벌. 엘리엇 타이버의 회고록인 이 책은 한때 무산 위기에 처했던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어떻게 무사히 열려 전설로 남게 되었는지에 관한 뒷이야기이다.'  

엘리엇 타이버의 <테이킹 우드스탁>이 전설적인 롹페스티발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면 마이클 랭의 <우드스탁 센세이션>은 우드스탁을 계획한 마이클 랭의 이야기이다.

' 우드스탁’은 록 음악에 관심 없는 사람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만큼 유명한 이름이다. 이 전설적인 페스티벌의 시작부터 공연까지 모든 과정을 기획한 마이클 랭이 우드스탁 페스티벌에 얽힌 이야기를 독보적인 시각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페스티벌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물들의 인터뷰까지 더해진 이 책은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꿈꾸고 준비하고 만들어나간 사람들의 ‘분투기’이다. '
 

세계문학전집 신간  

  

 

 

 

이 외에 펭귄에서 <월든> 열린책들에서 <허클베리 핀>이 나왔는데, 현재 알라딘에서 검색이 안되므로 추후 업데이트   

 

  

 


 
신간 동화책과 장바구니에 담긴 동화책

 

 

 

 

  

 

 

<엄마, 난 이 옷이 좋아요>는 작가가 직접 그린 종이인형 세트가 따라온다고 하니 냉큼 장바구니
<여름휴가>는 여름 휴가 가기 전에 서둘러 장바구니
오래가만에 사는 우리 작가의 그림책들이다.  

그 외 관심 신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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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07-31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덕분에 빌 틈이 없는 보관함 ^^
세계문학 신간이랑 추리소설, 그림책에 관심 가서 보관함에 넣었어요. 그런데 저는 히가시노 게이고에게는 이상하게 안 끌려요. -_-a

하이드 2010-07-31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_-;; 히가시노 게이고는 <악의> 가 매우 좋았고, 재미 있는 것도 있었으나, 대부분의 경우 읽고 나서 '내가 이걸 또 왜 읽었나' 싶어요.

BRINY 2010-07-31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4609538
기타노 사쿠코의 [아름다운 영국의 시골마을을 걷다]는 아닐까요? 혹시?

하이드 2010-07-31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앜! 감사해요. 어제부터 계속 생각 안 나서 끕끕했는데, 이 책 맞아요 ^______________^
 

내가 지지리도 못하는게 있다면, '청소'와 '장보기' 이다.  막 '연애' '수영', '길찾기' , '운전',  이런거 넣고 싶지만, 쓰다보니 느므 한심해져서 일단 두 개만-  

 얼마전 문득 이 책이 읽고 싶어졌는데, 마침 눈 앞에 튀어나오길래 술술 읽어내리며 고개 끄덕끄덕 드디어 '잡동사니 정리' 라는 걸 시작했다.  

집을 아홉개의 부분으로 나누고, (그 중 두 군데는 강기사 방, 동생방이므로 그네들은 나한테 감화 받아서 제발좀 치우길 소극적으로 바라고 있을 뿐이고) 나는 내 나름대로 나머지 일곱군데를 한 군데씩 클리어해나가기로 생각한 것  

저자는 이 책에서 '내일 당장 이사할 것 같은'마음으로 늘 살라. 고 하는데, 지난번 이사하면서 큰 곤욕을 치루었던 나에게 무척 공감가는 말이다. '이번에는 좀 버리고 살자' 라고 뼈에 사무치게 다짐했건만, 이사 온지 1년이 넘도록 더 늘었음 늘었지 줄지 않는 ... 그대 이름은 잡.동.사.니.  

나는 사람의 기는 물론 물건의 기와 에너지에 대해서도 굳게 믿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주변의 모든 것을 이렇게 방치했다는 것은 내 인생을 방치한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나오는 '잡동사니를 정리하려고 마음 먹자마자' 좋은 일이 생겼다. 는 건 플라시보이거나 우연일 꺼라고 생각하지만, '잡동사니를 정리하려고 마음 먹자마자' 다음 일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겼다. (내 목표는 투잡스 아니고, 텐잡스. 8월이 지나면 포잡스 정도는 되어 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  

이 마음가짐이라는 것은 아마도 '잡동사니를 정리하자' 이퀄 '내 과거에서 붙어 내려온 악습과 나쁜 경험과 게으름 등을 정리하자' 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에 말했듯이 '플라시보'나 '우연' 외에도 확실히 작용하는게 있다고 할 수도 있을듯.  

캐런 킹스턴의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은 워낙 유명한 책이긴 한데, 이전에 읽었을 때는 별 생각 없었고, 이번에 읽으니 확 와닿은 책이다.  

이 책에 많이 나오는 건 '풍수' 와 '잡동사니' '청소', '정리' 이다.  
집의 풍수, 방의 풍수같은건 어떻게 생각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문'이 에너지가 들고 나는 곳이기 때문에 문 뒤에 무언가 있어서 문이 활짝 열리지 않으면 좋지 않다. 라던가, '현관' 은 바깥의 에너지와 안의 에너지가 교차하는 곳이기에 가장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던가 하는 것은  얼마전에 페이퍼로 쓴 아파트먼트 테라피 책에 나온 고대 그리스의 현관의 의미와도 맞닿아 있다. 동서양과 고대에서 현대를 아우르는 '문'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주변에 잡동사니가 많아 에너지가 정체되고, 과거에 매이고, 일을 미루게 되고, 등등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은 굳이 풍수를 믿지 않더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잡동사니'에는 네가지 카테고리가 있는데  

  • 쓰지 않거나 좋아하지 않는 물건들  
  • 조잡하거나 정리되지 않은 물건들 
  • 좁은 장소에 넘쳐흐르는 물건들 
  • 끝내지 못한 모든 것 

이다. 이것은 '잡동사니'가 아니라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비하더라도 중요한 포인트다.

'우리는 우리가 소유한 물건들과 미세한 에너지의 줄로 연결되어 있다. 집안 가득히 내가 사랑하고 즐겁게 사용하는 물건들로 채워져 있다면 이것이 나를 위한 지원과 양분의 근원이 된다. 반대로 잡동사니는 에너지를 무겁게 잡아당긴다. 잡동사니를 간직하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그 영향력도 점점 강해진다.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음 전혀 중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모두 떠나 보낼 수 있을 때, 나의 몸과 마음과 영혼은 가볍게 날아갈 것이다.' - 33p -  

남들이 보기에 잡동사니같이 보여도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상대적인 목록이어서, 내가 애정과 애착 (과거의 안좋은 기억과는 구별되는)을 가지고 있고, 그 물건으로 하여금 좋은 에너지가 생성된다면, 그것은 잡동사니가 아니다.  

내 경우를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까마귀처럼 모아대기도 했고, 그 중 대부분은 아직까지도 좋아하는 것들이지만,
그 와중에 지금은 좋아하지 않는 것들이 끼워져 있어 정체가 되고 있고, 그 좋아하지 않는 것들, 즉, 잡동사니들로 인해 좋아하는 것들까지 함께 내팽개쳐져 있는 상태.이다.  

요즘... 폭염이라서 그런지, 제대로 쉬지를 못해서 그런지, 낮과 밤이 바뀌어서 그런지
영 컨디션이 시망이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면 한가지가 아니라 복합적인 것일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지금처럼 빌빌댈만큼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고도 생각되지 않아서, 익숙해지면 나아지겠지. 라고 되내이고 있는 실정이었는데,  

'잡동사니'가 나의 에너지를 끌어땅기고 있다.

잡동사니를 정리하고,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함으로써, 나의 분출되지 못한 이 커다란 에너지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줘야겠다고 결심했다.   

§ 잡동사니 테스트
1. 이 물건을 바라보거나 이 물건에 대해 생각할 때 나의 에너지는 상승하는가?
2. 나는 절대적으로 이 물건을 좋아하는가?
3. 이 물건은 진정 유용한가?
  

청소는 내 영혼의 치료사.
지금은 청소할 시간.
잡동사니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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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07-30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년 전에 이사를 하면서 십오년간 살았던 집의 모든 물건들을 끄집어내고 버리고 했는데 죽는 줄 알았어요. -_-;
가끔씩 이사도 해 주어야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정리하면서 버릴 건 버리면서 살아야겠다고 굳은 결심.....을 했으나, -_- 지금 1년치의 '잡동사니'가 다시 모이네요.
옷장안에 책이 왜 쌓여있단 말입니까!!! 큰 책장을 두 개 짜넣어서 제법 많이 비어있었거든요. 이제는.. ㅠ_ㅠ;;
저도 저 책 꼭 읽어봐야겠어요. 또 보관함에 차곡 ^^

하이드 2010-07-30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추천!

저도 이번 이사가 근 10년만의 이사였어서 아주 죽는 줄 알았어요. 게다가 집도 줄여 오는 거라
이를 빡빡갈며 정리할꺼 정리해야지 했는데, 시간 지나니 이건 뭐 -_-;;

저희집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책이 쌓여 있습니다. ..나쁘진 않지만... 그러니깐, 냉장고나 뭐 그런 곳에 들어 있는 것만 아니라면 .. 아, 나 가끔 책 구겨진거 뺀다고 냉장고에 책 넣지 . 헤헤 ^^

비로그인 2010-07-30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교보서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원서가 반값이더군요. 하이드님 생각하고 이참에 한권 장만할까 하고 있어요.

내년에 이사할때까지 책꽂이를 더 안 살 생각이라 새 책들은 TV대 옆에 주욱 기대서 쌓여있는데 곧 베란다 문을 막게 될듯해요. 그런데도 남편이 어젯밤 해피머니 열장을 가져온 걸 보고 어찌나 좋던지.. 딸래미겐 얘기 안 하기로 했어요. ㅎㅎ

하이드 2010-07-30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슨 매컬러스는 원서로 읽으면 참 좋습니다. ^^ 저는 다 가지고 있긴 하지만, 반값이라니 또 끌리네요.

gimssim 2010-07-31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필독도서 목록에 넣어야 할까봅니다.
봄이 이사를 하면서 사전에서 '산다'는 말을 뺐어요.
그래서 요즘은 주로 '구입'을 하고 있지만...ㅎㅎ
좀 슬림하게 하는 게 사람에 대한, 지구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