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지리도 못하는게 있다면, '청소'와 '장보기' 이다.  막 '연애' '수영', '길찾기' , '운전',  이런거 넣고 싶지만, 쓰다보니 느므 한심해져서 일단 두 개만-  

 얼마전 문득 이 책이 읽고 싶어졌는데, 마침 눈 앞에 튀어나오길래 술술 읽어내리며 고개 끄덕끄덕 드디어 '잡동사니 정리' 라는 걸 시작했다.  

집을 아홉개의 부분으로 나누고, (그 중 두 군데는 강기사 방, 동생방이므로 그네들은 나한테 감화 받아서 제발좀 치우길 소극적으로 바라고 있을 뿐이고) 나는 내 나름대로 나머지 일곱군데를 한 군데씩 클리어해나가기로 생각한 것  

저자는 이 책에서 '내일 당장 이사할 것 같은'마음으로 늘 살라. 고 하는데, 지난번 이사하면서 큰 곤욕을 치루었던 나에게 무척 공감가는 말이다. '이번에는 좀 버리고 살자' 라고 뼈에 사무치게 다짐했건만, 이사 온지 1년이 넘도록 더 늘었음 늘었지 줄지 않는 ... 그대 이름은 잡.동.사.니.  

나는 사람의 기는 물론 물건의 기와 에너지에 대해서도 굳게 믿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주변의 모든 것을 이렇게 방치했다는 것은 내 인생을 방치한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나오는 '잡동사니를 정리하려고 마음 먹자마자' 좋은 일이 생겼다. 는 건 플라시보이거나 우연일 꺼라고 생각하지만, '잡동사니를 정리하려고 마음 먹자마자' 다음 일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겼다. (내 목표는 투잡스 아니고, 텐잡스. 8월이 지나면 포잡스 정도는 되어 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  

이 마음가짐이라는 것은 아마도 '잡동사니를 정리하자' 이퀄 '내 과거에서 붙어 내려온 악습과 나쁜 경험과 게으름 등을 정리하자' 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에 말했듯이 '플라시보'나 '우연' 외에도 확실히 작용하는게 있다고 할 수도 있을듯.  

캐런 킹스턴의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은 워낙 유명한 책이긴 한데, 이전에 읽었을 때는 별 생각 없었고, 이번에 읽으니 확 와닿은 책이다.  

이 책에 많이 나오는 건 '풍수' 와 '잡동사니' '청소', '정리' 이다.  
집의 풍수, 방의 풍수같은건 어떻게 생각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문'이 에너지가 들고 나는 곳이기 때문에 문 뒤에 무언가 있어서 문이 활짝 열리지 않으면 좋지 않다. 라던가, '현관' 은 바깥의 에너지와 안의 에너지가 교차하는 곳이기에 가장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던가 하는 것은  얼마전에 페이퍼로 쓴 아파트먼트 테라피 책에 나온 고대 그리스의 현관의 의미와도 맞닿아 있다. 동서양과 고대에서 현대를 아우르는 '문'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주변에 잡동사니가 많아 에너지가 정체되고, 과거에 매이고, 일을 미루게 되고, 등등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은 굳이 풍수를 믿지 않더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잡동사니'에는 네가지 카테고리가 있는데  

  • 쓰지 않거나 좋아하지 않는 물건들  
  • 조잡하거나 정리되지 않은 물건들 
  • 좁은 장소에 넘쳐흐르는 물건들 
  • 끝내지 못한 모든 것 

이다. 이것은 '잡동사니'가 아니라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비하더라도 중요한 포인트다.

'우리는 우리가 소유한 물건들과 미세한 에너지의 줄로 연결되어 있다. 집안 가득히 내가 사랑하고 즐겁게 사용하는 물건들로 채워져 있다면 이것이 나를 위한 지원과 양분의 근원이 된다. 반대로 잡동사니는 에너지를 무겁게 잡아당긴다. 잡동사니를 간직하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그 영향력도 점점 강해진다.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음 전혀 중요하지도 않은 물건들을 모두 떠나 보낼 수 있을 때, 나의 몸과 마음과 영혼은 가볍게 날아갈 것이다.' - 33p -  

남들이 보기에 잡동사니같이 보여도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상대적인 목록이어서, 내가 애정과 애착 (과거의 안좋은 기억과는 구별되는)을 가지고 있고, 그 물건으로 하여금 좋은 에너지가 생성된다면, 그것은 잡동사니가 아니다.  

내 경우를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까마귀처럼 모아대기도 했고, 그 중 대부분은 아직까지도 좋아하는 것들이지만,
그 와중에 지금은 좋아하지 않는 것들이 끼워져 있어 정체가 되고 있고, 그 좋아하지 않는 것들, 즉, 잡동사니들로 인해 좋아하는 것들까지 함께 내팽개쳐져 있는 상태.이다.  

요즘... 폭염이라서 그런지, 제대로 쉬지를 못해서 그런지, 낮과 밤이 바뀌어서 그런지
영 컨디션이 시망이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 보면 한가지가 아니라 복합적인 것일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지금처럼 빌빌댈만큼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고도 생각되지 않아서, 익숙해지면 나아지겠지. 라고 되내이고 있는 실정이었는데,  

'잡동사니'가 나의 에너지를 끌어땅기고 있다.

잡동사니를 정리하고,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함으로써, 나의 분출되지 못한 이 커다란 에너지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 줘야겠다고 결심했다.   

§ 잡동사니 테스트
1. 이 물건을 바라보거나 이 물건에 대해 생각할 때 나의 에너지는 상승하는가?
2. 나는 절대적으로 이 물건을 좋아하는가?
3. 이 물건은 진정 유용한가?
  

청소는 내 영혼의 치료사.
지금은 청소할 시간.
잡동사니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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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07-30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년 전에 이사를 하면서 십오년간 살았던 집의 모든 물건들을 끄집어내고 버리고 했는데 죽는 줄 알았어요. -_-;
가끔씩 이사도 해 주어야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정리하면서 버릴 건 버리면서 살아야겠다고 굳은 결심.....을 했으나, -_- 지금 1년치의 '잡동사니'가 다시 모이네요.
옷장안에 책이 왜 쌓여있단 말입니까!!! 큰 책장을 두 개 짜넣어서 제법 많이 비어있었거든요. 이제는.. ㅠ_ㅠ;;
저도 저 책 꼭 읽어봐야겠어요. 또 보관함에 차곡 ^^

하이드 2010-07-30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추천!

저도 이번 이사가 근 10년만의 이사였어서 아주 죽는 줄 알았어요. 게다가 집도 줄여 오는 거라
이를 빡빡갈며 정리할꺼 정리해야지 했는데, 시간 지나니 이건 뭐 -_-;;

저희집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책이 쌓여 있습니다. ..나쁘진 않지만... 그러니깐, 냉장고나 뭐 그런 곳에 들어 있는 것만 아니라면 .. 아, 나 가끔 책 구겨진거 뺀다고 냉장고에 책 넣지 . 헤헤 ^^

비로그인 2010-07-30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교보서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원서가 반값이더군요. 하이드님 생각하고 이참에 한권 장만할까 하고 있어요.

내년에 이사할때까지 책꽂이를 더 안 살 생각이라 새 책들은 TV대 옆에 주욱 기대서 쌓여있는데 곧 베란다 문을 막게 될듯해요. 그런데도 남편이 어젯밤 해피머니 열장을 가져온 걸 보고 어찌나 좋던지.. 딸래미겐 얘기 안 하기로 했어요. ㅎㅎ

하이드 2010-07-30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슨 매컬러스는 원서로 읽으면 참 좋습니다. ^^ 저는 다 가지고 있긴 하지만, 반값이라니 또 끌리네요.

gimssim 2010-07-31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필독도서 목록에 넣어야 할까봅니다.
봄이 이사를 하면서 사전에서 '산다'는 말을 뺐어요.
그래서 요즘은 주로 '구입'을 하고 있지만...ㅎㅎ
좀 슬림하게 하는 게 사람에 대한, 지구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요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