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이 책이 엄청난 베스트셀러라고 했을 때
나는 제목을 보고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고?

다이어트 책인가? 명상 책인가? 사랑 카운셀링 책인가?
하나만 하지 . 했더랬다.   

중고샵에 열중하던 때라 중고샵에 이 책이 나온 걸 보고, 한 번 읽어나 볼까. 구매 했었고( 중고샵의 장점이다. 부담없이, 고민없이 책을 구매할 수 있다.)

책을 읽고 .. '아니,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우울증, 너무너무 힘든 이혼을 겪고, 1년동안 이탈리아, 인도, 발리를 여행한다.  

혹자는 ( 이 혹자는 한국의 남성이기도 하고, 미국의 남성이기도 하고, 여자들이기도 하고) 돈지랄 한다.  
고 하지만,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사랑한다. 당시에 읽었던 아마존의 리뷰가 아직도 기억난다.

' 이 책이 베스트셀러였지만, 별로 읽을 마음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세번째로 각기 다른 사람에게 선물 받았을 때, 드디어 읽게 되었고, 나 또한 이 책을 선물하게 되었습니다. '  뭐, 대충 이런 내용  

저자의 말발은 거의 빌 브라이슨 급이었다. ( 좀 뜬다 싶은 책에 'ㅇㅇ의 빌 브라이슨' 이라고 하는 것은 식상하지만, 다른 비유가 떠오르지 않는다.) 이탈리아에서 먹는 이야기를 할 때는 나도 먹고 싶었고, 명상할 때는 나도 당장 짐 싸고 훌훌 떠나 명상하고 싶었으며, 사랑할 때는 외로움에 떨며 사랑을 갈구 했다.  

1단계 : 글이 재미있다.  

책에 종종 그녀가 금발에 키도 크고, 뭐 이런 이야기가 언급되고, 책날개의 사진도 미모 돋는지라, 사진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나는 저자 사진 찾아보는 것을 좋아하고, 미녀, 미남이면 관심도가 급 높아진다.   



 

 

 

아니, 이게 소설가야, 영화배우야!  

물론 글솜씨와 외모는 거의 상관 없다. ( 야구와 외모가 상관없는 것처럼... 아 ... 이 용.. )  
하지만, 셀링포인트도 될테고, 나는 타고난 외모가 그 사람의 성격에 지대한 영향을 어떤 식으로든 미치리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 라는 것보다, 예쁘면 좋아. 헤 -  

1단계 : 글이 재미있다.
2단계 : 작가가 초미녀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동영상을 찾아 보았다.

내가 그녀를 좋아하게 만든 동영상이 있는데, 그 후로 TED 강연이라던가 보더스 인터뷰라던가가 있어서, 지금은 한 30페이지까지 뒤졌는데 없네;  

여튼, 서재 분위기의 세트에서 하는 인터뷰였는데,

'그렇게 예쁜 여자가, 이렇게 씩씩하고, 지혜롭고, 소박하고, 남자다울 줄이야'   

라며, 더욱 좋아하게 되었다. 결정적으로 엘리자베스 길버트를 좋아하게 된 것은 그녀의 동영상을 보고 나서다.
미모의 여자에게서 나오는 터프한 ( 톰보이 같다. 목소리도 저음에 듣기 좋은 굵은 톤이다.) 스탠스에 뿅 -  

그 동영상은 못 찾았지만, TED 동영상이라도 올려본다. 이 동영상도 좋아한다.
난 TED로 미녀 작가 강의만 찾아 보는듯;;    

[[[동영상 에러로 글이 죄다 날아가는 바람에 동영상 삽입은 패스]]]  

1단계 : 글이 재미있다.  
2단계 : 작가가 초미녀다.
3단계 :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  


여기까지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at, pray, love> 를 읽고 좋아하게 된 엘리자베스 길버트다.  
그녀의 책들도 찾아 보았다. ( 찾아보기만 했고, 주문은 안 했지만, 여튼 보관함에는 차곡차곡 쌓여 있다.  

우와 - 알라딘에서 검색 하나도 안 되네, 무튼, 선원, 카우보이 뭐 이런 이야기들이어서, 섣불리 주문할 생각이 안 들기도 했고.
내가 읽은 건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뿐이지만, 그녀가 돈지랄 하는 칙릿 소설 쓰는 에세이스트로 분류되는 건 맘에 들지 않았다. 허지웅, 최현정! 책 읽지도 않고, 영화 줄거리 10초 듣고, 씁쓸하긴 뭐가 씁쓸해 

그리고,이번에 <결혼해도 괜찮아>를 사게 되었다.
서문에 그녀의 메가 베스트셀러였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의 뒷 이야기가 나오고, 극적인 사건으로 시작하지만,
이 책의 원제는 committed 이고, 서문을 빼고는 '결혼'에 대한 에세이와 문화인류학 사이의 글이다.   

미리보기에 나와 있는지 모르겠지만, 서문격인 '독자들에게'를 조금 옮겨 본다.   

 

 

 


   
 
몇 년 전 나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책을 썼다. 지독한 이혼을 겪고 혼자서 3개국을 여행했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책을 쓸 당시 30대 중반이었고, 그 책은 내 작가 경력에서 볼 때 모든 면에서 대단한 일탈이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쓰기 전까지 주로 남자 독자들을 대상으로 남자에 대해 쓰는 여성 작가로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조금이라도 인지도가 있었다면). 수년간 <GQ>, <스핀> 같은 남성 전용 잡지에 기고했고, 주로 가능한 한 모든 각도에서 남성성을 탐구하는 글을 썼다. 내가 처음으로 출간한 책 세 권도(픽션이든 논픽션이든) 모두 강한 마초 캐릭터들의 이야기였다. 카우보이, 바닷가재 잡는 어부, 사냥꾼, 트럭 운전사, 벌목꾼 등등.

당시 나는 남자처럼 쓴다는 말을 종종 들었다. 지금은 '남자처럼' 쓴다는 것이 당최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대게 칭찬의 뜻으로 했던 말임에는 틀림없다. 나 역시도 그때는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중략)

복잡한 연애사와 직업적 집념 사이에서 나는 남성성이라는 주제에 푹 빠져 여성성은 까맣게 잊고살았다. ( ...) 따라서 서른 즈음, 지독한 우울증이 강타했을 때 나로서는 내가 겪는 현상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낼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 처음에는 몸이, 그 다음에는 결혼 생활이, 그 다음에는 정신 상태가 엉망이 되었다. 특히 맨 마지막 단계가 가장 힘들고 두려웠다. 그 상황에서 남성성은 어떤 위안도 주지 못했다.  

(중략)

상심한 이혼녀였던 나는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혼자서 일 년간 여행하며 자아성찰을 시작했다. 미국 카우보이들을 연구했던 것처럼 나 자신을 낱낱이 파헤칠 요량이었다. 그런데 직업이 작가다보니 그 과정을 책으로 쓰게 되었고, 인생은 가끔씩 정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에 그 책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리고 지난 10년간 남자와 남성성에 대해 줄기차게 써왔던 내가 난데없이 칙릿 작가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칙릿' 작가라는 것이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칭찬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
그 책을 쓰는 동한 이렇게 사적인 이야기를 쓰는 것을 독자들이 용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었다. 내 책의 독자들이라고 해봐야 손에 꼽을 정도였지만 그래도 그들은 열혈 독자들이었고, 사내대장부들이 거친 일을 하는 투박한 이야기를 쓰는 믿음직스런 여성 작가를 좋아해주었다.  (..) 아마 사람들은 눈감아줄 것이고, 그러면 조용히 다음 책으로 넘어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런 내 추측은 완전히 빗나갔지만.   
 
   


일단 여기까지만 옮겨본다. 이 뒤에 이야기도 재미나니, 관심 있으신 분은 서점에서 '독자들에게' 라도 한 번 읽어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여튼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그녀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로 이름을 알리기 전 작가로 보낸 10여년에 대한 이야기를 읽게 되니, 그녀의 일탈로 그녀를 알게 되었지만, 더 애정하게 되었다.

뒤에 나오는데, 그녀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 나왔던 그녀의 연인 펠리페가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때, 그 둘은 경제적 불안감으로 꽤 오래 불안감을 느끼고, 그로 인해 고통을 겪게 된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가 이렇게나 초대박이 날지 기대도 짐작도 없었던 때의 이야기를 보면서, 참 사람 인생이란게 .. 싶다.  

1단계 : 글이 재미있다.  
2단계 : 작가가 초미녀다.
3단계 : 인간적인 매력이 있다.    
4단계 :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보고 더욱 애정하게 되었다.  


앞으로 그녀가 어떤 모습들을 보여줄 지는 알 수 없지만,
무려 4단계에 걸쳐 좋아하게 된 그녀의 모습과 작품들을 기쁘게 기대해본다.   

그녀의 긍정적인 성격이, 쉽게 사람들과 융화되는 그런 밝음이 그녀의 글을 읽으면서 나에게도 조금 옮아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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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0-10-20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표지랑 저자 사진 보고 칙릿 비스무레한 것으로 폄하했었으니까요. 하이드님의 강추로 읽어 보자, 고 연 책이 마침내 연필을 집어들고 줄까지 좍좍 그어대고 때로는 박장대소하기도 하면서 정말 신나게 읽었답니다. 가벼움을 위장한 무거운 책이라고나 할까요, 일단 하이드님 말씀처럼 캡숑 재미있었구요. 사랑하고 믿고 배신당하고 화해하는 그녀의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어요. 치유력이 있는 책인 것 같아요. 저 <결혼해도 괜찮아>는 못 읽었는데 그녀의 결혼생활이 어떨지도 참 궁금해져요^^

하이드 2010-10-21 0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blanca님, <결혼해도 괜찮아>에는 그들의 결혼생활이 나오지 않아요. 그들 자신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결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주에요. 다만, 간간히 나오는 그 둘의 이야기에 웃고 운다는 거 ^^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와는 또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다음 책을 벌써부터 기대해 봅니다.

Alicia 2010-10-27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맘에 들어 샀어요. 제목도 확 끌렸구요.
근데 한달전에 사두고 시간이 없어 못 읽고 있네요 엘리자베스 길버트 너무 예쁘죠^^

하이드 2010-12-01 00:01   좋아요 0 | URL
뭔가 작가의 미모에도 신경이 쓰이는 접니다 ㅎㅎ

낭낭 2010-11-29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TED에서 동영상으로 처음 봤어요. 일단 목소리가 참 듣기 좋았고요, 부드럽고 편안한 게 귀에 잘 감기더라고요. 게다가 유머러스하기까지.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꽤 재미있었어요. 책 제목은 진부하다고 생각했는데, 괜찮은가 봐요. 곧 읽어봐야겠습니다..

낭낭 2010-11-29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코요테 어글리'의 실존모델이었군요!

하이드 2010-12-01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런 목소리 너무 좋아해요. 뭔가 미모와 언발란스한 듯 하면서도 ..

제가 삽입했던 것도 TED 동영상이었어요. 뭐가 문제인지 에러나서 빼버렸죠.

 

 사사키 조 <폐허에 바라다>

제142회 나오키상 수상작

 

범죄는, 수사하는 이의 영혼까지 상처 입힌다.

경찰소설의 베테랑 작가, 사사키 조의 범인과 형사, 그들의 마음속 상처를 그린 걸작 미스터리.

 

“내 인생은 한참 전에 종지부를 찍었어야 했다고요. 전 훨씬 빨리 사라졌어야 할 존재였어요.”

13년 전 삿포로에서 일어난 매춘부 살해 사건과 같은 수법으로 40대 출장안마사 여성이 잔인하게 살해됐다. 한편, 과거 자신의 실수에서 기인한 끔찍한 사건으로 정신적 외상을 입고 휴직 중인 형사 센도 타카시에게 한 남자의 전화가 걸려 왔다. 그는 13년 전 삿포로 사건의 범인으로, 살인죄로 기소됐으나 상해치사로 인정돼 12년의 징역을 살고 얼마 전 출소한 상황이었다. 수사권도, 체포권도 없는 센도 타카시는 13년 전 범인이 시키는 대로 그의 고향이자 이제 폐허가 된 홋카이도 옛 탄광촌으로 향하는데…….

[출처] [이벤트]<폐허에 바라다>(사사키 조-이기웅-북홀릭) (일본 미스터리 즐기기) |작성자 뚜벅이 

출처는 위에 있듯, 일미즐입니다.  

 

 

사사키 조의 <에트로후발 긴급전>은 패스했으나, 이 책 <폐허에 바라다>는 '당장-머스트-리드'네요. 
북홀릭에서 이후 <제복수사> 도 같은 번역가님 작품으로 대기중인 듯 하고, 기대됩니다. 

워낙 경찰소설 매니아라 ( 참조 : '나는야 경찰물 마니아 - 추천 동서양 경찰 미스터리'  ) 경찰소설 베테랑인 사사키 조의 작품에는 눈이 확 갑니다. <경관의 피>는 경찰물 플러스, 일본 종전후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시대물이라 아주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특집 드라마도 대단히 좋았어요. 미나무라 가즈에의 <본격소설>을 옆에 붙여 놓은건, 요즘 이런 연애물이 땡겨서 .. 라는 건 아니고, <경관의 피>와 같은 시대물, 과도기의 이야기인 이유입니다.  

폴 트렘블레이 <리틀 슬립>은 보나마나 챈들러의 <빅슬립>에 대한 오마주이겠지요.

제가 챈들러를 좀 좋아합니다... 라기 보다 챈들러에 좀 집착합니다.
고양이 이름이 왜 말로겠어요. ^^  

마크 제네비치는 수시로 졸음을 느끼는 병, 즉 기면증을 앓는다. 꿈과 현실을 혼동하고 의뢰인 앞에서 잠이 들기도 하며, 늘 피곤함을 느끼지만 정작 원할 때는 잠들지 못한다. 흐려지는 정신을 때로는 커피로, 때로는 바닥에 머리를 짓찧으며 맨몸으로 사건에 뛰어든 그는 수도 없이 다치고 정신을 잃고 위험에 부닥친다.

하드보일드hard-boiled란 냉혹한 현실을 감상에 빠지지 않고 간결하게 표현하는 문체 혹은 태도를 일컫는 말이다. 감정표현이 배제된 듯 건조한 서술에 캐릭터 묘사와 풍부한 비유가 녹아들면서 독특한 문학성과 분위기를 가지는 것이 그 특징이다.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챈들러 오마주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챈들러 읽은 분들이 읽으면 더 재미있겠지요?
늦지 않았어요. 챈들러 오마주는 계- 속 나옵니다. 올 겨울 챈들러를 읽어봅시다.

 많지도 않아요. 딱 여섯권 

 

 

챈들러 오마주 생각나는 걸 몇 권 주섬주섬 챙겨봅니다.

 찾아보면 더 있겠지만 .. 일단 생각나는 것만요

 놀라운 건, 옆의 세 권이 오마주이면서도, 다 각각 개성있으면서, 재미있다는 거죠. 하라 료의 <그리고 밤은 되살아난다>는 분위기, 장소, 탐정, 사건, 상황 등이 판박이 챈들러에요. 그래서 처음 이 작가의 이 작품에 의문을 가졌지만, 하라 료는 <내가 죽인 소녀>에서 자신의 색깔을 덧입혀, 일본판 챈들러를 보여주는데 성공했구요.  

제목부터 빵 터지는 오기와라 히로시의 <하드보일드 에그> 는 귀엽고 웃긴 오마주입니다. 폴 윌슨의 <다이디 타운>은 연작 중편 3개로 이루어진 SF구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클럽>은 지난 번 신간 마실때인가 이야기한듯 한데, 지금 앞에 단편 두 개 정도를 읽었구요.
킬링타임은 이런것이다. 를 보여주고 있어요. 전 책을 킬링타임으로 읽지 않아요.  

에드워드 케네디 자서전을 반 정도 읽었는데,
정말 이렇게 재미난 자서전은 오래간만이에요.  

필 받아서 조지 레이코프의 유명한 책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를 꺼내 놓고, 조지 레이프의 신간도 주문, 오늘 부터 웨스트윙 1시즌 시작 ( 지금까지 한 다섯 번쯤 본 듯 합니다. 어마어마한 시간이지요. 네네)  

 

 

줄리아 스튜어트 <런던탑, 동물원 그리고 거북이>

아, 이 제목과 표지의 귀여운 포스!
<페리고르의 중매쟁이>를 읽을까 말까 망설이다 안 읽었는데,
이 책이 재미나면 읽어봐야겠어요.  

제보에 의하면, 제목은 미국판, 표지는 영국판에서 따 온 <런던탑, 동물원 그리고 거북이>입니다.  

근위병들, 진귀한 동물들, 심지어 유령까지 어우러져 살아가는 런던탑!
진정한 사랑과 빛나는 눈물의 의미를 되새겨주는 마법 같은 이야기
  
 

 
 런던탑이 으시시하게 나오는 딕슨 카의 <모자수집광 사건>도 생각나구요.

 요즘 장안의 화제인 부커상 수상작 <울프홀>도 함께 읽어보고 싶어요.  

 

  

 존 레이 <로우보이>

정신분열증을 앓는 열여섯 남자아이의 목소리를 빌려, 냉소와 무관심의 방공호 안에서 아슬아슬하게 존속하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서정적이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려낸 『로우보이』는 출간 후 미국 비평가와 독자 들에게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 비견된다는 호평을 받으며 아마존 ‘이 달의 좋은 책’에 선정되었다.

단 두 작품만으로도 2007년 문학 전문지 <그랜타>가 10년에 한 번씩 선정하는 ‘미국 최고의 젊은 작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된 존 레이는 세심한 플롯, 다양한 장르의 차용, 시간의 비틀림, 시적 비유로 독자의 눈과 마음을 붙드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솔직히 샐린저 운운하는 성장소설은 좀 많이 지겹습니다만, 정신분열증을 앓는 열여섯 남자아이가 주인공이라는 것과 '미국 최고의 젊은 작가' , '아마존 이 달의 책' 등의 타이틀에도 관심이 갑니다.  

사이토 다카시 <명화를 결정짓는 다섯 가지 힘>

P.66~69 : 런던의 내셔널갤러리에서 얀 반 에이크의 걸작 〈아르놀피니의 결혼〉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빈틈없는 구성으로 보아 엄청난 대작일 거라고 짐작했던 것과는 달리 실제 사이즈는 82.2× 60센티미터 정도로 생각보다 작아 조금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아무리 확대해도 흔들리지 않는, 굉장히 치밀한 구성의 그림이 담겨 있습니다. 
 
P.66~69 : 런던의 내셔널갤러리에서 얀 반 에이크의 걸작 〈아르놀피니의 결혼〉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빈틈없는 구성으로 보아 엄청난 대작일 거라고 짐작했던 것과는 달리 실제 사이즈는 82.2× 60센티미터 정도로 생각보다 작아 조금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아무리 확대해도 흔들리지 않는, 굉장히 치밀한 구성의 그림이 담겨 있습니다. 
 

베르메르 그림의 경우, 일상 속의 한순간이 절묘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점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풍경에서 한순간을 떼어내어 영원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만드는, 그 점이 바로 베르메르의 탁월함이죠. 
 
기획은 좋은데, 책의 내용에는 의구심이 드는 그런 책이죠.
표지 좋구요, 책 속 문구들 보니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명화를 결정짓는 다섯 가지 힘이 뭐냐구요?

표현력/스타일/자기세계/아이디어/몰입  이라고 합니다.  

 왕런샹 <중국 음식 문화사>
이 책은 나온지 좀 된 책이긴 하지만,
우연히 눈에 들어 온 목차가 무척 흥미롭습니다. 

2. 술과 고기를 즐기다
의적이 처음으로 술을 만들다
이윤이 맛을 말하다
도철은 동방에서 왔다
술이 못을 이루고 매달아 둔 고기가 숲을 이루다

3 음악을 들으면서 음식을 먹다
아홉 개의 정과 여덟 개의 궤
팔진과 백수
장은 소금에서 나온다
음식을 숭상하는 천관들
예는 음과 식에서 시작한다
  

이런식. 중국 옛날 이야기들 좋아하는데, 중국 옛날 음식 이야기라고 하니, 보관함에 냉큼 담아 보았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이 정도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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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0-10-19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사키 조의 신간이 나왔다고 문자가 왔던데, 저 책이로군요!

moonnight 2010-10-1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케네디가의 형제들, 표지가 재미없어보여서 망설이고 있었는데 ^^; 하이드님이 재미있다면 냉큼 사야죠.
요즘 자꾸 챈들러가 읽고 싶던데, 반갑네요. 찬바람 불기 시작하니 저도 말로씨를 다시 만나보아야겠어요. ^^

Kitty 2010-10-19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당장 장바구니로 보낼 책이 몇 개 보이네요 ㄷㄷㄷㄷㄷㄷ
난 진짜 파산직전임...오늘 아이폰도 신청했는데!!!!!!!!!!!!!!!
 

한창훈 '인생이 허기질 때 바다로 가라'

인생이 허기지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난 항상 허기져요. 허기진 인생 ..  

한창훈 작가와의 바다낚시 이벤트 당첨된 것을 조금 빨리 확인하자마자 당일배송으로 책을 주문하고, 다른 책들 있는 와중에 한꼭지씩 읽기 시작한다.  

사진도 많고 ( 회뜨는 사진이 너무 많아서 밤에 읽기 좀 괴롭긴 하다)
글도 진솔하다. 신문 연재 했던 거라고 하던데, 한꼭지씩 읽기도 좋다.  

나는 농촌마을 생활도, 섬마을 생활도 해보지 못한 차도녀이지만, ... 응?
물고기 중간중간에 나온 칼럼중 '섬마을 풍경' 을 읽고, 지나쳐왔던 섬마을과 농촌마을들을 떠올리며, 그런가 싶어 고개를 끄덕거린다.  

 좀 길지만 옮겨본다.  

   
 

섬마을 풍경은 외형적으로는 농촌마을보다 풍요롭다. 시래기나 고추따위를 널어 놓은 농촌에 비해 어촌은 미역, 다시마, 모자반, 이런저런 생선, 문어 따위를 마당에 널고 빨랫줄에도 걸어놓기 때문이다. 주인은 당장 낼 쓸 돈이 없어 안방에서 끙끙대고 있더라도 말이다.

땅이 좁기 때문에 섬사람들은 공간 활용 능력이 뛰어나다. 꼭 필요한 곳에 꼭 필요한 크기를 배치해놓는다. 선박에서의 생활이 몸에 배어 있어 더욱 그렇다. 염분 때문에 지붕과 담은 페인트칠을 꼼꼼하게 해두고 마당은 늘 깨끗하게 쓸어놓는다. 정리정돈 된 농가 보기가 쉽지 않듯 정리정돈 안 된 섬마을 보기도 어렵다.

좁은 땅은 본능적으로 흙과 식물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진다. 코딱지만한 땅뙈기만 있어도 채소를 심는다. 그리고 마당귀에 여러 층으로 화단을 만든다. 판자로 만든 층층대에는 꽃나무 화분과 분재가 촘촘하게 올라서 있으며 각 화분마다 전복과 소라 껍데기가 빈틈없이 박혀 있다. 담벼락 아래는 줄지어 수선화를 심고 탁자에는 뒷산에서 꺾어온 나리꽃이 꽂혀 있다. 동박새 키우는 집이 있기도 하다.  

지금은 사라진 풍경 중에 마루 기둥에 박아놓은 바닷가재가 있었다. 커다란 가재를 잡아 조심스럽게 속을 파내고 박제를 만들어 고정해놓은 것이다. 내 어렸을 때는 웬만한 집마다 이거 하나씩 있었고 서로 자기 것이 더 크다고 우기기도 했다. 집을 지키는 마스코트 같기도 하고 오래된 서까래를 커다란 집게발로 받치고 있는 듯도 한 그 모습은 이제 보이지 않는다.  

 
   

집 앞에 장식해 둔 바닷가재가 너무 궁금해서 구글과 각종 검색사이트를 마구 뒤졌는데, 찾을 수가 없어서, 머릿속으로 상상해 볼 뿐이다.  

외할머니댁이 시골이라 비교적 익숙한 농가, 어촌마을, 섬마을이라고 하면, 제주올래길에 걸으며 엿보았던 집들이 다인데,
위의 글을 보고, 그렇게 생각해서 그런지, 지난 겨울 갔던 우도의 집들은 아주 깔끔하고, 단정했던듯도 하다.  

이벤트에 응모할 때는 '바다' 에 가서, '물고기'를 낚아서, 그 자리에서 '먹는다' 에 다른 것이 안 보였는데,
배 탄 경험이 거의 없고, (가장 최근에 탔던 배가 10층 엘리베이터 있던 그리스의 페리, 아, 아니다. 올 초 제주도에서 우도 들어갈 때 배 탔다.) 그래도 멀미 걱정은 안 하지만
물을 무서워하고, ( 수영 못 하고, 높은 곳, 물, 계단, 공을 무서워 하는 덜떨어진 인간이 바로 나)
물고기도 좀 무서워한다. 고 생각하고 있다. ( 어릴적 어항에서 뛰어나온 손가락 두마디만한 열대어에도 꺅꺅 거리며 엄마를 소리쳐 불렀던 기억이 .. )  

수산시장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생선'은 오케이. '먹이'로 식탁 위에 놓인 생선은 '그보다 더 좋을 수 없'지만 말이다.  

작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출렁이는 파도에 몸을 맡기고 물고기를 .. 정말 낚나? 진짜? 먹을 생각을 하니 새삼 두근거린다.  
이제 다섯밤만 자면 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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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10-10-18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마을의 섬세한 풍경은 내가 자란 산촌의 풍경과는 또다름입니다.
지나친 정리정돈은 자유로움이 제한받을텐데 그런 느낌과는 사뭇 다르기도 하구요.

하이드 2010-10-18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산의 풍경은 또 다르겠네요.

2010-10-19 0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10-19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책 처음 보고 그 생각부터 했었는데 바로 첫줄에 쓰셨네요?
섬마을은 다른 농촌, 산촌과 냄새가 일단 다르지요.
낚시 이벤트 당첨되셨어요? 전 어제 조정래 작가와의 문학기행 당첨되었다고 전화왔는데 못간다고 했는데, 다녀오시면 아마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 문득 눈에 들어온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늘 생각하지만, 좋은 기획이다. 네이버에서 하는 '지식인의 서재' 라던가 '북리펀드'라던가.  

업데이트 될 때마다 늘 관심있게 봤지만, 오늘 따라 조정래님의 '작가에게 서재란 ..' 으로 시작하는 인터뷰가 귀에 들어와서 나한테 서재란? 자문해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인터뷰한 사람들의 서재에 대한 정의를 보니 ..  

조정래 : 작가에게 서재란 '작품의 산실' . 세계의 유명 작가들, 필요한 책들이 보관되어 있는 보물창고이자 삶을 구속하는 영혼의 감옥이면서, 영혼의 재창조 장소  

이상봉 : 서재란 '아이디어 뱅크' .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자 새로운 에너지를 주는 곳  

서명숙 : 서재는 '길'이다. 인생의 답을 구할 때 길을 찾는 곳 

황석영 : 서재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  

정재승 : 서재는 '일요일의 나른한 오후의 공동묘지' .. 읭? 책을 쓴 저자들을 고이고이 돌본다는 뜻인듯  

박범신 : 서재는 '나의 고유한 세계' . 나의 영토, 국가, 자궁, 생산기지  

이동진 : 서재는 '팔레트'  

박경철 : 서재란 '학습 공간' , '습'을 위한 공간. 저자가 나의 스승. 서재는 학교  

이주헌 : 서재란 '일터' 일이 놀이이므로 서재는 '즐거운 놀이터'  

김제동 : 서재란 '사람 만나는 곳'   

전제덕 : 서재는 '새로운 세계의 발견'  

장진 : 서재란 '영감을 깨우는 공간'  

박석재 : 서재는 '비서'  

한비야 : 서재는 '사고뭉치'  

김훈 : 서재는 '막장'이다.  갱도에서 가장 깊고, 위험한 자리  

이미도 : 서재는 '위도, 경도, 등대'다.  

이현세 : 서재는 '요람'이다. 혹은 '보물섬'  

고도원 : 서재는 ' 삶 자체'다.   

최재천 : 서재는 '모두의 숲'이다.  

공병호 : 서재는 '지식을 만드는 공간'이다.  

이영희 : 서재는 '꿈을 디자인하는 곳' 이다.  

신경숙 : 서재는 '둥지'다.  

배병우 : 서재는 '나눔의 공간'이다.  

장한나 : 서재는 '매력적인 여행지'  

이적 : 서재는 '흔적'이다.  

승효상 : 서재는 '건축의 에너지' 다.  

박찬욱 : 서재는 '영화의 자양분'이다.  

여기까지가 네이버 지식인에 나온 지식인들의 서재에 대한 정의였다. 
 
쭉 적어내리면서, 인상적인 정의, 혹은 내가 공감하는 정의는 서명숙님의 서재에 대한 정의이다.
서재는 '길'이다. 인생에 답을 구할 때 찾는 곳. 이것은 '책'에 대한 개인적인 정의일 수도 있겠고.  

이주헌의 정의도 좋다. 서재의 정의가 좋다기 보다 '일터'가 '놀이터' 라는 것이 좋다.
 
대부분 공감하지만, 최재천님이나 배병우님이 이야기하는 '나눔의 공간' 이라는 것은 살짝 나와는 거리가 있다. '책'은, 그리고 서재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는지라   

자신의 직업과 관련한 정의,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정의들도 많은데, 그 중에 인상적인 것은 다시 서명숙, 길을 만드는 여자의 정의와 한비야와 김훈의 정의는 특이하면서도 왠지 말과 말하는 사람의 싱크로가 높다.

이 페이퍼를 쓰기 전에 퍼뜩 생각난 서재의 정의는  

서재는 '세상'이다.  

딱히 서재. 도 없지만, 이전에 여유분의 방(?)이 있을 때도, 책과 책장은 늘 바퀴벌레처럼 ( .. 이런 비유 미안) 마구 증식하여, 책방, 거실, 침실로 쏟아져 나오곤 했으니 말이다. 지금도 사정은 마찬가지. 책장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책'을 모아 둔 '방'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다. 만약 있다면, '내가 사는 곳' 에 대한 욕심과 꼭 같은 바운더리이리라.  

이 페이퍼를 다 쓰고 새로 생각난 서재의 정의는  

서재는 '정거장'이다.  

나는 어쩌면 책을 좀 강박적으로 읽는 편이다. 집안이건, 밖이건, 어디를 가건간에 손에 늘 책을 들고 다니지만, 그 책들은 다 나를, 내 서재를 스치고 갈 책들이다. 499권의 책만 딱 가지겠어. 라고 말하곤 했는데, 지금 비록, 샀다가 팔지 않는, 버리지 않는 정말 좋아하는 책이라고 하더라도, 책에 정을 붙인다거나 하지 못하겠다. 이 책들은 지금이 아닐 뿐, 언젠가는 나를 거쳐 누군가에게 가 새로운 의미와 답이 되겠지. 라는 생각. '책'이란 것은 그렇게 사람과 사람을 흘러나가며 새로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에게 '서재'란?  

덧붙이면, '서재'는 책이 한 권 이상 있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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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0-10-18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알라딘 서재 지붕에 '놀이터'가 문패처럼 씌여져있어서... 놀이터가 반갑군요. ㅎ

하이드 2010-10-18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서재는 놀이터!

카스피 2010-10-18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는 로망이죠.많은 책들이 빼곡히 들어있는 책장들이 가득한 방,혹은 다락방의 채광창아래서 책을 읽을수 있는 나만의 비밀 서재... 이런 서재를 꿈꾸지만 현실적으론 책장 하나 놓은 공간이 없는 형편이죠 ㅜ.ㅜ
 

 

 

 

 

 

 

  

   
 

독자의 이해력과 책의 난해도가 빚어내는 상호조합이 독서의 속도이다. 그러니 이상적인 독서의 속도란 일반화할 수 없다. 그래서 '책은 어떤 속도로 읽는 게 좋으냐?'란 질문은 좀 우문이 아닐까? 그런데도 야마무라 오사무가 <천천히 읽기를 권함>을 쓴 까닭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다치바나 다카시의 속독론과 다독론에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있어서다.

본문에 인용된 바에 따르면, 다치바나 다카시는 국내에는 아직 번역되지 않은 <내가 읽은 재미있는 책, 엉터리 책, 그리고 나의 대량 독서술, 경이의 독서술>에서 "이런 방법이라면 한 쪽을 읽는 데 1초, 좀 늦더라도 2,3초면 읽을 수 있다. 300쪽 책이라면 300초에서 900초, 그러니까 5분에서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자신의 속독술을 의기양양 피력해 놓은 모양이다. 여태껏 나는 독서와 교양에 대한 다치바나 다카시의 계발적인 의견에 귀기울여 왔지만, 이건 뭐, '병신 인증'도 아니고 ... 앞서 읽은 셔먼 영이 강조했듯이, 300쪽짜리 책을 10여 분 만에 읽을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허세 속에는, 사고의 숙성을 본질로 하는 '책 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 장정일 <빌린 책 산 책 버린책> 中 -  

 
   

 

내 눈을 믿을 수가 없네. 삐거덕 삐거덕 읽다가 '병신 인증'에서 딱 멈춰 버렸다.
화장실에서 읽으려고 가지고 들어갔다가 그냥 볼일도 안 보고 나와버렸다.  

내 똥 책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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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10-17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뭐 병신인증도 아니고 ...........라니, 아이구

Kitty 2010-10-17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였구나...ㅠㅠ
작가도 작가이고 여과없이 내보낸 편집자(출판사?)도 대단한 듯...장정일의 개성이라고 생각했는지도..;;;;;;;;;

하이드 2010-10-17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이거지만, 이전까지의 독서일기와 다른 서평이에요.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서평.. 그러다 가끔 이런게 튀어나와 주시고 ..

여기까지 보려고 덮으려다, 궁금해서 뒤에 뒤적이고 있어요. 생각해보니 '구월의 이틀'도 읽었고 (이건 그냥저냥 괜찮았고) '공부'는 좀 많이 별로였는데, (기획 자체부터 NG) 이 책도 좋아질 것 같지 않으네요. (이미 싫어하고 있다;)

하이드 2010-10-17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병신인증도 병신인증이지만, 이 글의 내용이 더 문제다. 우문에 자신이 알아서 답하고, 뒤에 사족으로, 부스러기로 달아 놓기를 '사실, 인용한 말이 문학작품에 해당되는 말은 아니지만 .. '이라고 빠져나갈 뒷구멍 만들어 놓고, 차라리 그냥 계속 허세 떤다고 까시지..

난 다치바나 다카시의 빠도 아니고 까도 아니지만, 장정일이 그가 '책문화'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없다.고 '허세 떨' 입장은 아닌 것 같다.

속독하건, 지독하건, 정독하건, 통독하건, 다독하건, 그냥 책이나 좀 읽으라고들 해. 강요하지 말고, 넘의 책읽는 방법 까지 말고

기억의집 2010-10-18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정일은 제가 좋아하는 시인이고 소설가여서 그의 편을 드는 것은 아닌데(아니, 어쩌면 그래서 편드는 것일지도 모르지만요).
하이드님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은 늘 하곤 해요. 과연 다치바나나 요하네스 마리가 자신은 책을 많이 읽고 빨리(이 부사에 볼드색) 읽은 것을 자랑하는데 그게 과연 자랑거리가 될 수 있을까, 하고 말이죠.
저는 다독,속독책이 따로 있고 적절하게 유지하면서 책을 읽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장정일이 말하는 책이 어떤 책인지 잘 모르겠지만, 저는 어느 정도 장정일의 다치바나의 책 읽기 비아냥에 동조해요. 900초에 책 한권을 읽을 수 있을까요? 아무리 그가 평생 책만을 읽고 사는 사람일지라도. 불가능하다고 봐요. 차라리 마리처럼 2,3시간에 책한권 뚝딱 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면 이해가 가지만, 10분만에 책 한권을 뚝딱 처리한다고 자랑하는 것은

하이드 2010-10-18 12:21   좋아요 0 | URL
책의 종류에 따라 틀리겠지요. 그것이 '자랑' 이라고 느끼는 것이 열폭으로 보이는걸요.
그리고, 위의 글은 저 짧은 문단 안에 일관성을 찾아볼 수도 없구요.

장정일이 '인용'을 '인용' 해 놓은 것은 '... 읽는다' 이고, 의기양양, 허세 이런건 장정일의 생각이지요. '허풍', '자랑'은 기억의 집님이 제가 '인용' 을 '인용'한 것을 '인용' 한 것을 보고, 원전의 다치바나 다카시에 대해 느끼는 바구요. 아.. 그 간극은 좀 멀게 느껴져요.

그리고, 책은 많이 읽으면 빨리 읽게 됩니다. 처음 보는 이야기가 나오는 과학책을 처음 읽는다면, 그 속도는 더디지만,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는 책을 수십권 읽는다면, 그 속도는 처음 읽는 것에 비해, 책 한 권 읽는 사람에 비해 빨라지게 되는 것이 당연하지요. 다치바나 다카시가 책을 많이 읽는 다는 것에 이견이 있는 사람은 없을테구요.

제가 책 한 권을 30분 안에 읽는다. 라고 말할 때 그 책은 '제'가 '30분 안에' 읽을 만한 책인거고, 뭐 헤로도토스의 '역사'를 10분만에 읽었어. 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것에 대해 타인이 왈가왈부, 병신짓하고 있네. 이야기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호호 2010-10-18 12:5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하이드님, 지금 기억님에게 다신 덧글은 기억님의 얘기에 중언부언하는 것으로밖에 안보여요. 인용하신 글은 그러니가 사람에 따라, 경험에 따라 읽는 속도라던가, 이해도는 다 다를 터인데 그것을 가지고 다카시는 책을 빨리 읽는 것이 아주 대단한 것인 것처럼 아주 중요한 것인냐 더불어 그것을 이용해 비법처럼 책을 내고 자랑질하는 것에 대한 장정일선생 나름대로 농담이라고 봐요 저는. 그것은 더불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진 속도라던가,자기 계발서에 대한 맹목을 지적하고 싶어했던 것이고요.

그것을 짚어내지 못하고(사실 그것은 중요하지 않죠.이것도 하이드님의 책을 읽는 방법이나 역량의 개인차로 생각하면) 혹은 앞뒤 문맥과는 상관없이 마치 장정일 선생이 병신 인증이라는 저속(한가요? 전 모르겠어요 킬킬거리만 하거든요)한 표현을 했다는 듯이 거기다 이 글이 또 서재 메인에 실렸으니 드리는 말씀이에요
덧글 자세히 읽어보세요. 지금 하이드님은 책 읽는 것은 개인차란 장정일 선생의 말을 맞다고 화내고 있어요 오히려 장정일 선생에게 :)

하이드 2010-10-18 14:07   좋아요 0 | URL
호호님의 댓글에 동의하지 않구요.

이 글은 서재 메인에 오르지 않았구요.(아무나 자기글에 로그아웃 하고 추천 하나 띡 누르면 오르는new는 메인으로 취급하지 않아도 되지요? )

'병신 인증' 이 저속하다고 말한 적 없습니다. '병신 인증'에 대해서는 이걸 모르는 사람한테는 설명 안하겠어요. 아는 사람만 알아 들으면 되요.

호호 2010-10-18 14:1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에이, 내가 알라디언 선택보고 여기와서 병신인증 봤는데요 뭐. 그저게 밤에.
그래서 알라디언 선택 쉽구나 했는데요? 그리고 알아듣는 사람만 알아듣는 말을 왜 여기서 마치 대중적인거마냥 왜 흥분해요. 빵보고 왜 수박이라고해라고 흥분해요?

하이드 2010-10-18 23:00   좋아요 0 | URL
내가 쓰는 모든 글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못해요. 설명한다고 그 어감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비로그인으로 쓰는 글에 일일히 시간들여 설명할만큼 친절한 사람도 아니고요. 이건 진심인데, 알아서 좋은 것도 아니에요. ^^

무튼, 아는 만큼 읽는거죠.

님의 빵 수박 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도통 알 수 없는 것처럼

기억의집 2010-10-18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10분만에 가구 하나 제작할 수 있어,라는 허풍하고 똑 같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호호 2010-10-18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것이야말로 넘의 책 읽는 방법 까는 글인데요?

하이드 2010-10-18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글에서 빵 터지는 부분은 '이건 뭐 병신 인증도 아니고...' 에요. ㅎ 어디에선가 관용구로 쓰이고 있는 문구죠.
그에 대한 댓글의 정석은 ' 너도 병신, 나도 병신, 위 아더 병신' 이랍니다.

아, 이런거 모르고 싶다.

하이드 2010-10-18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덧붙이면, 전 다치바나 다카시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으며, 그의 책 중 '청춘 표류'인가는 싫어했고요.

장정일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공부'는 별로였고, '독서일기'는 학생때 재미나게 읽었지요.

이건 사족이지만, 얘기 나온김에, 요네하라 마리는 제 취향상 좋아해야 할 것 같은데, 정이 안 가요. ^^

기억의집 2010-10-18 2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덧글에 기분 상한 것은 아닌지요? 하이드님이랑 친분이 있었다면 농을 좀 섞었을 것인데. 허풍선이 남작 뺨치네 혹 기인열전을 읽는 기분이야, 이런 식으로요. 그렇담 서로간 농으로 치부할 수도 있었을 것을 말이에요^^

하이드님 말씀이 무슨 말인지 충분히 인지할 수 있어요.저도 타인의 독서방법에 이러쿵저러쿵 하지 말라, 주의니깐요.

그럼에도 장정일의 저 병신인증에 혹한 것은, 다치바나가 소설류를 읽지 않고 인문과학서적을 주로 읽는데 900초면 책 한권을 다 읽을 수 있다는 것에 신기할 따름이었어요. 저야 다치바나 정도의 머리를 가지고 있지도 독서소화 능력도 없지만 과학관련 책을 섭렵하고 있는 입장에서 책 한권에 900초라는 초 단위의 독서 능력은 도저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이드 2010-10-18 23:01   좋아요 0 | URL
기분 상한거 아니에요. ^^ 충분히 기억의 집님처럼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음.. 장정일의 이번 책에는 거의 매챕터 작가에게 반문을 격하게 하며 읽고 있는지라, 고운 말이 안 나오고 있는 건 맞구요)

위에 쓰긴 했는데, 다치바나 다카시 ( 책에는 왜인지 '과학전문 저술작가' 라고 나와 있어서, 이것도 저는 꿍시렁 거리며 읽었어요) 가 원숭이에 대한 책을 쓰겠다. 하면, 원숭이에 대한 책을 100권 정도 읽는다고 해요. 원숭이에 대한 책이 많으면 얼마나 많겠어요, 같은 내용과 연구가 계속 인용되겠지요. 그러다보니, 뇌라는게 그만큼 빨리 인지할테고, 경제경영책을 종종 읽는 제 경우도 그래요. 같은 내용과 연구가 계속 인용되요. 그러다보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니깐 읽는게 아니라 보는 것만으로도 내용을 알고 책장을 넘기게 되구요. 저같은 사람도 그런 경우에 눈에 힘 빡 주고 책의 가운데를 훑고 넘기는데, 다치바나 다카시는 비교도 안되겠지요.

빨리 읽을 수 있는 책이 있고, 그렇지 않은 책이 있는데, 다치바나 다카시는 워낙 문학을 읽지 않는다고 하니깐, 그가 읽는 책들의 경우 위의 시간으로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속독법이라는게 일반인이 생각하는 독서법이 아니라 정말 책 한 페이지를 한 눈에 보는 거라고 알고 있어요. 클린턴이 신문 한페이지를 한눈에 본다는 기사를 읽은 적 있어요. 속독법에 여러가지가 있는데, 대각선으로 보면서 눈에 담는다고 했던걸로 기억. 그런식이겠죠. 남들이 보면 넘기는건데, 본인은 읽고 있는 거.

우리가 보기에는 황당하지만, 그사람 한테는 그게 정상일 수 있는데, 본인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 할 수 없고, 하지도 않는다고) 위와 같이 말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기억의집 2010-10-18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착각한 것일까요? 900초에 혹은 한시간 안에 도킨스나 그 밖의 다른 인문과학 책을 말 그대도 read할 수 있을까, 싶어요. 거의 skip의 경지가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덧글 단 것인데...기분 상하지 않았음 좋겠어요.

장정일에 대해서는 저는 할 말이 많은데. 사실 장정일이 가방끈이 짧다는 이유만으로 문단에서 박대를 당했지요. 그가 젊었을 때 가진 시적 감수성과 작가적 이야기성을 인정했더라면 장정일은 소설로 사고 한번 쳤을 것입니다.라고 생각하는 작가입니다. 어느 순간 소설도 시들하고 공부를 들고 몇 년만에 책을 내더니...너무 진지해졌어요. 지식만 들어있는 느낌이에요. 구월의 이틀이 그랬어요. 최신작 읽으면서 아, 그는 이제 이야기대신 지식만이 들어있구나, 생각했지요. 소설가나 시인은 꾸준히 외도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가야한다는 것을 장정일작가 보면 알아요.






기억의집 2010-10-18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처럼 문단에서 흔들어도 자신의 길을 가야하는 작가였는데.

저는 다치바나의 독서 이력은 경외에 가깝지만 그의 필력이나 내용은 지식정보에 그치지 않나 싶어요. 이 사람은 글의 창조성이 없어요. 지식 전달자 같아요.

요하네스 마리는 전 진짜 별로에요. 제가 책을 반품한 적이 지금까지 딱 한번 있거든요. 그게 바로 마리의 대단한 책이었어요. 그렇게 후진 책 처음이었어요.^^
덧글이 너무 길죠. 죄송~~~

하이드 2010-10-18 22:47   좋아요 0 | URL
모든 책이 '소설' 일 필요는 없지 않나요? ^^
그 소설조차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 없다고 하고.

소설 외의 책은 얼마나 많이 알고, 어떻게 잘 짜집기 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가.의 문제
이 관련해서 강준만의 좋은 글이 있었는데..

다치바나의 일등주의를 좋아하지 않는 편입니다만, 그의 완벽주의는 좋아요.
책 많이 읽는 사람은 대충 좋아하고 보는데, 그런 기준에서 다치바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