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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이해력과 책의 난해도가 빚어내는 상호조합이 독서의 속도이다. 그러니 이상적인 독서의 속도란 일반화할 수 없다. 그래서 '책은 어떤 속도로 읽는 게 좋으냐?'란 질문은 좀 우문이 아닐까? 그런데도 야마무라 오사무가 <천천히 읽기를 권함>을 쓴 까닭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다치바나 다카시의 속독론과 다독론에 이의를 제기할 필요가 있어서다.
본문에 인용된 바에 따르면, 다치바나 다카시는 국내에는 아직 번역되지 않은 <내가 읽은 재미있는 책, 엉터리 책, 그리고 나의 대량 독서술, 경이의 독서술>에서 "이런 방법이라면 한 쪽을 읽는 데 1초, 좀 늦더라도 2,3초면 읽을 수 있다. 300쪽 책이라면 300초에서 900초, 그러니까 5분에서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자신의 속독술을 의기양양 피력해 놓은 모양이다. 여태껏 나는 독서와 교양에 대한 다치바나 다카시의 계발적인 의견에 귀기울여 왔지만, 이건 뭐, '병신 인증'도 아니고 ... 앞서 읽은 셔먼 영이 강조했듯이, 300쪽짜리 책을 10여 분 만에 읽을 수 있다고 큰소리치는 허세 속에는, 사고의 숙성을 본질로 하는 '책 문화'에 대한 이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 장정일 <빌린 책 산 책 버린책>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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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을 믿을 수가 없네. 삐거덕 삐거덕 읽다가 '병신 인증'에서 딱 멈춰 버렸다.
화장실에서 읽으려고 가지고 들어갔다가 그냥 볼일도 안 보고 나와버렸다.
내 똥 책임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