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득 눈에 들어온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늘 생각하지만, 좋은 기획이다. 네이버에서 하는 '지식인의 서재' 라던가 '북리펀드'라던가.  

업데이트 될 때마다 늘 관심있게 봤지만, 오늘 따라 조정래님의 '작가에게 서재란 ..' 으로 시작하는 인터뷰가 귀에 들어와서 나한테 서재란? 자문해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인터뷰한 사람들의 서재에 대한 정의를 보니 ..  

조정래 : 작가에게 서재란 '작품의 산실' . 세계의 유명 작가들, 필요한 책들이 보관되어 있는 보물창고이자 삶을 구속하는 영혼의 감옥이면서, 영혼의 재창조 장소  

이상봉 : 서재란 '아이디어 뱅크' .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자 새로운 에너지를 주는 곳  

서명숙 : 서재는 '길'이다. 인생의 답을 구할 때 길을 찾는 곳 

황석영 : 서재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  

정재승 : 서재는 '일요일의 나른한 오후의 공동묘지' .. 읭? 책을 쓴 저자들을 고이고이 돌본다는 뜻인듯  

박범신 : 서재는 '나의 고유한 세계' . 나의 영토, 국가, 자궁, 생산기지  

이동진 : 서재는 '팔레트'  

박경철 : 서재란 '학습 공간' , '습'을 위한 공간. 저자가 나의 스승. 서재는 학교  

이주헌 : 서재란 '일터' 일이 놀이이므로 서재는 '즐거운 놀이터'  

김제동 : 서재란 '사람 만나는 곳'   

전제덕 : 서재는 '새로운 세계의 발견'  

장진 : 서재란 '영감을 깨우는 공간'  

박석재 : 서재는 '비서'  

한비야 : 서재는 '사고뭉치'  

김훈 : 서재는 '막장'이다.  갱도에서 가장 깊고, 위험한 자리  

이미도 : 서재는 '위도, 경도, 등대'다.  

이현세 : 서재는 '요람'이다. 혹은 '보물섬'  

고도원 : 서재는 ' 삶 자체'다.   

최재천 : 서재는 '모두의 숲'이다.  

공병호 : 서재는 '지식을 만드는 공간'이다.  

이영희 : 서재는 '꿈을 디자인하는 곳' 이다.  

신경숙 : 서재는 '둥지'다.  

배병우 : 서재는 '나눔의 공간'이다.  

장한나 : 서재는 '매력적인 여행지'  

이적 : 서재는 '흔적'이다.  

승효상 : 서재는 '건축의 에너지' 다.  

박찬욱 : 서재는 '영화의 자양분'이다.  

여기까지가 네이버 지식인에 나온 지식인들의 서재에 대한 정의였다. 
 
쭉 적어내리면서, 인상적인 정의, 혹은 내가 공감하는 정의는 서명숙님의 서재에 대한 정의이다.
서재는 '길'이다. 인생에 답을 구할 때 찾는 곳. 이것은 '책'에 대한 개인적인 정의일 수도 있겠고.  

이주헌의 정의도 좋다. 서재의 정의가 좋다기 보다 '일터'가 '놀이터' 라는 것이 좋다.
 
대부분 공감하지만, 최재천님이나 배병우님이 이야기하는 '나눔의 공간' 이라는 것은 살짝 나와는 거리가 있다. '책'은, 그리고 서재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하는지라   

자신의 직업과 관련한 정의,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정의들도 많은데, 그 중에 인상적인 것은 다시 서명숙, 길을 만드는 여자의 정의와 한비야와 김훈의 정의는 특이하면서도 왠지 말과 말하는 사람의 싱크로가 높다.

이 페이퍼를 쓰기 전에 퍼뜩 생각난 서재의 정의는  

서재는 '세상'이다.  

딱히 서재. 도 없지만, 이전에 여유분의 방(?)이 있을 때도, 책과 책장은 늘 바퀴벌레처럼 ( .. 이런 비유 미안) 마구 증식하여, 책방, 거실, 침실로 쏟아져 나오곤 했으니 말이다. 지금도 사정은 마찬가지. 책장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책'을 모아 둔 '방'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다. 만약 있다면, '내가 사는 곳' 에 대한 욕심과 꼭 같은 바운더리이리라.  

이 페이퍼를 다 쓰고 새로 생각난 서재의 정의는  

서재는 '정거장'이다.  

나는 어쩌면 책을 좀 강박적으로 읽는 편이다. 집안이건, 밖이건, 어디를 가건간에 손에 늘 책을 들고 다니지만, 그 책들은 다 나를, 내 서재를 스치고 갈 책들이다. 499권의 책만 딱 가지겠어. 라고 말하곤 했는데, 지금 비록, 샀다가 팔지 않는, 버리지 않는 정말 좋아하는 책이라고 하더라도, 책에 정을 붙인다거나 하지 못하겠다. 이 책들은 지금이 아닐 뿐, 언젠가는 나를 거쳐 누군가에게 가 새로운 의미와 답이 되겠지. 라는 생각. '책'이란 것은 그렇게 사람과 사람을 흘러나가며 새로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에게 '서재'란?  

덧붙이면, '서재'는 책이 한 권 이상 있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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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10-10-18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알라딘 서재 지붕에 '놀이터'가 문패처럼 씌여져있어서... 놀이터가 반갑군요. ㅎ

하이드 2010-10-18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서재는 놀이터!

카스피 2010-10-18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는 로망이죠.많은 책들이 빼곡히 들어있는 책장들이 가득한 방,혹은 다락방의 채광창아래서 책을 읽을수 있는 나만의 비밀 서재... 이런 서재를 꿈꾸지만 현실적으론 책장 하나 놓은 공간이 없는 형편이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