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이탈리아는 영어를 쓰는 사람을 찾기가 힘이 듭니다. 뭐...그들 말로는 한 1% 정도나 될까 한다는군요. 그 이유가 재미 있는데...알파벳의 기원이 로마글자이니 어찌 지존의 입장에서 다른나라 말을 쓰느냐는 쏘피스트적 궤변입니다. 혹여 영어를 조금 하시는 분이라도 괜히 이탈리아에 가면 걱정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은 아예 버리시는것이 편할것 같습니다. 결국은 국제어를 쓸 수 밖에 없었고..영어를 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상점에서 조차 바가지를 쓰기가 쉽상입니다. 국제어가 뭔지 아시지요? 온몸으로 말하는것이랍니다. 거기에 웃음까지 더한다면 금상첨화겠지요. 참고로 세계 어디를 가나 늘 느끼는 것입니다만, 이곳에서도 언제나 끝맺음은 "그라치에~"입니다. "쉐쉐"나 "댕큐"나 모두 고맙다는 인사이듯이 이들의 말끝에는 늘 "그라치에~"가 따라다니는데 바로 고맙다는 말입니다. 우리 말에도 들어본 단어인데도..."고맙습니다"라는 말이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은 아니지요?

7. 이탈리아는 말 그대로 가죽제품의 고장입니다. 가격도 엄청 싼편인데, 아 글쎄...해외에 나가면 환율을 비교하는 습관이 생기는데...이 습관이 발목을 잡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가죽가방이 200유로(이탈리아는 거의 대부분이 알파벳의 기본발음이기에 이탈리아 말로는 '에우로'입니다)한다면 널름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돈으로 환산하면 28만원 가량 되는데...한번 마음먹으렴 살 수 있겠지만, 그게 그렇지 않더라구요...물론 우리 나라의 백화점 가격은 모르기는 해도 120만원은 넘게 줘야 구할수 있는 제품이지만 말입니다. 모든 물품의 가격이 이렇듯 유로로 계산을 해 버려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고 이탈리아는 자국 생산품은 무척 싼 편에 속하지만 의외로 타국의 수입품(별로 많지도 않지만)은 비교적 비싼 편입니다. 결국 40에우로짜리 혁대하나 사서는 허리에 차고 꽉 졸라메고 왔습니다. 속으로는 이게 그래도 "쩨(製)"인데 하면서 말입니다.

8. 정말 특이한것은 이탈리아에는 택시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로마나 시실리나 택시는 아주 적고 그나마 2부제로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서 운행을 한답니다. 아마도 택시는 차량이 소형화되어 있는 이탈리아의 형편상 누구나 차량을 소지하고 있기에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인지는 모르나 방문객에게는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랍니다. 더구나 손님을 태우러 다니는 방식이 아니라 모두 콜택시 개념입니다. 그래서 불러야만 오는데 아무리 먼 거리도 부르면 오는데 이상한것은 왕복요금을 청구하는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할증료는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에 50% 정도 붙는데 보통 요금은 20분 정도에 25에우로 정도이니 상당히 비싼편입니다. 반대로 대중이 많이 이용하는 기차나 버스의 요금은 비교적 저렴한 편이랍니다. 특히 고속도로 통행료는 왜 받는지 모를 정도로 아주 저렴하답니다. 우리 나라처럼 무조건 고속도로를 잠시만 이용해도 기본요금이 1천원에 가까운것에 비하면 이곳은 정말 거저입니다. 

9. 시내 구경을 하는데 거의 모든 상점이 다 닫혀 있었습니다. 가만히 출입문에 보니 개점 시간이 알려져 있는데 오전 9~11시, 오후 5~8시 라고 되어 있더군요. 식당은 저녁 8시에 열고 12시에 닫는답니다.참 편하게 살아간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24시간 문을 열어두고 장사를 해도 살아갈 돈을 벌기가 힘들텐데 어찌 하루를 몇 조각으로 내어 장사를 하는지...더구나 배가 고파 뭐를 사먹을 식당을 찾으려 해도 일반적으로 카페나 바에서 파는 빵조각 이외에는 식당이 문을 열지 않아 시내구경을 다니다가 식사를 거르기 일수입니다. 이러한 점은 정말 이상했었는데 그들의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낮에는 모두 직장이나 학교에 다니기에 식당이나 가게에 들릴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적인 실정에서 접대다 뭐다 해서 술자리에서 파김치가 되어서는 겨우 출근을 하고...눈도장만 찍고는 싸우나에 가 쉬는 그런 행태를 이탈리아에서는 아예 생각도 말아야 합니다. 그러니 한국에서 태어나고 생활하시는 여러분은 참 행복한 나라에서 살고 있다는것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특히 식당이 보통 저녁 8시부터 12시 까지 여는데는 또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직장이 끝나고 대부분의 이탈리아인들이 가족 중심으로 생활을 하기에 식당을 쓸데없이 일찍 열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손님이 없으니 식당은 열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지요...  그것도 모르고 저녘 6시경부터 밥을 먹으려고 식당을 찾아 다녔던 어리석음을 생각하면...한끼 정도는 푸욱~ 굶어도 될것 같습니다. 또 이탈리아 사람들의 식생활은 저녁식사를 하러와서 지겹게도 4시간 가량을 한곳에서 보낸다는 것입니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그저 밥만 먹고는 달랑 일어서서 나오는 우리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10. 이탈리아인을 대하면서 느낀 그들의 친절은 부러울 정도였습니다. 이방인이지만 얼굴이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손을 흔들거나 웃어 준다는 것입니다. 어떤 외국인이 한국인의 얼굴에는 너무 표정이 없다고했습니다만, 정말 우리도 외국인을 만나면 손을 흔들거나 웃어줄까요? 아마도 조금은 그런 행동을 헤픈 행동으로나 여기고 있는것은 아닌지 한번 반성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외국인에 대한 무언의 환영은 나그네의 지친몸과 마음을 한꺼번에 씻어주는 청량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를 찾는 외국인에게 조금이라도 불안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작은 미소라도 보내야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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