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바레인과의 평가전에서 첫 골은 "이동국"선수의 발에서 나왔습니다. 한동안 이동국은 월드컵 대표선수에서도 탈락되는 아픔을 지닌 비운의 축구선수였고, 히딩크 감독의 눈밖에 난 미운 오리새끼였습니다. 그가 입대할 당시에는 국가대표 상비군이었습니다. 운동선수가 군에 입대를 하면 국가대표에 선발이 되어 있는 경우에는 훈련소에는 잠시만 들렀다가 바로 훈련에 소집이 되도록 되어 있어 작년 3월에 군에 입대후 7월까지 논산훈련소에서 잠시 머물다가 바로 대표팀에 합류했었는데 최종 명단에 끼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히딩크 이후에 열심히 하여 대표팀에서 불러주기만을 학수고대 했었는데 불행하게 발등뼈를 다치게 되었던 것입니다.

 발등이 다 나은 다음인 작년 11월 이동국은 논산훈련소에 입소하였고 금년 1월초에 이제야 제대로 된 군인으로 우화를 한 셈입니다. 운동선수들은 국익이 우선되는 경우에는 먼저 대표팀의 소임을 마치고 훈련소는 나중에 가서 훈련을 마치게 되는데 이동국이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이 되는 셈입니다. 그런 이동국이 이번 본프레레 감독의 황태자로 일찌감치 새로 감독을 맡은 본프레레의 눈에 띄인 것인데 훈련소에 다녀오기 전의 이동국과 훈련소를 다녀온 이동국은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뛰어다니며 운동장을 휘젓는 모습도 훈련소 입소전의 상대 골문에서 어슬렁거리다 찬스가 나면 골을 날리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수비에도 저극적으로 가담하는...이제는 팀을 위한 행동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이동국의 경기 모습을 보노라면 천부적인 선수구나!...라는 감탄사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만큼 이동국 선수의 축구에 대한 감각은 뛰어났습니다. 올림픽팀의 조재진도 상무가 발굴한 보배였지만 이동국 선수는 버림받은 보석이었던 셈입니다. 이 두 선수 이외에도 많은 선수가 있지만 이들이 버틴 상무는 용병이 한 명도 없이 프로축구의 중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동국 선수는 한 때는 많은 여성팬을 몰고 다니는 귀공자였습니다. 생긴것은 얼마나 잘 생겼나요? 키도 크지만 얼굴은 탤런트 못지 않게 잘 생겼으니 그의 경기하는 모습을 보기 위한 여성팬은 늘 바글바글 하답니다. 그러나 제 입장에서는 이동국도 한 사람의 건장한 국방의무를 짊어진 장정일 따름이며 달리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이동국 선수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게된 제 딸이 이동국 선수의 싸인을 받아달라고 해서 몇 장 받아다 준적이 있었습니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운동 선수에 대한 커다란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편이기에 누가 운동을 잘하기에 그 선수만을 유달리 아낀다거나 편애하지는 않습니다.

 이동국 선수는 그의 게으름 만큼이나 사생활이 문란했었습니다. 바로 이런 점이 운동 선수로서 갖추어야할 가장 선행되는 덕목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히딩크는 과감하게 이동국 선수를 잘라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선수와는 달리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하고 군 입대를 해야 했던 이동국 선수는 입대 초반에는 그의 의지처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었습니다. 대표 상비군에 들어가서도 히딩크가 떠났기에 잘만 하면 주전 자리를 꿰찰수 있었으련만 예의 그 게으름이 그를 더 이상의 선수로 만들어 주지 못했고, 최종 엔트리에 그의 이름은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훈련소를 마치고 다시 복귀한 이동국 선수는 분명 달라져 있었습니다. "군대가면 사람된다"는 말과 "군대가서 사람 버렸다는 말"이 공존한다지만  이동국 선수는 사람이 아닌 축구선수로 거듭 태어 난 것입니다. 급기야 그는 지난 6월 29일 국가대표로 소집이 되었고 연이어 부동의 공격수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그에게서는 황태자의 모습은 보기 어렵습니다. 군복을 입은 한사람의 군인으로서 거대한 국방조직의 일원으로서의 착실한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과거의 끈기없는 이동국 선수가 아니기에 대표팀에서 오랫동안 장수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본프레레 감독이 제대로 보았고, 그가 지금 감독의 사랑을 한 몸에 가득 받는 황태자일지라도 이제 더 이상 그에게서 거만함을 찾아보기는 어려울것 같습니다.

 이동국선수가 국내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동안 광주 상무팀은 자매도시인 중국의 광주시가 주최하는 4개국 초청 국제축구대회에서 우승을 하였습니다. 결승전은 광주시팀(중국의 꽝쪼우)과 치루었는데 2:0이라는 스코어를 기록하였습니다. 이제 이동국 선수는 당분간은 소속팀인 상무팀에서의 활동은 어려울것 같고 그만큼 상무팀의 전력은 공격의 핵이 빠졌으니 꾸려나가기 힘들겠지만 국가를 위한 대표팀 발탁은 개인의 영광이며 상무팀의 경사이기에 나머지 선수들로 빈 공백을 메워 나가야 할것입니다.

 모처럼 제 2의 축구인생을 시작하는 이동국 선수...모두가 바라던 국가 대표팀의 주 공격수로서 감독의 총애를 받는다는 이유로 "황태자"라는 별명을 얻었으니 최선을 다해서 올림픽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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