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미술 연구 스터디 파일 4
장충식 지음 / 시공사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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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시공사에서 study file라는 시리즈물로 출간된 전문서적의 하나이다. 회화, 도자, 그리고 조선의 화가 윤두서을 엮은 책과 같은 시리즈로 네 번째 책이다.장충식 동국대학교 박물관장이 그 동안 미술사학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발표했던 50여편의 논문중에서 1차로 선정한 20편의 논문을 싣고 있는 불교미술사학의 정수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책은 모두 6개의 꼭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불교 조각, 석조건축, 불교회화에 이어 현장조사를 통하여 논란이 되었던 사안을 입증하기 위한 논문, 마지막에는 금석문에 대한 재해석을 통하여 불교미술의 인식을 새롭게 하려는 노력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개괄서와는 달리 저자가 학계에 몸 담고 많은 유물을 접하면서 잘못 알려진 내용이나 또는 조사가 미진했던 부분에 대한 보강조사와 논란이 되었던 유물에 대한 의견을 저자의 끈질긴 노력으로 원래의 자리로 바르게 가져다 두려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할 것이다.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는것은 저자가 유물을 접하며 그동안 타인에 의하여 발표되었던 논문이나 연구 결과에 대한 의문이 발생할 시 많은 자료를 찾아내어 타인의 주장이 잘못 되었음을 밝히고 있는 이른바 불교미술 바로세우기의 고된 작업이라는 연구 결과를 담고 있다고 하겠다. 자칫 결여된 객관성으로 타인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논문의 불확실성에서 출발한 저자의 의문은 다양한 문헌자료 속에서 하나 하나 양파껍질을 벗기듯 그 정체성을 밝혀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논문중에는 다른 사람의 오독에 대한 즉각적인 반론 보다는 저자가 갖는 오랜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는 구도자의 마음 가짐으로 필자 나름대로의 증거를 들이대는 해답을 추출하고 있다고 하겠다.

 이 책은 단순한 안내서가 아니기에 전공자가 아니라면 상당히 이해하기 힘들게 되어 있다. 특히 저자가 주장하는 것과 상충되는 내용을 담은 논문을 읽고 비교하지 않는다면 저자의 주장을 이해하기 힘들게 되어 있는데 저자는 다양한 문헌자료를 제시하면서 오도되거나 오독된 자료에 대하여 단호하게 선을 긋고 있다. 이는 충분한 자료 확보에 의한 자신감에서 나온 결론이라고 할것이며 이러한 결론은 우리의 미술 사학의 깊이를 한층 깊게 해 준다고 하겠다.

 저자는 오랜동안 미술사학계에 몸담고 있으면서 많은 유물을 접해왔고 나름대로의 뚜렷한 주관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사리 봉납에 관한 사항으로 <계단도경>에 의한 사리탑의 설치이다. 이런 논리는 유일하게 저자가 강력히 주장하는 사항으로 통도사 금강계단이나 금산사의 계단 등등 계단과 사리신앙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담고 있다. 이 분야는 아직 연구가 미진하여 반박 또는 동조하는 경우가 없으나 보다 다각적인 연구를 통하여 나름대로의 설득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특이하게도 저자는 마지막 부분을 일반 미술사학자들이 잘 다루지 않는 사경으로 장식하고 있다. 이는 오랜동안 사경을 연구해 온 저자의 사경에 대한 충분한 지식에서 배출되는 자신감이라 할것이며 단순한 도서로서의 기능만 강조되고 있는 사경에 대하여 저자는 이러한 사경을 미술이라는 관점에서 접근을 하고 있다. 이는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을 비롯하여 金, 銀 등으로 대장경을 베껴 써온것을 찬란한 문화의 한 영역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은 금석문과 새로 발견된 문헌자료를 접하며 저자가 느꼈던 감회와 분석 결과에 나타난 의외성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새롭게 발견되는 금석문이나 문헌자료에 의하여 기존의 유물을 새롭게 해석하는 과정을 엮었으며, 말미에는 <삼국유사> 卷3 탑상편의 체재에 대한 문제와 몇 항목에서 나타나는 혼란과 모순을 객관적 입장에서 조망하고 있다.

  저자는 문화 유물에 관한 의문에서 시작하여 현장답사는 물론이고 찾지 못했던 문헌자료를 엄청나게 확보하였음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이러한 객관적 자료는 자칫 오독되거나 잘못 알고 넘어가는 부분에 대한 정립임과 동시에 불교미술사를 행하는 전공자에게 바른 해법을 찾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할것이다. 30여년간의 연구 발표 논문은 단순한 보고서와는 달리 문제점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해답을 찾기위한 출발로 시작되어 객관적인 입증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논문이 나오기까지는 저자의 엄청난 노력이 숨어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나라 불교미술사학에 관한 전문 학술서로서의 의미와 가치를 충분히 담고 있는 명저라 하고 싶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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