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고대 불사리장엄 연구
주경미 지음 / 일지사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부처의 입멸후 남긴 뼈가 갖는 의미가 무엇이기에 불가에서는 불사리(佛舍利)라고 하여 애지중지 하는 것일까? 인도의 장례풍습은 風葬과 새가 죽은 육신을 쪼아 먹도록 하는 방식, 그리고 화장 방식 등으로 단지 骨과 肉의 분리를 추구할 따름이며 이에 따라 부처의 입멸후 남은 뼈는 결국은 마른 뼈다귀인 고골(枯骨)에 지나지 않음에도 주변 8개국의 사리 쟁탈전이 발생하게 된 원인이 무엇이며 8만 4천이라는 탑을 만들게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책은 이러한 불사리에 관한 원초적인 물음과 그 불사리를 어떻한 방식으로 모셔 왔는가에 대하여 그 시원인 인도로 거슬러 올라가 중국에 까지 유입되게 된 경로와 불사리를 담는 용기인 사리장엄구(舍利莊嚴具)를 다룬 저자 주경미의 박사학위 논문을 근저로 편집한 책이다. 이 책이 갖는 의미는 우리의 탑속에 봉안된 사리도 결국은 인도와 중국을 거쳐 우리 나라에 자연스럽게 전파된 불사리 신앙이 어떻게 정착이 되었는가에 대한 해답과 더불어 우리 나라에서 발견되는 사리장엄구의 형태나 양식이 중국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나를 가늠할 수 있게 해 주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에 불교가 유입된 2세기경의 초기 전파 과정에서 사리가 갖는 여러 가지 특이한 현상(神異현상)이 어떻게 문헌에 기술되고 있는가를 검토하였으며 초기 전도과정에서의 확실한 신앙을 위한 사리가 갖는 제반 사항을 설명하고, 중국의 새로운 종교로서의 불교가 기존에 중국에 널리 퍼져 있던 도교 사상과 결합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초기 불교의 전래과정에서 마른 뼈다귀에 지나지 않는 불사리가 갖는 영험함을 사실, 또는 과장하므로써 기존의 종교인 도교로 파고들게 되는것이다.

  한편으로는 당나라의 측천무후시대에 황실의 비호아래 활발하게 성행했던 불사리 봉송 행사가 중국 西安의 法門寺 塔의 붕괴로 1300년 동안의 지하궁전에 담긴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나며 지하에 안치되어 있던 부처의 指骨사리(부처의 손가락뼈)가 어떤 형태로 모셔져 있는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함께하고 있어 우리 나라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구가 중국으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가를 알 수 있게 해 준다. 특히 당시 당나라에 유학중이던 자장율사가 귀국하여 신라 감은사탑에 봉안하는데 관여하였던 감은사 사리기와의 양식과 형태의 유사성도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중국에서 발견된 불사리장엄구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다양함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해답으로 저자는 "다라니경"이라는 밀교적 경전의 번역에 따라 쉽게 구할 수 없는 부처의 사리 대신 "다라니경"이나 "인조 사리"인 보석류 등을 탑속에 매납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고 부처의 사리를 안치하는 방법이 지하궁전, 탑속, 그리고 일반적으로 전각에서 쉽게 볼 수 있도록 했던 3가지 유형의 안치형태를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는 이러한 중국의 불사리 신앙이 우리 나라에 미친 영향과 우리 나라의 사리 장엄구에 대하여 언급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대한 중국의 사리기에 관한 연구를 한국 학자가 행하였다는것은 무척 놀라운 일이며, 저자 주경미 박사의 논문도 상당히 방대하였음은 저자의 중국 사리기에 대한 깊은 연구를 통하여 우리의 사리기가 중국의 사리기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아 발전하였는지를 알게 해주는가를 알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우리 나라의 사리장엄구에 대한 연구는 방대한 실물사료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사리장엄구의 시원과 그 유입경로에 따르는 변화과정을 先習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발표되는 우리의 사리장엄구 관련 연구는 결국은 반쪽짜리 연구로 우물안 개구리식이며 코끼리의 한 부분만 만지고 발표하는 불사리장엄구에 대한 연구 발표가 되는 셈인데, 이 책을 통하여 우리 나라 사리기에 영향을 준 중국 사리기를 상세히 파악할 수 있으며 이러한 중국의 사례 연구는 앞으로 중국과의 잦은 교류를 통하여 점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고 본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의 도서는 나름대로 중국의 불사리장엄에 대한 첫 연구서로서 우리 나라 불사리 장엄구에 대한 연구자에게는 좋은 자료가 될것이다.

                                                                                              < 如          村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