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가 거처하고 있는 곳은 소위 말하는 "원룸"입니다. 말이 원룸이지 침실과 거실, 그리고 주방이 분리되어 있는 "쓰리룸"이라 혼자 머물기에는 비교적 공간이 넓은 편입니다. 부대내의 독신숙소를 써도 되지만 공부하는 책이 많은지라 부득이 원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 머무는 시간이라야 주말은 집에가고 없고, 낮에는 사무실에 있어 없으니 결국은 저녁 시간부터 아침 출근시간 까지의 공간인 셈이지요.

2. 새로 조성된 주택단지라선지 유난히 광고물이 많이 나붙습니다. 음식점 광고는 주로 자석식으로 성냥갑 크기만하게 만들어져 출입문에 덕지덕지 붙어 있어 퇴근하고 들어가면서 띠어서 들어 갑니다. 얼마나 많은 광고물이 들어오는지 계속 모아 보았더니 자그마치 한뼘 높이만큼이나 쌓였습니다. 물론, 같은 집도 수 차례씩 가져다가 붙이는 경우도 있답니다.

3. 그런데 진짜 골치가 아픈것은 열쇠수리점 광고 입니다. 열쇠 수리점 광고는 주로 은박에 인쇄된 부채모양인데 키 구멍 주변을 동그랗게 감싸는 형태부터 문 손잡이 부분을 둘러치는 광고등 다양한데 이 광고물은 제거를 해도 하룻만에 열 대여섯개가 새로 붙는다는 거입니다. 자석식과는 달리 접착식으로 되어있어 띠어 내기도 쉽지가 않아 매번 제거작업을 하다가 지금은 거의 무관심속에 놔두고 있습니다. 퇴근할 때 키를 열기위해 문을 보면 이런 광고지가 아파트의 층처럼 손잡이를 중심으로 아래 위로 층을 이루며 붙어 있습니다. 저는 원래 있던 손잡이에 보조키를 하나 더 달아서 두개의 잠금장치를 사용중이라 더 이상의 잠금장치가 필요없음에도 잠금장치를 더 달라고 광고물을 붙이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할 수 없겠더군요.

4. 그런데 최근에는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그것도 경쟁이라고 이제는 상대 업체의 광고물 위에 자기네 가게의 광고를 붙이는 것입니다. 특히 문고리에는 먼저 붙어 있던 광고지를 제거하고는 떡~ 하니 자기네 광고를 붙이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열쇠 가게가 있는지 자세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꽤 많은 열쇠가게가 있는것 같고, 원래의 광고지 위에 덧붙인 덕에 제거하기는 훨씬 쉬워졌습니다. 문을 열 때 마다 바뀌는 광고지를 보면서 '오늘은 어느 가게가 안보이네...새로운 가게의 광고지가 붙었네...'라고 속으로만 느낍니다. 수도 없이 붙었다 사라지는 광고물...그 광고물을 이제는 제거하지 않으렵니다. 제거한다고 해도 어느새 자리잡고 있는 광고지들...그리고 제거하고 나면 오히려 붙이고 다니는 입장에서는 광고지 붙이기가 더없이 좋아 보일것이 뻔하기에 차라리 매일 바뀌는 광고지를 감상하렵니다. 그러다가 몇 겹씩 위에 덧붙여지면 그 때는 제거하고....이 동네에서는 이것은 끊이지 않는 전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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