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이 천하에 내려 깃든 석굴암 - 마음으로 보는 우리 문화 02
신영훈 지음, 김대벽 사진 / 조선일보사 / 2003년 10월
평점 :
품절


목수 신영훈이 쓴 글은 늘 그랬듯이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그냥 책으로서가 아니라 자근거리는 것이 마치 내 귀에 소근거리는것 같다. 목수에게서는 혼자라는 의미를 찾기 힘들다. 이 책의 첫머리도 '우리 일행'이라고 하여 모든 이와 더불어 나누고자 하는 의지를 강하게 담고 있다.

석굴암...아마 우리 나라에 사는 사람이라면 어느정도 철이 들기 시작을 할 때면 직접 가서 보았던 또는 근처에도 가보지 못하였던간에 '석굴암'이라는 말은 다 듣게 된다. 비단 학교에서의 교육이 없었더라도 '석굴암'이라는 단어를 듣게 되는것은 그만큼 우리와 가까이 있음을 의미한다 할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단순하게 석굴암을 논하고자 한것이 아니다.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크게 몇부분으로 나누고 있다. 글의 전개내용은 들쑥날숙 한다치더라도 첫째는 1910년의 일본인에 의한 해체수리시의 자료를 참고로 하여 현재의 모습이 원래의 모습(일제가 수리하기전의 모습)과 다른점, 그리고 제대로된 복원이 아님을 조목조목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으며, 두번째는 1960년도에 우리 손으로 보수공사를 했던 내용을 담고 있고, 세번째로는 석굴암의 본존과 세부 조각이 갖는 종교적 의미를 전해주고 있다.

여기에서도 저자는 문화재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미술사학적 차원에서의 미학과 심미안을 안겨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답사여행이 주마간산격으로 겉핥기식이 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가 그냥 소설을 읽듯 술술 넘기지 말라는 주문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는 저자의 문화재에 관한 남다른 애정과 우리 문화재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목수는 이 책에서도 종교적 교리를 앞세우지 않았지만, 최소한 의미는 알 수 있도록....아니...꼭 알아야 된다는 마음으로 눈에 보이는 구조물에 대하여 은근슬쩍 불교적인 설명을 해주고 있다. 목수의 책을 읽으면 자연히 불교 문화재에 대하여는 교리를 떠나서도 박사가 될 수 있는것은 바로 목수의 이러한 배려 덕일 것이다.

이 책에는 일부 수리보고서의 사진을 인용하기도 하였으나 예의 콤비를 이루는 사진작가 김대벽의 사진이 목수의 설명을 충분히 뒷받침 하고있다. 사실...사진을 촬영해본 사람들은 느끼겠지만 피사체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없다면 눈으로 보고 이해할 수 없는 사진이 되는데 김대벽은 목수가 보는 눈과 똑 같은 심미안적 혜안으로 피사체를 접하고 있어 목수와 김대벽 콤비의 서적을 접할때는 늘 마음이 편해진다.

다른나라의 석굴과는 달리 석굴암은 종합 건축이다. 이는 굴을 파거나 불상을 만들 때 주변의 돌을 깨내고 만든것이 아니라 집을 짓듯이 하나하나 쌓아올려 만들어진 석굴암이기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은 석굴암을 다녀왔거나 또는 그저 말로만 들었던 독자들의 석굴암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돕는데 부족함이 없는 책이라 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