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의 진신사리 1
웨난 지음, 유소영 외 옮김 / 일빛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웨난의 작품이 '소설같은 픽션'임은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법문사의 비밀'을 보다 넓게 펼쳐 놓았다고 보면 될것이다. 2세기 이후 중국에 불교가 전래되면서 황실의 비호와 발원아래 성행했던 당나라의 불교 유물이 1천년이 지난 후에 우연치 않게 발견됨에 따른 세간의 놀라움과 고고학계의 발굴 과정을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적절히 삽입하므로서 우리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대륙에서의 문화적 변동사를 엿 볼수 있는 것이다.

지궁이라는 신비로움에 근접하는 학자들의 자세와 지궁에서 발견되는 유물의 예술적 가치는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는 지름길임을 비춰 볼 때 이 책이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하겠으나, '법문사의 비밀'에서 다루어 졌던 것을 같은 시각으로 재편집 하였다는 비난은 면키 어렵다. 다만, '법문사의 비밀'에서 간단하게 넘어갔던 '봉진신보살'에 대한 상세한 분석이 돋보이고 있으며, 법문사탑의 붕괴와 이에 따른 대책이 비교적 상세히 묘사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경산사의 寶帳에 대해 언급하므로서 '한백옥영장'과 보장의 유사성을 독자들이 인식하게 해 주었다. 이는 부처의 진신사리를 장엄(귀하게 여기고 꾸민다는 의미)하는 방법과 장엄 용기에 대한 설명으로 8중보함을 비롯한 각종 보물, 동전 등의 부장물을 소개하므로서 당나라가 불교를 받아 들일 당시에 부처의 진신사리를 얼마나 소중하게 관리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책은 모두 6개의 장(1권)으로 구성되어 작은 꼭지를 달고 있는데, 웨난의 글은 시제가 왔다갔다 하는 -장점일수도 단점일 수도 있다- 구성으로 과거와 현재가 뒤죽박죽이 되는 경향이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글의 전개상 이러한 구성은 글을 읽어가며 시제가 바뀜에 따라 자꾸 앞장의 끝난 부분으로 되돌아 갈 수 밖에 없는 불편함을 안겨 주고 있다.

한편으로, 이 책의 번역을 맡은 두 사람의 노고에 감사하고 싶다. 두 번역자가 부부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웨난의 글은 불교의 전문용어로 번역이 곤란했을 내용들이 상당했었음이 분명함에도 내용이 충분히 전달 될 수 있는 번역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사리기에 관한 변변한 서적 조차 없음에도 그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번역에 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다른 부분에 있어서도 전문가가 아니면 소화하기 힘든 내용들에 대해서도 저자 웨난이 전하고자 했던 내용들을 충실히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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