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향기
신영훈 글, 김대벽 사진 / 대원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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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옮겨 근무지가 바뀌게 되면 직장에 적응하는 일에 대한 걱정과 더불어 이사 걱정이 앞서게 된다. 물론, 직장 근처에 집을 얻게 되지만 당연히 편리성을 내세워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저 아이들이 각자의 길을 걸어갈 때 그 때 나만의 집은 한옥으로 갖자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하고 있는때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미리부터 한옥에 대해 갖고 싶다는 욕망이 앞서 대강의 사전 공부를 하였기에 특별히 한옥의 구조나 명칭에 대한 거부감이나 어려움은 없었으나 어느것 하나 똑 같은것이 없는 한옥... 그 중에서도 종가댁이 머물고 있는 한옥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고, 각기 다른 한옥의 기능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앞으로의 내 꿈을 설계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한옥은 무엇보다도 열린 공간이다. 빼곡히 들어 찬 아파트의 밀폐 공간에서 벗어나 한옥에서 생활하며 방과 방 사이로 바람이 왔다 갔다 하는 열린 공간에서, 어쩌면 도시에 살면서 평생 신발에 흙 한번 묻히지 않았을지도 모를 그간의 삶을 바꿀지도 모른다. 저자인 木壽는 도심에 질린 독자들에게 은근히 탈출의 흑심을 품기를 기대하고 이 책을 쓴것 같다. 그만큼 이 책은 한옥에서의 삶에 대한 유혹과 기대감을 담고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한옥에 살며 따뜻한 녹차 한 잔을 마실수 있는 마음의 여유 이전에 실제는 겨울에는 잘못 지은 한옥의 웃풍과 안채나 사랑방과는 멀리 분리되어 있는 뒷간, 또 재료의 특성상 제대로 간수하기가 힘든 문틀이나 창호지 등에 관해서는 언급함이 없이 단순히 한옥 예찬으로 흐른것 같아 조금은 아쉽지만 예의 그 사근사근 소근대는 설명은 이 책을 지루하지 않게 해 주고 있다. 뿐만아니라 저자는 이 책에서도 한없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고 있어 단순한 한옥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기 보다는 역사를 알려주려고 한다.

종가나 종택을 위주로 다룬것은 맏며느리로서의 집안 살림을 맡은 어려움속에도 반질반질 윤기나게 닦고 문고리 하나에도 그 집안의 흔적을 담고 면면히 이어오며 종가댁의 손 때가 묻어 묻어 고이고이 간직해 왔기에 오늘날 이 책의 소제가 되었으리라..... 이 책을 접하며 한옥의 향기가 듬뿍 담기고 묻어나는 집을 짓고 오랜동안 종가집의 체취를 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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