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속의 한국 문화재
이경재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0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김달수'선생의 저서인 '일본속의 한국 문화유적을 찾아서'와 거의 비슷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나, 내용의 전개는 사뭇 다르다. '김달수' 선생의 저서는 전문서라고 치자면 이 책은 전문서라기 보다는 일본을 찾는 우리 나라 관광객이 주로 돌아보는 지역에 있는 문화재를 중심으로 엮었다. 따라서 미술사학적 식견이 없더라도 이 책을 이해하는데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일본은 지리적으로 대륙의 문화를 한반도로부터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는 추천사에도 언급되었듯이 자연스러운 문화 접변(註:문화인류학 용어임)을 통하여 교류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일본은 이와 같은 사실을 기를 쓰고 부정을 한다. 내적으로는 인정을 하면서도 겉으로는 도통 인정을 할 줄 모르는 민족이다. 이 책에는 일본인이 인정하기 싫어하는 그들속의 우리 문화재를 찾아 일본의 중북부인 도코에서 출발하여 규슈지방을 돌아보고 저자가 접하게 되는 우리 문화재를 담고 있다. 여기서 우리 문화재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실은 동산문화재에 속하는 것들이며 동대사의 대불이나 건물등 우리의 영향을 받았거나, 또는 일본에 건너간 우리 선조들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 등을 이 책에서는 담고 있다.

저자는 일본의 박물관을 돌아보고는 그득한 우리 문화재를 보고 많이 약이 올랐다. 임진왜란 부터 수탈에 재미를 붙인 일본은 그후 한일합방 이후에는 아예 공식, 비공식적으로 일본으로 반출을 하였다. 어쩌면 지금 우리 나라의 박물관에 전시된 문화재나 유물실에 보관중인 문화재보다 더 많은 양의 문화재가 일본에 있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일본속의 우리 문화재에 대하여 비교적 담담하게 서술하였다. 이는 꼭 우리 것이라고 고집을 하지 않아도 우리 것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일본 나라 서남쪽에 위치한 호류사의 백제관음이나 구세관음을 직접 보면 일본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일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소개하는 책으로서는 다소 겉핥기처럼 보일 수 있다. 일본에서는 국보에 대하여는 수리를 한다거나 특별히 공개를 위한 도판 촬영을 하는것 이외에는 여하한 경우에도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끈질긴 우리 나라 사람이 끈질기게 졸라도 일본인들은 끈질기게 안된다고 한다. 저자는 이 책에 이러한 문화재의 도판을 많이 구해서 싣고 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글로 읽으면 무얼하겠나? 사진이나마 보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우리 나라로 치면 경주나 부여와 같은 오사카 인근의 '나라'나 '쿄토'에 대하여 많이 다루지를 않아서 조금은 아쉽다. 그러나 언급된 내용에서는 일본에 있는 우리 문화재가 어떻게 도래인(여기서의 도래인은 백제계, 또는 신라계를 말한다)의 손에 의하여 제작 되었는가를 비교적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끝부분에는 쓰시마의 도주인 다케유키와 덕혜옹주의 결혼 사실과 그 결혼 기념비를 언급하며,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서술하였으나, 이 비는 단국대학교 정영호 박사에 의하여 발견되었고, 2000년에는 한국과 일본 합동으로 민간차원에서 새로운 비를 세웠음을 알리고자 한다. 일본을 여행하려면 전문서는 아니더라도 이 책이라도 넣고 간다면 여행지에서 마주치는 문화재를 보며 우리 조상의 예술적 숨결을 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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