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속의 한국문화 유적을 찾아서 3
김달수 지음 / 대원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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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우리 것이면서도 우리 것으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것들이 다수 있다. 세종 때 만든 측우기가 그렇고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말하는 것도 그렇다. 측우기는 중국 것으로, 독도는 일본의 영토로 알려져 있다. 일본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을 우리가 아무리 아니라고 집안에서만 왁자지껄하면 무얼하나? 내가 아는 지한파 미국 학자가 있다. 독도 문제에 대하여 그는 분명 우리 땅임을 인정 한다. 그럼에도 국제 학술대회 등에서는 일본의 영토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의외로 너무도 간단하다. 임나일본부설에 대한 일본의 연구는 논문만 하더라도 1000여편이 넘는다. 우리 나라의 경우는 겨우 서너편이다. 독도에 관한 논문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해관계에 놓여 있는 동북아 3국 학자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학자들은 그 나라에서 발표된 논문을 중심으로 연구를 할 수 밖에 없는데, 한국 편을 들어주려 해도 도대체 참고 자료가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 나라 속에서는 학자들끼리 이러니 저러니 왈가왈부 하면서도 어디 외국에 버젓하게 번역되어 내 놓은 논문 한편이 제대로 된것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주장을 들어주고 우리 편에 서려고 참고 자료를 찾을라치면 변변한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모질게 마음먹고 우리 편을 들어주려고 하는 연구자라면 미리 한국어에 통달하지 않다면 우리 국내의 한글 논문은 볼 수 조차 없는 셈이다.

이 책은 '김달수'선생의 외로운 투쟁이라 할 수 있다. 그 어느 한국 학자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일을 해냈다. 이 책을 펴 내며 일본의 학자들은 김달수 선생이 현장에는 가 보지도 않고 썼다는 비난을 했다. 그 이유는 일본의 구석구석을 너무 많이 다루었기 때문이었다. 어쩌면 일본 전역을 돌며 우리 나라의 문화재를 찾아 다녔다고 할 수 있는 것이기에 일본 학자들은 설마 그렇게까지 했으랴 하는 생각에서 일부 다른 참고서적을 보고 썼다고 했으나, 김달수 선생은 현장을 방문하여 사진을 찍으며 현장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남김으로써 일본 학자들의 비난을 불식시켜 버렸다.

한 사람의 한국인으로서 일본에 남아 있는 한국의 문화재, 또는 한국의 영향을 받은 문화재에 대하여 역사학자나 미술사학자보다 더 풍부한 지식으로 왜? 한국 것인지를 파 헤쳤다. 일본문화의 뿌리가 한국이며, 일본인들이 구태어 한국임을 거부하며 '대륙에서 유입된...'이라고 표기하는 것에 대하여 우리 것임을 명쾌하게 분석하였다.

저자는 20여년이 넘는 오랜 시간을 일본내의 우리 문화재에 대해 찾아다녔고, 그것을 바탕으로 글을 써 왔다. 이 책이 일본내에서 발간되어 한국어로 옮겨졌기에 실제 일본에서 얼마나 판매가 되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서두에 언급했듯이 우리 학문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국에 제대로 번역된 것이 없음을 비춰볼 때 비록 일본어로 번역이 되었지만, 일본 내에 점차 이 책이 역사서로서 자리 잡아 갈 수 있을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책은 모두 3권이 한질로 구성되어 있다. 일본어에 익숙치 않다면 읽어 가기에는 다소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왜냐하면 지명과 고유명사, 인명을 모두 일본어 발음으로 표기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모두 흑백 도판으로 삽입되었으며, 도판이 조금 작다는 느낌을 갖게 하고, 워낙 많은 설명을 필요로 한지라 술술 읽어 넘어갈 수 있도록 되어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우리 나라의 문화와 문화재에 관하여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통하여 오늘날의 일본이 있기까지 한반도가 끼친 영향이 얼마나 다대한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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