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이 짧다고는 하지만, 따지고 보면 지나온 날들을 기준으로 앞으로 남은 날을 짐작하기에 인생이 결코 짧다고만은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현실 안주냐...아니면...자아 혁신을 통한 탈피냐를 결정하는것은 한낱 보잘것 없다고 생각되어온 우리네 삶에 있어서 죽는 날 까지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가 아닐까 한다.저자는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며, 자신의 삶에 대해 반추를 거듭하고 자유로운 변화에 대한 끊임없는 욕구를 나타내고자 한다. 그리고 이렇게 아주 조금이라도 변화가 보일 때 저자는 그것이 저자가 추구하는 창조의 힘에 의한 결과로 만족하고 싶어 한다.책 전반은 언급한바와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일상에서의 탈피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일반인과는 다소 다른 삶을 영위하는 군인이기에 일상의 탈피는 더더욱 그리움으로 저자의 가슴속에서 남게 되나보다. 그러나 저자는 자신의 신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의 삶을 찾고자 하지는 않는다. 모든 일의 기원을 직장에 두고 있다는 것은 저자의 글 중 병영과 관련되는 단상이 많음에서 알 수 있다.붓 가는 대로...마음 닿는대로 써 내려가는 것이 수필일진데...그러다보니 당연히 삶속에서 느껴지는 여러가지가 자신의 일탈을 꾀하는 밑바탕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글들로 채워져 있다. 저자는 현역 육군 대령이다. 더구나 교관의 직책을 맡고 있는 가운데 글쓰기를 하는 어려운 이중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애석하게도 '나를 디자인 합니다'는 이러한 군의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풍긴다. 수필을 읽으면서 마음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지 않음은 바로 이러한 면을 대변하고 있다 할 것이다. 저자가 바라보는 사회가 일반적인 사회 논리의 객관성과는 약간은 다른 표현으로 나타나고있음은 아마도 저자가 몸 담고 있는 직장에서 생긴 오랜 습관, 또는 타성이 아닐까 한다.이러한 저자의 가치관은 완성된 한 인격체의 정체성을 보여주는것이 아닐까? 그것은 저자의 문체에서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전반적으로 무미건조한...한마디로 말하자면 무척이나 굳어버린 육포를 입에 넣고 육포의 참맛이 무엇인지 질겅거려야 하는 어려움을 독자에게 던저주고 있기 때문이다. 군인의 눈에 비춰진 모습은 어쩌면 단순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단순함이 저자의 문체에 그대로 배어 있음이 아닌가 한다. 그 단순함을 나는 아직 때묻지 않은 군인의 순수함으로 받아 들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