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동화 행복한 세상 TV동화 행복한 세상 10
KBS한국방송 지음 / 샘터사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의 일과를 마감할 때 왠지 가슴속 어디인가가 빠져나가 버린것 같은 공허함을 느끼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너무도 바삐 시간에 쫒기며 살아온 하루라서인지... 어쩌면 숨쉴틈 조차 주지 않으려 했던 하루를 그냥 보내기가 섭섭해서일까?

사실 나는 이런류의 책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우리 세대는 지금의 세대와는 달리 전 국민이 공감하며 눈물을 흘리던 '저 하늘에도 슬픔이'라는 영화세대인지라 너나 할것 없이 모두 어렵게 고생을 하며 자랐고, 부자나 가난한 사람의 형편이 어디가 더 낫다고 할 수 없을만큼 그 차이도 그리 크지 않았으며 이웃의 아픔이 내 아픔이고, 또 이웃의 슬픔이 바로 내 슬픔이었던 삶속에서 성장해 왔기에 웬만한 슬픔 정도는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생긴 편이다.

그래도 살아가다 보면 이를 악물고 혼신의 힘을 다하여 맡은 일을 완수하고 나면 남모르는 허탈감에 빠져드는 경우가 있다. 그 어떤 위로의 말이나 보상이라도 달갑지 않게 여겨진다는것은 그만큼 생활의 때가 켜켜히 쌓여 있어서일 것이다.

딸 아이가 책을 보다 급하게 어디로 외출을 하느라 제대로 정리를 못한 모양인지 이 책이 쇼파위에 놓어 있었다. 'TV동화'라는 제목이 말하는대로 동화인줄만 알았는데 책장을 넘기니 속내용은 그게 아니었다. 한 편, 두 편을 읽어 내려가며... 처음에는 마음으로 울었다. 그리고는 점점 가슴으로 울게 되었고 급기야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의 내용이 각색이라고 해도 좋다. 삭막하고 각박한 세상속에 이 글은 옹달샘이었다. 가슴을 적시는 따뜻하고 아롱거리는 행복을 멈추지 않고 샘솟게 만드는 옹달샘인 것이다. 글의 주인공을 남이라고 할 수 없다. 모두가 내 경우이고 우리의 경우인 것으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글들로 가득 채워졌다. 잊었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마음의 기다림을 이 책속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앞 만 보고 달려온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는 휴게실의 감로수는 아닐지라도 새벽에 풀잎에 맺힌 순수한 이슬인 것이다. 이런 순수함은 누구나 마음속 깊이 간직하기를 원하며 나의 것이 되기를 바랄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삶을 나누며 가꾸어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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