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 신대현의 박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한 불사리 장엄구에 관한 글로 열반에 든 부처의 유골을 모시는 사리신앙과 사리를 모시는 용기인 사리장엄구,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사리장엄구에 대해 신앙적 측면과 불교 공예적 측면에서 고찰하였다. 실상 우리나라의 사리장엄구에 관한 연구는 일부 논문을 제외하면 극히 미미한 실정이며, 사리장엄구에 관한 단행본 또한 대중 입문서 정도에 지나는 정도였으나 이번에 신대현의 사리장엄구 관련 책자는 본격적으로 사리장엄구를 다룬 첫번째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사리신앙과 이에 따라 사리를 모시기 위해 만들어지는 사리장엄구의 종류와 형태, 그리고 공예사적 의의를 다루었으며, 2부에서는 우리나라의 탑(탑이란 부처의 유골, 즉 사리를 모시는 가장 외형적 숭배의 대상이다)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구에 대하여 발견 경위와 그 의미 및 공예사적 의의를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일반적으로 미술사...특히 불교미술사는 어려운 용어를 포함한 교리적 용어 때문에 더욱 더 일반인들이 접하기에는 어렵게 느껴지는데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로 그 어려운 용어를 가급적 쉽게 풀어 쓰고자 노력한 흔적은 보이나 많은 부분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으로 남겨둔 아쉬움이 있다. 특히 1부에서 한국의 사리신앙이 인도와 중국의 영향에서 유래 되었음을 설명하며 간략하게 그 형태비교로 인도와 중국, 한국및 일본의 사리기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나 조금 더 많은 부분을 할애를 하여 비교 설명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대중입문서와 전문서의 중간적 성격을 갖는 책이 되어 버린 느낌이 강하나, 이만만 해도 어려운 전문서의 이미지는 많이 벗어버렸다. 특히 아트재질의 용지에 크고 선명한 다양한 도판을 삽입한 것은 전문서가 갖는 딱딱한 껍질을 깨기에 충분하였다. 신앙으로서의 불교는 부처님이 직접 숭배의 대상이 되나 열반에 이른 뒤에는 부처님의 유골을 친견하는 것이 가장 성스러운 것임을 비추어 볼 때, 이 책은 이러한 부처의 사리를 담는 용기를 이해하고, 미술사적으로는 그 시대 최고의 장인에 의해 제작된 용기인 사리장엄구를 찬찬히 뜯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