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금전 서울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귀경길의 정체가 심할것 같고 또 내일은 스승님을 찾아뵈어야 하겠기에 대전 집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9시경에 출발을 했습니다. 서대전 나들목에 접어드니 의외로 귀경길은 한산하였고 별로 달리는 차들도 없어서 다소 느긋한 마음으로 교통방송에 주파수를 맞추고는 가벼운 마음으로 주행을 하였습니다. 북대전 나들목(엑스포라고도 합니다)을 막 지나 약간 오르막길을 오르면 바로 회덕 분깃점에 다다르는 내리막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약간 좌측으로 굽은 내리막길이지요...

2. 내리막길로 서서히 접어들어 1차로를 달리는데 앞쪽에 뭔가 물체가 어렴풋하게 보이는 것입니다. 라이트를 올려키니 차량 1대가 1차로를 가로막고 서 있는 것입니다. 순간이었지만 갓길로 그 지역을 통과하면서 비상등을 켜고 다시 1차로로 접어 들어 차를 세웠습니다. 그리고는 차내에서 비상 손전등을 찾아서는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사고 차량으로 달려가면서 119와 112로 신고를 하는데 갑짜기 쾅! 소리와 함께 사고 차량이 밀려나는 것이었습니다. 우려했던 대로 1차로를 달리던 차량이 사고 차량을 받은 것입니다.

3. 첫번째 사고 차량의 뒷자리에는 어린아이 둘이 타고 있었는데 우선 길밖으로 끌어내렸습니다. 앞좌석의 아주머니는 스스로 걸어 나오시더군요....그리고는 바로 두번째 사고 차량의 후미로 가서는 뒷 차량에게 비상손전등을 깜박거리면서 사고가 났음을 알렸습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앵앵~거리면서 견인차 두대가 달려 왔기에 우선 뒷차량의 속도 감속및 후속사고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는 두 번째의 차량으로 달려 갔습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는지 부부로 보이는 두 분은 바로 길 옆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 차량에는 운전자가 찌그러진 찻속에서 신음을 하고 있었는데 구호조치를 취하려는 저를 견인차 기사들이 말렸습니다. 부상의 상태가 어떻한지 모르고, 또 잘못하면 더 악화될 수 있으니 구급차가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합니다. 그리고는 잘못되면 제가 덤태기를 쓸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4. 곧 이어서 고속도로 순찰차량이 왔고 그 차를 이용하여 탑승자 전원을 병원으로 이송을 하였는데 순찰차의 경찰들 역시 운전자는 119구급대에게 맡기는 것이었습니다. 귀경 차량들은 금새 긴 꼬리를 물고 서 있었고 저는 운전자가 혹시 구급차가 오기전에 의식을 잃을지 몰라 말을 붙이니 대답을 해 주었습니다. 잠시후 119구급차량이 도착을 했는데 사고 상황을 살펴보고는 소방차가 곧 올것이니 기다려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소방차가 도착을 하고 차 문을 여는 장비를 이용하여 찌그러진 문을 떼어내고서야 운전자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5. 두 번째 차량의 운전자는 상황을 잘 모르는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반대 차선에서 차가 오지?"라고 말씀을 하시는 것으로 보아서는 중앙분리대와 충돌후 1차선을 가로막고 있는 차량을 급작스럽게 발견하여 추돌하게 된것 같았습니다. 경찰에게 제 전화번호와 이름을 남기고는 사고 지역을 떠나 서울로 향했습니다. 저는 한참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운전석에 끼인 운전자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음에도 상황을 모르기에 전문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말입니다. 한편으로는 견인차량 기사가 말했던 덤태기를 쓸수도 있다는 말....언젠가 그런 기사를 본적이 있는것 같습니다. 구조활동을 잘못해서 부상부위가 악화되어 곤혹을 치루었다는 기사를 말입니다. 물론 이해가 가는 말이지만 만약 그렇게 시간을 지체하다가 아까운 생명을 잃게 된다면 그에 따른 책임은 누가 져야하는지요?  사고 순간 그 위치에 있게 된다면 정말로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일것 같습니다.

6. 서울로 오는 중 전화를 받았습니다. 뒷 차량 탑승자와 인척 되신다는 분의 전화였는데 1차 충돌후 그 차량이 후속 사고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했느냐는 물음을 해 왔습니다. 다시 말해 비상등을 점멸하였느냐는 질문인데 그 차량을 발견할 당시는 바로 사고 직후였고 불행하게도 그 차량은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랬기에 제가 비상손전등을 가지고 달려간것이었으니까요. 부상자의 상태를 물으니 두 번째 차량의 부부는 가슴을 심하게 다쳐 서울로 후송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두 차량의 탑승자 모두가 마찬가지였겠지만 사고 당시 제가 다친곳이 없느냐고 물었을 때는 크게 다친곳은 없는것 같다고 대답을 했었는데 역시 많이 다치신 모양이었습니다. 당시 밖으로 끌어내린 아이들은 상황도 모른 채 울기만 했었는데 그 아이들과 아주머니...그리고 운전석에 끼어 있던 운전자의 부상이 경미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7. 민속의 명절이라는 "설"......매년 "설"에는 고향을 찾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교통편으로 인한 부주의로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음을 우리는 보도매체를 통하여 알 수 있습니다. 사고 현장을 지켜보면서 고향을 다녀오던 즐거운 마음이 한 순간의 실수로 엄청난 사고로 이어지는 현장에 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첫번째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작은 부주의가 가족 모두를 불행으로 몰고 갈 수 있음을 운전하는 사람들은 절대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더구나 음주운전으로 인해 자신은 물론이고 아무 죄도 없는 다른 운전자가 자신으로 인하여 불행을 겪게 된다면 그야말로 큰 죄가 아니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의 사고뿐만아니라 운전자 여러분 모두가 안전운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것입니다. 여러분 금년 한해...모두들 교통 사고없는 안전한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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