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상이 참 좋아진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온갖 증빙자료를 들이밀어도 요핑계 조핑계를 대며 어떻게 해서라도 안내주려던 은행이었는데 어제는 살다살다 별 희한한 일이 발생한 것입니다. 저도 어쩔 수 없이 은행을 이용합니다만, 이상하게도 은행은 저와는 별로 친해지지 않더군요. 은행에 가서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린다는것이 마치 병원에 가서 진단 결과를 통보받는것 같이 그리 유쾌하지 않으니까요. 더구나 대출이라도 받을 경우에는 완전히 죄인의 심정으로 은행 직원을 상대하게 되는것 같습니다.

2. 사실, 은행이나 출입국관리소나 다 마찬가지로 전산단말기의 모니터를 통해 나타나는 정보를 저희는 모르고 한쪽만 알고 있다는데서 불안이 시작되는것 같습니다. 전쟁도 그렇고, 무역도 그렇고, 정치도 그렇고....정보를 손에 쥔측이 안가진 측보다 훨씬 유리한것 아니겠습니까? 별로 지은죄도 없는데 출국심사시나 대출 심의시에 모니터의 내용을 모르니 불안한 마음이 가슴 가득인것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3. 그런 은행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적금이 만료된지 한참이 되었는데 찾지 않아 만기후의 이자율이 낮은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데 다른 적금으로 바꾸거나 찾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 몇 년전에 자동이체로 들었던 적금이 생각나는것 아니겠습니까? "맞다!!! 왜 그걸 몰랐었지??" 은행에서는 휴면계좌는 아니지만 조금 더 이율이 높은 금융상품으로 바꿀것을 권유한것인데...저는 잊었던 뭉칫돈을 찾은것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4. 오늘...당장 나가서 찾았습니다. 그리 많은 돈을 적금한것이 아니기에 돈벼락을 맞은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명절을 앞두고 이런 즐거운 일이 벌어지다니 얼마나 다행인지요...말로는 공돈이라고 했지만 어디 공돈이 있나요? 제가 부은 적금을 제가 찾는데도  마치 어디서 눈먼 돈이라도 발견한양 이렇게 어리섞게 신나하니 참 우습습니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은행측에서 전화를 해 주지 않았더라면 제 돈이 은행에 맡겨져 있다는 사실 조차도 까맣게 잊고 살았을지 모릅니다. 기왕 은행에 간김에 넉살 좋게도 아주 오래전에 우리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장학적금을 불입했던 것을 찾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본인이 직접 오면 가능하다는 답변이었습니다. 글쎄요...세월이 흘렀다고 해도 당시의 매달 5천원이 지금 수억으로 불어나 있을까요만 은행에서는 이자는 고사하고라도 원금이라도 돌려준다면 다행이 아니겠습니가?

5. 비단, 이번일뿐만 아니라 은행이 많이 달라진것은 여러가지로 느낄 수 있겠지요...  예전에는 대출을 받으러 가도 자기돈 빌려주는 양 거드름을 피우던 생각도 나고 심지어는 대출에 따르는 커미션을 요구하던 예전을 생각하면 요즘처럼 직장에 찾아와서까지 돈을 빌려가라고 읍소하는 모습은 정말로 큰 변화가 아닐 수 없잖습니까?  여러분도 혹시 자신도 모르고 있던 저같은 일이 있을지 모르잖아요? 은행에서 하는 이야기가 "주 거래은행에 혹시 모르니 주민등록번호로 조회를 해 보세요.." "적금을 들면 자동으로 보험에 가입되는 수도 있으니 만일의 경우에 보험도 확인해 보세요" 였습니다.  그냥 모르고 넘어갈 일들이 의외의 소득을 가져다 주는 경우가 있으니 여러분도 한번 정도는 확인을 해 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혹시 알아요??  저 처럼 공돈같은 돈이 들어올지요...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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