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세계를 바꾸다 - 마법, 향신료, 노예, 자유, 과학이 얽힌 세계사
마크 애론슨.마리나 부드호스 지음, 설배환 옮김 / 검둥소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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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 전공과목시간에 공정무역에 대해서 프리젠테이션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말만 들어보았을 뿐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 제대로 모르고 있었는데 팀프로젝트를 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었다. 당시 주요한 아이템은 바로 '커피'였는데, 우리가 쉽게 마시는 커피가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의 피땀으로 플랜테이션이 되는 반면 이익은 중간 단계에서 과도하게 착취하여 실상 그들의 가난은 뿌리 뽑힐 수 없는 비극임을 알 수 있었다. 그 사실은 당시에도 막연히 알고 있었던 부분이었지만 구체적으로 알고 난 후, 왜 이 지구상에 불평등은 이토록 만연해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커피만큼이나 여기 이토록 불공평, 착취, 피땀과 눈물로 얼룩진 역사를 가진 작물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사탕수수이다. 기원전 8000년 경 뉴기니에서 발견된 사탕수수 작물은 곧 유럽 여러 나라를 통해서 세계 곳곳에서 재배를 하게 되고 그와 함께 노예의 이동도 시작된다. 사탕수수가 발견되었던 무렵에는 사탕수수를 통하여 설탕을 만드는 과정은 지옥과도 같았다. 노예들은 인간의 존엄성은 무참히 말살된 채 농장에서 일생을 보내는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반면 유럽인 농장주들은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였다. 그러나 곧 노예의 인권에 대한 투쟁이 시작되게 됨으로써 그들은 자유와 독립을 위해서 조금씩 투쟁하게 된다. 지금의 아이티는 실제로 이들이 승리를 함으로써 독립을 쟁취한 국가이다. 그러나 지구상 모든 국가가 자유를 얻을 수는 없었다. 훗날 간디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티야그라하로서 자유와 독립을 쟁취한 이후 인도에서도 투쟁이 지속되는 것만 보아도 설탕의 역사는 독립을 향한 끝없는 투쟁의 역사였다.

 

그 후 추운 곳에도 잘 자라는 사탕수수와 흡사한 설탕맛을 내는 사탕무가 발견되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사탕수수는 곧 과학의 발전과 함께 사카린 등 화학적으로 인간의 달콤함에 대한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설탕에 중독된 사람들에게 세상은 경고하고 있다. 수많은 질병과 공격적인 성격의 원인이라는 설탕을 우리는 너무도 쉽고 가볍게 여기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생각해보아야 한다. 설탕이 역사를 움직였으며 설탕이 세계를 변화시켰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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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고 싶어
클레어 메수드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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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가지지 못한 걸 부러워한다. 비단 물질 뿐만이 아니라 멋진 이성친구 혹은 화목한 가정 같이 돈으로 살 수 없는 '관계'에 대해서는 물질보다 더 그럴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외로움의 극복은 마치 사막 속의 오아시스와 같은 의미를 가져오기도 한다.

 

나이 마흔이 되어서도 가정을 이루지 못한 주인공은 바로 이런 외로움으로 가득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니, 어쩌면 스스로 이를 부정해왔지만 결국 정말 솔직히 외롭지 않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사막 속의 오아시스와 같은 가족이 찾아온다.

 

이 오아시스를 처음 맛 보았을 때의 주인공에 대한 심리묘사가 탁월했으며, 문장 하나 하나가 가슴에 와닿을 지경이었다. 생각해보라. 나와의 연결고리가 아무도 없는 척박한 세상에서 세상은 내가 어느날 갑자기 죽어도 누구 하나 슬퍼하지 않을 것인데 그런 내게 혈연으로 이루어진 게 아닌 그만큼이나 깊은 관계의 가족이 생겼으니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묘한 친밀감이 느껴졌다. 그녀와 나의 공통점은 사실 찾아보기 힘들지만 한번쯤은 느껴보았던 감정들을 그녀를 대신해서 다시 꺼낼 수 있었던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느낌들은 지금껏 그 누구에게도 말해 본 적 없었던 것이며 때로는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했고 또 그런 감정을 당시에는 나만 느꼈던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책을 읽는 내내 사실 그렇지 않았음을 알게 되어서 다행이라는 감정 한편으로는 이상하면서도 오묘한 기분이랄까. 세상에는 말로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들 투성이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한계를 느끼는 대상은 인간이다. 1+1이 반드시 2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사실 과학에서나 타당한 일이지 어디 인문학에서는 이렇게 가르치던가.

 

부드럽고도 날카로운 소설을 만난 느낌이다. 인간 군상을 제대로 파헤치는 것이 무엇인지와 그러면서도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함과 유려함 또한 뛰어난 서사성을 놓치지 않는 소설이라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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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스 토익 Reading (Hackers TOEIC Reading) (최신경향 반영 전면개정판) - 무료 동영상강의 제공,토익 단어암기장 별책수록, 실전모의고사 2회분 수록 ㅣ 해커스 토익 기본서
데이빗 조 (David Cho)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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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서로는 이 책 밖에는 안 보고 있는데, 고등학교 때 수학의 정석 아니면 개념원리처럼 한 권만 마르고 닳도록 봐도 기본은 충분히 탑재된다. 더군다나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면 아마 말을 익힐 때 쯤부터 토익이라는 말을 듣고 살 수 밖에 없는 운명이 아니던가. 그만큼 대한민국에서의 영어실력의 잣대는 이 토익 점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듯 싶다. 해커스에서 나름대로 이 책의 명칭을 '파랭이'그리고 LC책은 '빨갱이' 혹은 '빨강이' (쓰다보니 매우 민감한 단어가 나오는데, 사실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다.)인데 그만큼 해커스 커뮤니티 유저도 많고, 수강생도 많다. (그 학원 옆에 살고 있어서 수강생이 아닌데도 일년 중 언제가 가장 학생들이 많은지부터 별관이 어디에 있는지 다 꿰어버렸다.) 또 해커스만의 문화(?)가 있는데, 정답에서의 B와 D가 발음을 듣기에 얼핏 헷갈릴 수도 있다는 판단하에 강사들이 D를 난데없는 David로 명명한다. 처음에는 D로 시작하는 많은 단어들 중 왜 하필 David인지 좀 당혹스러웠는데, 내가 모든 인강과 현강을 수강한게 아니라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이렇게 쓰기 시작한건지는 모르겠다.

 

강남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나, 낮은 밤보다 치열하다. 해커스 건너편에 '영o기'라는 아주 세련된 컨셉의 토익 학원이 새로 생겼다. 처음에 나는 저런 학원이 과연 해커스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아주 잘 나가는 모양이다. 얼마전에 집에 가는 길에 엄청난 줄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보고 근처에 팬사인회라도 하나 싶었는데, 다들 차림새와 분위기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헐! 바로 그 새로 생긴 학원에 등록하기 위해 줄을 서 있었던 것이다. 오 마이 갓! 저기서 수업 들으면 토익 만점 받는 건가? 족집게 강사라도 있는 것인가?

 

 

 

- 진풍경이라서 얼른 찍었다.

 

여하튼 지금 인근의 토익학원들은 난리가 났다. 파o다에서는 며칠 전에 아주 고맙게도 빅이벤트로 토익 책을 무료 증정해주어서 혜택을 보았으며, 해커스나 Y에서도 아마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지 않을까 싶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소위 파랭이의 리뷰를 쓰자면, 토익의 교과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듯 싶다.(바이블이라는 말은 쓰지 않겠다.) 그만큼 핵심을 잘 정리해두었고, 이번 개정판에는 단어집을 분리해서 핸드북처럼 들고 다닐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럴.수.가! 이렇게 토익시장이 크고 강남역만 해도 경쟁이 치열한데, 어떻게 교과서 같은 토익기본서에 잘못된 답이 있을 수 있다는건가! 굉장히 놀랐다. 가히 쇼크였으며 결국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Part7 466쪽에 대한 정답이 정답지에 잘못 기재되어 있다. 다행히도 해설은 제대로 되어 있지만, 이런 오타도 용납할 수 없다. 내가 대학생때 부터 지금까지 토익 기본서는 다른 것도 아니고 해커스만 보아왔으며, 일부러 학원 수업을 듣기 위해서 2013년 판 파랭이를 또 샀는데 이렇게 오타가 있다면 점점 해커스에 등을 돌리고 주변의 다른 학원, 다른 책을 선호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럼에도 내 영어의 기본은 <Grammar in Use> 다음으로 이 책의 덕이 많았음은 인정한다. 아직은 책이 빳빳한데 정말 마르고 닳아질 때가 되면 또 개정판이 나오겠지? 토익의 정석, 토익의 개념원리로 평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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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차 그리고 여행 - 어느 날 문득 떠난 무난한 청춘들의 사소한 일본 여행기
심청보 지음, 김준영 사진 / TERRA(테라출판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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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만 해도 일본 여행을 생각해왔었는데, 2011년 일본 쓰나미 이후로 사실 가기가 꺼려진다. 단기간에 갈 만한 여행지라고는 사실 일본이나 중국 밖에는 없는데, 요즘에는 차라리 일본에 갈 바에는 중국에 가고 말겠다라고 생각하고 있던 중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사실 일본이라는 나라가 내게 큰 매력은 없는데 정말 가고 싶다고 느꼈던 적은 일본의 훌륭한 도시락 문화와 맛있는 우동 그리고 라멘과 같은 음식 때문이다. 영국에 머물고 있었을 때 느꼈던 것이지만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한국인과 일본인에 대한 차별이 꽤 있다. 대놓고 하지는 않지만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그들의 알 수 없는 막연한 동경을 많이 느꼈다. 실제로 친한 이탈리아 친구도 나를 부러워 했는데, 그 이유인즉슨 일본과 가까운 곳에 산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에 비해 여느 한국인들이 그렇듯 우리가 일본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그들의 인식과 꽤 거리가 멀다. 내 주변만 봐도 일본에 대한 인식은 호불호가 명확하다. 어쨌든 내게 일본은 그저 음식 하나만 어필될 뿐이다. 그러나 직접 일본 음식을 일본에서 먹어보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갈 수 있는 여유가 생겼을 때 머뭇거려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조그마한 책에 일본을 한 달 간 여행한 기록이 담겨있다. 지금까지 봤던 일본책들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일본의 곳곳에 대해서 잘 다루었다고 평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인상깊게 보았던 영화 '우동'의 촬영지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책에 소개해 준 우동집의 사누키 우동에 대한 소개가 인상적이다. 도대체 무슨 맛일까? 얼마나 맛있을까? 궁금함을 참을 수가 없다.

 

책을 다 읽고 흔들리기 시작한다. 일본으로의 여행 상품 탐색하는 나를 발견한다. 한국과 무척이나 가까우면서도 이토록 문화가 다를 수 있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일본을 옆에 두고 안 가본 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 아닌가.

 

우동과 라멘의 나라, 이 책 한 권으로 아주 잘 다녀왔다. 이제는 직접 눈으로 보고 발로 걸으면서 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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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잔의 칵테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이덴슬리벨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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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힐링할 수 있는 아지트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느꼈던 때가 있었다. 일년 전 까지는 실제로 그런 아지트가 생길 뻔한 적도 있었다. 집에서 멀지 않는 곳에 있는 바였는데, 타의로 인해 몇 번 끌려갔던 적이 있었다. 나를 끌고 갔던 사람이 워낙 단골인터라 처음에는 내가 그 바 손님들의 호기심의 대상이었었고, 그 후 어느 정도 익숙해질 무렵에는 인사했던 손님도 많았다. 그러나 내게 그 때 그 곳의 의미는 그저 커뮤니티에 불과했었고, 내 진솔한 애기를 누군가에게 했던 적은 없었다. 내성적인 성격상 낯가림이 없어지기도 전에 바가 문을 닫은 이유도 있었고, 손님들과 바텐더 사이의 쫀쫀한 네트워크로 인해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을 분위기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후, 그나마 그런 곳이라도 있었던게 참 소중했음을 느낀다. 일주일에 5일을 일한답시고 시간을 낭비해버리는 삶을 살다보면 내 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이상 삶은 그저 무미건조하게 흘러갈 뿐이다. 생각해보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외롭기 때문에 인간이라는 말도 있지만 우리 모두 서로를 너무나도 외롭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누구나 나처럼 아지트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닐까. 서로를 까발리는 전쟁터에서 스스로 헐벗을 수 있는 안식처로의 귀환으로서 말이다.

 

단숨에 읽어버렸다.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감동의 쓰나미가 왔다. 거구의 게이 바텐더를 축으로 헬스클럽에서 만난 여러 캐릭터에 대한 스토리를 각각 엮는 구성이다. 게이라는 소재 자체로서도 다소 괴리감이 느껴질 수 있는데 등장인물들 사이에서 내뱉는 말들은 음담패설의 절정이라고 하겠다. 그럼에도 유쾌함과 따뜻함이 공존할 수 있을만큼 그들 각각의 상처에 대한 힐링이 독자 또한 치유되게끔 해주었기 때문이다.

 

참으로 행복해보이는 사람도 알고 보면 저마다의 슬픔과 걱정이 있을 것이다. 그런 그 걱정과 슬픔을 철저히 비밀로 한 채 이미지만으로 살아가는 것은 또 다른 비극이다. 결국 상처는 안으로만 곪을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이는 더 큰 상처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인간은 단 한 사람이라도 이 상처를 공유할 수 있는 존재를 옆에 두기를 원하는게 아닐까. 평생의 반려자로서 말이다.

 

여섯 잔의 칵테일로 여섯 명의 슬픔을 치료해준 그 곳, 소설 속 그곳이 실제로 존재하기를 이토록 바랬던 적이 있었던가. 정말 나도 이런 칵테일 한 잔 마실 수 있는 아지트가 생긴다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 것 같다. 

 

이런 곳 어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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