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랜더 래리 니븐 컬렉션 1
레리 니븐 지음, 정소연 옮김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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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책을 읽으며 책 속의 장면들을 상상한다. 문학과 비문학을 막론하고 이는 똑같은 것이다. 이처럼 소위 말하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줄 수 있는 책의 고유한 장점이다. 어렸을 때부터 외향적이기 보다는 내성적이었고 누구와 말하기보다는 혼자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을 좋아했던 내게 가장 편하면서도 재미있는 친구는 바로 '책'이었다. 이는 지금도 다르지 않다.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 보다도 책을 읽으며 책을 통해서 색다르게 생각하는 그 과정이 좋기 때문이다.

 

현실을 벗어나고 싶을수록 문학에 빠져들게 되는 이유도 똑같다. 다른 것에 몰입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 누구보다도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는 재미있고 신선한 그것에 쉽게 매료된다. 그러나 그 이야기가 '우주','별' 따위의 소재들이 등장하는 SF라면 예외로 삼고 싶다. 책 뿐만이 아니라 영화도 그렇다. 딱히 장르를 가리지는 않지만 SF만큼은 지금까지 빠져본 적이 없다.

 

'그래도'라는 한 가닥 희망으로 이 책을 집어 든 이유는 스토리의 힘이 SF에 대한 나의 편식을 해소해줄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기대는 처참히 무너졌다. <플랫랜더>는 미래의 지구 뿐만이 아니라 우주를 배경으로 주인공이 범죄를 해결하는 구성인데, 참신한 구성이 무색할만큼 몰입하기 힘들었다. 일단 매끄럽지 못한 번역의 정도가 너무 심하다. 그 어떤 논문을 읽는 것 보다도 난해해서 도저히 제대로 집중해서 읽을 수 없었다.

 

난해함에 난해함을 더할 뿐인 소설을 억지로 읽고나서 뭔가를 억지로 먹은 듯한 불쾌한 기분이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느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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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 루주의 개선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3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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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감'이라는 단어만큼 좋은 뜻이지만, 지키기 힘든 말이 있을까 싶다. 그래서 사명감과 꿈은 비례하는 것이다. 꿈이 이루어져서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그만큼 사명감을 느낄 것이고 행복할 확률이 높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보다는 그 반대인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그래서 어떤 직업군이던 평가를 하나보다. 학생 때는 시험 하나만으로 평가했다면 직업세계에서의 평가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단순하지만은 않다. 소위말하는 '사회생활'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사라는 직업은 그 어떤 직업군보다도 더욱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그 사명감이 오만함이 되어서도 안 된다. 사람이 사람의 병을 치유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마치 신이라도 되는 마냥 굴던 의사들이 과거에는 꽤 많았다. 지금은 매년 배출되는 의사가 많아져서 거의 포화상태가 되었기에 그런 태도는 커녕 환자가 '고객'이라고 여겨야 할 '서비스'가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시리즈의 세 번째인 <제너럴 루주의 개선>은 바로 이 '사명감'과 관련이 있다. 제너럴이라고 불리우는 한 응급의학과 의사가 의료기기 대리점으로부터 뇌물을 받는다는 첩보가 병원의 감사 조직에 전해지게 되고 내용은 사실을 파헤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저자가 의사이기에 의료분야의 부조리함과 개선할 점을 이야기에 녹여내는데 이는 가이도 다케루 소설의 특징이다.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제너럴(장군)이 필요로 하는 개선은 바로 병원의 기업적 경영과 사명감을 가진 의사의 행위가 충돌이 되었을 때는 후자를 더욱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요컨대 의료분야의 이윤추구에 대해서 다소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조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조직과 사회 그리고 인류의 발전을 위해 기여함이 때로는 조직 혹은 조직원의 이상과 충돌이 될 수 있을 때도 있다. 물론 정답이란 일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평가만큼이나 조직이 갑이고 그 속에 몸 담고 있는 조직원이 을인 이상 정답과 실천은 괴리를 느낄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바로 이 책이 픽션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과감히 대학병원을 그만둘 수 있는 주인공의 패기가 현실적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계에서도 이슈가 되는 부분이 이 책에 여실히 드러나있다. 그러나 적어도 사람의 생명을 치유하는 분야인만큼 책에 다루어진 화두가 심각한 현실이 되지는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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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블론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3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3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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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물을 보면 공통적으로 주인공이 하나같이 매력적인 캐릭터로 나온다. 열성팬임을 자처하고 있는 스카페타 시리즈도 그렇고, 또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해리 보슈 시리즈를 세 번째로 접한 책이 바로 <콘크리트 블론드>인데, 아주 오랜만에 보슈를 만나게 되어 반가움과 기쁨 그리고 통쾌함이 교차되었다.

 

LA에서 포르노 배우들을 대상으로 한 살인사건이 연속으로 발생하게 된다. 처참히 살해한 후 범인은 사체에 화장을 하고, 이를 익명의 이름으로 해리 보슈에게 쪽지로 전달한다. 그래서 사건은 '인형사'라는 이름으로 지칭되어 버린다. 그러던 중 한 제보자에 의해 범인을 뒤쫓게 되었고, 해리 보슈는 급박한 상황에서 의심스러운 행동을 한 남자를 죽인다. 그 후, 죽은 사람이 인형사의 범인이 아닌데 억울하게 죽어서 소송을 걸게 되고, 해리 보슈는 긴 시간 동안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된다.

 

다소 실망스러웠던 점이 있었으니,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었다. 죽은 범인이 정말 인형사의 범인인지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이 없었고, 사건의 결말이 억지 반전으로 갑작스럽게 끝나버린 것이 황당했다. 퍼즐을 맞추듯이 딱 들어맞는 스토리를 해리 보슈 시리즈의 매력으로 생각하는 독자라면, 나처럼 이 책을 읽고는 다소 실망할 수 있을 것이다.

 

<콘크리트 블론드>가 1994년에 해리 보슈 시리즈 3편으로 출간되었기에, 다소 미숙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모든 것이 그렇듯 시간이 지날수록 퀄리티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해리 보슈 시리즈가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는 더욱 훌륭한 스토리로 독자들의 기대에 부합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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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의 고뇌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5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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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때가 아마도 지금까지의 내 인생에서의 독서량이 가장 많았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입시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고 남들이 술마실 시간에 나는 그토록 마음껏 읽고 싶었던 책을 아주 마음껏 읽었었다. 그 때 처음 알게 된 작가들이 많았는데, 그 중 한 명이 히가시노 게이고이다. 당시 미야베 미유키와 함께 일본 추리소설의 붐을 일으켰었는데, <백야행>은 지금까지도 정말 최고의 소설이라고 손 꼽고 싶다. 그 후, 히가시노 게이고의 폭발적 인기에 힘 입어 하루가 멀다 하고 여러 책들이 소개 되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내게는 마치 같은 음식을 며칠 동안 먹는 듯 질리기 시작했다. 같은 포맷에 사회소설이라는 형식이 지겨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후 오랜 공백(?) 이후 읽게 된 이 책이 내게는 또 다른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내가 질렸던 고정된 틀을 깬 것이다. 아주 흥미롭게도 물리학자가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 무척 새로웠다. 시니컬하면서도 물리학자로서의 신념을 잃지 않고 있는 주인공인 유가와가 다른 추리소설의 주인공보다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이다.

 

미스테리하게 죽은 자들은 억울함에도 불구하고 이미 이 세상 사람이기에 그 누구도 사인을 알지 못한다. 그 죽음의 원인을 과학의 힘을 빌려 명쾌하게 해결하는 과정 또한 짜릿했다. 그 과정에서 알지 못햇던 여러가지 과학적인 원리 또한 감탄을 자아냈다. 각각의 단편에서의 트릭이 하이테크이기 때문이다. 

 

아주 독특하면서도 명쾌한 추리가 돋보인 책이었다. 그래서 과학과 범죄의 조합이 된 호흡이 짧은 깔끔한 단편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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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더 월드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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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의 스토리는 언제나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가장 먼저 그를 알게 된 책인 <빅 픽처>는 지금도 언제나 책 추천 목록 1위에 올라있는 책이다. 그 후에 나오는 책들을 꾸준히 접하며 빅 픽처의 아성을 무너뜨릴 정도는 아니라고 여겼지만 그래도 흡인력 있는 이야기에 감탄을 하곤 했다. <리빙 더 월드> 또한 예외가 아니지만, 지나친 이야기의 전개가 불편함을 불러일으켰다.

 

부모님의 다툼이 심한 가정 환경에서 불행하게 자란 여주인공은 하버드 박사 과정을 밟는 동안 유부남인 지도교수와 사랑을 하게 된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교수는 죽게 되고 주인공은 영화업계에 종사중인 또 다른 남자와 만나 딸을 낳고 동거를 한다. 그러나 이내 그 생활 또한 순탄치 않게 되고 여자의 인생은 끝없는 시련을 맞게 된다.

 

이 책이 자서전의 구성을 빌린 소설이면서도 갑작스러운 범죄 소설이 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중심이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흡인력은 있었으나, 스토리 자체가 억지스러웠으며 깔끔하지 못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스토리 전개가 더글라스 케네디 답지 않았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더글라스 케네디표 소설은 주인공이 언제나 시련을 맞게 되고 그 시련을 계기로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지는 구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리빙 더 월드>는 그 시련을 이겨내는 과정이 다소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느껴진다.

 

이제 내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을 이 책을 읽기 전만큼 기대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읽은 그의 책 중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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