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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 루주의 개선 ㅣ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3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사명감'이라는 단어만큼 좋은 뜻이지만, 지키기 힘든 말이 있을까 싶다. 그래서 사명감과 꿈은 비례하는 것이다. 꿈이 이루어져서 하고 싶은 일을 할 때는 그만큼 사명감을 느낄 것이고 행복할 확률이 높다. 그렇지만 그런 사람보다는 그 반대인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그래서 어떤 직업군이던 평가를 하나보다. 학생 때는 시험 하나만으로 평가했다면 직업세계에서의 평가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단순하지만은 않다. 소위말하는 '사회생활'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사라는 직업은 그 어떤 직업군보다도 더욱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그 사명감이 오만함이 되어서도 안 된다. 사람이 사람의 병을 치유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마치 신이라도 되는 마냥 굴던 의사들이 과거에는 꽤 많았다. 지금은 매년 배출되는 의사가 많아져서 거의 포화상태가 되었기에 그런 태도는 커녕 환자가 '고객'이라고 여겨야 할 '서비스'가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시리즈의 세 번째인 <제너럴 루주의 개선>은 바로 이 '사명감'과 관련이 있다. 제너럴이라고 불리우는 한 응급의학과 의사가 의료기기 대리점으로부터 뇌물을 받는다는 첩보가 병원의 감사 조직에 전해지게 되고 내용은 사실을 파헤치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저자가 의사이기에 의료분야의 부조리함과 개선할 점을 이야기에 녹여내는데 이는 가이도 다케루 소설의 특징이다.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제너럴(장군)이 필요로 하는 개선은 바로 병원의 기업적 경영과 사명감을 가진 의사의 행위가 충돌이 되었을 때는 후자를 더욱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요컨대 의료분야의 이윤추구에 대해서 다소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조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조직과 사회 그리고 인류의 발전을 위해 기여함이 때로는 조직 혹은 조직원의 이상과 충돌이 될 수 있을 때도 있다. 물론 정답이란 일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평가만큼이나 조직이 갑이고 그 속에 몸 담고 있는 조직원이 을인 이상 정답과 실천은 괴리를 느낄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바로 이 책이 픽션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과감히 대학병원을 그만둘 수 있는 주인공의 패기가 현실적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계에서도 이슈가 되는 부분이 이 책에 여실히 드러나있다. 그러나 적어도 사람의 생명을 치유하는 분야인만큼 책에 다루어진 화두가 심각한 현실이 되지는 않길 바란다.